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코, 인생은 달콤한 것이 좋아
Aran Kim 지음, 안다연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기억하는 페코는 몇 개 들어있지 않아 매번 실망스러웠던 사탕의 포장지에 새겨진 캐릭터였는데 그 달콤한 사탕을 먹은 모습을 표현한건지 기분 좋은 미소에 혀를 쭉 내민 얼굴이 귀여워서 어릴적에는 포장지를 한동안 모아두던 생각이 난다. 최근 세계과자점이 유행인터라 그곳에서 오랫만에 페코를 만나고 너무 반가운 마음에 잔뜩 사들고 온적도 있는데 이번에는 페코가 얼굴을 내민 책이 나왔다기에 한걸음에 달려가 받아오게 되었다.

'페코, 인생은 달콤한 것이 좋아'는 19세기 독일 여성 루 살로메의 철학을 페코의 그림과 함께 실었다. 
가끔 내 나이를 생각하면 깜짝 놀랄정도로 벌써 어른이 되었나 싶다가도 이런 캐릭터 상품 하나에 기분이 들뜨는걸 보면 어른이 되기엔 아직 멀었단 생각도 든다. 그런데 저자는 어린시절 좋아하던 내 안의 페코로부터 지혜와 위로를 얻길 바란다고 했다. 책을 읽어보니 확실히 이 책은 나를 위한, 나를 위로하는 내용들이 가득했다. 

잊지 마세요. 나는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예정이랍니다. 
그러니 당신의 속도로 가는 게 옳아요.
우리는 때로 남들과 비교하고 나의 처지를 비관하는게 좋은 인생관은 아니라는걸 다 알면서도 자꾸 남들 기준에 맞춰 따라가려 한다. 그리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때 겪는 좌절감과 우울감을 오롯이 혼자 끌어않고 끙끙 앓다가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나 역시 나는 참 무난하고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한번씩 폭발해버리는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지않고 서두르지도 않고 차분하게 나를 돌아보며 그렇게 살고싶은데 잘 되지 않을때 나를 다잡아줄 이런 책, 정말 괜찮은 것 같았다. 

되고 싶은 사람이 이미 된 것처럼 행동해보세요. 
해보지 않으면 내 안에 엄청난 가능성을 알 수 없어요.
'시크릿'이라는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왔던 것 같다. 이미 꿈을 이룬것처럼, 능력을 가진것처럼 생활 하다보면 저절로 그것에 가까워진다는 이론. 들어는 봤지만 해보지 못했던, 알고는 있지만 듣고 잃어버렸던 내용들이 이 작은 책 안에 들어있었다. 

타인에 닿으려 하기보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세요.
그래도 다친 내 마음이 먼저예요.
어른이 되어서도 친구, 직장동료, 가족.. 인간관계는 참 어려운것 같다. 그런데 여기 나와있는 글은 상처받은 나를 위로해준다. 서로가 다름은 당연한 일이고 어려운 일이 당연하다며 다 괜찮다고 토닥여준다. 
특별히 '나'를 두고 쓴 글도 아닐텐데 어쩜 내 마음을 이렇게 잘 알아주는건지 저절로 웃음이 난다. 
다음에 또 상처받으면 이 책을 펼쳐봐야지. 

글 뿐만 아니라 내 핸드백 속 안에 쏙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의 책이지만 올컬러로 가득한 페코의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내 마음을 사르르 녹인다. 요즘은 보노보노, 빨간머리 앤 처럼 내가 어린시절 좋아하던 캐릭터가 힐링 북으로 나오는게 대세인지 서점에서 자주 만나게 되던데 어린시절 생각도 나고 귀여운 그림을 보고 기분도 한층 더 나아지는게 느껴져서 좋았다. 솔직히 밑줄을 긋고 싶은 충동이 생길만큼 새롭고 기발한 문장을 발견하진 못했지만, 친구처럼 나를 다독여주는 글에 마음이 차분해지는걸 느꼈다.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오가면서 한번씩 들쳐보면 딱 좋은 책인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