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Part 1 관계의 언어 중에서 ‘연애의 균열‘ 이라는 제목의 글부터 읽는다. 지난번 포스팅에서와 마찬가지로 저자가 생각하는 것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데 그 한 문장 한 문장이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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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종종 쓰는 말들에 내재된 뜻을 좀 더 깊이있게 들여다 보면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것 이상으로 그 이면에 숨겨진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첫사랑이 아픈 이유는 돌아보며 참고할 연애의 데이터가 없어서인지도 모른다. 아무 정보 없이 맨 마음으로 부딪히는 인생 단 한 번의 연애, 첫사랑. 만개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피어낼 줄만 알았던 순진한 처음.

보통의 흐름은 이렇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짝사랑의 고통‘, 여명의 빛이 트이는 순간 같은 ‘썸의 시기‘, 마침내 입 맞추는 장면에서 멈춰버린 드라마 같은 ‘연애의 시작‘, 적당히 흥이 나고 적당히 분위기 있는 미디엄템포의 노래를 닮은 ‘안정기‘. 이어서 감각으로 먼저 느껴지는 가을을 닮은 ‘이별의 징조‘, 가장 익숙했던 것들이 가장 슬픈 것들로 바뀌어가는 ‘이별‘. 한때는 상대에게 제일 소중했던 내 감정 혹은 상대의 감정이 거추장스러워져버리는 초라한 한 사람만의 시간.

한 사람은 하나의 우주다. 그리고 두 사람의 연애는, 두 우주가 만나서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 내는 또 다른 우주다.
당연히 완전히 다른 생태계의 법칙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덜 상처받고 더 사랑받기 위해 죽어버린 지난 우주의 검색창을 뒤적인다. 검색의 행위가 지나치다 싶을 때, 연애는 어김없이 삐걱거린다.

연애에 균열이 생기는 가장 잦은 이유는 의심에서 비롯된다.

의심은 공포스러운 순간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일종의 사이렌 같아서, 학습된 것이 없이는 느끼기 힘든 감정이다.

새로운 관계는 기차의 방향처럼 시간을 따라 앞으로 가고 있지만, 우리는 자꾸만 거기에 거꾸로 올라타 지나간 기억을 본다. 앞으로 펼쳐질 새롭고 아름다운 것들을 놓친 채. 마주 보고 앉아 다른 곳을 바라 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두 사람이 만든 새로운 우주는 생명력을 잃어간다. 결국 또 한 번의 아픈 기억, 그리고 반복.

나는 ‘사랑은 마주보는 일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일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더 정확히는, 마주 보며 시작해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공감은 오히려 디테일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공감은 기억이 아닌 감정에서 나온다. 즉, 상황의 싱크로율이 같지 않더라도, 심지어 전혀 겪지 않은 일이라 해도 디테일한 설명이 사람들의 내밀한 기억을 자극해 같은 종류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공감을 사는 일인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감정서랍이 있다. 상황에 대한 기억은 흐릿해질지라도, 그때 느낀 감정들은 어딘가에 저장이 된다.

감정의 서랍은 냉장고와 달라서 열고 닫을수록 풍성해진다. 비록 나의 경험치가 아닌 일임에도, 진심으로 내 마음속의 서랍을 열면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내향인‘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은 ‘드러난 것‘보다 ‘드러나지 않은 것‘들에 민감한 편이라 ‘기 빨리는‘ 느낌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 자리가 끝난 후 아주 단순한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그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싫어하는 거였단 걸. 놀랍게도 그걸 인정하고 나자 많은 게 편해졌다. 괜스레 아는 사람이 겹치면 나오던 험담도 사라졌다.

나는 싫어한다는 감정을 두려움으로 오역한 채 오랜 시간을 보냈다. 생각해보면 단순했다. 피하고 싶은 마음은 두려워서만 일어나는 감정이 아니지 않나. 싫기 때문에 피하고 싶었던 것을. 다만 두렵다는 마음이 나를 쓸데없이 움츠러들게 하는 게 문제였다.

살다 보면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기도, 주기도 한다. 모든 걸 무난하게 중화하려는 습관이, 그 당연한 감정에 불필요하게 많은 이유를 주렁주렁 달아줬던 것 같다.

상대방의 프레임에 갇혀 생각할 필요 없이 그냥 단순히 그 사람이 싫다고 단정지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혹시 당신이 예전의 나처럼 누군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당장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라고 말해주고 싶다.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반드시 정교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더라고. 그냥 당신에게 해악한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냥 그 사람을 싫어할 수도 있는 거라고.

인상을 찌푸린 얼굴로 또는 격앙된 목소리로 뱉는 ‘이해가 안 간다‘는 말은, 잦은 빈도로 누군가를 향한 비난을 내포한다.

"걔는 이해가 안 가"라는 말을 벌거벗기면 결국 그 말은 ‘걔는 잘못됐어‘ 또는 ‘개는 이상한 애야‘라는 의미더란 말이다. 그걸 느끼고 난 후부터 입버릇처럼 이 말을 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자신의 비좁은 경험치나 견해를 고백하는 걸로 보이기 시작했다.

나의 관점을 의심하면 또 다른 관점으로 어떤 것을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은 확실히 나의 세계를 확장하거나 견고히 해주었다.

때로는 관용적으로 쓰는 말들은 잘못 쓰인 채로 굳어진 근육 같다. 익숙해져서 더이상 통증이 느껴지지 않지만, 점점 더 악화되어가는 상태∙∙∙. 습관적으로 툭툭 내뱉는 표현을 의심해보면 조금이라도 빨리 바로잡는 게 좋은 그 무언가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기가 막히게 캐치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쉴 새 없이 자기의 단점을 고백하는 것처럼 보인다. 가급적이면 좋은 걸 더 많이 보는사람은, 아마도 안에 좋은 게 더 많은 사람일 테다.

인간에게 ‘객관적‘ 시각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나의 좋은 면에 투영시켜 좀 더 나은 세상을 보는 것도 방법이겠다.

"어느 정도의 뒷담화는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벤틸레이션(ventilation: 환기) 역할을 해주거든요. 인간은 누구나 대놓고 말하긴 뭐할 정도의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뒷담화를 하는 데 지나치게 죄책감을 가질 바엔 차라리 시원하게해버리세요."

나는 살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부정적 감정이 깃든 일에는 어느 정도의 룰이 있으면 좋다는 주의다.

나의 경우 뒷담화를 듣게 될 때 충분히 공감하며 듣되 그 감정을 공유하지는 않겠다는 룰이 있다. 실제로 그 사람에게 불만인 점들은 그의 입장에선 충분히 타당하나 내게는 개인적으로 타격이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부적절한 것들에는 중독성이 있으며 중독성이 있는 것들은 습관이 된다는 사실이다. 최대한 멀리 하되, 부득이 이를 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감정을 공유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 나쁜 것들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라는 걸 굳이 상기하며 마무리짓는 것을 내 뒷담화의 룰로 정의해본다.

즉각적으로 그 모든 데이터가 도식화되지 않는, 그럼에도 드리우는 불길한 기운에 휩싸이는 현상을 우리는 ‘싸하다‘ 고 말한다.

잘못을 한 사람은 석고대죄라도 할 수 있지만, 잘못을 당한 사람은 사과를 받는다 하여도 그 사과가 소화되기까지 기다리는 것밖엔 할 수가 없다. 사과는 나의 의지로 할 수 있는 ‘행위‘이지만, 억울함과 분노는 이성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기 때문에.

‘미안하다‘라는 말은 말꼬리가 길수록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 말은 털어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심어두는거라는 깨달음을 준 누군가에게 다시 한 번 고개 숙이며.

악플은 흡사 미세먼지와도 같다. 매우 유해하고, 늘 존재하지만, 딱히 어찌할 방도가 없는 것.

악플이란 건 잠복균 같은 거지, 즉발성 타격을 주는게 아니란 걸 알았다.

악플은 ‘표현의 자유‘라는 알량한 말로 용납될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이 가장 약해진 순간,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상태에 숨통을 조여오기에.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몰래 버리는 마음의 쓰레기 같은 게 악플일 테니까.

아쉬운 건 다정한 사람들은 말수가 적다는 거다. 말을 하기보다는 듣는 게 익숙한 사람,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풀어헤치기보다는 품어 버릇하는 사람들. 이는 다정한 이들이 가진 특성이다. 굳이 어딘가에, 나의 마음을 글자로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혹시 악플에 상처받는 이들을 보고 마음이 아파본 적이 있다면, 좀 더 요란스럽게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말들을 써보기를 부탁한다. 그 한마디가 어쩌면 소중한 그 누군가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상처 난 곳은 움츠러든다. 생각하건대 어쩐지 마음에 난 상처도 그럴 것 같다.

세상이 물건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가장 무용할, 그러나 사람들로 이루어져있기에 제일 필요한 것. 그게 ‘포장‘이 가진 철학이 아닐까.

염치는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뜻하는 단어다.

소중하다의 ‘소(所)‘는 ‘~하는 바‘, ‘~하는 것‘ 등의 의존명사 역할을 하고 ‘중(重)‘은 말 그대로 무거움을 뜻한다.

귀중하다는 것은 희소성 있고(貴:귀할 귀) 무거운 것, 즉 누가 봐도 그러한 것들에게 붙여지는 말이지만 소중하다는 것은 그와는 확실히 다르다.

소중한 것은 글자가 뜻하는 것처럼 힘을 들여 지켜야 하는 것임에도, 우리는 종종 말로만 그것을 소중하다 칭한 채,
방치한다.

세상의 모든 소중한 것들은 그것이 유한하기에 그렇다. 꽃을 보고 드는 반가운 마음은 이것이 곧 시들 것을 알기 때문이고, 청춘을 예찬하는 이유도 쏜살처럼 빨리 사라져버림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망각과 적응의 동물이기에 이 유한성을 잊는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떠나기에, 하루하루는 소중하다. 이처럼 우리는 매일같이 이별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갈 것이다‘

기억이 가진 슬프고, 동시에 위대한 속성은 시간을 이기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떻게든 흐려지고 잊어진다.

‘이별 그 자체보다 슬픈 것은 이별의 흔적조차 흩어지기 시작하는 순간‘

모든 종류의 통증은 인간의 간사함을 확인시켜준다. 죽을 만큼 아플 때는 이것만 벗어날 수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정작 그 통증이 사라질 때쯤이면 아픔을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통증은 한 큐에 마법처럼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안개가 걷히듯 서서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가슴 한편이 아리는 종류의 이별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은 아마도, 그 사랑이 너무나 특별하기 때문이라는 반증이다.

수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아픈 이별로 힘들다면, 그건 상처가 아니라 차라리 별이다. 시간과 중력에서 자유로워 언제나 우리가 올려다본 곳에 떠 있는 별.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을 잊어갈 것이다. 그래서 슬프고, 그래서 살아간다.

수줍은 부끄러움은 대책 없이 미소가 배시시 흩어지는 거라면, 수치스러운 부끄러움은 놓친 도시락 통에서 반찬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 같은 거랄까.

무언가가 쏟아져 나오는 기분이 든다는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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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어떤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가치있는 사람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자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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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p.203 부터 나오는 ‘현명한 선택에 대하여‘ 라는 글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저자의 얘기에 공감이 많이 되었던 글이었다. 본문에 직접적으로 나온 표현은 아니지만, 나만의 문장으로 정리해보자면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 어떻든 현명하게 느껴지지만, 결과가 나쁘면 과정이 현명하지 못하게 느껴진다.˝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해당 본문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내가 쓴 위의 문장이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역설적인 문장처럼 들릴 수도 있겠으나 ‘미래의 나‘가 ‘현재의 나‘를 만든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라는 걸 알게 된 시간이었다. 중요한 것을 머리만이 아닌 마음으로 깨닫게 해준 저자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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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저자의 소비와 투자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지출시 가급적 이것저것 따져보고 소비하는 스타일인데, 저자는 오히려 이러한 나의 생각과는 반대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을 보며 ‘아,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멋있어 보였다.

당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에게 삶이자 이유이자 사랑이거나 즐거움이자 기댈 곳이자 기둥이자 버팀목이라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그러고 있을 거라고. - P184

행복은 커다란 해일처럼 단번에 몰아쳐 모든 것을 뒤바꾸는 것보다, 해변의 잔잔한 파도처럼 다가와 모래가 쌓이게 만드는 것에 가깝다. - P187

그저 흐르는 대로 두면 알아서 해결되는 것들이 기필코 존재하므로. - P189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어쩌다 설득력을 얻게 되었는지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그 말이 좋은 소비를 위해 존재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아는 힘에 비례해서 바람직한 소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 P190

무언가를 궁리하고 사유한다는 것은 곧 커다란 에너지 소모로 이어지기에, 뇌를 없애버리는 것은 멍게 입장에서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선택일 것이다. - P193

삶이라는 거친 해류와 파도 속에서 우린 기필코 정착하고 싶어 하지만, 뜻대로 안정을 도모할 수 없다는 점이 우리를 퇴화시키지 않는 유일한 요건일 수 있다. - P194

누구에게나 기억의 조각이 있고, 그 조각은 앞으로 삶에서 갖은 방법으로 나의 기분을 바꿔놓을 것이다. 하루의 기분은 컨디션이 되고 능률이 된다. 예민함의 정도가 되며 누군갈 향한 태도가 된다. - P200

스스로를 향한 칭찬과 이겨냄, 성취의 기억을 오늘의 시작부터 차곡차곡 쌓아간다면 머지않은 훗날엔 내가 잘해내서 뿌듯했고 안락했으며 축하받았던 날의 기쁨과 행복을 다시 한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P200

현명한 선택이란 무엇일까? 정의해 보자니 아쉽게도 지금의 내가 정의할 수 없는 것이란 결론에 이르렀다. 이루어내었기에 그게 현명한 선택으로 보이는 것이라는 답만 할 수 있었다. - P204

무엇이든 이룬 이들이 전부 현명한 선택만 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그들의 숱한 선택 속에서 하나쯤은 이루어냈기에 결과적으로 현명한 선택으로 보이는 것일 터다. 결국 과거의 행보가 좋은 것이었는지를 결정짓는 건 지금 나의 모습이다. - P204

역설적으로, 지금의 나는 어떠한 것도 현명하게 선택해 낼 수 없다.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현명하게 만들거나 아니게 만들기 때문이다. 내가 이루어내지 못한다면 그 과정이 아름답고 대단했다 하더라도 현명하지 못한 것이 되며, 그 과정이 한없이 비참하고 미련했더라도 기어코 증명해 낸다면 과거의 선택이 현명한 선택이 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 P205

"전 현명한 선택을 한 적이 없습니다. 미련한 선택의 연속이었고, 그것이 현명하게 보이도록 증명하는 데에 성공한 사람 같습니다." - P205

현명한 선택이란 증명한 이에게 주어지는 특권 같은 것이고, 증명하기 위한 비결은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다‘라고 말했다면, 결국 현명한 선택이란 내 길 안에서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는 우직함과 가장 가깝다고 답한 거나 마찬가지일까. 그러나 ‘현명함‘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우직함과는 반대쪽에 가깝지 않은가? - P207

한 사람의 인생에는 그 사람이 지닌 그릇만큼 성공과 시련의 절대적인 총량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성장시킨 능력의 범주 안에서 기회를 만나 역량을 펼치고, 내가 감당할 수있는 만큼의 불운이 찾아와 시련을 경험하기도 한다. - P208

무게나 온도 같은 어떤 수치가 사람 안에 그릇이라는 형태로 존재하고, 그는 가진 그릇의 크기 안에서 최대치와 최소치의 성공 또는 실패를 경험하는 것이다. 완벽하게 드러나지 않을 뿐, 대체로 삶은 이러한 법칙에 따라 흘러간다. - P209

삶이라는 끝없는 경주에서 중요한 것은, 오르거나 내려가는 구간을 통해 나의 절대적인 가치를 꾸준히 올리는 것에 있다고 본다. 영원한 성공도 실패도 없다. 숱한 경험을 통해 좌절하거나 오만해지지 않고 무던히 성장할 뿐이다. - P209

어떤 성공으로 인해 삶의 질이 높아질 수는 있어도 그에 맞게 나의 능력이 계발되지 않는다면, 상공에 떠 있는 삶에 비해 자신의 잠재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셈이다. 그런상대성에서 오는 간극은 불안의 형태가 되어 나를 괴롭히고, 타인이 보기에 성공한 사람처럼 보일지라도 내가 나의 삶에 당당할 순 없게 된다. - P209

어떤 실패와 마주하더라도 내 능력 안에서의 실패일 것이라는 단단한 믿음을 갖고 있으면 된다. 한순간 고꾸라졌다고 해서 결국 해낼 수 있게 만드는 근본적인 연료인 믿음까지 버리진 않도록 해야 한다. - P209

이루어냈을 때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이루리라는 절대적인 믿음이 아니라 다시 위기가 올 것을 명심하며 자신의 능력을 무한히 계발하는 것이다. 실패했을 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성공과 실패 총량의 법칙에 따라 앞으로는 불운보다 기회의 시대가 열리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대로 꾸준히 행하는 것이다. - P210

모든 경험은 가치의 형태로 전환되어 나의 삶을 지지할테니. - P210

여행은, 즐거움과 힐링 그리고 스트레스 배설을 목적으로 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 P216

사랑은 무수히 함께이기를 원했고 그만큼 보고 싶었기에 유한히 싫증나고 미워지는 것이다. 또한 만남은 무수히 작고 초라했으므로 유한히 커다랗고 비대해지는 것이다. - P218

골짜기처럼 자꾸 깊어지고 그에 비례하여 채워지고 채워진 만큼 증발하며 그 생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 P218

어떤 것들은 현 시대의 품종보다 더 보잘것없이 만든 뒤 ‘보잘것없다‘는 의미를 세공해 더 값어치 있게 만드는 경우도 흔하다. 레트로, 빈티지 등. 그럼에도 꾸준히 수요가 있는 것을 보면, 파는 이와 사는 이 전부 ‘의미‘를 중시하는 시대에 이르렀나 보다. - P220

[현대 예술은 ‘형태‘보다 그 안의 ‘개념‘을 중시하도록 진화했고, 이 조각이 그 정점이다. 무형의 조각을 산 사람의 이름이 기록되고, 그것을 또 되판다. 그 행위를 하는 사람의 이름이 기록된다. 이 예술품의 값은 형상화된 물질이 아닌, 예술의 기록이라는 의미에 매겨진 것이다.] - P221

어떤 것의 가치는 해석하고 부여하기 나름 - P222

세상은 의미를 창조하고 부여함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 P222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전자기파 같은 것들이 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듯, 세상 전체를 보이지 않는 ‘의미‘가 꽉 메우고 있다. 이 시대의 사람들이 수많은 의미 안에서 유영이라도 하는 것처럼. - P223

삶이 지속될수록 사랑이라는 관계에서 염원하는 형태보다 염원하는 생태가 존재함을 느낀다. 어릴 때야 어떤 인간형의 명확한 실루엣에 천착했던 사람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사람과 어떤 환경의 연애를 할 수 있는가. 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가, 같은 보이지 않고 모호하지만 자신만은 알고 있는 기준에 따라 마음이 작동하고, 그 스위치의 범위가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 P228

결국 사랑에는 즐거움과 따뜻함만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커다랗고 중요한 갈증이 존재하는 것이므로. - P235

쓰기의 영역과 읽기의 영역이 다르듯, 사랑을 주는 것과 받는 것은 다르다. - P238

받는 것보다는 주는 것이 편한 사람이 있고, 주지는 못해도 잘 받아줄 줄 아는 사람도 있다. - P239

상대의 부족함을 이해하며 내 장점으로 덮어주는 것.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상대에게 똑같이 요구하지 않는 것.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어떤 역할 하나도 가벼이 여기지 않는 것,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써 내려가거나 읽어주는 것.
오래 식지 않을 사랑의 메커니즘이다. - P240

나는 그렇게 그것이 귀신이 아닌 내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 이후로 마법처럼, 모든 정신적인 공포에서 해방되었다. - P245

사랑이란 저절로 노력하게 되는 것. 그러니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스스로 노력하고 싶어지는 것에 가깝다. 그것이 사랑의 본질이다. 자꾸만 그곳으로 방향을 틀고 싶어지는 것. 다가가고 싶어지는 것. 다가가기 위해 지금은 잠시 멀어지는 것까지 스스럼없이 노력하게 되는 것. 매번 뒤죽박죽으로 흐르는 취향을 거스르고 한없이 한결같아지는 것. 수많은 유혹에 걸터앉아 한결같음을 포기할까 싶지만, 사랑하기에 한결같음을 노력하게 되는 것. - P255

사랑은 노력이다. 그러나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당연히 그렇게 하고 싶어지는, 사랑은 애쓰는 것이다. 그러나 애쓰고 있다는 것을 당장은 알지 못할 정도로 당연히 그러고 있는 애씀에 가까운 것이다. - P255

부모는 지금까지의 생을 나에게 선물해 주었으니 난 그들의 남은 것들을 서슴없이 사랑해야 마땅한 일 아니겠는가. - P259

보고 싶다는 말은 무릇 사랑한다는 말이다. 또는 깊게 좋아한다는 말이며 시간을 내어달라는 조름이자 함께 누워 있자는 졸음이다. 마음을 떼어주겠다는 희생이며 밥 한 끼 나눠먹고 든든하게 살아가자는 연대일 것이고, 좋은 것을 보며삶에 쌓인 먼지를 훌훌 털어버리자는 응원일 것이다. 더 가까워지자는 마음의 건넴일 것이며, 함께하자는 맞잡음일 것이다. 퍽퍽한 삶에서 일말의 낭만을 찾아내자는 권유일 것이며, 일상의 지루함에서 여행을 떠나보자는 유혹일 것이다. 또다시 경험해 보자는 포옹일 것이며, 서로를 용서하자는 관용일 것이다. 서로를 응시하자는 부탁일 것이다. 혼자는 이제 두렵다는 한탄일 것이다. 무릇, 보고 싶다는 말은. - P260

사랑은 쓰지 않는 단어들이 제멋대로 이어지고 이해되는 일 - P264

삶이 지속될수록, 늘 그래왔다는 듯이 단단하고 고요하고 편안하고 단정한 것들에 눈길이 간다. - P269

깊은 사랑의 힘은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끔 만들어주는 것에 있다. 우리 함께 더 완전한 삶으로 나아가자 자꾸 꼬드겨주는 사랑을 하고 싶다. - P273

마음은 건네는 순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기에, - P273

누가 적고 누가 많음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둘이 합쳐서 온전함을 완성하는 것이 사랑인 것을. - P274

반복되는 일상에 자꾸 무뎌지고 낡아지는 것만 같은 날엔, 이렇다 할 준비하나 없더라도 함께 떠나자. - P275

손 편지만큼 애틋하고 다정한 선물이 있을까. 편지 속에서는 익숙함에 무뎌진 언어와 마음이 새것으로 거듭나기에,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종종 편지가 오고 가는 사랑은 결코 권태로워지지 않을 것이다. - P275

보자기로 감싸듯 사람을 전체적으로 안아주는, 거칠고 모난 부분까지 부족함 없이 덮어주는, 그런 넓고도 깊은 사랑에 빠져들고 싶다. - P276

사랑은 결코 ‘순수하므로‘가 아니라 ‘순수함으로‘ 자꾸 나아가게 되는 것이기에. - P280

‘엄마, 현명히 소비하려면 시간과 고민이 필요하잖아. 그게 나에겐 자원 낭비야. 그냥 생각 없이 쓰고 다른 일에 시간을 투자할래.‘ - P281

사람은 누군가가 자신의 말에 의지하며 의견을 구할 때 존재 가치를 인정받기 때문 - P282

‘기억을 완전히 잊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꼬리를 물어보다가, 여전히 날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누군가의 다정했던 선물을 보고 있자니 기억은 박멸할 수 없는 거구나 싶었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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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별과 행성이 만들어지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추적했었는데 오늘도 이에 관한 내용들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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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원자에 대한 얘기들이 자세히 나오는데, 이를 통해 원자, 분자 등의 위계를 비롯해 과학에 등장하는 다양한 힘들에 대해 이해하고 거기서 파생되는 속성들을 아는데 도움이 되었다. 특별히 저자 특유의 비유적인 표현들을 통해 과학에 상대적으로 무지했던 나같은 ‘과알못‘ 독자들도 최소한의 기본적인 내용들을 습득하는데 있어 흥미를 가질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학교 다닐 때도 분명히 배우긴 했을텐데 그때는 왜 그랬는지 흥미를 잘 못 느꼈었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조금이나마 흥미를 느끼게 되어 감사할 따름이다.

잘 돌이켜보면, 분야를 막론하고 다소 난해하다고 생각되는 내용들도 그것을 알기 위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 일정량의 시간을 투입한다면 정복하지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이제까지 나의 호기심과 관심이 부족했을뿐. 결국 오르지 못할 산은 없는 듯하다. 무지의 영역을 파고 들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자신감을 얻게 되어 왠지모를 뿌듯함이 마음 한 구석을 가득 채운다.

개중에 어떤 두 덩어리가 서로 충돌하면, 컴퓨터로 하여금 그 둘이 한데 뭉치는 것으로 처리하게 한다. 충돌을 통한 원시 행성들의 합병合倂은 원반 내에서 가스와 티끌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지속된다. - P427

최종 결과는 초기 조건에 많이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행성들의 특성은 회전 원반에서의 가스와 티끌의 중심거리에 따른 분포의 양상에 특히 민감했다. - P427

별도 가스와 티끌로 구성된 성간운에서 행성과 함께 만들어지는 것이다. - P427

시간과 공간은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다. - P428

별, 행성과 같은 세계 또한 우리 인간들처럼 태어나서 성장하고, 결국 죽어서 사라진다. - P428

인간 수명이 수십 년 정도인 데 비하여, 태양의 수명은 인간의 수억 배나 된다. 별들의 일생에 비한다면 사람의 일생은 하루살이에 불과하다. 단 하루의 무상한 삶을 영위하는 하루살이들의 눈에는, 우리 인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지겹게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는 한심한 존재로 보일 것이다. - P428

별들의 눈에 비친 인간의 삶은 어떤 것일까? 아주 이상할 정도로 차갑고 지극히 단단한 규산염과 철로 만들어진 작은 공 모양의 땅덩어리에서 10억 분의 1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만 반짝하고 사라지는 매우 하찮은 존재로 여겨질 것이다. - P429

우리가 우리의 세상을 지금 어떻게 하느냐가 그 영향이 앞으로 수백 년의 세월에 걸쳐 전파되어 결국 우리 후손들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그때까지 우리 후손들이 저 수많은 별들 어디엔가 살고있다면 말이다. - P429

전리된 고온의 헬륨 기체는 특정 파장의 원자외선을 방출한다. - P430

파이의 재료는 모조리 설탕이니, 물이니 하는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분자는 다시 원자들로 구성된다. 탄소, 산소, 수소, 그 외의 원자들이 파이의 재료가 되는 분자들을 구성한다. - P432

원자라는 것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는가? 수소를 제외한 나머지 원자들은 모두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졌다. 그러고 보니 별이 우주의 부엌인 셈이다. 이 부엌 안에서 수소를 재료로 하여 온갖 종류의 무거운 원소라는 요리들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이다. - P432

별은 주로 수소로 된 성간 기체와 소량의 성간 티끌이 뭉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그 수소는 대폭발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수소 원자는 코스모스가 비롯된 저 거대한 폭발 속에서 태어났던 것이다. 애플파이를 맨 처음부터 만들려면, 이렇게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 P432

원자란 것은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작은 존재이다. - P433

하나의 원자를 향해 다른 원자들을 쏘아 충돌시켰을 때 ‘총알 원자‘들이 어떻게 튕겨 나가는가를 조사하여, 표적 원자의 내부 구조를 미루어 알아내는 것 - P433

대개 원자의 외곽부는 전자의 구름으로 둘러싸여 있다. 전자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하를 띠는데, 우리는 전자의 전하를 음陰전하로 부르기로 약속했다. 이 전자가 원자의 화학적 성질을 결정한다. 예를 들면 황금의 번쩍이는 광채, 철의 차가운 느낌, 탄소로 이루어진 금강석의 단단한 결정 구조 등을 전자들이 좌우한다. - P433

원자의 저 깊숙한 내부, 전자구름 속 깊숙한 곳에는 핵이 숨어 있다. 핵은 양전하를 띠는 양성자들과 전기적으로 중성인 중성자들로 구성된다. - P433

원자는 매우 작다. 원자 1억 개를 일렬로 늘어놓아 봤자,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가 겨우 새끼손톱 끝만 하다. - P433

원자의 핵은 원자 전체의 겨우 10만 분의 1 정도이다. 원자핵이 발견되기 어려웠던 이유가 이렇게 작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의 질량은 거의 전적으로 이 조그마한 핵에 모여 있다. 전자는 그저 떠돌아다니기만 하는 솜털이라고나 할까. 그러니까 원자는 속이 텅빈 엉성하기 이를 데 없는 녀석이다. 이렇게 따지고 보니 물질이란 것도 실은 속이 텅 빈 쭉정이였던 셈이다. - P434

사실 양성자는 원자의 좁은 핵 안에 밀집해 있다. - P434

우리 인간도 원자로 만들어져 있다. 책상 위에 올려놓은 나의 팔꿈치도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책상도 원자로 되어 있다. - P434

전자의 구름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내 팔꿈치에 있는 원자의 외곽부는 음전하를 띠고 있다. 책상을 구성하는 원자도 이 점에서 마찬가지이다. 음전하들은 서로를 밀친다. 내 팔꿈치가 책상을 스르르 미끄러져 들어갈 수 없는 까닭은 음전하들 사이에 생기는 강력한 척력 때문이다. 전자들의 척력 덕분에 우리는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꾸려 갈 수 있다. 우리의 일상이 원자의 미시적 구조에 의존하는 것이다. - P435

전하만 사라져 버리면 모든 것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먼지 부스러기가 된다. 전기력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우주의 그 어떤 구조물도 그대로 남아 있을 수가 없다. 그렇게 된다면 전자, 양성자, 중성자 등으로 만들어진 구름들 그리고 중력으로 엉겨 붙은 소립자의 덩어리들만이 있는 무형의 우주가 우리의 세상일 것이다. - P435

미국의 수학자 에드워드 캐스너Edward Kasner가 한 번은 아홉 살짜리 조카에게 지극히 큰 수의 이름을 한 번 지어 보라고 한 적이 있다. 예를 들어, 1 다음에 0을 100개 붙인 10의 100제곱 같은 큰 수에 이름을 붙여 보라는 주문이었다. 캐스너의 조카는 종이에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을 써놓고, 이 수를 "구골googol" 이라고 불렀다. - P436

구골이 큰 수임에 틀림이 없지만, 더 큰 수로 구골플렉스 googolplex를 만들어 보자. 구골플렉스라는 것은 10의 구골 제곱이다. 1 다음에 구골 개의 0이 따라붙은 구골플렉스 - P436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들의 수는 대략 10^28개이며, 관측 가능한 우주에 들어 있는 양성자, 중성자, 전자와 같은 소립자들의 총 수는 대략 10^80개가 된다. - P436

우주를 중성자들로 가득 채우려면 10^128개가 필요하다. 이 수는 구골보다 크지만 구골플렉스에는 못 미친다. 그런데 구골플렉스라고 하더라도 무한대와 비교하면 별것 아니다. 구골플렉스와 1이 무한대보다 작은 정도는 서로 정확히 같다. - P436

무한대란 ‘그 무엇보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크다.‘라는 뜻이다. - P437

애플파이를 오븐에 너무 오래 두면 파이가 아니라 숯이 된다. 숯의 성분은 거의 전부 탄소이다. 숯이 된 파이를 90번 연속해서 반으로 나누면 탄소 원자를 만날 수 있다. 탄소의 핵에 양성자와 중성자가 각각 여섯 개씩 들어 있고, 핵 바깥에는 전자 여섯 개의 구름이 자리하고 있다. - P437

탄소 원자의 핵에서 한 덩어리를 떼어 내면, 예를 들어 양성자와 중성자를 두 개씩 떼어 낸다면 그것은 더 이상 탄소 원자가 아니라 헬륨 원자가 된다. 이렇게 원자핵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 핵폭탄과 원자력발전소에서 실제로 발생한다. 이 경우 탄소 원자가 분열하는 것은 아니다. - P437

애플파이를 91번 가른다면, 즉 탄소 원자를 한 번 더 쪼갠다면 작은 탄소 원자가 아니라 다른 종류의 원자, 즉 탄소와는 전혀 성질이 다른 원자가 만들어진다. 원자를 자르면 원소의 돌연변이가 생기는 것이다. - P437

원자는 양성자, 중성자,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 - P437

양성자들을 높은 에너지를 갖는 다른 소립자, 예를 들어 양성자로 때려서 나타나는 반응을 면밀하게 조사해 보면 양성자 내부에 더 근본적인 입자가 숨어 있는 것 같다. 물리학자들은 양성자와 중성자 같은 소립자들을 구성하는 더 근본적인 알갱이를 쿼크quark라고 부른다. - P438

쿼크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핵보다 작은 세상의 모습을 일상의 언어로 기술하기 위해 사람들은 쿼크에 ‘냄새‘와 ‘색깔‘을 입혔다. 쿼크야말로 궁극의 기본 입자인지, 아니면 쿼크도 더 근본적인 입자들로 구성돼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 - P438

원소의 돌연변이는 연금술이라는 이름으로 중세부터 추구해 오던 인간의 오랜 꿈이었다. 연금술사들은 물질이 네 가지 원소, 즉 물, 공기, 흙, 불의 혼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었다. - P438

이제 지나고 보니까 그 많은 돈이 모조리 낭비된 것만은 아니었다. 연금술을 통하여 인 P, 안티몬 Sb, 수은 Hg 같은 원소들을 새로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현대 화학은 연금술사의 실험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 P439

자연에는 화학적 성질이 뚜렷하게 다른 원소가 92종이 있다. 우리는 최근까지 지구의 모든 물질이 이 92종 원소의 조합으로 이루어져있다고 믿었다. 물론 대부분의 물질은 이 아흔두 가지 원소로 구성된 각종 분자의 형태로 존재한다. - P439

예를 들어 생명 현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은 산소와 수소 원자로 만들어진 분자이다. 지구 대기는 질소 N, 산소 O, 탄소 C, 수소 H와 아르곤Ar으로 형성된 N2, O2, CO2, H2O와 Ar등의 분자를 주요 구성 성분으로 한다. 흙은 규소, 산소, 알루미늄, 마그네슘, 철 등의 원자들로 구성된 매우 다양한 분자들이 주성분이다. - P439

불은 화학 원소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원자가 고온의 상태에 놓이면 전자를 잃고 전리된다. 이렇게 전리된 고온의 플라스마가 내는 전자기 파동이 우리에게 불로 보이는 것이다. - P439

고대의 이오니아인들이 믿었던 ‘4대 원소‘와 연금술사들의 ‘원소‘ 모두 현대 화학의 관점에서는 전혀 원소가 아니다. 4대 원소 중에서 하나는 분자, 둘은 분자들의 혼합물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플라스마이다. - P440

연금술의 시대 이후 새로운 원소들이 속속 발견됐다. 최근에 발견되는 것일수록 희귀한 원소이다. 지구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거나 생명 현상과 관련이 있는 원소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다. 상온에서 어떤 원소는 고체로, 일부는 기체로 존재하며, 브롬과 수은같이 액체상태인 것들도 있다. - P440

원자에는 복잡한 정도에 따라 번호가 매겨져 있다. 가장 간단한 수소가 1번, 가장 복잡한 우라늄이 92번이다. 그 외의원소들은 우리에게 그렇게 익숙한 것들이 아니다. 예를 들면 하프늄 Hf, 에르븀 Er, 디스프로슘 Dy, 프라세오디뮴 Pr 따위는 일상에서 맞닥뜨릴 기회가 거의 없는 것들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원소일수록 그만큼 흔하다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 P440

일반론에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금이나 우라늄은 매우 익숙한 원소들이지만, 그렇다고 흔하지는 않다. 이것들은 특별한 이유에서 매우 귀한 원소로 취급된다. 한때 화폐의 기준이 됐거나, 미적 판단 기준에서 높이 평가를 받게 됐거나, 아니면 실용성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 P440

양성자, 중성자, 전자의 구성비에 따라서 원자의 종류가 결정되고, 그 원자들이 적당히 모여서 분자들을 생성하고, 이 분자들이 조합을 이뤄 지구상의 모든 물질을 만든다. 그러므로 현대 물리학과 현대 화학은 매우 복잡한 이 세상을 단 세 가지 소립자로 환원시켜 놓은 셈이다. - P441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성자中性子는 전하를 띠지 않는다. 양성자와 전자는 똑같은 크기의 양전하와 음전하를 갖는다. 부호가 다른 전하들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이 원자를 원자로 남아 있게 하는 요인이다. 원자는 전체적으로 중성이므로 핵에 있는 양성자의 개수와 전자구름을 이루는 전자의 개수가 정확하게 일치한다. - P441

한 원자의 화학적 성질은 전자의 개수에 따라 좌우되는데, 원자 번호가 바로 양성자나 전자의 개수이므로 원자 번호에서 그 원자의 화학적 특성을 쉽게 점칠수 있다. 그러므로 화학은 숫자 놀음이다. - P441

전자와 양성자를 하나씩 갖고 있으면 수소, 둘씩이면 헬륨, 셋씩이면 리튬, 넷씩이면 베릴륨, 다섯씩이면 보론, 여섯씩이면 탄소, 일곱씩이면 질소, 여덟씩이면 산소, 이런 식으로계속된다. 원자 번호 92의 우라늄은 양성자와 전자를 각각 아흔두 개씩 갖는다. - P441

닮은 사람이 서로에게 혐오감을 느끼듯이 부호가 같은 전하들 사이에는 척력이 작용한다. 그들이 만드는 세상은 은둔자나 염세가로 가득한 곳일 것이다. 아무튼 전자는 전자를 밀치고, 양성자는 양성자를 배척한다. - P441

원자핵에 전하를 띤 입자라고는 양성자뿐인데, 핵이 와해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핵에는 또 다른 종류의 힘, 즉 핵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 P441

핵력의 정체는 중력도, 전자기력도 아니다. 핵력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만 작용하므로 갈고리에 비유될 수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아주 가까이 있을 때 핵력이라는 이름의 갈고리가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맨다. 둘 사이의 거리가 갈고리보다 멀면 갈고리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런 이유에서 핵력을 갈고리에 비유했던 것이다. 핵과 같이 좁은 영역에 중성자가 양성자와 함께 들어 있으므로, 핵에서는 핵력이 발동하여 양성자들 사이의 척력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다. - P442

중성자는 전하를 갖고 있지 않으므로 전기력은 발휘할 수 없지만, 핵력을 발동하여 핵을 전체적으로 붙잡아 묶는 풀의 역할을 한다. 원래 떨어져 살기를 좋아하는 양성자가 핵력의 달변과 애교 덕분에 마음 안 맞는 이웃과도 오순도순 지내고 있는 셈이다. - P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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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살면서 몸소 느꼈던 것들을 지면을 통해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는 단순한 말 몇마디가 아니라 핵심을 관통하는 화살처럼 나를 포함한 독자들의 마음속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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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이어지는 글에서 저자가 어릴때 제도권 엘리트 축구를 하면서 겪었던 수많은 일들이 나온다. 엘리트 스포츠와 관련하여 지금도 간간이 불합리한 일들이 뉴스에 나오곤 하는데, 과거 저자가 어릴때는 그러한 일들이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들을 수도없이 겪어왔던 저자가 기존의 제도권 엘리트 체육에 반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해보인다.

또한 이러한 숱한 과정들을 겪어왔던 저자였기에 은퇴 이후에 자기 자식들이 축구를 하겠다고 했을 때 기존의 시스템과는 다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자신만의 축구철학을 녹여낸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

독자인 나는 분야를 막론하고 어떤 바람직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스템‘ 의 중요성에 대해 오늘 이 책 뿐만 아니라 예전에 읽었던 책인《룬샷》에서도 느낄 수 있었는데, 자기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확고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거기에 마땅히 투입해야 할 재료들을 아낌없이 투입한다면 성공이라는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게 아닐까 싶다. 다만, 이러한 성공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들과 거기서 얻은 깨달음을 통해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식을 낳았다고 다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고,
나이가 들었다고 다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니다.
삶은 의외로 단순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 P46

"나는 내 삶을 살아야 해. 당신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뭐라고 떠들든 난 상관없어. 나에게는 아이들이 있어. 프로선수? 그건 다 옛날얘기야. 지금 내 상황은 이거고, 막노동판에서라도 벌어서 살아야 하는 게 지금의 나야." - P47

가장이라면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 첫째 의무다. 비록 내 뼈가 부스러지더라도, 당장의 내 삶과 내 생활은 없더라도 내가 책임져야 할 것들을 먼저 돌봐야 한다. - P47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이리저리 함부로 걷지 마라.
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이들의 이정표가 될지 모르니.‘ - P48

산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은 죽음에 다가가는 일일 뿐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삶이 복잡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해질 수밖에 없지요. - P49

분수에 맞게 살면 우리 인생에 그렇게 많은 것들이 필요치 않습니다. - P49

담박한 삶, 단순한 삶, 자유로운 삶.
이것이 제가 추구하는 행복한 삶입니다. - P49

새가 알을 깨고 나올 때 새는 혼자 껍데기를 깨고 나오는 게 아니다. 새끼 새가 여린 부리로 껍데기의 안쪽을 쪼다가 힘에 부치면, 바로 그 순간을 포착해 어미 새가 바깥에서 도와 껍데기를 같이 쪼아준다. 이렇게 하나의 알이 깨지는 데는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안과 밖에서 같이 쪼아야 한다. 서로 돕지 않으면 새로운 세상은 생겨나지 않는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줄탁동시啐啄同時‘라고 부른다. - P54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한 미국의 가수 밥 딜런은 ‘가치가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항상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평범한 노래 수백 곡이 버려진 뒤에야 훌륭한 노래 한 곡이 나온다는 것, 그만큼 긴 시간과 큰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 P55

사람 앞일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 P68

훈련만이 내 숨통을 틔워주었다. - P74

어차피 필요도 없는 돈이었다. 어차피 내 돈도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쉬움은 찾아들지 않는다. 그때 당시 나는 돈보다 내 자유, 내 시간, 내 선택이 중요했다. 나는 내가 들어갈 고등학교를 내가 선택하고 싶었다. - P76

세상에 공짜는 없다. 돈이 가면 당연히 몸도 따라가야 한다. 돈을 받는 순간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그때도 이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었다. 나는 떳떳함을 택했다. - P76

관계란 서로 떳떳하고 깨끗한 게 좋다. 불필요한 것들이 오가며 관계 속에 챙기고 갚아야 할 군더더기를 만들 필요가 없다.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분야라면 특히 그러하다. - P76

내가 살아오면서 체험한 바로는 축구도 시대의 영향을 받는다. 사회가 경직되면 축구도 경직되고, 또한 사회가 민주적이면 축구도 민주적으로 바뀐다. - P78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발버둥치면 무언가가 생긴다는 것을, 삶은 가르쳐준다. - P79

나는 그저 내 삶을 내가 선택하고 싶었을 뿐이다. 내 삶의 길목 길목마다 어리숙하나마 내가 세운 가치관과 판단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싶었을 뿐이다. 내 삶인데 왜 내가 선택하지 못하는가. 그 간단한 바람이 얼마나 이루기 어려운 일인지, 일찍이 알 수밖에 없었다. 참 지난하고 반복되는 삶의 가르침이었다. - P80

‘그러거나 말거나‘ - P82

어려서부터 몸에 나쁜 건 먹지도 않고 몸에 나쁜 일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축구를 위해 내 몸을 최적화하는 것이 그때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그뿐이었다. 본질에 집중하는 것. - P82

따질 건 따져야 직성이 풀렸고 할 소리는 해야 숨 쉬고 살 수 있는 성격이었다. 할 소리를 못 하면 내가 나 자신을 용납하지 못했다. - P84

어렸지만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면 하라는 대로 무조건 따르진 않았다. 배운 것과 다르거나 의문점이 생기면 물었고, 불합리해 보인다 싶으면 따져 물었다. 당돌했지만, 그래야 살아낼 수 있었다. - P85

그 시절 나는 삶의 배수진을 치고 살았다. 뒤로 물러나면 강물에 떨어져 죽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적에게 죽임을 당한다. 항상 긴박하게 살아야 했다. 단 하루라도 게으름을 피웠다간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 P88

삶의 중요한 결정들 앞에서 어린 나는 홀로 맞서야했지만 이 모든 과정 속에서 정신력 하나는 더 단단해졌다. - P88

내 삶의 기준과 가치관을 제대로 세워놓아야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다. 한들한들 가을바람과 함께 흔들리는 갈대가 되고 싶진 않았다. - P88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가의 문제,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선택,
그런 건 내 삶에는 자리하지 않았다.
나 자신에게 좋은 것이 진짜 좋은 것이다. - P89

새벽에 일어나면 무조건 밖으로 나가 개인 운동을 했다. - P89

혼자 죽어라 운동만 하는 거다. 그때나 지금이나 ‘미친놈‘ 소리는 지겹도록 들었다. - P90

6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 훈련, 오후 훈련, 밤 훈련을 하며 살았다. - P90

누구나 고생하던 시절이 있기 마련 - P91

스스로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너, 지금 흘러가는 이 시간, 네 인생에서 다시는 안와"
그러면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 P93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는 없다고 하지요.
강물은 쉼 없이 흘러갑니다.
지금 이 시간도 한번 흘러가면 두 번 다시 내 인생에서 찾아오지 않을 시간입니다.
이 생각을 하면 아무리 피곤해도 벌떡 일어나졌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 P93

"당장의 성적이 아닌 미래에 투자하라" - P95

"인생이란, 문틈 사이로 흰 말이 달려가는 모습을 보는 것처럼 순식간이다."

인생여백구과극人生如白駒過隙 《장자莊子》지북유편 知北遊篇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 생이 이처럼 덧없고 짧다. 마음속에 새기며 나 자신이, 혹은 누군가가 삶에 나태해지고 권태로움에 빠져 있을 때 꺼내어 다시 읊고 음미해보는 말이다. - P97

힘든 상황에서도 내겐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었다. 생활 리듬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었다. - P98

사람이 살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좋을 때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지나가지만, 상황이 나쁠 때는 정신을 못 차리고 방황하기 일쑤다. 이 방황이 길어지면 자신을 아예 찾지 못할수도 있다. 아무리 냉정하고 강인한 사람일지라도 느닷없이 닥치는 삶의 파도 앞에 휘청이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기 균형을 유지하려고 애써야 한다. - P98

삶의 역경과 고난을 이기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 첫 번째는, 머릿속으로 고민하기보다 우선 정직하게 몸의 리듬을 지키는 것이다. - P98

생활이 불규칙해지면 생각도 흐트러진다. 아무리 백수 빈털터리여도 늘 할 일은 있다. 누구에게나 자기가 해야 할 일은 항상 쌓여있다. 그때그때 일을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 P99

독일 속담에 ‘아침시간이 황금을 가져다준다‘는 말이 있다. 나는 중요한 일은 가능하면 오전에 다 처리한다. 일이 쌓여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하면 갈피를 잃고 말기에, 내가 처한 복잡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이 관건이다. 나한테 가장 중요한 ‘운동‘을 지금도 새벽 시간에 하는 건 그 이유 때문이다. 오후나 저녁 시간은 예상치 못한 약속이 생길 수도 있고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새벽 시간은 오로지 나만의 시간이다. 나만이 깨어 있고 나만이 존재한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다. - P99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만 파악할 수 있다면 그 나머지는 모두 부차적이라는 걸 저절로 깨닫게 된다. 그렇게 해서 생기는 이득은 실로 막대하다. 그만큼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 - P99

삶을 허비하지 않음으로써 거기서 새끼 쳐 나오는 여유를 누리는 것. - P99

난 분명히 자유를 주었으나 무한정의 자유를 준 건 아니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방목했으나 방임하지는 않았다. 나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자유를 연료 삼아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저 자기 안에서 찾아낼 수 있도록 돕고 기다렸다. - P100

아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걸 최대한 지지하고 지원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건 생각지 않았다. - P100

2년간 실업 축구팀에서 경험한 트레이너 코치 생활 이후, 성인 축구판에서 일할 기회가 찾아와도 전혀 고려치 않았다. 나와 맞지 않는 일이었다. - P100

피치 위에서 나는 행복했지만, 항상 무언가 모자라고 답답했다. 자기 원망도 컸다. 나는 내가 했던 축구의 내용이 부끄러웠다. 유소년 축구 지도자의 꿈을 품게 되면서 우리가 그간 해왔던 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 싹텄다. - P101

생각하면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그 시절 나의 고민을 대변하는 말이다. 생각을 해야 했다. - P101

나는 아이들에게 축구를 하라고 해보라고 말하지 않았다. 스스로 선택해도 끝까지 가기 어려운 길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아이들이 힘들다고 하기 싫다고 투정을 부릴 때면 나는 이 훈련은 너희가 가르쳐달라고 했기 때문에 시작된 일임을 매번 새롭게 각인시켰다. 난 분명히 경고했었다. 축구선수가 되는 일은 무지하게 힘들고 어려운 거라고, 잘 기억해보라고. 그러면 아이들은 일언반구 대응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 P102

축구가 더 이상 행복이 아니라면 아이들은 축구 곁을 떠날 것이고,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도 해야 했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 일을 부모가 강요할 이유도 없고, 강요해서 될 일도 아니다. - P102

나는 측면 공격수로 뛰는 프로선수였지만 선수 한 명 제칠 발기술이나 개인기를 전혀 완성시키지 못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축구였고, 스피드 하나 믿고 덤볐던 축구였다. 기본기가 없었고 그래도 성적은 내야 했다. 죽기 살기로 뛰었고 몸은 금방 망가졌다. 그러니 답은 명확했다. - P102

‘나처럼 하면 안 된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만큼은 나와 정반대의 시스템을 갖추고 가르쳐야겠다고 결심했다.
이것이 내가 맨 처음에 정한 지도 철학이었다. - P102

한국 축구의 고질병이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에만 집착하는 데서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그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경로를 바꿔야 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이 무엇일지 날마다 새롭게 고민했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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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회성 곤충‘이라는 제목의 글로 시작한다. 본문을 통해 이타적인 곤충이라고 알려진 꿀벌, 개미 등이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 또한 이 부분은 작년에 읽었던 《최재천의 곤충사회》 라는 책에서 봤던 내용과 상당부분 비슷해서 반갑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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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p.349에서 사기꾼이라는 것의 생물학적 정의를 만날 수 있었는데, 사람이든 어떤 다른 동물이든 관계없이 그 본질은 동일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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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을 바꿔서 11장에서는 ‘밈 - 새로운 복제자‘ 라는 제목의 글이 나온다. 여기서는 최근 많이 쓰이고 있는 단어인 ‘밈‘ 이라는 것의 어원에 대해 보다 상세히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 대략적인 의미는 얼추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었기에 좋았다.

일꾼이 행하는 자폭 행위와 다른 형태의 이타 행동 및 협동은 그들이 불임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놀랄 일이 아니다. - P330

보통 동물의 몸은 자식을 낳거나, 같은 유전자를 가진 다른 개체를 보호함으로써 유전자의 생존을 확보하도록 조종된다. 이 경우 다른 개체를 보호하기 위해 자살 행위를 하면 장래에 자식 생산을 못한다. 자살을 통한 자기희생이 거의 진화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 P330

그러나 일벌은 자식을 만들지 않는다. 일벌의 모든 노력은 자기 자식이 아닌 혈연자를 돌봄으로써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하는 데 투자된다. 불임인 일벌 한 마리가 죽는 것은 그 유전자에게는 사소한 일에 불과하다. 나무의 유전자에게 가을에 나뭇잎 하나가 떨어지는 것이 사소한 것과 마찬가지다. - P331

사회성 곤충의 한 군락은 거대한 가족이며 모든 개체는 한 어미에서 유래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꾼은 스스로 번식하는 일이 거의 또는 전혀 없고 종종 분명한 계급 몇 개로 구별된다. - P331

사회성 곤충에서 개체들은 낳는 자와 키우는 자의 두 주요 계급으로 구분되어 있다. 낳기를 담당하는 자는 번식력 있는 암컷과 수컷이고 키우기를 맡는 자는 일꾼들이다. - P332

아마도 몸집이 큰 개체들은 먹이가 풍부할때 몸속에 변을 쌓아 두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먹이가 적어지면비상 식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변비에 걸린 식량 보급소라고 할 수도 있을것이다. - P571

지하실에서는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 P572

개미, 벌, 말벌 등을 포함하는 그룹을 벌목Hymenoptera이라고 한다. 이들은 매우 특이한 성 결정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흰개미는 벌목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 특이한 성 결정 양식도 가지지 않는다. - P333

어떤 암컷이 일꾼이 되느냐 여왕이 되느냐는 유전자가 아닌 어떻게 자랐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다시 말해서 암컷은 여왕을 만드는 유전자의 완전한 세트와 일꾼을 만드는 유전자의 완전한 세트(또는 일꾼, 병정 등 개개의 특수화된 계급을 만들어 내는 유전자의 완전한 세트)를 가지고 있다. 어느 세트의 ‘스위치가 켜질지‘는 그 암컷이 어떻게 양육되느냐, 특히 어떤 먹이를 받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 P334

가령 인간의 경우 한 남자에게서 유래하는 정자는 모두 다른 유전자 조성을 가지는데, 벌목 시스템에서는 한 마리의 수컷이 만드는 정자가 모두 똑같다. 벌목 곤충 수컷의 몸속 세포에는 두 세트가 아닌 한 세트의 유전자밖에 없다. 따라서 어느 정자도 유전자 세트에서 50퍼센트의 샘플이 아닌 100퍼센트를 받게 되고, 그리하여 수컷 한 마리가 만들어 내는 정자는 모두 같은 것이다. - P334

수컷은 유전자를 모두 어미에게서 받지만 어미는 아들에게 자기 유전자의 절반밖에 주지 않는다. 이와 같은 외견상의 패러독스에 대한 해답은 수컷이 보통 유전자 수의 절반만 갖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 P335

일꾼은 효율적인 자매 생산 기계로서 어미를 ‘사육‘할 가능성이 있다. 대리를 이용해 자매를 만들게 하는 유전자는 직접 자식을 만들게 하는 유전자보다 빠른 속도로 증식한다. 일꾼의 불임은 이렇게 해서 진화했다. 일꾼의 불임을 수반하는 ‘진정한 사회성‘이 벌목에서는 독립적으로 11번 이상 진화했고 나머지 동물계 전체에서는 단지 흰개미에서 한번 진화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 P336

유전자는 자기가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 P337

이형 접합이라는 것은 많은 유전적 좌위에서 두 유전자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획일적인 이형 접합체라는 것은 거의 모든 자손이 똑같은 이형 접합일 것임을 의미한다. 그 자손들은 형제자매와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할 것이나, 그와 동시에 모두 이형 접합체일 것이다. - P577

상대방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진정한 의미의 전쟁은 인간과 사회성 곤충에서만 볼 수 있다. - P339

개체 각각은 자기의 유전자만 신경 쓸 뿐이다. - P342

수렵-채집 생활보다 정착해서 먹이를 양식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사회성 곤충은 인간보다 훨씬 옛날에 알아냈다. - P343

버섯은 개미의 위보다 잎을 분해하는 효율이 높으므로, - P344

진딧물은 식물의 즙을 빨아들이는 데 고도로 특수화된 곤충이다. 이들은 소화시킬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즙을 빨아낸다. 또한 영양가를 조금만 흡수하고 나머지 액체는 분비한다. 당분을 많이 포함한 ‘단물‘이 꽁지에서 계속 만들어지는데, 자기 체중보다 많은 양의 단물을 매시간 분비할 때도 있다. 단물은 마치 비처럼 땅으로 떨어진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하느님이 주신 양식 ‘만나‘가 실은 이단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 P344

다른 종의 개체와 상호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를 ‘상리 공생相利共生‘ 또는 ‘공생‘이라고 한다. 다른 종의 개체는 서로 다른 ‘기능‘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때로는 서로 큰 이익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근본적 비대칭성으로 인해 진화적으로 안정한 상호 협력 전략이 얻어질 수도 있다. - P345

진딧물은 식물의 즙을 빨아내기에 적합한 구기口器를 가지고 있으나 이와 같은 구기가 자기 방어에는 별로 적합하지 못하다. 한편 개미는 식물의 즙을 빨아내기에는 서툴지만 싸움에는 유리하다. 따라서 진딧물을 사육하고 돌보는 유전자는 개미의 유전자 풀 내에서 퍼지게 됐고, 개미와 협력하는 유전자는 진딧물의 유전자 풀 내에서 퍼지게 되었을 것이다. - P345

상리 공생 관계는 동식물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예컨대 지의류는 언뜻 보면 하나의 개체 식물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균류와 녹조류의 친밀한 공생적 결합체다. 어느 쪽도 다른 쪽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이들의 결합이 좀 더 친밀했다면 지의류가 두 생물의 결합체라고는 도저히 판별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 - P346

우리의 세포 하나하나 속에는 미토콘드리아라고 불리는 작은 기관이 들어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화학 공장이다. 만일 미토콘드리아를 잃으면 우리는 즉사하고 말 것이다. - P346

미토콘드리아의 기원이 진화의 아주 초기단계에서 우리와 비슷한 세포와 힘을 합친 공생 박테리아일 것이라는 논의가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비슷한 가설이 우리의 세포 속에 있는 다른 미세 기관에 대해서도 제시되었다. - P346

추측건대 우리의 유전자 하나하나가 공생 단위체라는 보다 과격한 생각이 언젠가는 받아들여질 것이다. 우리는 공생하는 유전자들의 거대한 집합체인 것이다. - P346

바이러스는 우리의 몸과 같은 ‘유전자 집합체‘에서 이탈된 유전자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단백질 옷을 입은 순수한 DNA(또는 이와 유사한 다른 자기 복제 분자) 이다. 이들은 예외 없이 기생적 존재다. - P346

공생이란 말은 다른 종의 개체 간 상호 관계에 쓰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 P347

일반적으로 두 개체가 각각 투입량 이상의 이익을 그 관계에서 얻을 수 있다면 상호 이익의 협력 관계는 진화할 것이다. 이것은 같은 무리에 속한 하이에나 개체 간에 대해 말할 때나, 개미와 진딧물, 꿀벌과 꽃 등 동떨어진 별개의 생물 간에 대해서 말할 때나 마찬가지다. - P347

이익의 제공과 이에 대한 보답 사이에 시간적 차이가 있을 때에는 문제가 생긴다. 왜냐하면 이익을 먼저 받은 개체가 상대를 속이고 자기가 보답할 차례가 와도 보답하지 않는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 P348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해 우리는 ‘조심하라‘고 배웠다. - P349

유전자는 선견지명이 없다. - P349

지연된 호혜적 이타주의는 서로를 개체로서 식별하고 또 기억할 수 있는 종에서 가능하다 - P349

사기꾼이란 다른 개체의 이타적 행위의 이익은 받아들이지만, 상대에게 보답하지 않거나 보답을 충분히 하지 않는 개체를 말한다. - P349

청소어의 상리 공생 ...(중략)... 작은 어류와 새우류를 포함해서 약 50종이 대형 어류의 체표면에 붙어 있는 기생충을 먹으면서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대형 어류에게는 깨끗해진다는 분명한 이익이 있고, 청소어는 먹이를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즉 이 관계는 상리 공생이다. 많은 경우 대형 어류가 입을 크게 벌리면 청소어가 입 속에 들어가 이를 쪼아 청소한 뒤 아가미를 청소하면서 아가미 틈으로 나온다. - P354

인간에게는 오래도록 기억하는 능력과 개체 식별 능력이 잘 발달되어 있다. 따라서 호혜적 이타주의는 인간의 진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으리라 기대할 수 있다. - P355

트리버스는 우리의 심리적 특징 (질투, 죄책감, 감사하는 마음, 동정 등)이 좀 더 사기를 잘 치거나, 사기꾼을 잘 알아차리거나, 남이 자기를 사기꾼이라 생각하지 않도록 좀 더 잘 처신하는 능력에 대한 자연선택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 P355

인간의 비대한 대뇌와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성향이 더 교활하게 사기를 치거나 남의 사기를 좀 더 잘 간파하기 위한 메커니즘으로 진화했을 가능성도 있다. - P356

돈은 지연된 호혜적 이타주의의 공식적인 징표다. - P356

인간의 특이성은 대개 ‘문화‘라고 하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 P359

문화적 전달은 유전적 전달과 유사하다. 기본적으로는 유전적 전달이 더 보수적이지만 일종의 진화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것이다. - P359

언어는 유전자가 아닌 수단에 의해 ‘진화‘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게다가 그 속도는 유전적 진화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 P359

"새로운 노래는 음 고저의 변화, 같은 음절의 추가, 음절의 탈락 또는 다른 노래의 부분 편입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탄생한다. (..) 새로운 노래는 갑자기 출현했는데, 그 후 몇 년에 걸쳐 안정된 형태로 유지됐다. 또한 몇 개의 예에서 변이형의 노래가 새로운 형식 그대로 어린 초보자에게 정확히 전달되어 그 결과 다른 그룹과 식별되는, 같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의 그룹이 생겨났다."
젠킨스는 새로운 노래의 출현을 ‘문화적 돌연변이‘라고 표현한다. - P360

문화적 진화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 주는 것은 우리 인간이라는 종이다. 언어는 많은 예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의복과 음식의 유행, 의식과 관습, 예술과 건축, 기술과 공학 등 이들 모두는 역사를 통하여 마치 속도가 매우 빠른 유전적 진화와 같은 양식으로 진화하는데, 물론 실제로는 유전적 진화와 전혀 관계가 없다. 그러나 유전적 진화에서와 같이 그 변화는 진보적이다. - P361

유전적 진화도 안정된 정체 기간 사이사이 갑작스러운 변화가 일어나면서 진행되는 것일지 모른다. - P361

현대인의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전자만이 진화의 기초라는 입장을 버려야만 된다는 사실 - P362

도대체 유전자는 무엇이 그리 특별할까? 그 해답은 이들이 복제자라는 데 있다. 물리학의 법칙은 우리가 이를 수 있는 전 우주에 적용된다고 생각되고 있다. 생물학에도 이에 상응하는 보편타당성을 가지는 원리가 있는 것일까? - P363

물론 나는 그 답을 모른다. 그러나 만약 내기를 해야 한다면 나는 하나의 근본 원리에 돈을 걸 것이다. 바로 모든 생명체가 자기 복제를 하는 실체의 생존율 차이에 의해 진화한다는 법칙이다. 우리의 행성 지구에서 자기 복제를 하는 실체로 가장 그 수가 많은 것은 유전자, 즉 DNA 분자다. 어떤 다른 것이 그 실체가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가령 그와 같은 것이 존재하고 다른 여러 조건이 충족된다면, 이것이 진화 과정에 기초가 될 것은 거의 필연적이다. - P363

새로이 등장한 수프는 인간의 문화라는 수프다. 새로이 등장한 자기복제자에게도 이름이 필요한데, 그 이름으로는 문화 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라는 개념을 담고 있는 명사가 적당할 것이다. 이에 알맞은 그리스어 어근으로부터 ‘미멤mimeme‘이라는 말을 만들 수 있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진gene(유전자)‘이라는 단어와 발음이 유사한 단음절의 단어다. 그러기 위해서 위의 단어를 밈meme으로 줄이고자하는데, 이를 고전학자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 단어가 ‘기억memory‘, 또는 프랑스어 ‘meme‘라는 단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 단어의 모음은 ‘크림 cream‘의 모음과 같이 발음해야 한다. - P364

밈의 예에는 곡조, 사상, 표어, 의복의 유행, 단지 만드는 법, 아치 건조법 등이 있다.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 정자나 난자를 운반자로 하여 이 몸에서 저 몸으로 뛰어다니는 것과 같이 밈도 밈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에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 할 수있는 과정을 거쳐 뇌에서 뇌로 건너 다닌다. - P364

어떤 과학자가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대해 듣거나 읽거나 하면 그는 이를 동료나 학생에게 전달할 것이다. 그는 논문이나 강연에서도 그것을 언급할 것이다. 이 아이디어가 인기를 얻게 되면 이 뇌에서 저 뇌로 퍼져 가면서 그 수가 늘어난다고 말할 수 있다. -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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