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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 From Paris 피에스 프롬 파리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평점 :
소설가는 처음 어떤
마음과 경로(?)로 소설을 쓰게 되는걸까, 항상 궁금했다.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이루는 과정이 그냥 그림처럼 스토리가 술술 풀려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머리를 쥐어뜯으며 억지로 생각을 끌어내다보면 연결되는 무언가를 찾아내는건지 말이다.
P.S. From
Paris에서는 젊은 소설가 폴이 등장한다. 처음부터 글을 쓰던 사람은 아니였지만, 아무 생각없이 적었던 글이 우연히 친구 와이프에게 눈에
띄이고 세상밖으로 나오게 되면서 주거지를 파리로 옮겼고 본격적인 글쓰기에 돌입해 총 여섯 권의 소설을 내게 된 것이다. 물론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폴은 그동안 몇 번의 만남도 있었고 현재는 자신의
소설을 번역해서 한국에 출간하는 일을 돕고 있는 경과의 인연도 있지만, (솔직히 연인이라 부르기 어렵다. 일년에 14일 하고 반나절을 함께하는
사람이 연인이라니!) 친구 아서와 로렌의 눈에 폴은 무척 외로워보였다.
흐린 날이 많다는
파리라는 특성 때문일까? 파리에 홀로 머물고 있는 폴이
외로워보였던 아서와 로렌은 폴 이름으로 깜찍한 일을
벌이는데 바로 폴을 데이트 사이트에 등록시켜 버린다.
<소설가, 독신,
주로 밤에 일하는 미식가, 유머와 인생 그리고 우연....을 좋아하는 남자>라는 인적사항으로 아주
완벽히.
'운명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 손을 내미는 건 우정이다.' 뭐 이런 이론이랄까.
이제부터
일어날 일은 한결같이 변함없던 삼십 년 우정에서 아서가 폴에게 저지르는 가장 지나친 장난일 수 있지만, 좋은 의도에서 시작된 건
틀림없었다.
한 여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엉뚱한 핑계를 대서 폴은 홀로 약속장소에 나가게 되고 자신을 이상하게 대하는 미아를 만나게 된다.
이 여자의 사연을 더
복잡한데, 데이트 사이트에 쉐프라고 적어놓았지만 그건 친구의 직업일뿐 사실 미아는 유명 영화배우이자 유명배우였던 남자의 아내이다. 하지만 바람난
남편을 견디다 못해 파리의 친구집에서 머물게 되었는데 머리 모양과 색을 바꿔서 그런지 사람들이 알아보는 일이 없었고 외로운 마음에 데이트
사이트에 등록했다. 그런데 그럴듯한 말로 자신에게 데이트 신청을 보냈던 폴이라는 남자가 이상하게 구는 바람에 심기가 몹시 불편해진다.
참나,
당신이 데이트 신청했잖아?
소설은 이렇게 서로를
오해하며 만나게 된 남녀가 과연 어떻게 인연이 되는건지 기대하게 만든다. 게다가 처음에는 극구 친구라고 선을 그었던 사이가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꽤 재미있었다. 또 문자로 나눈 내용을 그림으로 표시해둔 것도 알콩달콩(?)한 느낌을 줘서 즐겁게 읽었다. 게다가 한국을 특별하게 여기는
건지 한국인 경의 이야기와 폴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작가라는 점, 서울 국제도서전에 초대되었다는 내용등 친근한 요소가 등장해서 로맨스의 대가
기욤뮈소가 잠시 떠오르기도 했다.
다만 남편과
연인비스무리한 사이가 있는 사람들이 데이트사이트에 등록이라니 약간 거부감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파리라는 예술적이고 자유롭고 뭐든 가능할것같은
도시에서 젊음을 외로움을 채운다는 것도 왠지 어울리지 않는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랑을 키워가는 두근거림을 느낄수 있는
재미난 소설이였다.
P.S. : 폴에게는
아서가 아주 특별한 친구이며 아서에게 로렌은 아주 사랑스런 동반자로 등장하는데, 책을 다 읽고나서 알고보니 아서와 로렌은 리즈 위더스푼
나왔던 '저스트 라이크 헤븐'의 원작 소설의 주인공들이라고 한다. 전작의 주인공을 조연으로 사용하는 깜찍한 이벤트를 하다니! 저스트 라이크
헤븐을 미리 읽지 못함이 아쉬웠다. 뭐 이제라도 찾아 읽어보면 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