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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왕 세종
권오준 지음, 김효찬 그림 / 책담 / 2021년 5월
평점 :
새내기왕 세종
[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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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책을 읽다보면 한글을 세종 혼자 만들어 냈던 것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여전히 남지만 한글 창제를 혼자 이루지 않았다 하더라도 세종은 농업이나 역사, 종교,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단한 업적을 이룬 왕임에는 틀림없다.
그는 천재였던 것일까 아니면 만들어진 영재였을까.
<새내기왕 세종>은 독특하게도 업적을 이루는 세종에 시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임금으로 책봉되었던 열달 전의 긴박한 상황을 기억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당시 임금이던 상왕이 대신들을 모아놓고 양녕대군을 폐위한 대신 누구를 왕으로 올릴것인가 치열하게 논쟁중이였는데 상왕은 천성이 총명하고 민첩하고 학문을 좋아하며 어진 이로 충녕대군을 선택한다.
충녕대군은 과연 자신이 임금의 자리에 어울리는지 고민한다.
상왕은 임금은 얼음처럼 차가운 가슴을 지녀야 한다고 했다. 차가운 가슴이라는 것은 문무 대신들을 호령하고 조선과 만백성을 한길로 이끌수 있는 강력한 군주다. 충녕대군은 자신이 상왕의 성에 차지 못한다는 생각에 괴로웠던 것이다.
사실 왕이라면 뭐든지 갖고 뭐든지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실상 왕의 일과나 공부한 양을 들어보면 쉬운 자리가 아니였음을 추측 할 수 있다.
역사에 관련된 책을 자주 읽어주지 않아서 그런지 아이는 처음 이 책을 읽을 때 역사 용어가 익숙치 않아서 읽는 속도를 도통 내지 못했다. 상왕이 임금의 아비임을 모르니 임금님이 왜 다른 사람앞에서 쩔쩔메는지, 형님이라는 양녕대군은 왜 임금에 고개를 숙이는지 이해하는 것도 어려워했다. 처음에는 물어보는 단어를 하나씩 설명해주다가 나중에는 그냥 용어 설명은 덮어놓고 읽기부터 하라 지시했다. 읽다보면 저절로 상황이 이해되기 때문이다.
아이는 상왕이 임금에게 수강궁의 비밀 창고를 보여주는 중반부터 흥미롭게 읽어내려갔다.
비밀 창고는 한낱 대궐의 안위를 위해 만든 무기창고가 아닌 상왕이 나라를 위한 전쟁대비로 상왕이 천재 박천수를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이지 않게 숨겨가며 만들어둔 것이였다.
뒷부분에 대마도 정벌에 대한 내용도 나오는데 대마도를 넘어 일본국을 움직이게 하고자 했던 상왕의 판단력과 간첩이 소지했던 백구라는 메세지를 보고 일본국의 의도를 파악했던 양녕을 두고 임금은 다시 한번 자신의 아직 모자람을 느낀다. 책은 그렇게 성왕과 형님의 모습을 보며 어린 임금은 하나씩 배워가는 내용들이 짤막짤막한 일화들로 나와 있다. 세종대왕 일대기를 읽을때는 알지 못했던 내용이 많아 흥미로웠다.
세종이 고기를 좋아해 태종은 죽어서 상중이라도 세종에게 고기 반찬을 올리라는 유언을 남겼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와 관련된 이야기도 살짝 나온다. 나물 반찬만 있어 수저를 들지 않는 임금을 보고 상왕이 고기 요리를 내린것이다. 아이들에게 고기를 먹이고 싶은 내 마음과 별반 다를것이 없음에 괜시리 웃음이 났다.
세종의 새내기 왕의 시절의 엿보는 내용도 재미있지만 나는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대단한 업적을 남긴 왕도 이렇게 어리숙한 시절이 있었음을 알고 지금 자신의 부족함은 전혀 부끄러울 것이 아니라 미래의 발돋음이 되는 것이라 여겼음 했다. 아이는 요즘 장래희망을 생각하면 자신은 잘하는게 하나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무언가를 결정하는 시기가 아니라 조금씩 성장하는 시기라는 것을 이 책으로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