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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김지윤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하루종일 라디오를 들으며 일을 하는데, 특히 좋아하는 시간이 바로 연애학박사(!) 김지윤 소장님이 출동하시는 목동연애연구소 라는 코너가
하는 시간이다. 연애 상담을 받을 나이는 아니지만, 여러사람들의 고민상담에 항상 재치 넘치고 사이다 같은 해결책을 던져주는 그녀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세상 부럽기까지한 그녀의 말솜씨에 반해 그녀의 신간 소식에 서둘러 찾아 읽어보니 제목도 어쩜 마음에 든다.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슬픔은 끝날 것이다. 그러니 실컷 슬퍼하라. 슬퍼할수록 슬픔은 빨리 사라진다.
그리고 말하라. 당신의 슬픔에 대해서, 당신 자신에 대해서, 상대에게 바라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그럴 때 진정한 관계는 시작되고 사랑은 빛을 발한다.
연애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책은 삶의 전체적인 부분을 이야기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한번도 상처를 받지도 주지도 않고 목석처럼 살 수 있을까. 평탄한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외로움과 어려움은 있다.
그럴때 슬프면 슬퍼하고 말도하고 사랑도하며 살자. 그게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책에는 본인의 상처와 아픔에 대한 내용도 나오는데 상처를
덜어내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때로는 아픔을 털어놓고 누군가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된다. 세상에 나를 이해해주는 한 사람 있어도 살아갈 힘이 얻는다.
그런데 어떻게 말을 해야할까.
표현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은 꼭 해야할 말이 있어도 속으로 삭혀버리고 만다. 사랑하는 방법도 말하는 방법도 배워야한다는
그녀가 내려주는 처방은 그냥 말하는거다.
더이상 슬픔을 혼자 슬프게 내버려두지 말자.
그냥 "슬퍼'라고만 말해도 된다.
화나. 기분 나빠. 속상해. 아파. 담담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그랬다. 이 한마디에 '그랬구나'라고 답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된다.
아, 물론 책속에는 다양한 연애 상담도 있다.
여러 사례를 예를 들며 이야기해주는데 특히 '운명'을 믿는 연애운명론자에게 '개똥'을 비유하며 풀어내는 글에는 혼자 빵 터졌다. 굳이
어려운 경로로 통해 우리집 앞에만 똥을 해결하고 가는 유기견을 어떤 사람은 운명이라며 데려다 키울수도 있지만, 개를 키울 마음도 없고 똥을 더
이상 치울 마음도 없는 사람은 그냥 무시해버린다. 어떤 사건이나 사람을 운명이라 생각한다면 그런거고 아니면 그냥 아닌거다. 그걸 믿고 택하는건
본인의 의지와 결정이지 운명으로 연결지을 일은 아니라는거다.
권태기를 극복하려 애쓰지말고 우리 이정도로 편안해졌구나 이것까지 보여줘도 되는 그런 사이가 되었구나 하고 편안하게 즐기라는 조언도
좋았으며, 일상적인 이야기도 나눌 시간이 없는 바쁜 부부사이에는 스마트폰 밴드 같은것으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을 만들어보라는 조언도
좋았다. 실천해볼만하다.
돌아보니, 그동안 내가 그녀를 부러워했던 이유는 똑부러지는 그 말투가 강단있게 보였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그녀도 아픔도 많고 상처도 많은 삶을 살아왔다.
나는 왜 좀 더 강하지 못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눈물도 많고 탈도 많은 그런 사람일까. 했지만,
이제는 그녀의 조언대로 혼자 힘들어하지 않기로 했다.
말하고 슬퍼하고 마지막엔 웃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