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여러가지 있다.

작가도, 판매부수도, 언론의 평도, 수상경력도.

그 중에 나는 개인적으로 출판사를 신뢰하는 편이다.

해석해보면 그 출판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편집자들의 실력을 신뢰하는 것이리라.

'해냄출판사'는 개인적으로 신뢰하는 출판사이기에,

이 책을 선택함에 있어서 별로 망설임이 없었다.

사토 쇼고의 작품 중에 기존에 읽어본 책이 없었지만,

믿고 손에 들게 되었다.

'달의 영휴'라는 제목도 묘하지만,

표지의 인물들도 표정이 거의 없다.

'나는 달처럼 죽어서

다시 태어날 거야

너를 만나러 갈 거야'라는 문구가 책의 내용을 살짝 암식하고 있는 정도?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이야기도,

마아존재팬 베스트셀러 1위를 했었다는 이야기도,

나의 기대감을 살짝 높여주긴했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참 오랫만에 손에 든 소설이라는 사실이었다.

개인적으로 소설을 좋아하면서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읽어야 할 책들(주로 실용서 중심)이 많다는 이유로

참 오랫만에 책읽는 재미에 빠져 보았다.

누군가의 삶을 엿보는 듯한 느낌.

결코 살아볼 수 없는 타인의 인생을 전지적 시점에서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은

문학이 줄 수 있는, 특히 소설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인 것 같다.

저자(사토 쇼고)의 다른 책들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기에

이 책은 저자와의 첫만남같은 느낌도 들었다.

일본 소설을 읽으면 만나는 어색함(인물의 이름이 비슷비슷해서

자꾸 되짚어 보게 되는 행동들)은 여전했지만,

추리소설에 나름 일가견이 있던 저자답게

궁금증을 곳곳에 매듭지어두고,

복선을 매 장의 끝단 마지막 문장에 두어

책을 읽기 시작한 독자들이 중간에 책을 덮기 어렵게 하고 있다.

죽은 딸의 유화가 한 소녀의 손에 건네진다.

그 소녀는 죽은 딸과 이름이 같다.

죽은 딸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다고 연락이 와서

그 소녀와 낯선 만남을 가지는 순간.

대화를 하기 전과 하고 난 이후

남자의 일상은 흔들이기 시작한다.

아니 흔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꼬꾸라진다는 표현이 맞으려나?

그날의 사고. 아내와 딸의 죽음.

죽기 일주일 전

그 밤에 아내가 남긴 말이

여전히 남자의 주변을 돌고 있다.

한 소녀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그녀와 연결이 된 소녀가 있었고,

그 소녀는 또다른 여자 아이와 연결이 되어 있다.

그녀들이 찾고 있는 남자는 누구였으며,

그 남자를 찾아 이 모든 비밀을 알고자 했던 그는 결국 죽음을 선택했을까?

중심 사건은 짧은 만남이 전부인데,

시간을 거스르고, 그 거스름 속에서 사건과 인물을 만난다.

그 인물들은 또다른 연결고리에서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되고,

결국 이어진다는 의미를 고민하게 된다.

소설이기에 복선과 내용을 이야기하는 북리뷰는 의미가 없다.

반전을 이야기해버리면, 결국 소설을 읽는 재미 반을 빼앗기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았던 드라마 '도깨비'가 많이 오버랩 되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

윤회에 대한 이야기가 소설 전반을 꿰뚫고 지나가고 있다.

사랑. 그 절절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저자는

결국에는 결론을 독자들에게 부탁하고 있다.

사랑의 주체에 대한, 대상에 관한 고민.

결국 누구를 향한 사랑이었으며,

과정에 있었던 모든 이들은 사랑이었을까?

옮긴이의 말처럼 이 책은 '두 번 읽으면 좋을 책'인지 모르겠다.

저자가 숱하게 뿌려놓은 복선들을 거둬들일때,

독자들은 그 사이사이에서 특유의 책읽는 재미를 느낄 듯 싶다.

공유와 김고은이 열연을 했던

'도깨비'를 재미있게 보았던 분들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초강력긍정주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잊혀진 영웅들, 독립운동가
정상규 지음 / 휴먼큐브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영화가 있다.

'1987'.

그 해에 어떤 일들이 있었고,

그 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그 해에 얼마만큼 엄청난 인파가 도로에 쏟아져 나왔었는지...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왜냐면 우리는 그들의 노력, 그들의 희생, 그들의 땀, 그들의 피.

그 위에 세워진 민주화하라는 터전 위에서

자유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간의 추를 조금만 앞으로 당겨보면 어떨까?

채 100년을 거스르지 않더라도

1945년이 오기까지 우리는 일본의 압제하에서

너무나도 큰 고통을 당해 왔다.

감정 담아 그들을 비난하지 않고,

사실위주로 나열만 하여도

우리는 눈물을 흘려야 한다.

광복의 감동에,

자유의 소중함에.

그러나 이 대목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으니,

그런 광복과 자유가 어떻게 우리에게 주어졌는가이다.

결단코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이 아니란 사실이다.

무료로 값없이 주어진 것이 아닌

그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 뒤에 쟁취된 것이라는 사실.

이 책의 제목이 '잊혀진 영웅들,독립운동가'여서

더욱 가슴 아프다.

우리에게 어느 순간 잊혀져버린 영웅들이 너무 많다.

현재 대한민국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독립운동가가 2만여명이라고 한다.

그중 서거일이 알려진 독립운동가가 207명.

(개인적으로 이 데이터도 나를 뭉클하게 했다)

'독립운동가'앱에 기록된 독립운동가가 186명.

그리고 이 책에는 67명의 독립운동가가 기술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거의 알지 못하던 분들이다.

부끄러운 맘으로 읽는 내내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자문 자답의 형태를 취하더라도,

결코 쉬운 답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이 시절에,

내가 이러한 상황 가운데 있다면,

나는 이 분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개발자가 사비를 들여 제작,운영하고 있는

'독립운동가 앱'을 설치해 두면

애국지사의 서거일에 문자 알림을 받아 볼 수 있으며,

앱을 실행하면 애국지사의 사진과 약력을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자연스럽게 이분들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이다.

돌아가신지 그리 오래되신 분들을 기억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과거가 존재하지 않는데 어찌 현재가 있을 수 있는가.

현재가 오롯 바로 서지 않는다면

결코 미래는 우리 생각처럼 바른 모습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 하는

우리 함께 나라와 동포를 더 사랑하고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애국심'의 작은 물결은

점점 그 파동이 커지고, 멀리까지 그 물결이 미칠 것이다.

1992년 1월의 독립운동가 김상옥님으로부터 출발해서

2015년 9월의 독립운동가 이준식님,차리석님까지

모든 분들의 이야기 자체가 한 편의 영화이며, 한 편의 소설이다.

아니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처절함과

그 숭고함이 그대로 나에게 전달되어 오는 것 같다.

맨 뒤에 특집으로 엮여 제시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경우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알 수 있어

의미있는 것 같다.


우리가 그들을 기억하는 것.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가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2018년 첫 날. 내 가슴에 쿵. 소리를 내며 내려앉는 문장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인성 수업 - 잠시 멈춰서면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인다
김창운 지음 / 하늘아래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

그 경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단순암기 위주의 교육이 점차 힘을 잃어가는 시대.

제 4차산업혁명을 연일 언론에서 이야기 하는데,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인성(人性).

사람다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고,

미래에는 더더욱 바른 인성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시대.

이제는 AI와 경쟁력을 겨뤄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기본에 대해 다시금 곱씹어 보는 계기가 필요한 오늘날이지 않을까?

현직 교사인 저자는 어린 시절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지나치게 내성적인 성격으로 살아가게 된다.

교사가 되어 수업시간에 집단 무기력증에 빠진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실질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인생이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삶인가에 대해.

그리고 글을 모아 모아 이 책을 세상에 내어놓았다.

크게 5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저자의 본 뜻.

이 책을 쓰고자 했던 방향성이 오롯 드러나는 부분이다.

물론 교조식의 글이 아니라

부드러운 질문 형식을 담고 있다.

당신은 바르게 살고 있습니까?

2장. 인성(人性), 자연에서 배우다

저자의 소소한 하루가 엿보이는 부분.

산책을 하면서, 사색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매일 삶 속에서 글로 적어 나가고 있다.

화초와 마른풀과 강물.

신제지 연꽃과 야생화가 우리에게 해 주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3장. 버리고, 내려놓다

시련과 아픔이 인생에게 주는 의미가 있으리라.

삶의 무게에 지쳐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그 아픔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 하고 있다.

버리고, 내려놓으라고.

4장. 시(詩)밭을 거닐며 인성(人性)의 열매를 거두다

저자의 생각과 많이 공감되는 부분이 이 부분이다.

문학 작품 중에서도 독자의 힘이 가장 많이 인정 되어지는 문학.

스스로 해석하고, 스스로 의미부여 할 수 있는

시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담고 있다.

시란 무엇이며, 시를 어떻게 읽고,

시를 어떻게 즐기며

나아가 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

결국 시는 거기 있는데,

우리가 시를 받아들이고, 품는 것이다.

5장.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지구인교사학교 프로그램,

홍익실천, 솔라바디, 지구 살리기 등

저자 스스로가 제안할 수 있는 실천적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아무래도 교사인 삶의 터전에서

저자가 바라보는 시각들이 엿보인다.

결국 삶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삶인 것이다.

무엇을 꿈꾸는가?

그 꿈은 결국 이뤄질 것이다.

당신이 이를 포기하지 않는 다면,


잠시 멈춰서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일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합니다.

너무 급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

잠시만 멈추고 살펴보길 희망합니다.


초강력긍정주의자



우리의 삶의 선택과 실천의 연속이다.

선택은 내가 한다.

내가 선택하고 선택한 결과를 내가 책임져야 한다.

다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내 삶의 당당한 주인은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진심 - 낀 세대라 불리는 이 시대 중년 이야기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년.

이 단어 자체가 주는 묵직함이 있다.

어휘가 정의하는 나이대를 살아가고 있기에,

책을 읽는 내내 대상과 나 자신을 구분하지 못하고

공감하며 읽어 나갔다.

참 안쓰러운 이들인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국가적으로 자살 예방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청소년,청년,노인의 자살률은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인 데 반해,
중장년층의 자살률은 해마다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2015년 23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급실을 찾은 자살,자해 시도자 중 40대(19.7%)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이 얼마나 울컥한 사실인가.

그 어디에도 이야기 하지 못하는 중년들의 이야기를 담아서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에서 이 책을 내어 놓았다.

직장에서 중간관리자 또는 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는 40~50대의

정신건강지표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해서,

많은 이들과 인터뷰하고, 설문조사하고, 연구하여 내어 놓은 책이

바로 그 대상들에게 참고가 되고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크게 5개 Part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직장인으로, 자식으로, 부로모 산다는 것

제목 자체가 가슴을 후벼파고 있다.

본격적으로 부모를 봉양해야 하는 나이,

한참 커나가는 자녀들을 향해 물심양면으로 투자해야 하는 나이,

직장에서는 책임감이 최대치를 향해 팽창하는 나이.

그 시기를 살아가는 이들.

불안 속에서 떠밀리는 그들의 현실에 귀기울여 본다.

2장. 밀어주고 끌어주는 전쟁처, 직장

중년을 살아내는 이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들이 있다.

성과 그리고 만족을 모르는 회사, 외면할 길 없는 사내 영업,

야근보다 무서운 눈치 속 인내,

눈 앞에 다가오는 정년, 퇴사이후의 자유보다 큰 공포.

우리는 알고 있다.

소속감이라는 맘을 선물해 줬던 회사와 언젠가는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을.

'직장'말로 '일'에 대한 인생 계획을 세워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Here&Now Project'라고해서 챕터 뒤에 독자가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직장 인생 그래프를 그려보고,

퇴사/은퇴 이후의 삶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시간을 꼭 실천해 보길.

3장. 오늘도 내가 회사에 나가는 진짜 이유, 가족

이들(중년)이 진정으로 위로를 받고 싶은 이가 누구일까?

가장 답변이 많은 이가 바로 '가족'이다.

나의 동반자이자 지지자,전우인 배우자에게 가장 먼저 인정 받고 싶다.

또한 자녀와 부모에게도 인정과 위로,격려를 받고 싶어 한다.

가슴에만 묻어 두는 것이 아니라 표현을 통해 이 부분은 가족들과 공유해 볼 필요가 있다.

4장. 그들이 속한 사회

삶을 풍성하게 하는 3-2-1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언제든 그 자리에서 맞아주는 진실한 친구 3명,

휴식과 활력을 주는 커뮤니티 2개,

여럿이 함께 가게 해주는 기부 1회.

현실적이면서 구체적인 제안이 좋다.

중년들은 이 3-2-1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 속에서 위로받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5장.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 자아

어느 순간 우리는 '스스로'에게 너무 무관심해졌다.

익숙해졌다는 표현보나는 외면해 왔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리라.

나 자신과의 Re-Connect.

이는 인생을 행복하게 채워가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나에게 쓰는 감사 카드.

이론이 아닌 실천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낀 세대라 불리우는 중년들에게는 많은 공감대를,

중년과 가까이서 살아가는 가족들, 직장 선후배들에게는

몰랐던 사실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40-50대의 마음을 알기 원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초강력긍정주의자


후회가 밀려들 때가 좋은 기회다.

정말 신기한 것은 그렇게 접어두어도,
이런저런 마음들이 어느 순간 또 훅 올라온다는 것이다.
더 잘 지내고 싶은,
더 잘 살아가고 싶은,
더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 말이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진심",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전문가와 강적들 - 나도 너만큼 알아
톰 니콜스 지음, 정혜윤 옮김 / 오르마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한 맘을 외면할 수 없었다.

적나라한 현실 앞에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불편함.

평상시 내가 품고 있던 문제의식을 어쩌면 이렇게 글로 잘 표현했을까,

어쩌면 이렇게 잘 정리했을까 감탄하면서 읽었다.

컬럼비아대학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사학위를,

조지타운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특히 러시아 문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2013년 어느날, 본인의 블로그에

'전문지식의 죽음'이라는 짧은 글을 올리게 된다.

그 포스팅은 참 많은 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으며

공감하는 메일,전화,연락을 받게 된다.

그리고 결국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에서

그 주제로 책을 써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게 된다.

결국 블로그의 포스팅 하나가 나비효과처럼 많은 변화를 이끌어,

지구 건너편에 있는 내 책장에 이 책이 꽂히게 된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예전처럼 원칙과 객관적인 정보에 기초한 주장들을

우리는 만나기 힘들어졌다.

평범하다고 생각되는 이들의 지식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 내려왔는가 하면,

'아는 게 별로 없는 상태'를 넘어 '잘못 알고' 있기까지 하는데다,

심지어 '잘못된 지식을 대놓고 우기는' 지경에까지 온 것이다.

어리석고 말도 안 되는 주장들을 믿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믿음을 버리기보다는 차라리 더 배우기를 거부하는 길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미국의 현재 상황을 이야기 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대한민국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절감했다.

아니 우리는 좀더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제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판단에 반대하는 일반인들의 막무가내를 기어이 반박하려 하기보다,

서로 간의 의견 차이를 솔직하게 표현한 것쯤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전부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결국 '동의하지 않음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문구는 이제 의미있는 대화의 불씨마저 꺼버리는 소화기의 역할을 대변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답답함을 넘어서 안타까움이 가득한 현 상황을 저자는 그냥 포기하자고 하지 않았다.

좀더 냉정하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그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며,

해결책에 대해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7개 Part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가짜 전문가가 판치는 세상

미국인들은 더 이상 '당신 말이 틀렸어'라는 말을

'당신은 바보야'라는 말과 구별해서 쓰지 않는다.

반대는 무례한 행위가 되어 버렸다.

그렇기에 의견을 제시하고, 나누고, 토의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점차 그 과정 속에서 큰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전문가들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가 그들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사이 가짜 전문가들이 판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Part.2 확증편향, 속설, 미신, 그리고 음모론

사실상 전혀 똑똑하지 않은데도 스스로를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지고 있다.

자신은 평균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현실.

그들은 확증편향,속설,미신,음모론에 너무 약하다.

아니 이를 너무 좋아한다. 헛똑똑이가 넘쳐나는 세상은 결국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Part.3 대학 교육, 학생은 고객이고 고객이 왕이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 나이기에

이 부분은 정말 많이 공감하며 읽었다.

너무 학생들의 입맛만 맞추려고 노력하는 대학들.

단순히 고등교육 기관에 다닌 경험을 지닌 이들과

'대학 교육'을 제대로 받은 이들을 구분하기 힘든 시대가 되어 버렸다.

대학 학위를 지닌 이들은 스스로를 '지적 교양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중 다수가 말할 수 있는 최선은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학교 교실 비슷한 데를 좀 더 오래 드나들었다는 사실일 뿐,

그 결과는 정말 천차만별이다.

미국 대학의 문제를 이야기 하는데, 대한민국 대학도 똑같다.

아니 더 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었다.

Part.4 검색해 봐야지

사실은 지식이나 능력과는 다르다.

게다가, 인터넷에서 '사실'이라고 알려진 것들도 실은 사실이 아닌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색'이라는 편리한 도구는

많은 일반인들이 전문가를 불신하게 만드는, 더 나아가 저항하게 만드는 도구로 전락해 버렸다.

무한정 쏟아지는 정보가 우리를 더 바보로 만들어 가고 있다.

대중이 내놓은 지혜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

인터넷은 다수의 의견이 '사실'과 마찬가지라는 잘못된 인식을 만들어 낸다.

Part.5 신저널리즘의 폐해

21세기 새로운 언론 생태계에서, 언론은 이미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

모든 것을 속도 기준으로, 모든 것을 돈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24시간 내내 지속적으로 정보를 솓아내는 세상에서,

이제 언론은 전문지식의 죽음이라는 현상의 방어막 역할 못지않게,

이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공범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의제설정권을 독자에게, 고객에게 건네주고 있다.

그 위험을 뻔히 알면서도, 어쩔수 없다는 말로 자신들의 잘못을 부정하고 있다.

Part.6 전문가가 틀렸을 때

물론 전문가가 틀릴 수도 있다.

사기에 가까운 일을 저지르며 전문가가 타락할 때도 있다.

이는 전문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평범한 대중이 주장하고, 예측하는 것보다 전문가의 예측이 더 예리함을.

기본적인 지적영역에서조차 대중의 지혜를 논하는 어리석음은

결국 우리들 스스로를 어려움에 처하게 만들 것이다.

Part.7 결론. 전문가 살리기

결국 저자는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 주제를 명확하게 설득하기 위해 앞의 6개 Part를 이야기 한 것이다.

'전문가 죽이기'가 결국 민주주의를 죽음의 소용돌이로 이끌어 갈 수 있다.

이는 미국에서 현실로 드러났고,

영국에서는 브랙시티 투표를 통해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시민은 정책입안자, 행정집행자를 투표를 통해 결정하고

이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입법 및 통치행위를 하게 된다.

이때 전문가의 역할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민주주의 공화국. 미국도 한국도 민주주의 공화국이다.

우리는 이 단어에서 '민주주의'와 '공화국'을 나눠 볼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를 주창하지만, 결국 우리는 '공화국'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개인적으로 도리어 결론을 먼저 읽고,

앞쪽에서는 본인에게 관심이 있는 Part를 먼저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귀납법으로 전개된 메시지의 흐름은 독자들에게 한가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결국 전문가가 살아있는 공동체가, 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갈 것이다.

투표권을 갖고 있는 이 땅의 시민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초강력긍정주의자


가장 실력이 없는 사람이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 혹은  다른 사람이 옳다는 사실을 가장 알기 어렵고, 따라서 짐짓 잘 아는 척 꾸며낼 가능성이 가장 많으며, 그렇기에 뭔가를 배우게 될 가능성도 가장 적다는 말이다.
-"전문가와 강적들",톰 니콜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