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에 이어서 데모크리토스, 아낙사고라스, 피타고라스에 관한 얘기들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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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나오는 부분 중에 ‘피타고라스의 다면체‘ 라고 해서 정다면체의 종류가 다섯 가지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내용이 본문 뒷면의 부록 2 부분에 나온다. 그런데, 독자로서 한 가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던 게 p.691에 나오는 ‘정n면체가 갖는 면들의 총수는 n X F이다‘ 라는 문장이었다. 독자인 내가 이해를 잘 못한 것일수도 있기에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 문장에 기반하여 이후에 나오는 식과 논리들이 전개되기에 중요한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에 인용한 문장에 사례를 하나 들어서 생각해보겠다. 예를 들어 정육면체가 갖는 면들의 총수를 위에 인용한 문장에 따라 정리하면 6 X F인데 본문에서 F는 정다면체의 면 수를 지칭하는 약어다. 그렇다면 정육면체의 경우 면이 6개 이기에 6 X 6 이 되기에 결과적으로 정육면체가 갖는 면들의 총수는 36개가 되어야 한다. 이건 뭔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해를 잘못한 건지 문장이 뭔가 잘못쓰여진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독자로서 의아함이 드는 부분이라는 점은 분명해보인다.

그나마 이 문장 뒤에 전개되는 논리는 이해가 되었고 동의도 되었는데, 가장 기본적인 전제가 되는 문장이 오류같다는 느낌을 받아서인지 뭔가 전체적으로 어그러지는 느낌이다.

그(데모크리토스)는 물체는 복잡하게 얽힌 원자의 집합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우리 자신도 그렇다는 것이다. - P357

데모크리토스는 "원자와 빈 공간void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다."라고까지 주장했다. - P357

그(데모크리토스)의 논지에 따르면 칼로 사과를 자를 때 칼날은 원자들 사이의 빈공간을 통과한다. 사과에 칼날이 통과할 빈 공간이 없다면 칼은 더 쪼개질 수 없는 원자를 만나게 되므로 결국 사과는 잘라질 수 없게 될 것이다. - P357

미세한 규모의 울퉁불퉁함을 데모크리토스는 원자의 세계로 인정했다. - P358

데모크리토스는 원뿔 또는 피라미드의 부피를 계산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는 점점 넓이가 좁아지는 지극히 얇은 판들을 밑바닥에서 꼭대기까지 쌓아올리면 원뿔이나 피라미드를 만들 수 있다고 여기고 얇은 판들의 부피를 더하면 피라미드나 원뿔의 부피를 계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대 수학에서 극한의 원리라고 불리는 문제를 데모크리토스는 이런 식으로 기술했던 것이다. 그는 이렇게 해서 미적분의 문턱에까지 간 셈이었다. - P358

데모크리토스는 그 안에 있는 별을 하나하나 분간해 볼 수는 없지만 은하수가 수많은 별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별들의 집단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 P359

이 사실을 1750년에 와서야 비로소 알게 된 토머스 라이트 Thomas Wright는 데모크리토스의 혜안에 경탄을 금치 못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천문학이 광학 기술 발전의 덕을 보기 훨씬 전부터 데모크리토스는 흔히들 말하는 이성의 눈만 가지고도 무한의 심연을 충분히 꿰뚫어 볼 수 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후대에 더 유리한 조건에서 능력 있는 천문학자들이 이룩한 수준에 이미 오래전에 도달했던 셈이었다." 데모크리토스의 사고력이야말로 헤라의 젖을 극복하고 밤하늘의 등뼈를 뛰어넘어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던 것이다. - P359

후에 에우독소스와 아르키메데스가 미적분법을 약간 진전시키기는 했다. - P359

아낙사고라스 Anaxagoras는 기원전 450년경 아테네에서 활약했던 이오니아 출신의 실험가였다. 그는 부자였지만 재화에 관심이 없었다. 그의 삶은 과학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했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태양, 달, 하늘에 관한 탐구"라고 답했다. 그것은 정말 천문학자들에게 어울리는 대답이었다. - P360

아낙사고라스는 데모크리토스만큼 과격하지는 않았지만 철저한 물질주의자라는 점에서 그와 궤를 같이 했다. 소유물을 중히 여긴다는 뜻에서가 아니라, 물질이 세계를 지탱하는 근본이라는 뜻에서 그들은 물질주의자(유물론자) 였다. 아낙사고라스는 모종의 정신적 요소는 믿었지만 원자의 존재는 믿지 않았다. - P360

그(아낙사고라스)는 달이 밝게 보이는 것이 반사된 빛 때문이라고 확실하게 이야기한 최초의 인물로서 달이 차고 기우는 위상 변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었다. - P361

지구, 달 그리고 스스로 빛을 내는 태양, 이 셋이 이루는 상대 배치에 따라서 달의 위상이 변하고 월식현상이 일어난다는 설명은 당시의 상식과는 전혀 부합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 P361

당시 사람들은 태양과 달이 신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아낙사고라스는 태양과 별이 불타는 돌이라고 생각했다. 별이 우리에게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그 열기를 느끼지 못할 뿐이라는 것이었다. - P361

"그 열광적인 우상 숭배자들은 자신들이 신으로 모시는 태양이 돌이라는 주장에 모욕감을 느끼면서도, 정작 우상인 돌을 신으로 모시는 자신들의 어리석음은 깨닫지 못했다." - P362

피타고라스는 지구가 공과 같이 둥글다고 추론한 역사상 첫 번째 인물이었다. 달이나 태양의 유사성에서 주목했거나, 아니면 월식이 일어날 때 달에 비친 지구의 그림자가 원형이라는 사실에 근거하여, 지구가 둥글다는 추론을 했을 것이다. 또는 사모스 섬을 떠나는 배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 시야에서 마지막으로 사라지는 부분이 돛대라는 점도 지구가 구형이라는 추론의 근거가 됐을 것이다. - P364

기원전 6세기는 놀랍게도 지구 전체가 지적, 정신적으로 요동하던 시기였다. 이오니아에서는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피타고라스와 그 밖의 철학자들이 활약하던 시대였고, 이집트에서는 당시의 파라오인 네코의 명에 따라 아프리카 대륙을 활주하는 항해가 있었다. 종교적으로도 특별한 시기였다.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 중국의 공자와 노자, 이스라엘, 이집트, 바빌로니아의 유대인 예언자들 그리고 인도의 석가모니가 활약하던 종교의 황금기였다. 이러한 활약상들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인류 역사의 수수께끼이다. - P363

피타고라스는 이 법칙(피타고라스 법칙)이 성립하는 직각삼각형들의 사례를 단순히 열거한 것이 아니라 이것을 일반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수학적 추론의 방식을 개발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의 모든 과학 연구에서 필수적인 수학적 논증의 전통은 피타고라스에서 시작된 것이다. - P364

‘코스모스‘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이도 바로 피타고라스였다. 그는 우주를 "아름다운 조화가 있는 전체", 즉 코스모스로 봄으로써 우주를 인간의 이해 범주 안으로 끌어들였던 것이다. - P364

이오니아 사람들 대부분은 우주의 조화에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길은 관측과 실험이라고 믿었다. 현대 과학에서도 관측과 실험이 연구활동을 주도한다. 하지만 피타고라스의 접근 방식은 매우 달랐다. 그는 순수한 사고를 통해서 자연의 법칙을 추론해 낼 수 있다고 가르쳤다. 근본적으로 피타고라스학파는 실험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수학자였으며 철두철미한 신비주의자였다. - P364

하지만 다행히도 몇 가지 예외가 있었다. 피타고라스학파는 음악적 화성의 정수비에 매료돼 있었다. 그들의 연구는 줄을 튕기는 소리 실험에 기반을 두고 있었음에 틀림이 없다. 실험을 중시하던 엠페도클레스의 사상도 일부는 피타고라스학파와 관련이 있다. - P364

피타고라스의 학생인 알크마이온Alcmaeon은 인체를 해부한 최초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동맥과 정맥을 구별했으며 시신경과 유스타키오관을 발견한 첫 인물이며, 뇌가 지력知力의 장소라고 확실히 알고 있었다. (지력의 장소에 관한 그의 생각은 후에 아리스토텔레스를 통해 부정된다. 하지만, 칼케돈의 헤로필로스Herophilos에 의해 재확인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력이 심장에서 나온다고 믿었다.) 그는 또한 발생학의 창시자이기도 했다. 애석하게도 알크마이온이 품었던 소위 ‘때묻은 생각‘에 대한 열의는 그 후에 피타고라스학파 안에서 공유되지 않았다. - P364

약간은 지나친 혹평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l은 피타고라스학파에 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다. "피타고라스는 새 종교를 창시했는데, 그것은 영혼의 이주성移住性, transmigration과 콩 섭취의 죄악성에 그 핵심 교의를 둔 일종의 밀의 종교密儀宗敎 였다. 그의 종교는 교단敎團의 형태로 구체화되었다. 그 교인들이 여기저기 국가의 권력층에 끼어들었고, 드디어 성인聖人들이 지배하는 정치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회개하지 않은 죄인은 콩 맛을 잊지 못하고 안달하다가 결국에는 교의에 등을 돌리고 말았다." - P365

피타고라스학파는 수학적 논증의 객관성 및 확실성에 매료돼 있었으며, 수학적 논증이야말로 인간 지성이 도달할 수 있는 순수하고 더러움이 없는 최상의 인지 세계라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러한 논증체계야말로 코스모스였다. 그 안에서는 직각삼각형의 변조차도 단순한 수학적 관계에 순종해야 했다. 이것은 번잡한 일상생활과 크게 대비되는 생각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수학을 통해서 완벽한 현실, 즉 신의 영역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여겼고, 우리에게 익숙한 세상은 완벽한 세계의 단지 불완전한 투영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 P365

플라톤의 유명한 동굴의 우화를 보면, 죄수들은 지나가는 이의 그림자만 볼 수 있도록 동굴 안에 묶여 있기 때문에 그 그림자를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고개만 돌리면 바로 옆에 있는 복잡한 현실계를 알아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림자를 자신이 속한 세계의 전부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 현실의 복잡한 실상을 그들은 상상할 수가 없는 것이다. 피타고라스학파는 플라톤에게, 그리고 나중에는 기독교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 P365

그들(피타고라스학파)은 상충하는 관점들의 자유로운 대결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점은 모든 정통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와 같은 경직성 때문에 피타고라스학파는 자신들의 오류를 고쳐 나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 P366

토론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은 논지의 완벽함이지 그 논지가 지니는 권위의 무게가 아니다. - P366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이들의 권위가 배우고 싶어 하는 자들에게 장애의 요인으로 작용하여, 결국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판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든다. 권위의 무게가 중시되는 사회에서는 주어진 문제의 답을 스승이 내린 판단에서만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 P366

나(키케로)는 피타고라스학파에서 통용됐던 이와 같은 관행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그들은 논쟁에서 "우리의 스승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는 식으로 대답하는 습관이 있었다. 여기서 스승은 물론 피타고라스를 가리킨다. 이미 정해진 견해들이 아주 강해서 타당한 이유가 제시되지 않은 채 권위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식이었다. - P366

피타고라스학파는 모든 면이 동일한 정다각형으로 만들어진 삼차원적 구조물, 즉 정다면체에 특별히 매료돼 있었다. 여섯 개의 정사각형으로 만들어진 정육면체가 정다면체의 가장 간단한 예이다. 정다각형의 종류는 무한하지만, 정다면체는 오로지 다섯 가지만 가능하다. - P366

다각형을 일컫는 그리스어 폴리곤 polygon은 ‘여러 개의 각‘을 뜻한다. 각 변의 길이가 같은 평면 도형이 정다각형이다. 길이가 같은 변 세 개로 만들어진 평면 도형이 정삼각형이고 변이 넷이면 정사각형, 다섯 개면 정오각형이다. - P690

다면체란 각각의 면이 다각형으로 이루어진 삼차원적 입체 구조를 지칭한다. 다면체를 일컫는 그리스어 폴리헤드론 polyhedron은 여기서 ‘여러 개의 면‘을 뜻한다. 예를 들어 정육면체는 여섯 개의 정사각형 면으로 이루어진 다면체이다. 바른다면체 또는 정다면체는 흠이 없는 다면체를 뜻한다. - P690

피타고라스학파와 요하네스 케플러의 연구에서는 정다면체가 다섯 가지밖에 없다는 사실이 근간을 이루고 있었다. 이보다 후대에 와서 레온하르트 오일러Leonhard Euler와 르네 데카르트가 발견한, 정다면체의 면 수 F, 모서리의 수 E, 꼭짓점의 수 V 사이에 성립하는 (V-E+F=2, 식(2) 라 지칭함)의 관계를 이용하면 정다면체의 종류가 다섯 가지뿐이라는 사실을 아주 쉽게 증명할 수 있다. - P690

우선 정육면체를 예로 들어 이 식(V-E+F=2)의 성립 여부를 조사해 보자. 정육면체의 경우 이름 그대로 F=6이며, 꼭짓점의 수가 여덟 개이니 V=8이다. 그러므로 (6+8)-2=12 에서 모서리의 개수가 E=12개라고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정육면체에는 모서리가 열 두 개 있다. - P691

다면체에서 인접한 면 두 개는 모서리를 하나 공유한다. 정육면체를 다시 생각해 보자. 모서리 하나가 인접한 두 평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음이 확실하다. - P691

정n면체가 갖는 면들의 총수는 n X F이다. 그런데 면 두 개마다 모서리가 하나씩이니까,

n X F = 2 X E (식(3)이라 지칭)

의 관계가 성립한다. - P691

꼭짓점 하나에서 만나는 모서리의 수를 r라고 하자. 예를 들어 정육면체의 경우 모서리가 세 개 만나서 꼭짓점이 하나생기니까 r = 3이란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r X V = 2 X E (식(4)라고 지칭)의 관계가 성립함을 알 수 있다. - P691

식 (3)에서 얻은 F = 2 E/과 식 (4)의 V = 2 E/r의 결과를 식 (2)에 대입하면, 2 E / r - E + 2 E / n= 2 의 관계를 얻을 수 있다. 이 식의 양변을 2 X E로 나누면,

1/n + 1/ r = 1/2+1/E (식(5)라 지칭)의 관계가 성립한다. - P692

가장 간단한 다각형이 삼각형이므로, n은 적어도 3이거나 3보다 커야 한다. 꼭짓점을 하나 만드는 데 최소한 세 개의 면이 교차해야 하니까, r역시 적어도 3이거나 3보다 커야 한다. n과r가 ‘동시에‘ 3보다 크다면 식 (5)의 좌변은 3분의 2보다 작아야 한다. 그렇다면 E로 그 어떤 양의 정수를 택해도 이 식을 만족시킬 수 없다. n과r가 동시에 3보다 크다면 명백한 모순에 이르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또다시 귀류법의 성공 현장에 서게 된 셈이다. - P692

즉 n = 3이면서 r가 3보다 크든가, 아니면 r = 3이면서 n이 3보다 커야 한다는 결론이다. - P692

먼저 n = 3인 경우를 보자. 그러면 식 (5)는

1/3 + 1/ r = 1/2 + 1/E

로 되고, 여기서 우리는

1 / r = 1/E + 1/6 (식(6)이라 지칭)

의 관계를 얻는다.

즉 r는 3이나 4나 5가 될 수 있다. 만약 E가 6이거나 그 이상이면 이 식은 충족될 수 없다. - P692

 n=3이고 r=3이라면 꼭짓점마다 세 개의 삼각형이 만난다. 식 (6)으로부터 모서리가 여섯 개, 식 (3)에서 면이 네 개, 그리고 식 (4)에서 꼭짓점이 네 개인 다면체이다. 다시 말해서 n=3의 경우가 피라미드 모양의 정사면체라는 결론이 나온다. - P693

n=3이고 r=4의 경우, 꼭짓점마다 네 개의 삼각형이 만나서 만드는 팔면체가 얻어진다. n=3에 r=5이면, 꼭짓점 하나에 삼각형이 다섯개씩 만나서 이루는 이십면체가 만들어진다. - P693

만약 r = 3인 경우 식 (5)에서부터

1/n = 1/E+1/6

의 관계를 얻게 되고, 그렇다면 n은 3, 4, 5 중에서 그 어떤 값을 가져도 좋다. n=3이면 다시 정삼각형 네 개로 이루어진 정사면체, n=4이면 정사각형 여섯 개로 만들어지는 정육면체, n=5이면 정오각형 열두개로 만들어지는 정십이면체가 된다. - P693

n과r가 이 이외의 정숫값을 가질 수 없다. 즉 정다면체에는 다섯가지밖에 없다. 수학적 사고의 추상성과 아름다움에서 유래한 이 결론이 인간의 실제적 삶에 미친 영향은 참으로 지대하다. - P693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피타고라스학파)은 면이 정오각형으로 구성된 정십이면체에 관한 지식을 위험한 것으로 간주했다. 그들은 정십이면체를 코스모스의 신비와 연관시켰던 것이다. 나머지 네 종류의 정다면체들을 당시 사람들이 세상을 구성하는 ‘4대 원소‘로 여겼던 흙, 불,
공기, 물과 연관시켰으므로 정십이면체와 연관시킬 수 있는 대상이란 결국 하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생긴 다섯 번째의 원소라는 개념이 바로 ‘제5원소 quintessenes‘ 라는 단어의 기원이다.) 그리고 정십이면체에 관한 것은 일반인들이 알아서는 안 되는 비밀로 간주했다. - P367

피타고라스학파는 정수整數를 특별히 좋아했다. 그들은 다른 수들은 물론이고, 만물의 근원도 모두 정수라고 보았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과 관련해 아주 곤란한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 정사각형의 한 변에 대한 대각선의 길이의 비를 나타내는 2의 제곱근이 무리수로 판명됐던 것이다. 아무리 큰 정수를 쓰더라도 √2는 두 정수의 비로는 정확하게 표시할 수 없는 숫자다. 이것도 운명의 장난인지, √2가 무리수라는 사실은 다름 아닌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통해서 밝혀졌다. - P367

원래 ‘무리수無理數 irrational number‘ 는 두 정수의 비 ratio로 표현될 수 없는 숫자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피타고라스학파는 무리수를 모종의 위협적인 요소로 받아들였는데, 이것은 무리수의 존재가 그들 세계관의 불합리성과 오류를 암시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오늘날 ‘irrational‘이라는 단어가 ‘불합리‘라는 두 번째 뜻을 갖게 된 연유이다. - P367

피타고라스 학파는 이렇게 중요한 수학적 발견들을 외부와 공유하지 않았고, 그의 제곱근과 정십이면체에 관한 사실의 공표를 거부했다. 그들의 관점에서 이러한 발견은 외부 세계가 알아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 P367

피타고라스학파의 히파소스 Hippasos라는 학자는 정십이면체의 비밀을《열두 개의 정오각형을 갖는 구》라는 이름의 책으로 발표했다. 그런데 그 후에 그는 바다에서 난파를 당해 죽게 됐는데, 이것을 두고 그의 동료들은 비밀 누설에 합당한 벌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애석하게도 그의 책은 전해오지 않는다. - P367

오늘날에도 과학 대중화에 반대하는 과학자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들은 과학의 신성한 지식은 소수 집단의 전유물이며, 대중이 함부로 손대어 훼손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고집한다. - 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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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들이 많이 나온다. 나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점검해보면서 개선해야 할 점들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것은 결국 관계와 관계의 결합입니다. 잘 산다는 것은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고, 잘 살지 못한다는 것은 이옷과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어려울 게 없습니다. - P132

좋은 관계, 나쁜 관계는 어디서 오는 것인가요?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오는 것입니다. 내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좋은 친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곧 내가 그의 좋은 친구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P132

이웃을 기쁘게하면 내 자신도 기쁩니다. 이웃을 슬프게 하면 내 자신도 고통스러워집니다. 마음은 메아리이기 때문입니다. 이웃에 따뜻한 마음을 기울이면, 그 이웃을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내 자신의 내적인 평안도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관념적인 종교의 세계가 아닌 인간의 본성에 관한 것입니다. - P132

어떤 사람이 좀 얄밉다, 밉상이다, 그런 마음이 들면 오히려 그 사람을 위해서 기도를 하세요. 그 사람은 내 마음을,
내 한 생각을 돌이키게 하는 선지식이니까요. - P133

선지식이라고 하면 무슨 머리로 쌓는 지식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던데, 여기서 말하는 선지식은 바른 도리를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즉 스승입니다. - P133

선지식이라는 존재가 무슨 야단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나에게 깨우침을 주면 그가 바로 선지식입니다. 내 남편이, 내 아내가, 내 자식이 나에게 선지식이 될 수 있습니다. - P134

내 마음이 상대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마음을 써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마음을 써야 할 일은 내가 만난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입니다. 친절은 인간의 아주 고귀한 덕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P134

세계화라는 것은 세계 여러 나라의 입장과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해하는 것입니다. 세계화를 하고 세계 시민이 되는 것도 좋지요. 그런데 이보다는 인간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세계 시민의 대열에 당당하게 서려면 사람의 도리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 할 수 있는 도리로 친절을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 P135

우리가 주변 사람들에게 보다 큰 친절을 베푼다면 우주가 그만큼 선한 기운으로 확장됩니다. 좋은 기운으로 충만하게됩니다. 우주라고 해서 관념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로켓을 타야만 갈 수 있는 저기 먼 세계가 아닙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환경이 바로 우주입니다. 바깥에서 찾지 마십시오. 진리는 바로 내 안에, 내 곁에 있습니다. - P135

이 세상에는 불행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물질적인 가난 때문이라든가, 신체적인 장애 때문이 아닙니다. 마음에 따뜻한 사랑이 없기 때문에 불행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음에 따뜻한 사랑이 있으면 어떤 역경 속에도 결코 불행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산다 하더라도 마음에 따뜻한 사랑이 없으면 불행해집니다. - P135

이웃을 따뜻하게 대하는 그런 사랑 없이는 그 어떤 위대한일도 이 지구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인간답게 살다가 간사람들, 현재 또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 그들 마음에는 다그런 따뜻한 사랑이 있습니다. 또 따뜻한 친절이 있습니다. - P136

마음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습니까? 본래부터 우리는 다 갖추고 있습니다. 단지 그 마음이 열려 있지 않을 뿐이에요. 그 마음이 겹겹으로 닫혀 있을 뿐입니다. 그 마음에는 본래부터 따뜻한 사랑이 가득 고여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한 생각 뒤틀려서 엉뚱한 데 정신을 파느라, 딴 데 신경을 쓰느라 자기 마음을 그렇게 열지 못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그 마음을 활짝 열기만 하면 됩니다. - P136

혼자서는 어렵습니다. 이웃을 통해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열 수 있습니다. 내 가족을, 내 이웃을 선지식으로 대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내 마음이 저절로 열립니다. 내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간절해지는 존재가 됩니다. - P136

언짢은 사이란 없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나를 겸허하게 합니다. 생각을 돌이키게 합니다. 그러면 편해지고, 본래의 내가 될 수 있습니다. - P137

사랑과 친절이 우리 마음속에서 싹트는 순간 우리는 다시 태어납니다. 이것이 진정한 탄생이고 부활입니다. - P137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늘 변하고 있습니다. 계절이 변하고, 우리의 마음이 변하고, 세월이 변하고, 권력이 변하고, 경제 구조가 변하고, 공기의 상태가 변합니다. 모든 것은 변화 속에 있습니다. 이게 우주의 실상이고 원리입니다. - P140

변한다는 것은 가능성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 P140

자기 존재에 대한 자각이 선행되지 않고는 본질적으로 변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자기 존재를 자각하려면 고독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각 개인의 특성과 개성을 발휘하는 데에는 고독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해요. - P141

진정한 고독은 영혼 가운데 있는 심연深淵 같은 것입니다.
고독을 체험하려면, 즉 자기 존재에 대한 의미를 캐내려면범속한 일상에 저항해야 합니다. 또 범속에 저항할 수 있으려면 생명의 본질을 알아야 합니다. 생명은 바르지 않은 것에 맞설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생명을 느끼기 위해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침묵의 바다에 들어가 봐야 자기 생명의 무게, 자기 생명의 빛깔을 알 수 있습니다. - P141

여러분들이 성당에서 기도를 하고 묵상을 하고 피정에 참여하는 것도 자기 존재의 의미를 확인하려는 것입니다. 나는이것을 고독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마주하는외로움을 통해 사람답게 변할 수 있습니다. 홀로 있는 시간은 자기 정화의 시간, 자기 응시의 시간입니다. - P142

사람의 기본을 이루는 구조는 세상에 있습니다. 세상에 있다는 것은 함께 있다는 뜻입니다. 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같이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홀로 있는 시간과같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이 배치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으로서는 혼자만의 시간으로 성찰을 해야 하고, 집단 속의 일원으로서는 공동체의 발전에 협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 P142

산에서 사는 저 같은 중과 도시에서 사는 여러분 사이에는아무 연결점이 없는 것 같지만, 같은 시대의 공기를 마시면서 같은 문제를 두고 괴로워하고 슬퍼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절대 무연無緣한 관계가 아닙니다. 우리는 존재와 존재로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 P142

나뭇가지는 동서남북 사방으로 뻗어 있지만 뿌리는 하나입니다. 본질적으로 우리는 맺어져 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그런 운명을 받은 겁니다. 가지들이 뿌리를 공유하여 물과 양분을 빨아들이듯 우리는 같은 나무에서 뻗은 가지들입니다.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살아가지 않을 수없는 그런 존재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누어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기쁨과 슬픔을 나누어 가질 수밖에 없으므로 이웃이 됩니다. - P143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돌 하나하나에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하나의 자재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모여 이 중앙성당과 같은 건물을 짓는다면 어떨까요? 그때의 돌 하나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작은 돌 하나만 빠져도 건물은 온전해지지 않습니다. - P143

노력과 물자가 저마다 각기 있을 때는 그저 하나의 소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소재가 인간적인 표정을 갖추고 통일된 원리 안에서 건축에 참여하면 새로운 존재로서 거듭나게 됩니다. - P143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은 대단한 존재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동체를 이룰 때 한 개인의 존재는 승화되어 무한하게 확산됩니다. 특히 어려운 일을 함께 나눌 때 진정한 동료가 됩니다. 쉽고 간단한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죠. 그래서 감당하기 힘든 일을 함께했을 때 진정한 동료의식이 싹틉니다. - P143

집단을 하나로 모으는 사회인지, 아니면 흐트러뜨리는 사회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회, 정치, 경제 모든 분야에서 함께 힘을 모으고 헤쳐 나가야 하는 운명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 P144

좋은 일은 사람을 한데 모으고, 좋지 않은 일은 산산이 흐트러뜨립니다. - P144

나에게 책임이 있다는 뜻입니다. 내가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거예요. - P144

카뮈의《전락》이라는 소설 - P145

우리는 인간성을 상실하고 괴물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 이웃을 보살피고 책임을 져야 합니다. - P145

말은 쉽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위해서 태종대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용기, 용두산 전망대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용기를 갖추기란 어렵습니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바로 그런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 P146

누구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 P146

대한민국은 대형 버스입니다. 이 버스는 생명의 속성인 자유와 평화를 싣고 가고 있습니다. 이 버스를 지금 누가 운전하고 있습니까? 소수 지배 계층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의 문제이고 우리의 문제입니다. 운명을 같이하고 있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모른 척해서는 안 됩니다. 이 시대의 공격에 대해서, 이 시대의 흐름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모른 척할 수 없는 거예요. 이 시대에 대해서, 시대의 흐몸에 대해서 책임이 있는 겁니다. 역사를 창조하는 인간이기 때문에 책임이 있는 거예요. - P147

삶의 가치와 살아갈 이유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극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고통을 감내하고 견뎌 낼 수가 있어요. - P147

빅토르 프랑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보면 "인간의 기본적인 자세는 의미를 지향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 P148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희망을 찾습니다. 비극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통해서 자기 안에 잠들어 있는 생명의 씨앗을 틔우고 꽃피우고 열매 맺으려 합니다. - P149

사람은 과거나 미래에 살지 않고 지금 이 시간, 이 자리에서 삽니다. 노을 지는 벤치에 앉아서 과거를 반추할 필요는 없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불안의 탑을 쌓을 필요도 없습니다. - P149

철학자의 말을 인용해 본다면 시간은 관념적 개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흐르고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흐르고 변하는 것은 사물이거나 사람이거나 우리의 마음일 뿐입니다. 시간 그 자체는 그대로 늘 있는 거예요. - P149

사람이 만든 시계는 시간의 흐름을 증명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계는, 즉 시간의 흐름은 단지 인간들이 만들어 낸 약속일 뿐입니다. 지나가 버린 과거도 오지 않은 미래도 우리 것이 아니에요. 그러니 반추할 필요도, 불안해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추상적인 공간과 붙잡히지 않는 개념에 휘둘리지 마십시오. 사람이 사람답게 변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때입니다. 그리고 지금 바로 이 자리예요. - P149

롱펠로의 「인생 찬가」는 말 그대로 인생을 찬양하는 시라고 할 수 있는데, 삶을 관조하는 말들로 가득합니다. 그중 한 부분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아무리 즐거워도 미래를 믿지 말고 죽은 과거로 하여금 그 시체를 내지 않게 하라 죽은 과거는 그대로 묻어 두어라 행동하라, 살아 있는 현재에 행동하라 - P150

우리는 생명의 한 장면을 아무렇게나 살아 버리면 안 됩니다. 즐겁고 유익하게 연소해야 합니다. 순간순간이 생명의무게로, 생명의 빛으로 가득해야 합니다. - P150

사람이 창조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동안에는 병에 걸리거나 늙거나 죽을수가 없습니다. 산다는 것은 순간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 탄생의 과정이 멎을 때, 어둡고 불쾌하고 싸늘한 죽음이 우리 삶의 문을 두드립니다. - P150

산다는 것은 순간마다 새롭게 변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기 위해 그리고 보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지, 늙고 병들고 죽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달라져야 합니다. 정말 자기답게 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 P150

우리는 끌려가는 노예가 아니라 역사를 창조하는 당당한 존재이기 때문에 순간순간 아무렇게나 살아서는 안 됩니다. 나답게, 우리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그리고 지금 이 시대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 P150

표준어가 정제된 수돗물이라면 사투리는 따뜻한 피와 같은 것입니다. - P153

언어라는 것은 그렇습니다. 자기의 뿌리와도 같은 것입니다. 이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 P154

언어에 우열이 있을 수는 없겠습니다만, 구성진 것으로 치면 아마도 남도 방언이 으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호남 방언은 수식어가 아주 발달했지요. 수식어가 발달했다는 것은 그만큼 감정이 섬세하다는 뜻입니다. - P154

작금의 사태들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고 우리 사회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총체적인 비리입니다. 우리 개개인도 우리 시대를 이루는 한 얼굴이기 때문입니다. - P155

사회라는 것은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그런데 추상성이 개인 생활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사회는 사람들로 이루어진하나의 집합체예요. 존재하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이지 사회가 아닙니다. 개개인이 사회를 구성하는 기초입니다. 사람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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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서 각종 SNS 들이 사람들의 집중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이것의 원인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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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요즘 사람들이 자주 쓰는 용어인 ‘알고리즘‘이라는 것이 작동하는 방식에 관한 내용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여기서의 핵심은 우리가 긍정적이고 잔잔한 것보다 부정적이고 충격적인 것을 훨씬 오래 바라본다(p.203)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이 우리가 볼 것들을 안내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알고리즘은 우리를 해당 플랫폼에서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보내도록 하기 위해 설계되는데, 이러한 설계와 위에서 언급한 연구 결과가 합쳐져서 결과적으로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컨텐츠들이 자극적인 것들로 채워진다는 말이다.

본문의 내용을 읽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뉴스에 나오는 내용들이 대체로 긍정적인 소식들보다는 부정적이고 충격적인 소식들로 상당부분 채워져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인지할 수 있었다. 또한 각종 드라마나 영화같은 것들도 무슨 막장 드라마나 기막힌(충격적인) 반전이 있는 영화들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본문 내용과 그에 걸맞는 사례들을 함께 생각해보면서 저자의 얘기에 더욱더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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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10분 규칙‘과 ‘타임박스‘라는 것이 나오는데, 실제 생활에서 적용해보면 좋을만한 꿀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페이스북과 다른 소셜미디어 기업의 사업 모델을 이해해야 한다 - P194

페이스북은 우리가 화면으로 페이스북을 들여다보는 시간만큼 돈을 벌며, 우리가 화면을 내려놓을 때마다 돈을 잃는다. - P194

페이스북을 오래 들여다볼수록 확실히 광고도 더 많이 보게 된다. 광고주들은 우리의 시선을 얻는 대가로 페이스북에 돈을 지불한다. - P194

"페이스북과 구글 서버 내부에 우리를 본뜬 작은 저주인형이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 P195

테크 기업이 무언가를 공짜로 제공한다면 그건 언제나 저주 인형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 P197

이 시스템을 칭하는 전문용어 (뛰어난 하버드 대학 교수 쇼샤나 주보프Shoshana Zuboff가 만들었다)는 ‘감시 자본주의‘다. - P197

"체스를 둘 때 내가 당신보다 앞서서 당신의 수를 전부 예측한다고 상상해봐요. 당신을 이기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거예요. 이게 바로 전 인류의 규모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에요." - P198

이들은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우리의 주의력을 흩뜨려야 한다. - P198

이건 우리가 구축해서 계속 허용하고 있는 유인 구조의 당연한 결과일 뿐이다. - P199

"그들의 사업 모델은 스크린타임이지, 우리의 일생이 아니에요." - P199

문제는 스마트폰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스마트폰의 앱과 노트북에서 여는 웹사이트가 설계되는 방식이다. - P200

진짜 논쟁은 이것이어야 한다. 어떤 기술이, 어떤 목적에서, 누구의 이익을 위해 설계되는가? - P201

알고리즘은 때에 따라 다르지만 일관된 핵심 원칙이 하나 있다.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화면을 계속 들여다보게 만들 정보를 보여준다. 그게 다다. 우리가 화면을 더 많이 들여다볼수록 그들이 버는 돈도 늘어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러므로 알고리즘은 언제나 우리가 핸드폰을 내려놓지 않도록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을 정보를 파악해서 그 내용을 점점 화면에 들이붓는다. 알고리즘은 집중을 방해하도록 설계된다. - P202

알고리즘이 신경쓰는 것은 단 하나, 즉 우리가 계속 스크롤을 내릴 것인지다. - P203

안타깝게도 인간의 행동에는 기이한 특성이 하나 있다. 대체로 우리는 긍정적이고 잔잔한 것보다 부정적이고 충격적인 것을 훨씬 오래 바라본다. - P203

이 타고난 인간 특성이 온라인에서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점점 늘고 있다. 유튜브에서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고 싶다면 영상 제목에 어떤 단어를 넣어야 할까? (유튜브 트렌드를 감시하는 가장 훌륭한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 단어들은 ‘증오, 말살, 혹평, 파괴‘다. - P204

그러므로 우리를 화면 앞에 붙잡아두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알고리즘은 (의도는 없었지만 불가피하게) 우리를 화나고 격노하게 만드는 일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분노를 많이 일으킬수록 참여도도 높아진다. - P204

많은 사람이 많은 시간을 분노하는 데 쓰면 문화가 바뀌기 시작한다. 트리스탄이 말했듯이, 이러한 현상은 ‘증오를 습관화‘한다. 증오가 우리 사회의 뼈대에 스며드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 P204

우리가 분노에 보상하고 자비에 벌을 주는 알고리즘의 장단에 맞춰 춤을 추면서, 오늘날 (비난은 더 하고 이해는 덜하는) 이러한 태도는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모두의 반응이 되었다. - P205

이 시스템이 집중력을 훼손하는 여섯 가지 방식 - P206

첫째, 이 웹사이트와 앱들은 우리의 정신을 길들여 잦은 보상을 갈망하게 만들도록 설계된다. 우리가 ‘하트‘와 ‘좋아요‘ 를 갈구하게 만든다. - P206

한번 이러한 강화에 길들여지면 "현실과 물리적 세계에 머물기가 무척 힘들"다..."이만큼 잦은 보상을 즉각적으로 주지 않으니까요." 이러한 갈망 때문에 우리는 이 시스템에 연결되지 않았을 때보다 핸드폰을 더 많이 집어 들게 된다. 달디단 리트윗의 황홀감을 얻으려고 일과 관계에서 벗어나게 된다. - P206

둘째, 이 웹사이트들은 평소보다 전환을 더 자주 하게 만든다. 핸드폰을 집어 들거나 노트북에서 페이스북을 클릭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전환이 집중력에 일으키는 피해가 고스란히 발생한다. 앞에서 다룬 증거들은 이러한 전환이 술이나 약에 취하는 것만큼이나 우리의 사고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P206

셋째, 이 웹사이트들은 (트리스탄이 말했듯) 우리를 "내침"하는 방법을 학습한다. 이들은 우리가 무엇에 반응하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우리가 무엇을 즐겨 보고, 무엇에 흥분하고, 무엇에 화를 내고, 무엇에 격노하는지를 배운다. 우리의 개인적 트리거를 구체적으로 무엇이 우리를 어지럽힐지를 배운다. 즉 우리의 집중력을 뚫고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다. - P207

우리가 핸드폰을 내려놓으려 할 때마다 이 사이트들은 우리의 과거 행동을 통해 학습한 내용들을 조금씩 내놓으며 우리가 계속 스크롤을 내리게 만든다. 종이책이나 텔레비전 같은 오래된 기술은 이런 식으로 우리를 겨냥하지 못한다. 소셜미디어는 정확히 어느 지점을 뚫고 들어가야하는지 안다. 우리가 가장 산만해지는 지점을 학습해 그곳을 겨냥한다. - P207

넷째,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 때문에 이 웹사이트들은 우리를 자주 화나게 만든다. 과학자들은 수년 전부터 실험을 통해 분노 자체가 우리의 집중력을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입증해오고 있다.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분노하면 주변에서 벌어지는 논쟁에 평소만큼 집중하지 못하며 "정보 처리의 깊이가 얕아"짐을 발견했다. 즉, 더 얄팍하고 부주의한 방식으로 사고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런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 분노로 온몸이 떨리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 웹사이트들의 사업 모델은 매일같이 우리의 분노를 부채질한다. 이들의 알고리즘이 퍼뜨리는 단어가 ‘공격, 나쁜, 비난‘임을 떠올려보라. - P207

다섯째, 이 웹사이트들은 우리를 화나게 만드는 것에 더해, 우리가 타인의 분노에 에워싸여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 이 현상은 우리에게 다양한 심리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 P207

이 웹사이트들은 우리가 분노와 적대감으로 가득한 환경에 있다고 느끼게 만들고, 이로써 우리는 더욱 각성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집중력은 위험을 찾는 상태로 바뀌고, 책을 읽거나 자녀와 함께 노는 활동처럼 더 느린 형태의 집중이 갈수록 힘들어진다. - P208

여섯째, 이 웹사이트들은 사회 전체에 불을 지른다. 여러 단계로 구성된 이 현상은 우리의 집중력에 가해지는 가장 복잡한 형태의 피해이자, 내가 보기에 가장 해로운 피해다. - P208

인류가 이 위험(프레온가스로 인한 오존층 파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방법은 과학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 정보를 거짓 정보와 구분하고, 힘을 합쳐 조치를 촉구하고, 정치인들을 압박해 행동에 나서게 하는 모든 단계에서 사회 전체가 주의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 P209

한 사회로서 힘을 합쳐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우리의 능력을 이 웹사이트들이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 이 사이트들은 개인의 집중력뿐만 아니라 집단으로서의 집중력까지 파괴한다. - P209

오늘날 소셜미디어에서는 거짓주장이 진실보다 훨씬 빨리 퍼져나가는데, 알고리즘이 분노를 유말하는 내용을 더 빠르고 멀리 퍼뜨리기 때문이다. - P209

우리가 거짓말 속에서 길을 잃고 끊임없이 동료 시민에게 화를 내면 여기서부터 연쇄반응이 일어난다. 우리는 실제로 벌어지는 일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우리가 집단으로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문제는 더 커지고 악화된다. 그 결과 사회는 위험하게 느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더 위험해진다.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실제 위힘이 커질수록, 우리는 더더욱 각성 상태가 된다. - P210

알고리즘은 그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영상을 더 오래 보게 만들 내용을 선택할 뿐이다. - P211

"어디에서 시작하는 말도 안 되는 것에서 끝이 납니다." - P211

"우리의 시스템이 매일 크랭크를 돌리듯 조직적으로 급진화를 쏟아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썩은 사과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썩은 사과 공장입니다. 우리가 썩은 사과 농장이에요." - P212

어떤 국가든 이러한 거짓 정보에 오래 노출되면 분노와 비현실 속에서 길을 잃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일이 불가능해진다. 이는 곧 거리와 하늘이 실제로 더 위험해진다는 뜻이며, 이로써 우리는 과도한 각성상태가 되고, 이 상태는 우리의 집중력을 더욱더 망가뜨린다. - P217

현재 우리가 "인류의 집단적 퇴화와 기계의 진화"를 목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합리성과 지성, 집중력을 갈수록 잃어가고 있다. - P218

낙천주의가 폭발하는 가운데 인류가 무언가를 만들었다가 자신이 만든 발명품을 더 이상 제어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문학에 가득하다...(중략)...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 역시 그에게서 탈출해 살인을 저지른다. - P219

"자기 발명품이 자신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할 때, 우화에서는 그때가 바로 그 발명품의 작동을 멈추는 순간 아니야?" - P219

다이어트 책은 비만 위기를 해결하지 못했고, 디지털 다이어트 책은 집중력 위기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에서 작동하는 더 거대한 세력을 이해해야 한다. - P222

어린 시절은 아이와 부모 사이의 작은 연결의 순간들로 이루어진다. 그 순간들을 놓치면 다시는 되찾을 수 없다. - P223

"제게는 평생 나를 통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었고, 결국엔 제가 그걸 통제했어요." - P225

"내적 트리거는 불편한 감정 상태입니다." - P227

"핵심은 회피예요. ‘이 불편한 상태에서 어떻게 벗어나지?‘가 핵심이죠." - P227

우리 모두가 자신의 내적 트리거를 탐구하고 고찰해 그것을 없앨 방법을 찾아야 한다 - P227

마음을 들쑤시는 감정이나 지루함, 스트레스가 느껴질 때마다 내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했고, 포스트잇 한 뭉치를 집어 알고 싶은 내용을 그 위에 적었다. - P227

"우리는 습관에 매여 있지 않습니다. 습관은 끊을 수 있어요. 언제나요. 우리는 습관을 바꿀 수 있어요. 그 방법은 내적 트리거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과 그 행동 사이에 일종의 틈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 P227

우리 모두가 ‘10분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믿는데, 그 규칙이란 핸드폰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때 10분만 기다리는 것이다. - P227

우리가 ‘타임박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매일 할 일의 자세한 계획을 짜서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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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거의 3주만에 다시 읽는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적정량의 수면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이어진다. 예전 포스팅에서 ‘수면 부채‘라는 것이 적정량의 수면보다 적게 잤을 때 피로가 누적되어 만성화되는 것을 지칭한다고 했었는데, 이것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좀 더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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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수면 부족이 야기할 수 있는 비만, 당뇨병, 치매, 불면증, 수면 무호흡 증후군, 기면증 등에 대한 내용들이 자세히 나온다. 또한 생물 시계를 가지고 있는 인간의 특성상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불규칙한 생활보다 건강에 좋다는 얘기도 만나볼 수 있다.

만성적으로 수면 시간이 짧은 사람은 ‘수면 부채‘가 축적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수면 부채가 축적된 상태를 가리켜 의학적으로는 ‘행동 유발성 수면 부족 증후군‘이라고 한다. 단지 ‘수면 부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면 장애의 일종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 P60

나아가 수면 부채를 안고 있는 사람의 심신에는 여러 가지 악영향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병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에는 암이나 치매와도 관계가 있다고 한다. - P60

수면 시간이 긴 사람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로는, 오래 자는 것 자체가 악영향을 준다기보다 어떤 질병에 걸려 있기 때문에 오래 잘 수밖에 없을 가능성이 생각된다. 그런 병의 하나로 주목되는 것이 ‘수면 무호흡 증후군‘이다. - P60

하루에 대략 5시간 이하의 수면을 취하는데도 별 문제가 없는 사람을 ‘쇼트 슬리퍼(short sleeper)‘라고 하는데, 진정한 쇼트 슬리퍼는 수백 명에 1명 이하밖에 없을 정도로 매우 드물다. 반대로 매일 오랜 시간 자는 사람을 ‘롱 슬리퍼‘라고 한다. 이론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하루 10시간 정도 자는 롱 슬리퍼였다고 한다. - P61

쇼트 슬리퍼가 되는지 아닌지는 유전자로 정해진다고 생각된다. 훈련으로 쇼트 슬리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무리하게 짧은 시간의 수면을 계속하면 건강에 악영향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하루 4시간밖에 자지 않았다는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도 실은 한낮에 자주 졸았다고 전해진다. 쇼트 슬리퍼라고 자칭하는 사람 가운데는 한낮에 졸면서 수면 시간을 보충하는 사람도 많다. - P61

수면 시간이 짧은 사람일수록 살이 찌는 경향이 있다. - P62

성인의 경우는 1시간 수면시간이 적어지면 비만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BMI(body mass index)가 0.35 올라갔다. BMI 0.35는 키 170cm인 사람의 경우 대략 1kg에 해당한다. - P63

장시간 자고 BMI가 높은 사람은 ‘수면무호흡 증후군‘ 등의 질환을 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질환이 있으면 호흡이 멈추기 때문에 밤중에 몇 번이나 깨어나고, 오래 자도 졸음이 해소되지 않는다. - P62

BMI는 ‘몸무게‘를 ‘키(m로 나타낸 수치)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를 말하며, 한국과 일본에서는 25이상이 비만이라고 한다(미국은 30 이상). - P62

내장 주변에 축적된 지방(내장 지방), 피부 아래에 축적된 지방(피하 지방) ...(중략)...건강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내장 지방이다. - P63

수면 부족이 되면 식욕을 증가시키는 호르몬 [그렐린(ghrelin) 등]의 분비량이 늘어나는 한편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렙틴(leptin)등]의 분비량이 줄어든다. 그 결과 먹는 양이 늘어난다고 생각된다. - P64

수면 부족인 생쥐는 단것과 기름진 것을 탐낸다는 실험 결과도 보고되었다. - P64

수면이 충분하지 못하면 낮에도 졸음이 오거나 피로감이 강해진다. 그래서 운동을 하지 않게 되어 비만이 진행된다. - P64

수면 부족이었던 사람이 충분한 수면(특히 델타파가 보이는 논렘수면의 3단계)을 취하면 혈당값이 내려가거나 여러 가지 호르몬 분비량이 정상화된다는 보고가 있다. 수면 부채를 없애는 것만으로도 이들 성인병을 개선시킬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 P64

주로 위에서 만들어지는 그렐린은 식욕을 높이는 호르몬이다. 수면 부채가 축적되면 그렐린이 늘어나 식욕이 잘 증가한다. - P64

한편 식욕을 내리는 호르몬인 렙틴은 온몸에 존재하는 지방 세포에서 만들어진다. 수면 부채가 축적되면 렙틴이 줄어 식욕을 억제하기 어려워진다. - P64

수면은 건강한 생활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수면 시간이 짧으면 비만, 고혈압 등이 될 위험성이 높아지거나 뇌의 노화가 빨라진다. - P66

수면의 교란은 그 밖의 생활 습관이나 호르몬 분비 등의 교란으로도 이어지며, 그 영향은 온몸에 미친다. - P66

수면 중에는 뇌 속에서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노폐물이 제거된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단백질의 일종이며, 이것이 뇌 속에 축적되면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이 나타나는 계기가 된다. - P66

아밀로이드 베타를 씻어 내는 것은 뇌 속에서 분비되는 ‘뇌척수액‘이라는 무색투명한 액체이다. - P66

뇌척수액은 뇌 속의 빈 공간인 ‘뇌실‘에 있는 ‘맥락총(脈絡叢)‘이라는 기관에서 만들어지며, ‘글리아 세포‘라는 세포가 만드는 동맥 주변의 빈 공간(동맥주위강)을 통해 뇌 세부로 들어간다. 거기서 신경 세포 주변에 흘러들어 아밀로이드 베타를 씻어 내고 정맥 주변의 빈 공간(정맥 주위강)에서 흘러나간다. - P66

낮 동안 뇌 속은 신경 세포와 글리아 세포로 파묻혀 있지만, 수면 중에는 글리아 세포의 일부가 찌부러짐으로써 뇌척수액의 흐름이 좋아져 노폐물의 제거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 - P66

"질 좋은 수면을 취하려면 생활 전체의 주기를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 - P66

수면은 생물 시계에 의해 제어되며, 매일의 생활 리듬을 확실하게 지킴으로써 정해진 시간에 졸음이 찾아오게 된다. - P66

수면 2~3시간 전에 운동이나 목욕을 하면 쉽게 잠이 온다고 한다. - P66

뇌척수액은 동맥 주위에 있는 ‘동맥 주위강‘이라는 빈 공간을 타고 뇌 속으로 들어가 아밀로이드 베타 등의 노폐물을 씻어 내면서 정맥 주위에 있는 ‘정맥 주위강‘을 통해 뇌 밖으로 운반된다. - P66

뇌척수액은 뇌 속의 빈 공간인 ‘뇌실‘에 있는 ‘맥락총‘이라는 기관에서 만들어지며, 뇌 속에 들어가 아밀로이드 베타를 씻어 낸다. 그 후 ‘지주막(거미막) 과립‘이라는 장소에서 정맥에 들어가 흘러나온다. - P67

객관적인 측정으로는 충분히 자는데도 주관적으로는 ‘거의 잠을 못 잔다‘고 느끼는 상태를 ‘수면 오인‘이라고 하며, - P68

고령자는 나이를 먹음에 따라 밤에 오래 잠을 자기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을 때와 같은 시간만큼 자야 한다.‘고 생각하면 수면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느끼게 되어 불면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 P68

‘3P 모델‘이라는 가설에서는 불면증에 이르는 요인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설명한다. - P68

첫째는 그 사람의 나이와 성별, 성격 등에서 불면증이 나타나기 쉬운 것을 좌우하는 ‘소인(Predisposing factor)‘이다. 예컨대 걱정이 많은 사람은 불면증이 생기기 쉽다고 한다. 또 여성은 남성보다 불면증이 생기기 쉬운 경향이 있다. 나이를 먹으면 필요한 수면 시간이 짧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젊을 때와 같은 정도로 잠을 자야 한다고 생각함으로써 불면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 P69

둘째는 소인을 가진 사람에게 불면증을 나타나게 하는 ‘촉진 인자(Precipitating factor)‘의 발생이다. 예컨대 재해가 일어나거나 자신 또는 가족이 병에 걸리는 등의 스트레스가 증상을 나타내는 방아쇠가 된다. 이 단계의 불면증은 일과성이며, 며칠내지 몇 주일 사이에 자연스럽게 치료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 P69

셋째는 불면증을 악화시키는 ‘지속 인자(Perpetuating factor)‘이다. 예컨대 낮잠을 오래 자거나 카페인 다량 섭취 등 ‘좋지 않은 습관‘을 계속하면 불면증이 오래 가고 만성화된다. 또 잠들지 않은 채 오랜 시간 이불 속에 누워 있으면 ‘왜 잠이 안올까?‘ 하고 걱정하는 바람에 더 잠을 못 자는 경우가 있다. - P69

자고 있을 때 크게 코를 골고 때때로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기도 한다면 ‘수면 무호흡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 ...(중략)... 방치하고 지내면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질병을 초래하며, 정도가 심하면 심장 질환이나 뇌경색 등 뇌혈관 장애로도 이어진다. - P70

수면 무호흡 증후군에서는 수면이 여러 번 중단되고 깊은 논렘수면(3단계)이 적어진다. 자고 있는 동안에도 몸이 쉬지 않아 충분한 휴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피로가 가시지 않으므로 오래 자는 경향이 있지만, 오래 잔다고 해서 원기를 되찾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한낮에도 졸음이 심하게 오고 피로감이 가시지 않는다. - P70

왜 호흡이 멈추는 것일까? 그 이유는 공기 통로인 ‘기도‘가 막히기 때문이다. 기도가 막히는 원인은 여러 가지인데, 머리 내부의 구조와 혀의 크기, 목 주위에 붙어 있는 많은 지방 등이다. 비만인 사람에게 수면 무호흡 증후군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P71

수면 장애의 해결 방법은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비만인 사람은 살을 빼기만 해도 개선되는 경우가 있다. 또 잘때 코나 입으로 공기를 계속 보내는 치료법이 있다. 이 같은 치료를 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이 편안해져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개선된다. - P71

수면무호흡 증후군의 대표적인 치료 방법인 ‘CPAP(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지속 양압 호흡) 요법‘ ...(중략)... 수면 중에 코나 입으로 공기를 들여보냄으로써 혀나 입 안쪽에 있는 연구개(입천장 뒤쪽의 연한 부분)가 기도를 막는 것을 방지한다. - P70

오랜 회의 도중에 졸음이 찾아오는 경우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대화 중이나 운전 중처럼 긴장된 경우에도 참기 어려울 정도의 강한 졸음이 오고, 그런 현상이 한낮에 여러 차례 되풀이된다면 ‘기면증(narcolepsy)‘이라는 질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 P72

각성과 수면을 변환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중략)... ‘오렉신‘이다. 기면증 환자의 대부분은 오렉신이 뇌 속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 P72

오렉신이 없으면 각성 유지가 불안정해져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갑자기 졸음이 밀려온다. 한편 그와는 반대로, 각성과 수면이 빈번하게 뒤바뀌어 잠을 자는 동안에 눈이 뜨이는 경우도 있다. - P72

기쁨이나 웃음으로 감정이 크게 변할 때 근육에 힘이 빠져 버리는 ‘정동 탈력 발작(情動脫力發作)‘이 잘 일어나는 것도 기면증의 특징이다. 기면증은 단순한 졸음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실수나 사고로도 이어지는 심각한 질병이다. - P72

정상적인 수면 : 렘수면은 잠든 직후가 아니라 논렘수면 뒤에 생긴다. - P73

기면증 환자의 수면 : 렘수면이 잠든 직후에 생기는 등 불규칙해진다. 중도 각성도 빈번하게 생긴다. - P73

인간을 포함한 많은 생물은 약 24시간 사이클의 ‘생물 시계‘를 가지고 있어 수면의 리듬이나 혈압, 체온, 호르몬 분비 등을 제어한다. - P74

불규칙한 생활로 생물 시계 교란이 오래 지속되면 병원체 등을 물리치는 시스템인 면역 기능의 노화가 진행되고 신체 장기에 만성 염증이 일어나는 등의 영향이 생기는 것 - P74

생물 시계는 ‘시계 유전자‘라는 10여 종류의 유전자가 거의 24시간 주기로 작동함으로써 유지된다고 생각되는데, 명암 사이클의 변화에 어느 정도는 대응 가능하지만 극도로 불규칙한 생활이 계속되면 적응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 P75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획득 면역(한번 걸린 감염증에 대한 저항력을 얻는 것. 적응 면역이라고도 한다)의 능력이 떨어지는 이외에 면역 질환이 생기기 쉬워지거나 온몸의 장기에서 만성 염증이 계속되는데, 이것을 ‘면역 노화‘라고 한다. 이러한 만성 염증은 여러 가지 병의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 P75

잠들면 먼저 논렘수면의 1단계가 시작되고 이어서 2단계에 들어간다. 이 2단계가 선잠에서 중요한 잠이다. 2단계에서 졸음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 때문이다. - P78

지하철 안에서 말뚝잠(꼿꼿이 앉은 채로 자는 잠)을 자는 경우에는 2단계에 들어가면 자세를 유지하는 근육이 느슨해지기 때문에 목이 휘청하게 되어 눈이 떠진다. 선잠을 잘 때는 가능한 몸을 눕히고, 책상에서 엎드려 진다면 베개를 사용해 목을 확실히 지탱하는 것이 좋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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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가는데, 여기서 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호기심을 점점 증폭시켜나갔던 과정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천문학자의 꿈을 키워왔고, 결국 천문학자가 되어 지금 이《코스모스》라는 책으로 수많은 독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

추가로 얘기를 덧붙이자면 저자의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노력들이 우주에 직접 가보기 힘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우주라는 세계를 알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기에 저자의 노력이 더욱더 가치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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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지중해 동부 연안의 이오니아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고대 과학사史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여기서 특별히 좋았던 점은 단순한 텍스트의 나열만 있는 것이 아닌, 전체 지도를 본문의 지면에 할애(p.345)하여 독자들이 내용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이다. 만약 지도없이 텍스트만 있었다면 연상이 잘 되지 않아서 지루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좀 더 보태자면 지역의 이름과 그 지역에서 활동했던 유명한 과학자의 이름이 함께 매칭이 되어있었던 것이 본문의 내용과 지도를 연계하면서 읽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행성은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단지 태양의 빛을 반사할 뿐 - P330

만일 우리가 태양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면, 지구와 행성들은 아예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눈부신 태양의 광채 속에 완전히 파묻힌 채 태양광선을 반사하는 희미한 점일 뿐이다. 좋아, 그렇다면 다른 별들도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러한 행성들 중 몇몇에는 생명이 살고 있지 않을까? 살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겠어? 그 생물은 물론 브루클린의 우리와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 P330

그때부터 나는 천문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별과 행성 들에 대해 공부하고 가능하다면 그곳들을 방문해 보겠다고 - P330

생물학에는 반복설反復說이라는 것이 있다. 이 가설은 모든 상황에 100퍼센트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생물의 발생 과정에 관해서는 비교적 잘 들어맞는다. 반복설의 핵심 내용은 개체 하나의 발생 과정이 해당 종이 겪어 온 진화의 전 과정을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 P331

나는 개개인의 지적 성숙 과정에서도 반복설이 성립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조상들이 해 온 사고의 과정들을 되풀이하면서 하나의 개인으로 성장해 간다. - P331

가젤 ㅡ 아프리카에 사는 영양의 일종 - P333

우리와 동물 사이를 이어 주는 끈이 있다. 우리는 동물을 사냥해서 먹고 동물도 우리를 잡아먹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짐승의 일부이고 짐승은 우리의 일부다. - P333

음식을 미리 다 먹어 버리면 나중에 우리 중 누군가가 굶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 도와주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에게는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 모든 사람은 이 규칙을 지켜야 한다. 우리에게는 항상 규칙이 있다. 규칙은 신성한 것이다. - P334

불은 살아 있는 존재로서 보호받고 돌봐줘야 한다는 생각을 ‘원시적‘ 개념이라고 폄하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생각은 수많은 근대 문명의 뿌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인류의 유산이다. - P335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각 집에는 반드시 화로가 있있다. 고대 인도의 브라만 계급 사람들의 집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화로를 돌보는 규칙이 아주 엄하게 정해져 있었다. 밤에는 물이 죽지 않도록 재를 덮어 두어야 했고, 아침에는 불을 되살리기 위해 나뭇가지를 더 넣어 줘야 했다. 화로 속 불의 죽음을 가족의 죽음과 동격으로 여겼다. - P335

이 세 문화권 모두에서 화로의 의식은 조상숭배와 관련이 있었다. 이것이 ‘영원의 불‘의 기원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종교 의식, 정치적 행사, 스포츠의 제전 등에서 두루 통용되는 횃불 점화 의식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다. - P335

그들은 불꽃을 두려워하지만 우리는 불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불꽃은 우리의 것이다. 우리는 불꽃을 돌보고 불꽃은 우리를 돌보아 준다. - P336

하늘은 중요하다. 하늘은 우리를 덮고 있다. 하늘은 우리에게 말을 건다. - P336

밤하늘의 그림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똑같은 그림이 매년 거기에 걸려 있다. 달은 아무것도 없는 데서 시작해 가느다란 은이 되었다가 둥그런 동그라미로 자란다. 그리고 또다시 사라진다. - P336

달은 천천히 움직이며 별 앞으로 지나가지만, 나중에 보면 별이 다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달은 별을 먹지 않는다.
그러므로 별들은 분명 달 뒤에 있다. - P337

별은 다른 세상의 사냥꾼들이 밤에 피우는 모닥불이겠지. - P337

어떤 때에는 이렇게 생각하다가, 또 다른 때에는 저렇게 생각하게 된다. - P339

어느 쪽이 사실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모른다는 것을 견딜 수 없다. - P339

정교한 생각들은 원시 공동체의 집단에서 흔히 볼 수있다. 예를 들어, 보츠와나 공화국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쿵Kung 족도 은하수를 그들 나름대로 설명할 줄 안다. 그들이 사는 위도에서는 은하수가 사람의 머리 바로 위에 떠 있다. 그들은 하늘이 거대한 짐승이고 우리는 그 짐승 뱃속에서 산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머리 위의 은하수는 그 짐승의 등뼈이다. 그래서 그들은 은하수를 "밤의 등뼈"라고 부른다. 이렇게 해석을 해 놓고 보면 은하수의 존재 가치가 생긴다. 뿐만 아니라 그 존재가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 P340

!쿵 족 사람들은 은하수가 밤을 지탱하고 있다고 믿는다. 은하수가 아니었더라면 어둠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우리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멋지고 재미있는 상상이며 설명이다. - P340

글자 앞의 느낌표(!)가 뜻하는 것은, 이 소리를 낼 때 앞니 안쪽에 혀를 대는 동시에 K를 발음하라는 것이다. - P339

하늘의 모닥불이나 은하수 등뼈 같은 비유적 해석들은 대부분의 인류 문화에서 점차 다른 생각들로 대체돼 갔다. 하늘에 있다고 생각한 그 막강한 존재들이 다양한 이름의 신으로 승격됐다. 그들에게는 이름이 주어졌고 계보도 만들어졌으며 그들이 우주 속에서 수행해야하는 임무도 맡겨졌다. - P340

인간이 염려하는 모든 일을 관장하는 남신 또는 여신이 정해졌다. 신들이 자연을 다스렸다. 신들이 직접 개입하지 않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었다. 만일 그들의 기분이 좋으면 식량이 풍부해졌으며, 따라서 인간도 행복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만일 무엇인가 신들을 언짢게 했다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고 해도 그 결과는 무시무시했다. 가뭄, 폭풍우, 전쟁, 지진, 화산, 돌림병 등이 인간을 덮쳤다. 그러면 신들의 노여움을 가라앉혀야 했다. - P340

신들을 달래기 위하여 사제와 예언자로 이루어진 방대한 조직이 구성되었다. 하지만 신은 변덕스러웠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여전히 자연은 신비에 싸여 있었다.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 P340

헤라는 올림포스 신의 우두머리인 제우스와 결혼한다. 그리고 신혼 첫날밤을 사모스 섬에서 지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리스 종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때 헤라의 유방에서 힘차게 뿜어져 나온 젖이 밤하늘에 흘러서 빛을 내는 띠가 됐다고 한다. 서구인들이 은하수를 부를 때 쓰는 ‘젖 길Milky Way‘ 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어쩌면 이 신화에는 하늘이 지구를 기른다는 통찰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은하수의 원래 의미를 수천 년 동안 잊고 있었던 셈이 된다. - P341

오랫동안 자연에 대한 종교의 피상적인 해석이 자연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가로막아 왔다. 호메로스 시대의 고대 그리스에서는 하늘과 땅, 천둥 번개와 폭풍우, 바다와 지하 세계, 불과 시간, 사랑과 전쟁 모두에 신들이 관여했다. 나무나 풀숲 한구석, 자연 어디에나 요정이 살았다. - P342

수천 년 동안 인류를 억눌러 온 생각은 이 우주가 눈에 보이지 않고 이해할 수도 없는 신 또는 신들이 실을 당겨 조종하는 꼭두각시연극이라는 생각이었다. - P342

이오니아는 이오니아 해에 있지 않다. 이오니아 해에서 에게 해 연안으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는 곳을 이오니아라고 불렀다. - P342

사고의 혁명을 통해서 사람들은 혼돈 Chaos에서 질서 Cosmos를 읽어 내기 시작했다. - P342

고대 그리스인들은 태초에 ‘형태가 없는‘ 혼돈이 있었다고 믿었는데 그 내용은 「창세기」의 구절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혼돈의 신 카오스가 먼저 밤의 여신을 만든 다음 짝짓기를 했다. 거기에서 태어난 자손들이 결국은 모든 신과 인간이 됐다. 혼돈으로부터 이렇게 우주가 탄생했다는 생각은 그리스인들의 자연관과 잘 맞는 것이었다. 변덕스러운 신들이 다스리는 예측 불허의 세상이 자연이라는 그들의 자연관과 상통했다. - P343

기원전 6세기에 이오니아에서 새로운 사조가 태동했다. 그것은 인류 사상사에서 가장 위대한 생각들 중의 하나이다. 고대 이오니아 인들은 우주에 내재적 질서가 있으므로 우주도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자연 현상에서 볼 수 있는 모종의 규칙성을 통해 자연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은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자연에게도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주의 이렇게 훌륭하게 정돈된 질서를 "코스모스"라고 불렀다. - P343

하나가 꾸며 낸 것이라면 둘 다 꾸며 낸 것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 P346

문화는 일정한 박자와 일정한 방식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문화는 서로 다른 시기에 일어나며 서로 다른 속도로 발전한다. - P346

과학적 세계관은 우리 뇌의 가장 고등한 부분과 잘 들어맞고 그부분을 아주 잘 설명하며 또 그 부분과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기에 지구상의 그 어떤 문화권이라도 내버려 둔다면 언젠가 과학을 발견하게 되고 말 것이다. 다만 한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과학과의 만남에서 앞서거나 뒤설 뿐이다. - P346

탈레스, 유클리드, 뉴턴의 연속성 - P348

오늘날 우리가 양성자, 중성자, 전자, 쿼크에 근거해서 만물을 설명 - P349

‘Enuma elish‘는 ‘높이 있을 때‘라는 뜻으로 시의 첫 구절이다. - P348

에누마 엘리시는 일본과 아이누족의 신화를 연상케 한다. 그 설화들에 따르면, 원래 코스모스는 진흙투성이였는데, 새의 날갯짓에 두들겨 맞아 육지가 바다에서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피지 제도 사람들의 창조 신화도 이런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로코마우투Rokomautu가 육지를 만들었다. 그는 대양의 밑바닥에서 진흙을 자신의 큰 손 가득히 퍼 올려 여기저기에 쌓아 놓았다. 그렇게 해서 피지 섬들이 만들어졌다." 물이 말라 육지가 되었다는 생각은 섬에 사는 사람들이나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발상이었을 것이다. - P348

탈레스의 친구이자 동료인 밀레투스의 아낙시만드로스 Anazimandros는 연구에서 실험의 중요성을 인식했던 최초의 인물이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수직으로 세워 놓은 막대의 그림자가 이동하는 것을 관찰하여 1년의 길이를 정확하게 측정했고 계절의 시작과 끝도 제대로 알아냈다. 오랜 세월 상대방을 때리고 찌르는 무기로만 사용돼 온 막대기가 아낙시만드로스 덕분에 처음으로 훌륭한 시간 측정 도구로 활용된 셈이다. - P350

그(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의술이 (오늘날 우리가) 물리학과 화학(이라고 부르는 것)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P353

히포크라테스의 전통에는 이론적인 내용도 많이 있었다. 예를 들어 그가 저술했다는《고대 의술에 관하여 On Ancient Medicine》를 보면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이 간질을 신이 내린 것으로 여기는 이유는 그 병의 정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모두 신이 내렸다 여긴다면, 그 목록에 어디 끝이 있겠는가?" - P353

히포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별이 떠오를 때 주의해야 한다. 특히 천랑성天狼星, Sirius와 대각성大角星, Arcturus을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또한 좀생이Pleidades가 저물 때를 주의해야 한다." - P353

공기에 대한 실험을 최초로 했다고 기록에 나오는 인물은 기원전 450년경에 활약했던 엠페도클레스 Empedocles 라는 이름의 의사이다. - P353

이 실험(공기에 대한 실험)은 혈액 순환에 관한 완전히 잘못된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수행된 것이었다. 하지만 자연 탐구에 실험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과학하기에서 매우 중요한 혁신임에 틀림이 없다. - P353

엠페도클레스가 사용한 실험 기구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수세기 동안 사용해 오던 가재도구였다. 예를 들면 물시계depsydra 또는 ‘물도둑‘ 이라는 기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중요한 결론에 이르렀다. 물도둑은 끝이 열려 있는 가늘고 긴 대롱이 놋쇠 공 위에 붙어 있고, 놋쇠 공 밑에는 작은 구멍들이 여러 개 뚫려 있는 물건으로서 일반 가정의 부엌에서 국자 대용으로 쓰이던 것이었다. - P354

물도둑을 물속에 담가 놋쇠 공 안에 물을 가득 채운 다음, 대롱 끝을 연 채로 물에서 꺼내면 밑에 뚫려 있는 구멍을 통해 물이 가는 빗줄기처럼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대롱의 끝을 엄지손가락으로 제대로 막은 다음 꺼내면 손가락을 떼지 않는 한 물은 놋쇠 공 안에서 흘러나오지 않는다. 또 엄지손가락으로 대롱 끝을 막은 채로 놋쇠 공을 물속에 담가 보면 물은 놋쇠 공 안에 채워지지 않는다. 무언가가 물이 놋쇠 공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무언가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것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엠페도클레스는 그것이 공기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P354

그(엠페도클레스)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압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멍청하게도 대롱 끝을 엄지손가락으로 막은 채 물도둑을 물에 넣는다면, 그 안에 들어 있던 공기가 물이 용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엠페도클레스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공기가 너무 작게 나뉘어 있어서 하나의 형태로 보이지 않을 뿐이지 공기도 물질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했다. - P356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엠페도클레스는 미쳐서 스스로 신이라 여긴 나머지, 에트나 대화산의 칼데라 꼭대기에서 뛰어내려 용암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가 매우 용감한 지구물리학자였다고 상상해본다. 그의 죽음은 생명을 무릅쓴 관측 중에 일어난 실족사였을 것이다. - P356

데모크리토스Democritos에게 있어 삶은 세상을 즐기고 온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에게 이해는 곧 즐거움이었다. 그는 "축제 없는 인생은 여관이 없는 긴 여정과 같다." 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 P356

데모크리토스가 만들어 낸 ‘원자 atom‘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자를 수 없다.‘라는 뜻이다. ‘원자는 궁극의 입자로서, 원자를 더 작은 조각으로 쪼개려는 시도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라는 뜻이 이 한 단어에 담겨 있다. - P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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