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포스 THE FORCE

[세트] 더 포스 1~2 세트 - 전2권
돈 윈슬로 지음, 박산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9월

위험한 일에 처했을때 누구나 가장 먼저 경찰을 떠올린다. 하지만 항상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경찰이 반대로 강제력 행사, 즉 공권력을 휘둘렀을 때는 도대체 누구를 의지할 수 있을까? 부패한 경찰, 검찰에 대한 사건은 종종 기사에서 접하곤 했는데, 좋아하는 미드를 보다보면 감사가 나와서 경찰이 심문을 받는 장면이 왕왕 나오는 걸 보면 어느 곳에서도 무한 신뢰란 있을수 없는 모양이다.

더포스 뉴욕 맨해튼 북부 특수 수사팀 소속 데니 멀론과 그의 동료들은 그 지역에서 일어나는 폭력 사건들을 해결하던 영웅 경찰이였다. 예전에 아는 분의 여행담을 통해서 뉴욕이라는 화려한 도시의 이면에 쓰레기와 거리의 찌린내 그리고 밤마다 눈에 띄이는 노숙자로 고생 했다 해서 유명 관광지의 고충이겠거니 했는데, 책 속에서 뉴욕의 할렘가 역시 쓰레기를 뒤지는 노숙자와 마약에 찌든 다양한 사람들이 그려져 있어서 비단 소설 속 상황만은 아니구나 싶었다. 아무튼 마약과 총기, 폭력 등 다양한 범죄가 벌어지는 이곳에서 데니 멀론이 영웅 경찰이 된 이유는 단순히 범죄자를 많이 잡아 들여서가 아니였다.

마땅히 잡혀들어가 벌을 받아야함에도 불구하고 법이라는 테두리에는 가두지 못할 것이 예상된 경우에는 상황에 맞게 사건을 조작하여 자신들만의 방법대로 벌하고 있던 것이다. 물론 살인도 서슴치 않는다.

나는 오늘 아침에 5살 아이에 폭력을 행사한 아버지가 징역 6년을 받았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럴때 영웅 경찰이 등장해 그 남자를 똑같이 때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던데 바로 상상만 하던 그 통쾌한 일을 그들이 하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존경받던 그가 지금은 구치소에 들어 가 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이야기는 그가 지난 일을 떠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누군가에게 정의로운 일을 행사 해줬다고 그 사람의 모든 것이 깨끗하다고 착각하면 안되는 것이였다. 알고보니 데니 멀론과 그의 동료들은 도시의 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악이 건네주는 달콤한 맛도 즐기고 있었다. 마약을 즐기고 갱들이 제공하는 온갖 유흥을 즐기며 뒤를 봐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범죄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자기네들끼리 나눴고 일부는 상납했다. 돌아가는 상황을 읽고 있노라면 단순히 누가 가장 나쁜놈이다 지적하기가 어려울 만큼 복잡하게 얽히고 섥혀있다. 그러다 우연히 벌어진 사건은 모든 것을 뒤바꿔놓는다.

부패한 경찰의 흥망성쇠를 보여주고 끝냈다면 소설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을텐데, 후반부는 데니 멀론을 통해 경찰 내부와 도시 곳곳에 퍼져있는 커다란 악의 원천이자 끊어낼 수 없는 순환의 고리를 보여주고 마지막은 그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처음에는 이게 경찰들의 현실이라면 세상은 참혹하다 싶었는데 나중에는 그가 조금 측은해지기까지 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않든 그 길로 걸어 갈 수 밖에 없었던게 아니였을까. 해서.

초반에는 인물을 떠올리기 힘들어서 책읽기가 더뎠지만 경찰로 순직한 아버지와 911 테러 때 희생한 동생을 둔 그가 어떻게 이런 상황까지 이어진걸까 궁금해하며 읽다보니 한 편의 범죄영화를 보는 듯 빠져들고 있었다. 분량이 많아 긴 호흡이 필요하지만 속도가 붙으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게될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그가 도와줄 거라고, 약탈자들이나 그들 자신으로부터 구해줄 거라고 기대하며 바라보는 눈빛이 좋았다. 그는 사람들이 그의 도움, 해답, 심지어 비난에 이어 용서까지 해주길 바라는 게 좋았다. 그는 이 도시와 그가 보호하고 있는 봉사하는 사람들을 사랑했고, 이 일이 좋았다.

.... 데니 멀론이 원한 거라곤 좋은 경찰이 되는 것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