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하는 이상한 사람들 - 지금껏 말할 수 없었던 가족에 관한 진심 삐(BB) 시리즈
김별아 지음 / 니들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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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언제고 안정적인 완료형일 수 없다. 가족제도는 기본적으로 현상유지적인 성격을 띠지만, 그 역시 시대와 사회의 변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한 집에서 한 밥상에 둘러앉아 수십년을 함께 해 온 가족이지만 요즘은 가족이 대체 뭘까 한번씩 고민 해보게 된다. 작가처럼 나 역시 평범한 집안에서 평범한 부모님의 가르침에 평범하게 자라왔다. 물론 어릴적 형제들과 투닥거리고 부모님의 엄한 자녀 교육에 불만을 품은 적은 몇 번 있었지만 특별한 이벤트나 큰 다툼 한 번 없이 지낸 가족이 가끔은 낯설고 또 가끔은 짐처럼 느껴진다면 아마 어린 친구들은 아직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

그런데 내 나이쯤 되어보면 알게된다. 몇 십년을 함께자란 형제지간에도 원수처럼 지내고 얼굴은 커녕 생사도 모른채 사는 집들이 생각보다 꽤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가족은 단순한 구원처가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 상처의 진원지도 아니다. 생각보다 훨씬 더 큰 구원을 제공할 수도 있고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도 있다. -p.21

사실 예전에는 가족들이 멀어지는 이유가 다 돈 때문이라 생각한적도 있었다. 내가 목격했던 분열된 가족은 거의 돈 때문에 생활이 어려워지고 고로 돈 때문에 다툼이 일어났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음이 원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의 일상을 나누며 이해하고 의지하던 사이가 마주하는 시간이 줄자 단순히 오래보아왔다는 이유로 상대의 행동을 단정짓고 대화를 단절해버리며 불화의 불씨를 키우는 것일지도.

형제자매는 나와 꼭 닮은 타인이다. 다른 누구보다 특별한 존재이지만, 결코 나 자신은 아닌 것이다. -p.105

나는 벌써 옛날 사람이 되어버린건지 어릴적 티비 드라마에서 가부장적인 조부모 세대와 그 바통을 이어받은 부모님 속에서 아웅다웅 거려도 행복한 가정으로 마무리 되는 모습들을 보며 그것이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라 여전히 믿고 있다. 때문에 변화하는 가족의 형태가 아직은 어색하고 조금은 불편하다.

하지만 책에서 등장하는 영화 속 '윌슨'처럼 내가 의지하고 마음을 나누며 살아갈 대상이 있다면 그것이 가족이 아니고 무엇일까.

책을 읽으며 가족들을 내 방식대로 자꾸 속박하려는 나 자신을 반성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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