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부살인, 하고 있습니다. by 이시모치 아사미

청부살인, 하고 있습니다 ㅣ 모노클 시리즈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민경욱 옮김 / 노블마인 / 2018년 8월

개인 영업이지만 그래도 경영 컨설턴트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의 주인공은 부업도 하고 있는데, 부업은 일의 의뢰를 받으면 우선 선수금으로 300만 엔 우리 돈으로 약 3천만원쯤 이체 받고, 완료하면 다시 잔금 350만 엔을 받게 되는 고수입 직종이다.

본업보다 수입이 더 대단한 이 부업의 이름은 바로 청부 살인.

평범한 세일즈 양복을 차려입은 그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누구도 그가 청부 살인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처음엔 그 자신도 설마 청부살인업자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그가 어떻게 청부살인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는 다짜고자 일을 의뢰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일을 의뢰받는 순서는 도미자와라는 친구가 중계를 해주는데 도미자와 역시 이세도노에게 일을 받아 전달할 뿐이다. 그러니까 이 일은 살인을 접수받는 사람과 전달하는 사람, 그리고 실행하는 사람 이렇게 3중구조로 이루어져있다.

사람이 죽는다는 끔찍한 일이지만 어디까지나 이 세사람에게 살인청부는 '비지니스'일 뿐이다.

때문에 책을 읽는동안 눈살이 찌푸려지는 잔혹한 살해장면이나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감은 찾아볼수 없다. '살인'이라는 단어만 제외하면 열심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남자들의 모습만 보인다. 오히려 더 소름끼치는 쪽은 이들이 회사원, 공무원, 치과의사 같은 평범함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3중구조를 갖는 탓에 살해를 진행하는 사람은 살인표적이 된 사람이 살인표적이 된 이유나 개인적인 사정 따위는 알 필요도 없을 뿐더러 알게되면 오히려 더 곤란 해질뿐이였다. 그렇지만 살인을 위한 2주간의 준비기간을 지내다보면 그 사람의 생활패턴이나 주변 평판, 습관등이 자연스럽게 눈에 보이게 되는데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그들의 행동에 의심되는 부분이 있으면 참지 못하고 왜 그런 행동을 하게될까하고 추리하게 된다.

예를들면 밤마다 굳이 밖으로 나와 검은 물통을 씻는 보육교사나 아이가 없는데 기저귀를 산 젊은 남성의 행동은 청부살인업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게 되는것이다.

소설은 주 내용이 이 부분에 있다.

가장 재미있던건 모자로 꾸며 함께 살인의뢰를 하는 연기를 했다가 들통나자 마지막에 아들을 연기한 사람을 죽이러 다시 방문했던 부분이였다. 역시 나쁜 일은 애초에 시작하는게 아닌가보다.

이야기는 앉은 자리에서 금방금방 넘어가면서 빠르게 읽힌다.

살인을 의뢰하는 다양한 사연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지는 내용은 모두 7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지막 일곱번째 표적은 바로 살인청부업자, 자신으로 정해진다.

과연 청부업자인 자신을 지목한 의뢰인은 누구일까?

마지막까지 꿀잼을 놓지않는 재미있는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