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십 년 가게와 마법사들 1 - 트루, 다시 만드는 마법사 ㅣ 십 년 가게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다케 미호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평점 :
십년가게와 마법사들 1
[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필요 없다고 여겨지는 잡동사니로
멋진 물건을 만드는 걸 아주 좋아하거든.
그래, 다시 만드는 거야. 여기는 그런 가게거든.
십년가게의 히로시마 레이코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일까, 이번에는 십년가게와 마법사들이 주인공인 책으로 돌아왔다.
십년 가게가 십년동안 물건을 보관해주는 가게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자신에게는 필요없다고 여겨지는 잡동사니를 멋진 물건으로 재탄생시켜주는 트루가 등장한다.
트루는 책표지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데 커다란 빨간 모자위에 다양한 실과 가위가 꽂혀있고 풍성한 바지에는 수많은 보석과 단추가 달려있으며 신발에도 바퀴가 달려있다. 뒷편으로 보이는 가게의 모습도 옷만큼 특이한데 마법사는 매우 귀여운 소녀같지만 사실 트루는 할머니다. 그래서 더욱 독특하고 재미있게 느껴진다.
'다시 만드는 마법사 트루'는 첫 이야기를 읽어보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금방 눈치채게 된다.
내가 가지고 있었는지도 버렸는지도 까먹을만큼 오래되고 사용하지도 않던 접시를 새하얗고 예쁜 화분으로 바꿔줬다. 카나씨가 좋아하는 꽃을 그려넣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항상 깔끔하게 살아야지 하면서도 집안을 한번씩 둘러보면 별로 쓰지도 않으면서 모셔두기만 한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래도 한번씩 이사를 하면 대청소 겸 정리가 되기도 하지만 짐을 줄이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옛집 창고에서 새집 창고로 옮겨지는 물건도 꽤 된다.
헌데 특별한 대가도 받지않으면서 나에게 별로 쓸모도 없던 것을 가져가, 갖고 싶은 물건으로 변신시켜주는 마법이라니 정말 멋지다 생각했는데 이에 트루는 자신의 뛰어난 감각 덕분이기도 하지만 자신은 마법을 사용하는 것일 뿐. 마법의 힘을 끌내내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렇게 콕 집어 내가 갖고 싶은 물건으로 재탄생되는 것이였나보다.
마흔 여섯의 토쿠씨의 이야기에서는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다.
토쿠씨는 언젠가 새집을 얻게되면 달겠노라고 고이 모셔두었던 호텔의 현관문을 지하실에 방치해 두고 시간만 보내버려 웅장하고 화려했던 문은 어느새 낡아져 버린다. 그런데 트루는 이것을 늘 곁에서 보면서 꿈을 이루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인형의 집으로 변신 시켜줬다.
나도 한번보고 반하버려 지금 집에는 어울리지도 않는 조명을 충동구매로 하나 저질러 버리고 언젠가 인테리어 잘 된 멋진 집에 이사가게되면 달겠다며 몇년째 쳐박아둔게 하나 있었던 터라 마법사의 의도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물건은 무작정 쟁여두는 게 아니라 눈앞에 두고 사용해야 비로소 빛을 받을수 있다는 거!
내가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에서도 오래된 메달이나 상, 커다란 카다로그 같은 것은 과감하게 사진으로 남겨 두고 정리하는 것을 권한다. 물건 입장에서도 자리가 좁아 먼지나 쌓이는 형편없는 취급을 받고 있는것보단 언제든 쉽게 꺼내볼수 있는 파일 속 사진의 형태가 더 나을것이다.
책에서 재미있는 점은 마지막에 마법사 트루와 십년가게의 관계의 이야기가 나온다는 점이였다. 십년 가게에는 종종 그 물건이 필요없다며 물건을 놓아버리는 경우가 생기는데 트루는 이것을 받아오기도 한다고 한다.
트루가 다시 만드는 마법을 하게 된 이유도 나온다.
나는 재주가 없다며 쉽게 포기해버리는 아이들이 트루의 사연을 읽으면 틀림없이 생각을 바꾸게 될것 이다.
히로시마 레이코의 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초등고학년이 읽기엔 이제 좀 시시할 것 같아보이는데 아이는 항상 재미있게 읽는다. 약간 비슷한 패턴처럼 보이긴해도 늘 상상못한 소재와 스토리는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마법을 부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