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 이어 예술 경영 분야와 관련된 개략적인 설명이 이어진다. 읽으면서 결국 예술도 돈으로 치환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게 현실이라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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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절을 바꿔서 저자가 졸업한 학교인 한예종과 관련된 내용들이 나온다. 다양한 얘기들이 나오지만 개인적으로 저자가 한예종을 다니면서 느꼈던 점들이 눈에 띄었다. 예술가만의 지독한 열정이라든가 남들이 무엇을 하든간에 주눅 들지 말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면 된다는 생각 등이 인상깊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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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읽다가 저자가 세무사 공부를 하기 전에 행정고시를 준비했었던 일화를 만나볼 수 있었다. 한예종에 입학시험을 치를 때 문화예술인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예술인들을 위한 좋은 정책을 만들려는 동기로 도전했다고 한다. 시험준비를 위한 동기 자체는 꽤나 멋져 보였으나 동기에 걸맞는 수험생활을 보내지 못하고 1년만에 깔끔하게 접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여러가지 교훈들은 이후 도전하게 된 세무사 시험을 단기간에 합격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걸 보면 실패라는 것을 무작정 안 좋게만 볼 일도 아닌 듯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에디슨의 말이 문득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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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서는 저자가 한예종에 다닐 때 했던 여러 번의 실습을 통해 느끼고 배운 점들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읽으면서 경험의 중요성이라는 게 어떤 건지를 좀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냥 단순히 책이나 기타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듣는 것도 물론 아예 아무 것도 안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역시 직접 부딪치면서 몸소 느끼는 경험들이 우리의 머리는 물론이고 마음 속 깊숙한 곳까지 새겨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공연과 행사시 기획자와 아티스트의 역할에 대해서도 덤으로 알 수 있어서 각종 이벤트들의 생태계에 대해서도 잠시나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본문에 저자가 교수님을 도와 ‘무용 콩쿠르‘ 실습을 했던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서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실습을 통해 저자의 역량이 엄청나게 발휘되는 것을 보면서 도대체 저 많은 일들을 어떻게 다 감당해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론으로 배운 것들을 실전에서 빠짐없이 써먹었던 저자의 모습을 보며 참 대단하신 분 같다는 생각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도전 받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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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 저자는 학부시절 일본 교토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던 경험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접하는 것들이 많아서 인터넷으로 검색해가면서 읽어봤는데, 아주 신선한 경험이었다. 사진으로만 봐도 신선했는데, 실제로 가서 보고 경험한다면 더욱더 좋을 듯하다.

공연/콘서트/전시는 모두 비즈니스입니다. 자금을 어떻게든 구해와서 잘 관리하고 이익을 창출해야 합니다. - P242

예술경영이야말로 예술 중의 예술 - P242

지원금을 교부받고, 용도에 맞게 지출하고, 공연이 끝나면 정산하고...  - P242

동료 예술가들에게 특이하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어쩌면[예술의 세계]와 지구 반대편만큼이나 거리가 먼 것이 [숫자의 세계] 아닐까요? - P243

예술가들은 세금을 힘들어하고, 세무지식에 목말라 있었습니다. 반대로 일반 경영학과 출신들은 예술의 세계를 막연해합니다. 예술의 세계는 가까이하기 어려운 미지의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 P244

세금 때문에 애먹는 예술가들, 기획자들에게 지식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어떤 예술가라도 사회에 나오기 전에 기본적인 지식을 가질 수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 P244

넘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 P248

최고로 거듭나게 되면 세간의 평가는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 P248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을 하라.‘ - P249

‘내 인생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 P249

자기 작품 세계를 위해서 인생을 온전히 바치는 학생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예술가만의 지독한 열정을 옆에서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열심히 한다 정도가 아닙니다. 거의 자기파괴적인 예술가만의 열정을 볼 수 있습니다. 겪어본 입장에서 고시공부가 아무리 힘들다 해도, 예술가의 열정에 비할 바는 못 된다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P251

세상에는 천재라고 불리는 자들이 많다는 걸 알았고 반대로 아무리 천재라도 자기 분야 외에서는 다를 것 없이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겸손하게 제가 제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되, 한편으로는 주눅 들지 않고 내 것을 개척해 나가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 듯합니다. - P251

자기 자리에서 자기 할 일을 잘하면 될 것 - P251

예술가들과 어울리다 보니, 인생을 옭아매는 많은 선입견과 관념들도 버릴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규칙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다 보니, 어떤 규칙들은 생각보다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예를 들어 예술가들은 실력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나이, 기수, 성별 그런 것들을 어느 정도 초월하게 됩니다. 반대로 어떤 규칙들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싫어도 해야 하고, 힘들어도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 P251

다치지 않고 일하려면 항상 거친 말투로 긴장감을 유지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큽니다. - P257

오로지 시험에 합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공부만 효율적으로 해야 - P260

가장 효율이 좋은 오전 시간 - P260

시험에 붙으려면 시험과목만 집중해서 공부해야 되거든요. - P260

시험에 나오는 문제를 많이 써보아야 - P261

시험장에서 문제에 대한 답을 손으로 쓸 줄 알아야 합격 - P261

세상이 만만치가 않다. 겸손해야 한다 - P262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공부 습관을 다 뜯어고쳤습니다. 먼저 시험과 관련 없는 것은 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바뀌어 유튜브, 넷플릭스 재미난 것들이 더 많아졌지만 오로지 시험에 도움이 되는 일로만 시간을 보냈습니다. 신문,
핸드폰도 당연히 하지 않았습니다(지적 호기심은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최대한 자제했습니다). - P262

다음으로, 안다는 게 전부가 아니다. 시험에 나오는 문제를 쓸 수 있게 되어야 공부가 된 것이다, 고 명심했습니다.
그래서 강의는 최소한으로만 듣고, 답안을 쓰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못 써도 되니까 손이 저리도록 쓰고 또 썼습니다. 그러자 점점 나아졌습니다. - P263

공부는 웬만하면 혼자 했고, 동료와 같이 공부할 때도 밥만 같이 먹고, 한 공간에서 공부한다는 것 이상으로 웃고 떠들거나 하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습니다. - P263

20대의 어린애는 실패해도 되지만, 30대의 가장은 실패할 수 없습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언제든지 실패할 수 있다는 생각에 또 겸손해집니다. - P263

윗사람들은 조금 손해 보더라도 눈앞의 이익을 포기하면서 아랫사람들을 끌어나가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랫사람을 끌어가기 위해서는 이상이나 능력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이익을 줄 수 있는 능력이나 어느 정도 경제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P268

여러 이해관계를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갈등의 불씨가 된다 - P268

공연 예산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은 서로 예산을 쓰려고 눈치싸움을 합니다. 공연에서 본인이 눈에 띄는 기여를 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고, 잘 된 디자인은 곧 포트폴리오가 되어 디자이너의 커리어에 쌓여나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기 파트만 잘 되어봐야 공연 전체가 무너져서는 다 같이 망하게 됩니다. - P268

실무에서는 기획자가 주도권을 가지고 예산을 배분하면서 어디에 힘을 더 줄지 결정합니다. 기획자가 그럴 권력이 있는 이유는 공연자본을 기획자가 구해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학교 공연에서는 학교에서 예산이 주어지다 보니, 기획자에게 그런 권위가 서지 않았습니다. 디자이너들이 겨루는 과정만 지켜볼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 P268

처음에 훨씬 보수적으로 예산을 배분하고, 남는 돈을 어디에 더 투자할지를 의논하는 방식으로 갔어야 - P269

어떤 조직이든지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 P270

단호하게 원칙으로 판단해야 한다 - P270

학교에서 큰 실습을 끝내고 나니 좀 더 큰 무대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그 자신감이 미래에 더 큰 실습들을 해낼수 있는 원천이 되었습니다. - P271

공연보다 행사를 할 때 기획자 책임이 큽니다. - P272

공연에서 기획자는 아티스트를 돕고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지만, 무대 위의 일은 아티스트 몫입니다. 무대, 의상, 조명, 음향, 특수효과는 아티스트에게 권한이 있습니다. 기획자는 재무, 물자조달, 법무를 지원하는 형태로 됩니다. - P273

행사는 기획자가 할 일이 많습니다. 강연자는 PT만 준비해 오고 나머지 강연에 필요한 화면, 음향, 조명 등 기획자가 환경을 조성합니다. - P273

행사가 공연보다 구성이 다채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무대 위에서는 인사말, 본론, 축하공연, 세리머니 프로그램이 있고, 로비에서도 전시, 오브리 연주, 리셉션이 진행됩니다. 또 공연에서는 굿즈 판매가 선택사항이지만, 행사는 거의 필수적으로 기념품 구상이 들어갑니다. - P273

공연은 관객이 입장하여 자리에 앉아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공연 전과 인터미션 때만 관객 움직임을 관리하면 됩니다. 반면 행사는 시종일관 손님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방명록도 기록하고, 목걸이를 차고 서로를 알아보며 담소를 나누고, 귀빈과 일반 관객이 있고, 참석자를 사전부터 케어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P273

[그날 쓴 돈은 그날 기록한다]는 원칙 - P275

콩쿠르는 비영리사단법인이 주체가 되어 스태프를 고용하고 행사를 꾸립니다. 상급기관으로 수뇌부인 법인 이사진이 있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집행위원회 자문을 받는 식이었습니다. 콩쿠르 주된 가이드라인은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되고, 사원총회에서는 그 자문을 승인하는 형태로 운영했습니다. - P276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해야 한다는 근성 - P279

엄격한 동작, 엄격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고전적인 발레와는 달리, 발레의 동작을 차용하되 파격적인 구성과 역동적인 움직임을 더한 것이 모던 발레입니다. - P281

단독주택 (잇코다테) - P284

전에도 게이들과 대화를 나눠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동성이라는 사실 외에 깊이 관여하지 않으면 같이 지내는 데 특별할 것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 P284

[시조 카라스마] ...(중략)...
빌 에반스의 <Waltz for Debby>  - P285

[히가시야마] ...(중략)...거대한 오렌지빛 토오리로 유명한 [헤이안 신궁] - P285

나중에 가서야 우리나라에서는 상대가 손윗사람이면 선생님이라는 칭호를 편하게 쓰는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정말로 학교 선생님이거나, 의사/변호사이거나, 국회의원 정도에게만 쓰는 극존칭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 P286

[카츠토지] ...(중략)...카츠동 위에 올라가는 토핑을 따로 국밥처럼 반찬처럼 먹는 것입니다. - P286

제가 머무르던 집은 히가시야마에 있었는데, 히가시야마는 사쿄구에 속해있습니다. 사쿄는, [왼쪽 좌], [서울 경]을 뜻합니다. 그런데 재밌게도 그 동네는 옛날 천황이 머무르던 궁궐의 동쪽에 있습니다. 동쪽인데 왜 서울의 왼쪽이라고 할까요? 이것은 왕이 궁궐에 앉아 남쪽을 쳐다보고 있으면 그의 왼쪽이 동쪽이 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듣고서는 아주 재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P286

히가시야마는 조용한 마을인데, 제가 머물던 집 근처에는 콘카이코묘지(금계광명사)라는 이름의 큰 절과 공동묘지가 있었습니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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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의사소통의 정의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다소 추상적인 느낌이 든다. 큰 범주로 보면 딱히 틀린 말이라고 하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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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좀 더 읽다가 내 눈길을 끄는 내용을 하나 만날 수 있었다. 그것은 어떤 시스템을 악용하는 누군가가 항상 있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었는지 문득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런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간혹 한두명씩은 있었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었다. 여기서 독자인 내가 느낀 교훈은 항상 의심하고 또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의심이라는 게 아예 없었냐고 한다면 또 꼭 그렇지만도 않다. 하지만 오늘 독서를 통해 다시 한 번 경각심을 더 가질 수 있게 된 듯하다. 잠시 풀어져 있던 고삐를 다시 바짝 조인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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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읽다가 만난 이야기 중에 ‘매파와 비둘기파‘ 라는 소제목의 글이 있었다. 이것은 비유적인 표현이긴 한데, 간단히 말해 공격성이 높은 개체와 공격성이 낮은 개체를 대변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독자인 내가 느낀 여기서의 핵심은 어느 한 쪽으로만 균형이 쏠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각자의 특성에 따라 생존하기 위한 방식이 다를 뿐 어떤 것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는 말이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생긴대로 사는 게 맞다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사람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재능이 각양각색이기에 남이 가진 어떤 것을 부러워할 것도 없고 그저 자신의 재능을 빨리 찾아서 그에 맞게 살아나가면 된다는 말이다. 성공이라는 것에 대해 사람마다 정의가 다양할 수 있겠으나 오늘 본문을 보면서 나는 성공이라는 게 어쩌면 ‘잘 살아남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말하는 성공의 정의를 돈을 많이 번다든가 어떤 명예로운 자리에 선다든가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들도 결국에는 잘 살아남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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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뒤이어서는 위에서 언급했던 매파와 비둘기파와 관련된 보복자와 불량배 그리고 시험보복자 라는 용어가 소개된다. 이 용어들은 각각의 행동 전략을 지칭하는 것들인데, 독자인 나는 이것들을 모두 일종의 생존 전략 중 하나로 이해했다. 자신이 다양한 개체들이 속해있는 집단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 옵션들이라는 말이다. 내가 위에서 했던 생각 중에 성공이라는 것이 ‘잘 살아남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것도 결국 자기 주변의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나 자신의 행동전략을 유동적으로 잘 수정하는 것이라는 말로 바꿔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저자도 본문에서 어떤 전략이라는 걸 택했을 때 그것이 늘 한결같이 고정되어 있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유동성있게 바뀔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단일 전략보다는 혼합전략이 생존에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다고 독자들에게 말한다.

누군가는 이러한 전략의 유동성을 가지고 줏대가 없다거나 확고한 철학 또는 신념이 없다고 비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생존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기에 저자의 말처럼 한 가지 전략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상대방의 행동에 따라 그때그때 생존에 가장 유리한 전략을 신속히 판단하고 거기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어떤 생존 기계가 다른 생존 기계의 행동 또는 신경계의 상태에 영향을 미칠 때, 그 생존 기계는 그의 상대와 의사소통했다고 할 수 있다. - P145

영향이라는 것은 직접적인 인과적 영향을 말한다. - P145

생존 기계의 수많은 동작은 다른 생존 기계의 행동에 영향을 줌으로써 간접적으로 자기 유전자의 번영을 증진시킨다. - P145

동물행동학자의 전통적인 설명에 따르면, 의사소통 신호는 송신자와 수신자 쌍방이 서로 이익을 얻도록 진화한다. - P145

먹어도 독이 없는 많은 곤충은 앞 장에서 말한 나비처럼 다른 맛없는 곤충이나 침을 쏘는 곤충의 모습을 흉내 내 자신의 몸을 지킨다. - P147

포식자들도 거짓말을 한다. - P147

아귀는 꿈틀거리는 지렁이와 같은 물체에 접근하는 작은 물고기들의 습성을 이용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아귀는 ‘여기 지렁이가 있다‘라는 거짓말을 하고, 이를 ‘믿는‘ 작은 물고기는 즉시 잡아먹히는 것이다. - P147

어떤 생존 기계는 다른 생존 기계의 성적 욕망을 이용한다. 벌난초는 벌에게 암벌과 꼭 닮은 자기의 꽃과 교미하도록 한다. 벌난초가 벌을 속여서 얻는 것은 수분 (꽃가루받이) 인데, 이는 두 개의 벌난초에게 속은 벌이 이 꽃에서 저 꽃으로 꽃가루를 옮겨 줄 것이기 때문이다. - P147

사이렌과 로렐라이의 이야기 - P148

의사소통 시스템이 진화할 때는 누군가 그 시스템을 악용할 위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 P148

유전자들의 이해관계가 개체들마다 달라진다면 언제나 거짓이나 속임수 등 개체들이 의사소통 체계를 이기적으로 이용할 여지가 생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같은 종의 개체들 간에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자식이 부모를 속이고 남편이 아내를 속이고 형제끼리 거짓말을 하는 것조차 예상하지 않으면 안 된다. - P148

동물의 의사소통 신호는 본래 서로의 이익을 증진시키도록 진화되었고 그런 뒤 나쁜 동물들이 이 신호를 악용하게 되었다고 믿는것도 너무나 순진한 믿음이다. 모든 동물의 의사소통에는 처음부터 사기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지 모른다. 왜냐하면 모든 동물의 상호 작용에는 적어도 어느 정도 이해의 충돌이 내재하기 때문이다. - P149

한 생존 기계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의 아이 또는 가까운 친척이 아닌 다른 생존 기계는 바위나 냇물이나 한 조각의 먹이 같은 환경의 일부다. 그것은 방해물일 수도 있고 이용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바위나 냇물과 다른 점은 반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또한 미래를 책임질 불멸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생존 기계이며, 그 유전자를 지키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P153

자연선택은 환경을 가장 잘 이용하도록 자기의 생존 기계를 제어하는 유전자를 선호한다. 이것은 같은 종이거나 다른 종이거나 상관없이 다른 생존기계를 가장 잘 이용하는 것도 포함한다. - P153

여러 종의 생존 기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다른 생존 기계에 영향을 준다. 그들은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일 수도 있고, 기생자와 숙주의 관계일 수도 있으며, 희소 자원을 놓고 싸우는 경쟁 관계일 수도 있다. 또 벌이 꽃가루 운반자로서 꽃에게 이용당하는 경우와 같이 특수한 방법으로 이용당할 수도 있다. - P154

같은 종의 생존 기계끼리는 더 직접적인 방법으로 서로의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자기 종에 속하는 개체군의 반은 잠재적으로 교미 상대이며, 또한 잠재적으로 자기의 자손을 낳고 열심히 길러 줄, 착취 대상인 부모가 될 수 있는 개체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같은 종의 구성원이 서로 매우 닮아 있고, 같은 장소에서 같은 생활 수단으로 유전자를 지키는 기계이므로, 생활에 필요한 모든 자원에 대해서 직접적인 경쟁 상대가 되기 때문이다. - P154

일반적으로 수컷들이 암컷을 놓고 싸우는데, 이것은 한 수컷이 경쟁 상대의 수컷에게 해로운 짓을 함으로써 자신의 유전자에게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 P154

앞뒤 재지 않고 싸우는 것에는 이익(이득)과 동시에 대가(손실)가 따른다는 것이다. 이것은 시간과 에너지의 손실뿐만이 아니다. - P156

함부로 경쟁자를 죽이려고 하는 것에는 뚜렷한 이익이 없다는 것이다. 크고 복잡한 경쟁 시스템 속에서는 눈앞의 경쟁자를 없애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그 경쟁자의 죽음으로 당사자보다 다른 경쟁자가 이득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156

‘전략‘이라는 것은 미리 프로그램된 행동 방침이다. - P158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 즉 ESS(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는 개체군에 있는 대부분의 구성원이 일단 그 전략을 채택하면 다른 대체 전략이 그 전략을 능가할수 없는 전략이라고 정의된다. 이것은 미묘하고도 중요한 개념이다. 바꿔 말하면, 어떤 개체에게 가장 좋은 전략은 개체군 대부분이 무엇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다. 그 개체를 제외한 나머지 개체들도 각각 자기의 성공을 최대화하려는 개체들이므로,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은 일단 그 전략이 진화하면 다른 어떤 전략도 그 전략보다 더 많은 이득을 볼 수 없는 그런 전략이다. - P158

나는 지금은 오히려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 ESS의 기본 개념을 다음과 같이 더 간략하게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즉 ESS란 자신의 복사본에 대해 잘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성공적인 전략이란 개체군 내에서 그 수가 지배적이 되는 전략이다. 따라서 그 전략은 자신의 복사본과 만나게 될 것이며, 자신의 복사본에 잘 대응하지 못하면 성공적인 상태에 머물 수 없을 것이다. - P522

ESS는 안정한 것이다. 이는 ESS에 참여하는 개체에게 딱히 유리해서가 아니라, 내부로부터의 배신에도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 P163

의식적으로 예견하는 재능을 가진 인간에서도 장기적 이익을 기반으로 한 협정 또는 공모는 내부로부터의 배신 때문에 늘 붕괴할 위험이 있다. - P164

어떤 다툼에서도 경쟁자는 상대방이 어떤 전략을 취할지 추정할 수단이 없으므로 그 결정은 무작위여야 한다 - P165

모델은 이처럼 극히 단순하나 어떤 현상을 이해하거나 어떤 아이디어를 얻는 데 유용할 수 있다. 단순한 모델은 보다 정교하게 발전시킬 수도 있고 점점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 잘만 만들면 모델은 복잡해질수록 현실 세계를 보다 잘 묘사할 수 있다. - P165

보복자는 모든 싸움에서 처음에는 비둘기파처럼 행동한다. 즉 매파처럼 철저하게 심한 공격을 하지 않고 전통적인 위협 행동을 한다. 그러나 상대가 공격해 오면 보복한다. 바꿔 말하면 보복자는 매파에게 공격당했을 때는 매파처럼 행동하고 비둘기파를 만났을 때는 비둘기파처럼 행동한다. 또 다른 보복자를 만났을 때는 비둘기파처럼 행동한다. 보복자는 조건부 전략자다. 그의 행동은 상대의 행동에 따라 정해진다. - P166

또 하나의 조건부 전략은 불량배다. 불량배는 누군가가 반격해올 때까지는 누구에게나 매파처럼 행동하지만, 반격당하면 즉시 도망친다. - P166

또 다른 조건부 전략은 시험 보복자다. 시험 보복자는 기본적으로는 보복자와 같으나 가끔 시험 삼아 싸움의 강도를 높인다. 상대가 반격하지 않으면 계속 매파처럼 행동하지만, 상대방이 반격하면 다시 비둘기파의 전통적인 위협 행동으로 되돌아간다. 공격을 받은 경우에는 보통의 보복자와 똑같이 보복한다. - P166

보복자와 시험 보복자 사이에서 약간씩 왔다 갔다 하는 혼합 전략이 개체군 내에서 우세할 것이며, 그 변동에 따라 소수인 비둘기파도 수적 변동을 보일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경우 개체들이 항상 고정된 전략을 택한다는 다형성을 상정할 필요는 없다. 각 개체는 보복자,
시험 보복자, 비둘기파가 복잡하게 뒤섞인 혼합 전략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 P167

우리는 우리가 임의로 정한 수치에서 단순히 얻어지는 결과를 가지고 어떤 결론을 내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결론은 ESS가 진화할 것이라는 것, ESS는 집단 공모에 의해 얻어지는 최적 상태와는 같지 않다는 것, 그리고 상식은 사실을 잘못 이해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 P168

싸움은 항상 어느 편이든 물러서면 끝난다.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가 등을 돌릴때까지 자기 진지에 버티고 서서 적을 노려보기만 하면 된다. - P168

위협하는데 무한한 시간을 쓸 정도로 여유 있는 동물은 없다. 달리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얼마든지 있기 마련이다. 그가 다투고 있는 자원은 가치있는 것일지 모르지만 무한한 가치가 있을 리는 없다. 그것은 시간가치가 어느 정도 있을 뿐이고, 경매에서 그렇듯 각 개체는 그 자원에 어느 정도의 시간만 투자하려고 한다. 이 두 입찰자의 경매, 즉 소모전에서는 시간이 통화인 것이다. - P168

제인 브록만Jane Brockmann 박사는 말벌 연구의 제인 구달이라고 불리는 여성이다. - P524

시간은 경제 상품이다. 어떤 부분에 시간을 쓰면 쓸수록 다른 부분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 P524

만약 한 개체군 내에서 이미 만들어진 굴에 들어가는 개체들이 너무 많으면 사용할 수 있는 굴이 적어져 동거의 확률이 증가하므로, 굴을 파는 것이 이득이 된다. 반대로 만약 많은 조롱박벌이 굴을 판다면 이용할 굴이 많기 때문에 굴을 파는 대신 만들어진 굴에 들어가는 것이 더 이득이 된다. - P525

개체군 내에서 굴에 들어가는 것의 임계 빈도가 존재하게 되는데, 이 빈도에서는 굴을 파는 것과 들어가는 것의 이득이 같다. 만약 실제의 빈도가 임계 빈도 이하라면, 이용 가능한 버려진 굴이 많으므로 자연선택은 이러한 굴에 들어가는 것을 선호한다. 만약 실제 빈도가 임계 빈도 이상이라면, 이용 가능한 버려진 굴이 부족하므로 자연선택은 굴을 파는 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개체군 내에서 균형이 유지된다. 구체적인 정량적 증거에 따르면 이것은 진정한 혼합 ESS로서, 개개의 조롱박벌이 굴 파기와 굴 들어가기를 일정한 비율로 행하고 있는 것이지, 개체군 전체가 굴 파기 전문가와 굴에 들어가는 전문가로 나뉘는 것은 아니었다. - P525

가령 암컷에 대하여 정확히 어느 정도 시간 가치가 있는가를 미리 계산해 놓았다고 가정하자. 계산한 ‘경매가‘보다 조금 더 긴 시간을 투자하려고 각오한 돌연변이 개체는 항상 이길 것이다. 따라서 마음먹은 경매가를 유지한다는 전략은 안정한 전략이 아니다. - P169

설령 자원의 가치에 대한 추정이 아주 정확해서 모든 개체가 그 값을 불렀다고 해도 이 전략은 안정한 것이 아니다. 이 가장 오래 버티기 전략에 따라 경매를 하는 두 개체는 똑같은 순간에 포기할 것이며 어느 편도 자원을 갖지 못할 것이다. 이 경우 개체에게는 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권리를 포기하는 편이 상책이다. - P169

소모전과 실제 경매의 커다란 차이는 소모전에서 대가를 치르는 것은 두 경쟁자 모두이지만 이익을 얻는 것은 한 개체라는 점이다. 따라서 가장 오래 버티기 전략을 취하는 개체군 내에서는 처음부터 포기하는 전략이 성공하여 개체군 내에 퍼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바로 포기하지 않고 몇 초 기다렸다가 포기하는 개체에게 이익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 전략은 현재 개체군 내에서 우세를 점하는 ‘즉시 포기파‘에 대하여 유리할 것이다. 이때 자연선택은 포기 시간을 점점 연장하는 방향으로 작용하여, 결국 다투는 자원의 참된 경제적 가치에 따라 결정되는 최대 버티기 시간에 다시 접근할 것이다. - P169

각 개체가 버티는 시간은 예측 불가능하다. 특정 싸움에서 개체가 버티는 시간은 예측 불가능하지만, 그 평균은 자원의 진가와 같다. 예를 들어 자원이 실제로는 5분의 가치가 있다고 하자. ESS에서 어떤 개체는 5분 이상 버틸지도 모르고, 5분도 버티지 못할지 모르고, 또 꼭 5분간만 버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이 경우 그가 얼마나 버틸지 상대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 P169

소모전에서는 내가 포기하려는 것을 상대가 눈치채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염을 조금 움직이든지 하여 포기하려는 것이 들키면 즉시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 가령 수염을 움직이는 것이 1분 내에 포기한다는 확실한 징조라면 다음과 같은 지극히 단순한 승리의 전략이 존재할 수 있다. ‘상대의 수염이 움직이면 당신의 처음 계획이 무엇이었든 1분만 더 참아라. 상대의 수염이 아직 움직이지 않고 게다가 당신이 포기하려고 했던 시간까지 이제 1분도 안 남았다면, 즉시 포기하고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 수염은 결코 움직이지 마라‘ 이런 이유로 자연선택은 수염을 움직이는 행위나 그 밖의 속마음을 표출하는 행위를 즉시 벌할 것이다. 그리하여 무표정한 얼굴, 즉 포커페이스가 진화하는 것이다. - P170

철저하게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 포커페이스가 더 나은 것은 왜일까?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안정한 전략이 아니기 때문이다. - P170

대부분의 개체들이 정말로 장시간 버틸 작정일 때에만 목덜미 털을 세운다고 해 보자. 상대방의 대응 전략, 즉 상대가 목털을 세우면 즉시 포기하는 전략이 진화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거짓말이 진화하기 시작한다. 실제로는 장시간 버틸 작정이 아닌 개체가 어떤 소모전에서나 목털을 세워 손쉽게 승리의 이익을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해서 거짓말쟁이의 유전자가 퍼져 나갈 것이다. 거짓말쟁이가 대세를 차지하면 선택은 이제 그 속임수를 감지하는 개체를 선호할 것이다. 이 때문에 거짓말쟁이는 다시 그 수가 감소할 것이다. - P170

무표정한 얼굴은 진화적으로 안정하다. 결국 항복한다고 해도 그것은 돌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야 한다. - P170

‘영역 방어‘란 두 개체와 한 뙈기의 땅 사이의 관계를 결정짓는 도착 시간의 차이, 즉 도착 시간의 비대칭성 때문에 생기는 하나의 ESS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 P174

스키너 상자라는 것은 동물이 레버를 눌러서 스스로 먹이를 얻는 것을 학습하는 장치로, 레버를 누르면 자동적으로 먹이가 떨어진다. - P527

순위가 낮은 개체는 순위가 높은 개체에게 항복하는 경향이 있다. 개체끼리 서로를 알아본다고 가정할 필요는 없다. 여기서 벌어지는 것은 이기는데 익숙해진 개체는 계속해서 이기고 지는 데 익숙해진 개체는 정해 놓고 지기만 하는 것뿐이다. 처음에는 개체들이 완전히 무작위로 이기고 지다가 자연히 개체들 사이에 어떤 순위가 매겨진다. 이것은 부수적으로 집단 내의 심한 다툼을 점차 줄이는 효과가 있다. - P177

순위가 정해져 있어 심한 싸움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암탉의 무리가 끊임없이 구성원이 바뀌어 항상 싸움이 일어나는 무리보다 산란율이 훨씬 높다 - P178

생물학자들은 흔히 순위제의 생물학적 이점 또는 ‘기능‘은 집단 내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공격을 줄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옳지 않다. 순위제 그 자체는 집단의 특성이지 개체의 특성이 아니기 때문에 진화적 의미에서 ‘기능‘을 가졌다고 할 수 없다. 집단 수준에서 볼 때 순위제의 형태로 나타나는 개체의 행동 패턴에는 기능이 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기능‘이라는 말 대신에 개체 인식과 기억이라는 두 기작이 존재하는 비대칭적 싸움에서의 ESS라는 관점으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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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에 도움이 되는 팁들을 배울 수 있다. 또한 몰입으로 인해 파생되는 각종 새로운 아이디어들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수면의 역할에 대한 얘기도 나오는데 여기서의 핵심은 수면이 낮 동안에 입력된 정보들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해마의 역할이 중요한데 해마는 정보가 입력될 때의 감정의 강도와 정보의 반복 횟수에 따라 장기 기억으로 보낼 정보들을 선별한다고 한다.

읽으면서 이러한 뇌과학 관련 정보들을 잘 알아두었다가 우리 삶에 적재적소에 잘 적용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규칙적인 운동은 자신감을 갖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것 못지않게 중요한 점이 바로 몰입할 때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주어진 문제를 천천히 생각하는 몰입 활동도 자신감을 좌우하는 열쇠가 된다. - P108

몰입 상태가 되었다고 모든 사람이 동일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각자가 그때까지 축적한 지식과 사고력 등에 따라 격차가 생긴다. - P110

몰입 상태에서 보다 더 높은 수준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관련 지식을 쌓고 사고력과 창의력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 P110

몰입적 사고를 오랫동안 경험하면서 내가 알게 된 사실은 아이디어는 잠이 들 때 잘 떠오른다는 것이다. - P114

서양 속담에 중대한 문제가 있을 때 잘 풀리지 않으면 잠잘 때 그 문제를 생각하라는 ‘Sleep on the problem.‘이라는 말이 있다. 이러한 속담이 생길 정도라면 자는 동안 문제가 잘 풀린다는 것은 사람들이 자주 겪는 일인 것이다. 또한 위대한 발견들이 꿈에서 혹은 선잠을 자다가 이루어졌다는 일화도 많이 있다. - P115

수면의 역할은 무엇인가? 현재 뇌과학에서 가장 유력한 학설은 밤에 수면을 취하는 동안 낮에 경험한 것을 학습하는 것이라고 한다. - P116

각성 상태에서는 정보의 입출력이 쉴 새 없이 이루어진다. 이때는 뇌가 정보의 입출력을 원활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최적화되어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경험한 것을 장기 기억에 저장하는 학습 활동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 P117

그러나 수면 상태가 되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고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그리고 우리 몸을 거의 움직일 수 없다. 꿈에서 달리기를 한다고 해도 내가 실제 몸을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정보의 입출력이 차단된다. 이 상태는 낮에 경험한 것들을 학습하기에 아주 좋은 여건을 제공한다. - P117

수면 중에는 낮에 경험한 것을 해마에서 재정리하고 통합한다고 알려져 있다. 즉 해마에서 기존의 다른 기억과 관련성을 검토하고 중요한 경험은 장기 기억으로 보내 기억할 수 있게 하며 중요하지 않은 경험은 잊어버리게 하는 것이다. - P117

해마는 어떤 기준으로 중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별하는 것일까? 그 기준은 정보가 입력될 때의 감정의 강도와 정보의 반복 횟수이다. 해마는 정보가 입력될 때 아무런 감정이 없거나 약한 정보는 폐기하고 강한 감정을 가진 정보는 장기 기억으로 보내서 저장한다. 이러한 예는 우리가 어릴 적에 강한 충격을 받은 사건들을 평생 기억하는데서 쉽게 알 수 있다. - P117

해마는 감정의 강도는 약하더라도 정보가 반복해서 입력되면 장기 기억에 저장한다. 이는 왜 반복 학습이 효과적인지를 잘 설명해 준다. 공부가 재미없더라도 반복 학습을 하면 그 내용을 자신의 장기 기억에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 P117

몰입 기간에는 오로지 주어진 문제만을 반복하여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해마는 그 문제를 푸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받아들여 장기 기억에 저장할 것이다. 몰입 상태에서는 매일 그 문제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그 문제가 장기 기억에 저장될 것이고, 결국 신체는 이 문제를 푸는 것을 목숨이 걸린 것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 - P118

수면 상태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기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P118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장기 기억들의 적절한 조합을 찾아내는 활동이다. 아직 내 머릿속에 들어 있지 않은 지식에서 아이디어가 나오는 일은 없다.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장기 기억에서 주어진 문제 해결에 유용한 것을 검색하여 찾아내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 P118

문제와 관련된 장기 기억들을 통합하고 상호 관련성을 찾아내는 고차원적인 검색이다. - P118

수면 상태에서 장기 기억의 처리 능력은 각성 상태에 비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문제는 수면 상태에서는 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수면 상태에서는 고도로 활성화된 장기 기억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를 활용할 의식이 없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명확한 목표 의식은 각성 상태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각성 상태에서는 장기 기억의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니 이 얼마나 기막힌 아이러니인가. - P119

선잠은 각성 상태와 수면 상태가 교차하는 상태이다. 어떠한 의미에서 의식도 약간 존재하고 활성화된 장기 기억도 약간 존재하는 상태인 것이다. 이렇듯 명확한 목표 의식이 활성화된 장기 기억과 공존하는 상태이므로 아이디어가 잘 나오는 것이다. - P119

몰입적 사고의 위력은 바로 수면 상태에서 고도로 활성화된 장기기억을 활용한다는 데 있다. 즉 몰입 상태가 되면 잠을 자면서도 주어진 문제를 풀려는 생각을 계속 한다. 이는 몰입 상태에서 깨어나면 항상 그 문제에 대한 생각과 함께 깬다는 사실로 알 수있다. 반면 몰입을 하지 않으면 수면 상태에서 뇌에게 명확한 목표의식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자는 동안에 고도로 활성화된 두뇌를 활용할 수 없다. 그래서 이런저런 꿈을 꾸는 것이다. - P119

왜 낮에 아이디어가 우연히 떠오를까? 바로, 기억에 필요한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 dopamine,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 의 양이 수면 중에는 극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 P120

많은 사람들이 선잠 상태에서 아이디어가 잘 나오는데 노트에 기록하지 않으면 쉽게 잊어버린다고 이야기한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선잠 상태에서는 기억에 필요한 신경 전달 물질의 양이 적어 기억을 못하기 때문이다. - P121

‘만약 어떤 사람이 자유롭게 낙하한다면 그는 자신의 무게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 P122

세렌디피티serendipity란 ‘위대한 발견을 이끄는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통상 우연히 떠오른다‘는 개념을 정의하기 위해 생겨난 단어다. 많은 위대한 발견이 운 좋게도 한순간의 생각이나 영감으로 얻어졌다는 얘기다. - P123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Werner Karl Heisenberg가 양자역학의 핵심 이론인 ‘불확정성 원리‘를 발견한 것은 열병에 걸려 헬골란트에 요양을 가 있을 때였다. 하이젠베르크 역시 우연히 떠오른 영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 P123

"헬골란트에서 에너지가 시간적으로 일정하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내 머릿속에 떠오른 한순간의 영감 덕분이었다. 늦은 밤, 힘들여서 계산을 마쳤는데, 정확히 들어맞는 답을 얻게 되었다. 그날 새벽, 나는 바위 위에 올라가서 해가 솟아오르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행복했다." - P123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신의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한순간에 이루어졌다 - P124

창조의 순간은 잠깐 쉬는 시간에, 때로는 꿈속에서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다. - P124

아인슈타인은 머리맡에 늘 펜과 노트를 두고 자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꿈에서 자신이 씨름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얻으면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 P124

닐스 보어도 꿈에서 진기한 태양계의 모습을 보고 이를 참조하여 원자구조 이론을 완성했는데, 이것이 현대 원자물리학의 기초가 되었다. - P125

원소의 주기율표를 발명한 드미트리 멘델레예프Dmitrii Ivanovich Mendeleev - P125

중요한 아이디어는 대부분 수면 중에 얻어지며, 수면 중에 뇌는 각성 상태와는 다른 초능력에 가까운 기능을 가지고 있다 - P126

위대한 발견은 진정한 의미에서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연한 영감에 의한 위대한 발견 뒤에는 그러한 영감을 얻을 때까지 오랫동안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의 정성이 있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P126

주어진 문제에 대하여 자나 깨나 깊이 몰입해서 생각할 때, 그래서 그 문제를 푸는 의식적인 노력이 수면 중에도 이어져 수면 상태에서 활성화된 뇌를 이용해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가 꿈에 나타나든지 혹은 낮에 한순간의 영감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떠오른 순간은 우연처럼 느껴지지만 몰입적인 사고를 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필연적인 결과다. - P126

몰입은 즐거움과 특별한 감정을 동반하는 놀라운 경험이다. 몰입 상태에 이르면 즐거움과 쾌감이 증폭되어 온몸을 감싸게 되는데, 특히 1주일 이상 몰입 상태가 유지되면 쾌감에 도취되어 있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 P126

무엇보다 주어진 문제를 머릿속에 품고 있기를 몇 주간 지속하다 보면 열애하는 것 같은 감정 상태에 이르게 된다. 평소와는 달리 몸이 약간 들떠 있고, 풀고자 하는 문제와 관련된 문헌을 읽거나 단어만 들어도 흥분 상태가 된다. - P127

문제 해결에 대한 진전이 없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지루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그 뒤에 새로운 돌파구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더욱 격렬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이 순간 문제 해결 활동은 흥미진진한 게임이 된다. ‘이렇게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월급을 받아도 되나‘, ‘남부러울 것이 없다는 말을 이럴 때 사용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 P127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의 집중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충만감 - P127

행복감이 충만해지면 해결하려는 문제가 대단히 어려워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신이 든다. 자신감이 생기는 근거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제를 풀 수 있다는 확신만은 아주 명확하다. 제아무리 복잡하고 머리 아픈 문제라도 머지않아 풀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며, 세상의 어떤 문제도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 P128

만약 문제에 대한 자신감이 없거나 다른 일도 많은데 풀리지 않을 문제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문제 풀기를 포기하고 말 것이다. 자신감과 확신은 문제를 계속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 P128

몰입은 종일 주어진 문제만을 생각하는 매우 강도 높은 사고 활동인데도 며칠, 몇 주일, 몇 달이 지나도 아무 부작용이 없다. 피로가 누적되지도 않고 일이 싫증나지도 않는다. 오히려 매일 사기가 더 충천하고 자신감과 의욕이 솟구치는 최상의 컨디션이 유지되는데, 그 생각을 지속하는 한 기분 좋은 이 상태는 무한정 계속된다. - P128

몰입을 몇 주간 계속하면 감정이 고조된다.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져서 이전에 살았던 삶은 매우 시시해 보인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삶다운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지는데, ‘이제까지는 인생을 헛되이 살았다. 하루를 살아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렇게 천국에 살고 있는듯한 상태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몇 주일이고 몇 달이고 계속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P129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시간의 문제이지 결국은 풀 수 있다. 매일 기적같은 깨달음과 아이디어가 나오기 때문이다. - P130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의 몰입 이후에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완성되어 모습을 드러내면, 그 일을 내가 해냈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벤허>의 감독 윌리엄 와일러가 "하나님, 정말로 이 작품을 내가 만들었습니까?"라고 했다는 바로 그 심정이 되는 것이다. - P130

문제를 해결해 가는 오랜 기간 동안 느끼는 감정은 마치 아기를 잉태한 것 같은 느낌이다. 자연스럽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며 결과에 대한 신성함, 거룩함, 성스러운 종교적 감정이 생겨난다. 그 결과가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느껴지며, 이제 자신은 죽어도 좋지만 이 아이만은 훌륭하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의 가치에 비하여 자신은 상대적으로 미천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자신은 별것 아니지만 그 결과만은 나 자신보다 훨씬 더 소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도 생겨난다. 이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자존심도 버리게 된다. 이런 경험은 인생의 가치관을 바꾸기에 충분하다. - P131

가치관을 바꾸는 일은 사람을 바꾸는 일이다. 가치관이 바뀌면 그 효과는 평생 지속된다. 몰입하는 과정에서 자기 일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면 자신이 하는 일이 여타 다른 일에 비해 훨씬 더 중요한 의미가 있으므로 자기 인생을 송두리째 던질 만한 가치가 있다는 확신이 들게 된다. 죽음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더불어 진정으로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몰입함으로써 얻는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 P131

이제는 모든 관심과 에너지를 하나의 명확한 목표에 집중한다. 심지어 신문이나 TV를 보다가 흥분하는 에너지도 아깝다고 느낄 정도가 된다. 그야말로 자신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모아서 주어진 목표를 향해 쏟아붓는다. 그 결과,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고의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는 일시적인 효과로 끝나지 않고 남은 인생을 보다 성공적이고 의미 있는 삶으로 이끈다. - P131

생각하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책이나 논문을 통해 배우려고 하기보다는 혼자서 계속해서 논리적으로 조금씩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 P134

몰입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는 주어진 문제에 대하여 오로지 생각만 해야 한다. 관련된 문헌을 검색하고 논문이나 책을 보면 하나로 모아져야 할 집중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만다. 관련 문헌을 읽는 것이나 남들과 관련 내용을 토론하는 것은 일단 몰입 상태에 들어간 뒤에 해야 한다. - P135

깨어 있는 시간은 오로지 생각을 하고, 졸리면 자라 - P135

잠에서 깰 때 문제에 대한 생각, 혹은 아이디어와 함께 의식이 돌아오는 것은 몰입 상태가 되면 매일 경험하게 된다. 꿈을 꾸지 않고 항상 그 문제에 대한 생각이나 아이디어와 함께 깨는 것이다. 이 상태는 몰입 상태에 들어갔는지에 대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 P136

처음으로 제 스스로 깨달은 것들을 가지고 문제를 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금 이 느낌은 배운 사실들을 기초로 하여 문제에 접근하던 때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무엇인가 도전하는 느낌이 들며 흥미도 생기고 재미도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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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몇 가지 팁들이 본문에 제시되어 있다. 다만, 이 8장의 챕터 제목이 ‘작고 얄팍한 해결책‘이라는 것으로 보아 아직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은 듯하다. 굳이 비유하자면 100점짜리 해결책이 아닌 60~70점 정도의 해결책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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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굉장히 인상깊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하나 만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오늘날 사람들의 비만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솔직히 처음에는 비만과 이 책에서 말하고자하는 바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가 얘기하는 핵심 포인트 중 하나인 ‘나 자신의 잘못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거로 사용되는 것을 보면서 ‘아, 이게 이렇게 연결되네‘ 하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독자님들도 굉장히 공감할 수 있는 사례가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사람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겠으나 나의 경우 어떤 일이 잘 안되거나 잘 풀리지 않을 때 환경이나 시스템을 탓하려 하기보다는 가급적 그것을 내 자신의 의지력 부족이라고 생각하면서 귀책을 나 자신에게로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남탓보다는 자기 탓을 하는 이러한 사고방식은 아마도 내 주변 사람들이나 각종 매체들을 통해 철저하게 학습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 본문을 통해 꼭 내 자신만의 잘못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잘못된 결과가 생겼을 때 내 탓이 아닌 시스템과 주변 환경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가 잘못된 시스템과 주변 환경들이 발생하게 된 근본 원인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과거에 잘못된 원인들을 제대로 파악한 뒤 그 원인이 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이것은 문제의 사안에 따라 큰 공사가 될 수도 있고 작은 공사가 될 수도 있다. 만약 큰 공사라면 정말로 다 뜯어 고쳐야 할 것이고, 작은 공사인 경우라면 해당 부분에 적절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향후 바람직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비록 이러한 작업들이 번거로울지라도 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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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에서 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몇가지 제시한다. 아직 책을 완독하기 전이라 조금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겠으나 독자인 내가 봤을 때 과연 기업들이 이 책의 본문에 제시된 대안들(예를 들면 사용자에게 구독료를 부과하는 것, 각종 SNS 기업들을 공공소유로 하자는 것 등)을 과연 실행하려고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러한 대안들은 근본적으로 정부의 규제에 밑바탕을 두고 있는 것인데, 기업가들의 이익과는 상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문에서 페이스북 창업자인 저커버그도 저자가 제시한 것과 비슷한 해결방안에 대해 난색을 표했기에 위에 언급한 나의 의구심은 어느정도 근거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과거에 읽었던 여러가지 책들이나 경험들을 통해 본능이 이성을 이긴다는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기업가들의 본능을 사회전반적으로 유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자극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방안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저자가 논지를 전개하는 것을 읽다보니 기업가들의 본능에 역행하는 쪽으로 대안들이 제시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현실적으로 저자의 대안들이 현실에서 실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 약간은 회의적으로 보인다. 아직 60%정도만 읽었기에 이후에 어떻게 논의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현 시점에서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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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에서는 ‘스트레스와 만성적인 각성 상태‘라는 주제의 글이 나오는데, 이 부분에서 집중력과 관련하여 굉장히 공감가는 내용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안전하다고 느껴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쓰고보니 지극히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특별히 본문에 나온 사례를 통해 위와같은 결론을 좀 더 찐하게 느낄 수 있었다.

심리나 정신이 불안한 상태에서는 그와 관련된 문제에 집중하느라 자신이 하는 일에 집중하기가 힘들지만, 심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라고 한다면 자기 일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할 것이다.

예를 들어 무슨 교통사고나 각종 소송 같은 것들이 걸려있을 경우 아무래도 자신의 본업보다는 그러한 사건, 사고들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기에 정신적으로 굉장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밖에 없고 이것은 결국 본업에 대한 집중력의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면 방해 요소를 꽤 쉽게 다룰 수 있죠. - P228

"정신 조작" - P230

 "갈망을 만들어내는 것" - P230

‘사용자를 낚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들을 미치게 만들어라‘ - P231

설계자의 목표는 사용자를 계속 돌아오게 할 ‘내적 트리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 P231

설계자는 여러분과 내가 ‘오랜 기간 이상적으로는 남은 평생 그 행동을 반복하게‘ 만들어야 한다. - P231

"습관은 수익 발생에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다." - P231

잔혹한 낙관주의는 비만이나 우울, 중독처럼 우리 문화에 근본 원인이 있는 거대한 문제와 관련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언어로 단순한 개인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 주장은 낙관적으로 들리는데, 문제를 금방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이 주장은 잔혹한데, 이렇게 제시하는 해결책이 너무 제한적이고 근본 문제를 전혀 보지 못하기에 결국 대다수에게 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 P233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부과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부과하는 것이다‘ - P233

스트레스는 감정이다. 스트레스는 일련의 생각이다. 다르게 생각하는 법(재잘거리는 생각을 잠재우는 법)을 배우기만 하면 스트레스는 싹 사라질 것이다. 그러니 명상하는 법을 배워라. 당신의 스트레스는 마음을 챙기지 못하는 데서 온다.

이 메시지는 낙관적인 약속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 P234

이는 분명 잔혹한 일이다. 문제의 해결책이 있다고 말한 다음(스트레스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 그럼 괜찮아질 거야!) 악몽 같은 현실에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 - P235

직원에게 인슐린은 주지 않을 거지만 사고방식을 바꾸는 법에 대한 수업은 제공할 겁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한 말인 "그럼 케이크를 먹게 하세요"의 21세기 버전이다. 그럼 이 순간에 머물게 하세요. - P235

잔혹한 낙관주의는 처음에는 친절하고 낙관적으로 보이지만 종종 추악한 여파를 미친다. 잔혹한 낙관주의는 이 작고 얄팍한 해결책이 실패할 때 개인이 시스템을 탓할 수 없게 만들고, 결국 개인은 자기 자신을 탓하게 된다. 개인은 자신이 일을 다 망쳤다고 자신이 못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게 된다. 로널드는 이러한 관점이 과로 같은 "스트레스의 사회 원인에서 주의를 돌리게" 하고, 순식간에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잔혹한 낙관주의는 이렇게 속삭인다. 문제는 시스템에 있는 게 아냐. 문제는 네 안에 있어. - P235

잔혹한 낙관주의는 보통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한 특수한 사례를 가져다가 그것이 평범한 일인 양 행세한다. - P236

가장 중요한 사실은, 사람들이 그래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잔혹한 낙관주의는 우리의 집중력을 망가뜨리는 시스템을 바꿀 수 없으므로 우리 개개인의 행동을 바꾸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을 당연시한다. 그러나 왜 우리가 이 시스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우리를 "낚고" "미치게" 만들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 가득한 환경을 왜 받아들여야 하는가? - P236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식품 공급 체계가 주로 가공된 정크푸드로 이뤄진 식품 공급으로 대체되있다. 전 인구가 받는 스트레스가 대대적으로 늘어,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행위가 더욱 매력적으로 변했다. 우리가 세운 도시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일이 거의 불가능했다. 즉 환경이 바뀌었고, (여러분이나 나의 개인적 실패가 아닌) 이러한 변화가 우리의 신체를 바꾸었다. 우리의 몸은 일제히 불어났다. - P237

그러나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우리를 이렇게 만든 전반적인 변화를 인정하고 이 문제에 달려들어 비만을 피할 수 있는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 대신, 우리는 다이어트 산업을 통해 스스로를 탓하라고 배웠다. - P237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는 법을 익혔다. 내가 뚱뚱해진 것은 나 자신 때문이야. 내가 잘못된 음식을 선택했어. 욕심을 부렸고, 게을렀고, 내 감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어. 내가 부족한 사람이야. - P237

우리는 다음부터 칼로리를 더 잘 계산하겠다고 다짐했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다). 주로 사회적인 원인에서 비롯된 위기 앞에서 우리 문화는 개개인을 위한 다이어트 계획과 책을 주요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 P238

우리 문화에서 다이어트를 통해 살을 뺀 사람의 95퍼센트가 1년에서 5년 이내에 전 몸무게로 되돌아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명 중 19명꼴이다. 왜일까? (나를 비롯한) 사람들이 애초에 체중이 늘어난 이유를 거의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에 대한 분석이 전혀 없다. 식품 공급 체계에 문제가 있어 이전 세대가 먹은 것과는 전혀 다른 중독적인 고가공 식품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스트레스와 불안이 우리를 과식으로 몰고 가는 문제는 설명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는 어디든 가려면 강철로 된 박스에 몸을 욱여넣어야 한다는 사실은 다루지 않는다. - P238

다이어트 책은 우리가 사는 사회와 문화가 매일같이 우리를 형성하고 밀어붙여 특정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다이어트는 우리가 속한 환경을 바꾸지 않는다. 그리고 이 위기의 원인은 바로 이 환경에 있다. 다이어트가 끝나도 우리는 여전히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불건강한 환경에 산다. 우리가 만든 이러한 환경에서 체중을 감량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끝없이 아래로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올라가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다. 몇몇 사람은 용맹스럽게 에스컬레이터 꼭대기까지 전력 질주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대다수는 이게 다 자기 잘못이라고 느끼며 에스컬레이터 맨 밑에 서 있게 될 것이다. - P239

우리가 체중 문제에 대응한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집중력 문제에 대응해 결국 똑같이 처참한 결과에 다다르게 될까 봐 우려스럽다. - P239

다이어트 책은 비만위기를 해결하지 못했고, 디지털 다이어트 책은 집중력 위기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에서 작동하는 더 거대한 세력을 이해해야 한다. - P239

"자제력을 키우려고 노력할 수는 있겠지만, 화면 반대쪽에는 우리의 자제력을 꺾으려고 노력하는 천여 명의 엔지니어들이 있습니다." - P240

지나치게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해 사람들을 실패로 이끄는 잔혹한 낙관주의의 대안은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비관주의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낙관주의다. 진정성 있는 낙관주의는 우리의 목표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모두와 협력해 그 장애물을 하나씩 해체할 계획을 세운다. - P241

우리의 이익(집중할 수 있고, 오프라인에서 만날 친구를 찾고, 어떤 사안을 차분하게 논의할 수 있는 것)과 소셜미디어 기업의 이익은 근본적으로 충돌한다. - P244

유튜브의 추천 엔진이 사람들을 급진화한다 - P250

실험 결과 아마존은 페이지 로딩 속도가 0.1초만 느려져도 상품을 끝까지 구매하려는 사람 수가 크게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251

"뇌에게 우리의 충동을 따라잡고 질문할 기회를 주는 겁니다. 너 정말 여기에 있고 싶니? 아니." - P251

수많은 과학적 증거가 무언가를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P251

우리는 어디에서나 정치적 체념이 느껴지는 문화에 살고 있다. - P259

정치적 비관주의는 사람들이 순전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해결책에 매달리게 만든다. - P259

나는 인류 역사상 기술 기업 같은 강력한 세력이 수차례 패배했으며 이러한 일은 늘 발생한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주지시켰다. 이러한 일은 평범한 사람들이 단체를 조직해 더 나은 선택지를 요구하고, 그 요구를 달성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때 일어난다. - P259

그 어떤 권력의 원천과 일련의 생각도 맞서 싸우지 못할 만큼 거대하지는 않다 - P263

거대 테크 기업은 자신들의 권력이 난공불락이며 변화를 위한 투쟁이 아무 소용없다고 우리가 믿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이 기업들은 결국에는 스러진 다른 모든 강력한 세력만큼이나 허약하다. - P263

현재 ‘스타일 전이 style transfer‘라는 기술이 존재한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컴퓨터에 반 고흐의 그림을 잔뜩 보여준 뒤 새로운 장면을 가리킬 때 컴퓨터가 반 고흐의 스타일로 그 장면을 재창조할 수 있다. - P263

"현재 구글은 우리의 지메일을 전부 읽고 우리의 스타일을 모방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서 광고 회사에 판매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인 우리는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조차 모르죠" - P264

"구글이 우리의 지메일을 전부 읽고, 우리가 빠르고 긍정적으로 응답한 이메일을 확인해 그 스타일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스타일이 우리를 특히 잘 설득하는지 알게 되죠. 여기에는 불법인 지점이 전혀 없어요. 이러한 활동에서 우리를 보호할 법이 없어요. 이게 우리의 사생활을 침해하나요? 우리의 자료를 판매하는 게 아닌데요. 그저 우리가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한 지식을 우리 자신보다 더 많이 파악해 최고 입찰자에게 판매하는 거예요." - P264

지식의 분배는 극도로 비대칭적이어서, 기술 기업들은 우리가 자신의 취약점인지도 모르는 취약점을 해킹할 수 있다. - P264

앞으로 발생할 기술 혁신은 현재의 감시 자본주의를 포트나이트Fortnite를 하며 자란 아이의 눈에 보이는 스페이스 인베이더 Space Invader 처럼 조악해 보이게 만들 것이다. - P264

2015년에 페이스북은 노트북과 핸드폰에 달린 카메라로 우리의 감정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에 특허를 신청했다. - P264

도끼가 발명되고 누군가가 도끼에 손잡이를 달 생각을 하기까지 140만 년이 걸렸다 ...(중략)... 반면 웹은 "발명되고 1만 일도 지나지 않았"다. - P265

나는 우리가 경주 중임을 깨달았다. 한쪽에는 빠른 속도로 힘을 키우며 우리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파악하고 우리의 집중력을 채굴하는 침략적 기술이 있다. 다른 한쪽에는 우리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하는 기술, 우리의 집중력을 분열시키는 대신 강화하는 기술이 있다. - P265

교육을 잘 받으라고 말했다. 교육은 한번 받으면 그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기 때문이있다. - P271

인간은 전쟁 지역처럼 무서운 환경에 놓이면 종종 다른 상태로 변한다. - P274

"과각성hypervigilance은 본질적으로 가는 곳마다 곰을 찾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초점은 잠재적 위험의 단서에 맞춰져 있어요. 현재 일어나는 일을 느끼거나, 배워야 할 수업을 듣거나, 해야 할 일을 하는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요. [그러한 상태에 빠진 사람이] 집중을 안하는게 아닙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위험의 단서나 증거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는 거죠. 초점이 거기에 가 있는 거예요" - P274

영국 통계청이 실시한 대규모 연구는 가정이 재정적 위기에 빠지면 아이가 집중력 문제를 진단받을 확률이 50퍼센트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정에 심각한 질병을 앓는 사람이 있으면 그 확률은 75퍼센트 증가했다. 부모 중 한명이 법원에 출석해야 할 때는 그 수치가 거의 200퍼센트까지 커졌다. - P276

평상시 주의를 기울일 수 있으려면 반드시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 ...(중략)... 집중하려면 시야에서 곰이나 사자, 또는 현대의 위험물을 찾는 머릿속 부위의 전원을 끄고 하나의 안전한 주제로 빠져들 수 있어야 한다. - P276

초점을 좁히는 일이 "안전한 환경에서는 무척 훌륭한 전략인데, 무언가를 배우며 번창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험한 환경에 있을 때 선택적 주의 [어느 하나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상태]는 무척 멍청한 전략이에요. 그때 필요한 건 자신이 처한 환경 전체를 고루 경계하며 위험의 단서를 찾는 거니까요." - P277

약은 근본 원인이 아닌 겉으로 드러난 증상만 치료해요.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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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 이어서 피타고라스 학파에 관한 내용들이 이어진다. 본문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은 피타고라스 학파가 굉장히 완벽한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일부 사항들에 있어서는 불완전하다는 점이었다. 이런 걸 보면 사람 개개인이든 혹은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든 간에 완벽하거나 완전할 수는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단순히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 그 속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쓰고보니 너무 당연한 것 같기도 한데, 그 당연한 것을 종종 망각하고 사는 우리 자신들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한 번씩 현실을 자각하는 시간들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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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고대 사회에서 실용적 가치를 얕잡아 보는 풍조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우리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철학자들조차도 이런 풍조에 동조했던 것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본문에 따르면 이러한 풍조는 중상주의적 전통에 기반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노예 경제가 발전했다는 말이 나온다.

요즘은 시대가 많이 변해서 실용적 가치를 오히려 더 중시하고 고대처럼 지식 수준이 어떤가보다는 누가 돈이 더 많은가가 훨씬 더 중시되는 자본주의 사회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사회 전반적으로는 암묵적으로 육체노동보다는 지식노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남아있다. 오늘 본문을 읽기 전까지는 그냥 단순히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정도만 느끼고 있었지만, 오늘 본문을 통해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전해져 내려왔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독자인 내가 느끼기에 결국 핵심은 과거의 노예 경제에 있었다. 과거에 노예들이 육체 노동에 많이 투입되었었기에 지식을 활용하는 정신 노동의 가치가 희소했고 그 결과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 희소성 측면에서 전세가 역전된 듯하다. 대졸자들이 훨씬 많아졌고 이로 인해 오히려 상대적으로 육체노동을 하는 인원들이 줄어드는 모양새다. 그러다보니 대학을 졸업하고도 다시 기술을 배워서 육체노동 전선에 뛰어드는 사람들도 생겨나는 것이고 실제로 하는 일에 비해 과한 학력을 가진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결과적으로 이는 사회전반적인 불균형을 초래하여 각종 사회문제들을 파생시킨다.

쓰다보니 갑자기 사회문제라는 곳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잠시 곁길로 샌 듯하고, 과학 쪽과 연관지어 다시 생각하자면 노예의 정체성이 육체 노동이라는 것에 있는데, 과학 실험도 육체 노동이다보니 고대의 사람들이 과학을 잘 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물론 그러한 시대분위기 속에서 과학사에 이름을 남긴 훌륭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비교적 소수였기에 과학이 발전하는 속도가 다소 지체된 것에 저자는 아쉬워 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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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후반부에는 은하에 관한 다양한 얘기들이 나온다. 그동안 막연히 ‘은하계‘라는 용어만 들었었지 좀 더 세부적인 사항들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었는데, 오늘 독서를 통해 조금이나마 ‘은하‘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된 듯하다. 물론 책 몇 페이지 읽었다고 해서 은하에 대해 다 알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아예 모르는 것과 조금이라도 접해본 것은 세상을 보는 시각적인 측면에서 좀 더 넓어진다는 느낌을 가져다 주기에 분명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피타고라스학파는 구를 완벽한 존재로 여겼다. 표면에 있는 모든 점들이 중심에서 같은 거리만큼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그 완벽성의 근거로 삼았던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원 또한 완전한 도형이었다. - P368

피타고라스학파는 행성들도 원형의 궤도 위를 언제나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행성이 궤도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빠르고 느리게 속력을 바꾸며 움직인다는 것은 그들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원형이 아닌 운동은 어딘가 결함이 있다고 보았다. 한편 행성은 불완전한 지구와는 달리 ‘완벽한‘ 존재라고 믿었으므로, 행성들에게는 비원형 궤도가 어쩐지 걸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 P368

비록 감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세계이지만 피타고라스 학파는 완벽하고 신비한 세계의 존재를 확신했다. - P368

그렇지만 피타고라스학파와 달리 케플러는 현실 세계에 대한 실험과 관측의 중요성을 깊이 신뢰했기 때문에 행성의 겉보기 운동에 관한 상세한 관측 자료에 따라 원 궤도 운동이라는 전제를 포기했다. 행성들의 궤도는 타원이었다. - P369

실험을 통한 검증 없이 경쟁 중에 있는 가설들의 우열을 가릴 수가 없으므로, 과학은 실험에 의존하지 않고는 발전을 할 수 없다. - P370

노예의 정체성은 손을 사용하는 그들의 육체 노동에 있었다. 육체 노동은 바로 노예임을 뜻했다. 한편 과학 실험도 육체 노동이었다. 노예 소유자들은 당연히 육체 노동과 거리를 뒀다. 그러나 과학을 할 만큼의 물질적,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사람들도 일부 사회에서 체면치레로 ‘gentlemen ‘이라 불러 주는 바로 노예주들뿐이었다. 그러니 과연 누가 과학을 했겠는가? 거의 아무도 과학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 P370

‘gentleman‘ 에 대응하는 우리말의 또 다른 표현인 ‘점잖은 분‘ 을 음미하게 된다. 원래 이 말은 젊지 않은 분에서 왔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젊지 않은 분‘들은 육체 노동과 거리를 두는 것이 마땅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도 육체 노동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 P372

과학 발전에 꼭 필요한 요소는 자유로운 탐구 정신이다. - P372

현대(정치적) 제3세계의 커다란 문제는 고등 교육의 기회가 주로 부유층의 자녀들에게만 주어진다는 것이다. 부유층 출신은 당연히 현상 유지에만 관심이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일을 하여 무엇을 만든다던가, 또는 기존의 지식 체계에 도전하던가 하는 일을 매우 어려워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이런 나라들에서 과학이 뿌리 내리기는 지극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 P373

플라톤주의자들과 그들의 기독교 후계자들은 지상의 세계는 때 묻고 골치 아픈 곳인 반면에 천상계는 완벽하고 신성하다는 특이한 견해를 갖고 있었다. 그들은 지구가 근본적으로 하나의 행성이라는 사실을 거부하고 우주 시민으로서 지구인의 위상을 망각한 채 살았다. - P375

지구가 하나의 행성이며 지구인은 우주 시민이라는 생각은 피타고라스 이후 3세기가 지난 뒤 사모스 섬에서 태어난 아리스타르코스 Aristarcos에서 시작한다. 그는 이오니아의 마지막 과학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 시기에 와서 지적 깨달음의 중심지가 위대한 알렉산드리아도서관으로 이미 이동했기 때문이다. - P375

아리스타르코스는 태양이 행성계의 중심이고 모든 행성은 지구가 아니라 태양의 주위를 돈다고 주장한 첫 번째 인물이었다. - P375

그(아리스타르코스)는 월식 중에 달의 표면에 드리워지는 지구의 그림자를 보고 태양은 지구보다 훨씬 크며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고 옳게 추론했다. 그 다음에 따라올 결론은 뻔하다. 그는 태양처럼 큰 물체가 지구처럼 작은 물체의 주위를 회전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추론했다. - P375

아리스타르코스와 코페르니쿠스를 적대시하려는 생각이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다. 일종의 지구 중심 우주관에 사로잡힌 우리는 아직도 일상적으로 "해가 뜬다." 하고 "해가 진다." 한다. 아리스타르코스 이후로 2,200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우리의 말투는 여전히 지구가 돌지 않는 듯하다. - P377

시선 방향의 차이에 따른 겉보기 움직임의 변화, 즉 시차視差, parallax - P377

관측이 이루어진 두 위치 사이의 거리가, 즉 기선이 길면 길수록 시차가 크게 관측되고, 따라서 더 멀리 떨어진 물체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 P377

사람의 두 눈 사이의 간격은 일정하게 고정돼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지구는 관측자에게 움직이는 관측대를 제공한다. 즉 지구가 6개월이 지나면 궤도의 정반대편에 오므로 지구에서의 기선이 실제로 3억 킬로미터까지 확장될 수 있다. 그러므로 별들이 천구에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6개월의 시간 간격을 두고 관측한다면 매우 멀리 있는 천체라도 그 거리를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 P378

별들도 우리의 태양과 같은 존재일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아리스타르코스였다. 그는 태양을 별들의 ‘반열班列‘에 가져다 놓은 장본인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6개월의 시간차를 두고 별을 관측해 보아도 그 별의 시선 방향에는 변화가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별들의 시차를 측정할 수 없다는 사실은, 별들이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에 비해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 P378

사실 망원경이 발명되기 전에는 가장 가까운 별의 시차도 감지할 수 없었다. 19세기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별의 시차 측정이 이루어졌다. 일단 별의 시차가 알려지면 그리스 인들이 발명한 기하학을 이용하여 누구나 그 별까지의 거리를 쉽게 계산해 낼 수 있다. 이렇게 측정한 거리가 가장 가까운 별이라고 해도 수 광년이나 된다. - P378

겉보기의 크기와 실제 거리사이에 성립하는 반비례 관계는 미술과 사진술에서 널리 활용되는 원근법의 근본 원리이다. - P378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천랑성까지의 실제 거리는 8.8광년이다. - P379

별이란 무엇인가? 별이란 광막한 우주 공간에 흩어져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진 태양이었다. - P380

지구와 지구인이 자연에서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통찰은 위로는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의 보편성으로 확장됐고 옆으로는 인종 차별의 철폐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통찰이 성공을 거두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반대쪽으로 흐르는 물결을 끊임없이 거슬러 가며 저항해야 했다. - P380

지구와 지구인을 우주에서 올바르게 자리 매김하는 일이 천문학, 물리학, 생물학, 인류학, 경제학, 정치학의 발전에 원동력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의 결과가 완강한 사회적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러한 통찰이 천문학 이외의 분야에 초래하게 되는 사회적 영향의 심각성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P380

18세기 말, 영국 국왕 조지 3세의 궁정 음악가이자 천문학자였던 윌리엄 허셜William Herschel은 별들의 분포를 지도로 작성했다. 허셜이 작성한 별들의 지도에는, 은하수의 띠가 흐르는 평면 안에저 어느 방향으로 보든지 비슷한 수의 별들이 늘어서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 지구가 은하수 은하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 P380

미국의 미주리 주 출신 할로 섀플리 Harlow Shapley는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에 구상 성단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을 새로이 고안해 냈다. 구상 성단이란 구형으로 분포한 별들의 무리로서 벌 떼를 연상케 하는 아주 매혹적인 천체이다. - P381

섀플리는 먼저 기준이 될 특별한 종류의 변광성을 구상 성단에서 찾아냈다. 그 별들은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지만 그 밝기의 평균값은 일정하다. 그런데 이러한 별들의 원래 평균 밝기가 변광 주기와 긴밀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 즉 밝기가 변하는 데 걸리는 주기를 관측을 통해서 알아내면, 그 별의 원래 밝기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 P381

구상 성단에서 특정한 패턴으로 밝기가 변화하는 별을 찾아내고 그 변광주기에서 그 별의 원래 밝기를 추정한 다음 겉보기 밝기와 비교함으로써 우리는 그 별까지의 즉 구상 성단까지의 거리를 계산해 낼 수있는 것이다. - P381

원래 밝기를 알고 있는 가로등의 희미한 정도로부터 나와 그 가로등 사이의 거리를 가늠할 수 있다. 같은 이치에서 별까지의 거리도 측정할 수 있다. - P381

이렇게 해서 모두 100여 개에 이르는 구상성단들의 거리를 알아낸 다음에, 섀플리는 이들의 3차원적 분포를 조사했다. 그랬더니 구상 성단들이 태양계 근방이 아니라, 은하수 은하의 궁수자리 방향으로 멀리 떨어진 곳을 중심으로 하여, 대칭적인 분포를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우리 은하의 중심은 태양계가 아니라 태양계에서 궁수자리 방향으로 멀리 떨어진 구역에 있다는 결론을 피할 수 없다. - P382

100여 개에 이르는 구상 성단들이 바로 우리 은하수 은하의 한가운데에 몰려 있는 막대한 질량 중심점을 궤도 운동의 중심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구상 성단들이 은하수 은하 안에서 하는 운동은 마치 그 중심 구역에 경의를 표하는 모습 같다. - P382

1915년 섀플리는 "태양계는 은하의 중심이 아니라 은하의 외진 변방에 있다."라는 참으로 대담한 주장을 펼쳤다. - P382

허셜의 오류는 궁수자리 방향에 있는 많은 양의 미세 고체 입자들 때문이었다. 성간 티끌이라 불리는 이 고체 입자들이 별빛을 아주 효과적으로 흡수·산란하기 때문에, 허셜은 성간 티끌의 장막 너머에 존재하는 어마어마한 수의 별들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 P382

이제 우리는 태양계가 은하의 중심핵으로부터 약 3만 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고 확실하게 알고 있다. - P382

은하수 은하 내부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의 현주소는 나선 팔의 가장자리이다. 별들의 밀도가 주위보다 좀 낮고 외지고 후미진 곳이다. - P382

은하수 은하의 중심 지역에는 구상 성단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별들이 많다. 은하의 중심핵에서는 육안으로도 밝은 별들을 100만 개 이상이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구에서 볼 수 있는 수는 고작 수천 개에 불과한데 말이다. 그러한 곳에 있는 ‘사람들‘도 그들의 태양, 아니 태양들이 뜨고 지는 것을 계속 보겠지만, 태양들이 진다고 해서 깜깜한 밤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 P383

영국 더럼 Durham 의 토머스 라이트라든가 독일 쾨니히스베르크의 이마누엘 칸트 Immanuel Kant 같은 학자는 이미 18세기에 망원경을 통해서 세련된 나선 형태의 빛을 발하는 성운들을 밤하늘에서 알아보고, 이것들이 우리 은하와 같은 존재의 은하라는 예감을 가졌다. - P383

칸트는 안드로메다자리에 보이는 M 31이 수많은 별들로 구성된 또 하나의 은하일 것이라는 구체적 제안을 확실하게 했을 뿐 아니라, 이러한 나선형 성운에 "섬 우주 island universe"라는 멋들어진 이름까지 지어줬다. - P383

한편, 나선형 성운이 우리 은하 바깥에 멀리 떨어져 있는 섬 우주가 아니라, 은하수 은하 내부에서 중력 수축 중에 있는 성간운이라는 주장을 펴는 학자들도 있었다. 그들은 한발 더 나아가 중력 수축의 결과물로서 어쩌면 새로운 태양계들이 탄생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결국 나선형 성운까지의 거리 측정이 문제 해결의 관건이었고, 이를 위해서 무척 밝은 새로운 부류의 변광성이 필요했다. 기준성의 광도가 높을수록 거리 측정에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 P383

에드윈 허블 Edwin Hubble이 1924년에 드디어 M 31에서 그러한 변광성을 찾아냈다. 이러한 변광성들의 평균 겉보기 밝기와 원래 밝기를 비교하여, 그는 M 31이 어림잡아 200만 광년은 조금 넘는 매우 먼 거리에 있다고 규명했다. 만일 M 31이 그렇게 멀리 떨어져있다면, M 31의 실제 크기는 은하수 은하의 내부에서 볼 수 있는 성간운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나게 큰 것일 터였다. 그러므로 나선형 성운 M 31도 하나의 어엿한 은하였던 것이다. - P383

하늘에는 훨씬 더 흐리게 보이는 성운들이 많이 널려 있다. 더 흐리다는 것은 더 멀리 떨어져 있음을 뜻한다. 코스모스의 광막한 어둠 속에는 1000억 개가 넘는 엄청난 수의 은하들이 널리 흩어져 있는 것이다. - P384

우리는 "우주에서 우리의 현주소는 어디인가?"이라는 질문에 꼼짝없이 사로잡혀 있다. 우리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아주 보잘것없는 작은 행성에 살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 행성은 따분할 정도로 그저 그런 별에 속해 있다. - P384

태양이라는 이름의 그 별은 은하의 변방, 두 개의 나선 팔 사이에 잊혀진 듯이 버려져 있다. - P384

태양이 속해 있는 은하라는 것도 뭐 그리 대단한 존재도 못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우주의 후미진 구석을 차지하고 겨우 십여 개의 구성원을 거느린, 작은 은하군의 그저
그렇고 그런 ‘식구‘ 일 뿐이다. 그런데 그 우주에는 지구의 전체 인구보다 많은 수의 은하들이 널려 있다. - P384

우리가 이와 같은 우주적 관점을 갖게 되기까지 우리는 하늘을 보고 머릿속에서 모형을 구축해 보고 그 모형에서 귀결되는 관측 현상들을 예측하고 예측들을 하나하나 검증하고 예측이 실제와 맞지 않을 경우 그 모형을 과감하게 버리면서 모형을 다듬어 왔다. - P384

생각해 보라. 태양은 벌겋게 달아오른 돌멩이였고 별들은 천상의 불꽃이었으며 은하수는 밤하늘의 등뼈였다. - P384

은하의 중심에 막대한 양의 질량이 모여 있으므로, 이 질량이 자아내는 중력의 작용으로 구상 성단들은 은하의 중심을 가운데에 두고 궤도 운동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구상성단들의 공간 분포를 조사하면 은하의 중심을 찾아낼 수 있다. - P385

우리의 은하수 은하도 나선 팔을 갖고 있다. 많은 수의 별과 성단이 은하수 은하 주위를 둘러싸며 거대한 구형의 별무리를 이룬다. - P385

NGC는 새 일반 목록 New General Catalogue의 머리 글자를 따서 만든 약자이다. - P385

인류사의 위대한 발견과 대면하게 될 때마다 우주에서 인류의 지위는 점점 강등됐다. -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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