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죄 : 프로파일링 심리죄 시리즈
레이미 지음, 박소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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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인질극 뉴스에 깜짝 놀랐었다. 하루에도 몇번씩 듣는 사건사고 소식에 일일이 반응을 보이기도 지치는 세상이지만 때로는 실제 저 사건의 피해자나 그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사건 트라우마를 견디며 살아갈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때도 있다.

'심리죄 : 프로파일링'

레이미라는 작가 이름도 낯설고 중국소설은 많이 접해보지 못했지만, 찬호께이 작가의 책을 무척 인상 깊게 본 터라 이번에도 편견없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추리소설 꽤나 읽어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하나같이 모두 소름끼치게 무서웠다.

처음에 여성들을 가슴에서 배까지 가른 후 그 피를 마시는 일명 뱀파이어 사건이 발생하는데 이 엽기적인 사건의 실마리를 잡지 못한채 혼란스러운 가운데 J대학에 다니는 팡무라는 학생 도움을 받아 범인을 잡게 된다.

범인의 나이와 키같은 인상착의 추측은 물론 다음 범행 장소까지 들여다보는 예리한 시선으로 범인을 프로파일링 한 팡무는 J대학에 다니고 있는 평범한 대학원생이였다. 물론 친구들이 보기엔 조금 괴짜처럼 보이긴 하지만 사실 팡무에게는 과거 끔찍한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다는 암시가 여러번 등장한다. 친구들이 죽고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두려움으로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것이다. 팡무는 완벽하지 못한 프로파일링은 위험하다는 교수님의 조언과 과거의 일 때문에 더이상 사건들과 엮이지 않으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J대학에서 축구부원 취웨이창 학생이 양팔이 잘린채로, 그 여자친구가 살해 후 성폭행 당하고 사지가 잘린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된다. 그리고 J대학 부속병원에서는 한 여성이 잠든 모습으로 살해당하는 사건과 J대학 교직원의 자녀가 납치 살해당하는 사건도 연달아 일어난다. 범행 현장과 살해 수법이 전혀 달라 사건들끼리 연관성이라곤 하나도 없어보였지만, 뱀파이어 사건으로 인연을 맺은 공안국 경관팀 소속 타이웨이 때문에 팡무는 다시 사건에 관여하게 되고 J대학 강의실에서 네번째 사건이 벌어졌을때 팡무는 사건의 연관성을 숫자라고 판단한다.

"분명 한 놈 짓이에요. 범행을 저지를 때마다 범인은 현장에 번호를 남겼어요."

그런데 왜 하필 모두 J대학일까. 범인이 남긴 물건들은 어떤 의미가 있는걸까, 혹시 이것이 팡무를 노린 범인의 계획이 아닐까 나도 여러가지 추측해보며 숨소리까지 죽여가면서 읽어 내려갔는데 역시 결말은 실망스럽지 않게 진행된다. 사건들의 잔인성만 따지자면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어느 추리 소설보다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내용들이 많아서 누군가에게 이 책을 추천하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당하는 사건들은 더 잔인하게 느껴져서 절로 인상이 써 지기도 했다. (요즘 뉴스를 보다 보면 전혀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는게 참 씁쓸해진다.)

아무튼 책을 읽는내내 팡무의 날카로운 추리 실력을 엿보는게 창 재밌고 흥미로웠고 그의 심리상태와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프로파일러라면 누구보다 범인의 심정을 알고싶어하고 궁금해서라도 꼭 보고 싶었을텐데 뱀파이어사건의 범인이 사형직전에 팡무에게 적어 보낸 편지를 읽지 않고 그대로 태워버린 그의 마음에서 나는 그가 사건앞에서 얼마나 덤덤해 보이려 애쓰고 있는지, 얼마나 괴롭고 두려워하고 있는지 알 것만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일어나서 범인이 어떤 놈인지 그려보라고. 이젠 네가 마지막 희망이야.'

만약 팡무 시리즈로 만들어진다면 그가 상처를 딛고 경찰 수사관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잔인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분명 있었지만, 타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라는 느낌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책은 참 재미있게 읽힌다. 그동안에는 일본 유명작가의 추리소설에만 빠져었는데 이제는 중국으로 눈을 돌려 좋은 작품을 많이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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