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회가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초반부라 어떤 내용들이 나올지 다 알 수는 없지만 책표지에 나온 글들을 보니 지구의 역사와 생명에 관한 얘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음과 동시에 얼마되진 않지만 예전에 읽었던 과학책들의 내용들도 어느정도는 상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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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를 잠깐 읽어봤는데, 서술의 관점을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방식으로 하겠다는 저자의 얘기가 독특하게 느껴졌다. 즉, 저자가 그냥 쭉 이야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해당 객체에 저자가 감정이입을 해서 그 객체의 관점으로 서술해보겠다는 것인데, 나름대로 신선한 접근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는 흥미를 좀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초반부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게 느껴졌던 문장 중 하나는 ‘새로운 게 등장하려면 원래 있던 게 사라져야 한다‘ 는 말이었다. 이는 이 책에서 다루는 어떤 동식물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우리 인간 사회에서도 얼마든지 적용 가능한 문장이다. 한 예로 어떤 직책을 맡고 있던 사람이 물러나야 새로운 사람이 그 직책을 맡아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새로운 게 등장하려면 기존의 것은 필연적으로 사라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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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인 2150년의 인공지능이 인류의 멸종을 가정한 상황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저자가 글을 읽기 쉽게 써주셔서 비전공자 독자인 내 기준에서도 본문 내용이 쭉쭉 잘 읽히지만 그 내용만큼은 결코 가볍게 읽히지 않았다. 최근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이산화탄소 배출 이슈 등 현재의 상황이 향후 몇 십년간 변함없이 지속될 경우 약 100여년 뒤에는 지구상의 인류가 절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해주는 내용이었다. 현재 지구상에서 누리고 있는 현대 문명들이 결코 영원무궁한 만능 치트키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느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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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화성으로 이주한 인류의 최후‘ 라는 소제목의 글이 나온다. 이것은 지구가 완전히 멸종되기에 앞서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하는 상황을 가정해서 쓰여진 이야기인데, 이를 통해 화성이 지구와 얼마나 환경적으로 다른 곳인지를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었다. 또한 ‘테라포밍‘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 나오는데, 이것은 다른 행성이나 위성을 지구와 비슷한 환경으로 만들어서 지구인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을 지칭한다. 위에서 가정한 상황에 적용해보면 화성을 지구인들이 거주할 수 있게 만드는 작업인 것이다.

본문을 읽어보면 이런저런 세세한 얘기들이 나오는데, 독자인 내가 느낀 결론만 간단히 말해보자면 테라포밍이라는 작업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지구에서는 당연시되던 것들이 화성에서는 당연한 것이 아닌 경우들이 많기에 과학의 기본 원리를 항상 생각하고 여러가지 조건들을 고려하면서 작업을 신중하게 진행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지구의 생명은 다섯 번이나 대멸종의 위기를 맞았지만 그때마다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찬란하게 진화했다.

시작이 있으려면 끝이 있어야 한다. 탄생은 죽음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생명의 역사는 멸종의 역사이기도 하다. - P4

인간 중심의 사고도 필요합니다. 본 것에 대해 생각하고 기억하고 기록할 수 있는 생명체는 우리 호모 사피엔스뿐이니까요. - P7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엄청난 능력이 있더라고요. 스스로 다른 존재가 되어 생각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문학 작품을 읽으며 마치 자기가 주인공이 된 듯 감정이입을 하는 것처럼요. - P8

생명의 특징은 진화한다는 것입니다. 진화는 새로운 생명의 등장이죠. 새로운 생명이 등장하려면 누군가 그 자리를 비켜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멸종이라고 합니다. 흔히 멸종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새로운 생명 탄생의 찬란한 시작이기도 합니다. - P9

자연사를 보니 멸종의 원인은 결국 기후변화더군요. 멸종 당시 생명체들은 기후변화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 P9

그런데 우리가 겪고 있는 여섯번째 대멸종 사건은 매우 다릅니다. 지금의 기후변화는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인류 활동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만 변하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잖아요. - P9

우리는 그저 자연에 적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을 바꿀 수 있는 존재니까요. 인류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 P10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입니다. - P11

"나는 인류가 지속하는 지구를 꿈꿉니다." - P11

그 어떤 인공지능도 스스로 정보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인간이 만들어내고 퍼뜨린 정보를 재조합하고 편집할 뿐이다. - P21

왜 기록하는가? 읽기 위해서다. 왜 읽는가? 과거의 기록에서 배우기 위해서다. - P21

새로운 게 등장하려면 원래 있던 게 사라져야 한다. - P23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생명이 등장하려면 빈자리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생태계는 꽉 차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가 생태계에 빈자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게 바로 멸종滅種이다. 멸종이란 다음 세대의 생명체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 P23

오파비니아는 생명체가 급격히 다양해진 캄브리아기에 등장했다. 캄브리아기는 고생대의 첫 번째 시대로 약 5억 3880만 년 전에 시작한다. 46억 년 지구의 역사, 38억 년 생명의 역사를 고려하면 비교적 최근이다. - P23

(새는 공룡이다. 그렇다고 공룡이 새는 아니다. 남자는 사람이지만 사람이 남자는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 P27

멸종은 나쁜게 아니다. 자신의 등장보다 먼저 일어난 멸종은 고마운 일이다. - P28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직립이다. 직립이란 똑바로 선다는 뜻이다. 똑바로 선다는 게 두 발로 걷는 이족보행bipedalism 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더 큰 의미가 숨어 있다. 직립을 하게 되면서, 즉 똑바로 서서 걷게 되면서 골반은 작아지고 뇌는 커졌다. - P31

직립은 커다란 뇌, 넓은 시야와 더불어 인류에게 한 가지 선물을 더 주었다. 바로 자유로워진 손이다. 걷는 데는 두 발이면 충분했고, 더 이상 나무에 매달리는 데 손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손이 자유로워졌다. 예민한 감각이 모여 있는 손은 물건을 쥐고 섬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자유로운 손은 노동을 탄생시켰다. - P32

인간으로의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뇌의 변화라기보다는 노동이며, 노동은 직립보행의 결과 손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똑바로 선 인간은 자유를 얻었고, 자유를 얻은 인간은 노동을 하기 시작했다. 노동은 다시 인간의 진화를 촉진해 마침내 ‘슬기 인간 Homo sapiens‘ 으로 발전시켰다. - P32

아무 말도 안 하면 아이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데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면 아이들은 저절로 호기심을 보인다. 호모 사피엔스도 그랬다. 멸종하는 순간까지도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면 했다. 아마도 유전자에 ‘엄마 말에 반항하라‘는 암호가 숨겨진 듯하다. - P33

불은 모든 것을 바꾸었다. 공간이 늘어났다. 추운 곳에서도 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 하루가 길어졌다. 해가 지면 자던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 불 주변에 오순도순 모여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지혜가 전수되었다. - P33

유대감도 커졌다. 현대인은 생일파티를 한답시고 멀쩡한 형광등을 끄고 작은 촛불을 켜고 했다. 또 환한 가로등 불 밖에서 굳이 촛불을 들고 시위를 했다. 왜 그랬을까? 불 주변에 모이면 자신들이 하나의 무리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 P34

불은 식량을 오래 보관하게 해주었다. 불에 익은 고기는 잘 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에 익은 고기는 소화가 잘되었다. 뇌에 많은 에너지가 공급되었다. 동물원의 침팬지는 하루에 12~14시간을 먹어야 겨우 자기 체온을 유지할 수 있지만 불에 익혀 먹으면 하루에 한두 시간만 먹어도 충분히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시간도 많이 남았다. 남은 시간에 문화를 발전시키고 도구를 만들었다. - P34

700만 년 전에 등장한 인류는 불과 1만 2000년 전 신석기 시대가 시작될 때가 되어서야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농업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 P34

호모 사피엔스는 환경에 적응하는 대신 환경을 바꾸었다. 멀쩡한 벌판에 불을 질러 밭으로 바꾸고, 물길을 내어 멀리 흐르던 물을 당겨 왔다. - P35

2만 년 전에서 1만 년 전 사이에 지구 평균기온이 한꺼번에 4도 이상 올랐다. 그리고 지구의 평균기온은 15도가 되었다.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 P36

농사는 수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고 정착 생활을 가능하게 했다. 사람이 사람다워졌다. - P36

산업혁명이란 결국 석탄과 석유라고 하는 화석연료를 맘껏 낭비하면서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든 변화였다. 산업혁명의 결과는 인류의 풍요와 장수였다. 만약 산업혁명이 없었다면 지구의 인구는 결코 10억 명을 넘지 못했을 것이다. - P36

이산화탄소 농도는 원래 오르락내리락하는 거였다. 거기에 맞춰 기온도 오르락내리락했다. 하지만 산업혁명으로 늘어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숲이 필요했고 그럼에도 농사를 짓느라 숲은 점점 줄어만 갔다. 간단한 산수만으로도 얼마나 급격하게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는데서 그치지 않고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야 하는지 알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 P37

산업화 이후 기온 상승 2도 장벽은 넘지 말아야 했다. 2도를 넘어서자 인류가 통제하기 힘든 수준으로 기온이 오르기 시작했다. 예전 같으면 만년설과 빙하에 반사되어 튕겨 나갔을 태양에너지가 그대로 숲과 바다에 흡수되었다. 또 이산화탄소는 지구의 냉각을 막았다. 해양은 제대로 순환하지 못했다. - P38

답은 자연사에 있다고 - P38

레골리스(먼지와 흙으로 된 퍼석퍼석한 물질) - P39

호킹 박사는 2010년부터 세상을 떠나는 2018년까지 반복해서 지구인들에게 일곱 가지 유언을 남겼다.

첫째, 100년 이내에 인류는 멸망한다.

둘째,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할 수 있다.

셋째, 블랙홀은 다른 우주로 연결되어 있다.

넷째, 슈퍼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한다.

다섯째, 세계 정부를 수립해야 한다.

여섯째, 인공지능은 의지 없이 살인을 저지를 수 있다.

일곱째, 대형 강입자 충돌 실험을 계속하면 우주가 붕괴할 수 있다. - P41

기후가 바뀔 때마다 지구 생명체는 커다란 재앙을 맞았다. 그때 생명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없었다. 화산이 터지고 지구 대륙이 이동하고 운석이 충돌하는 일을 누가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번 기후변화는 조금 달랐다. 인류의 활동으로 더위가 가속화되었던 것이다. - P42

SF 소설은 엄청난 통찰을 준다. 테라포밍 Terraforming 이란 개념도 SF 소설에 등장한 개념이다. 테라포밍이란 다른 행성이나 위성을 지구와 비슷한 환경으로 만들어서 지구인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지구화地球化, 행성개조行星改造로 번역할 수 있다. - P42

금성은 태양에서 두 번째 가까운 행성으로 평균기온이 섭씨 477도에 달한다. 여기에서 어떻게 사람이 살겠는가? 하지만 칼 세이건은 금성 대기에서 온실기체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면 금성의 표면 온도를 쾌적한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광합성을 하는 수중 단세포 생물인 조류藻類를 이용해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유기물로 합성하고, 탄소는 흑연의 형태로 분리시킬 수 있다고 했다. - P43

하지만 금성에는 칼 세이건이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금성의 대기에는 고농도 황산 구름이 있고 대기압이 무려 90기압에 이른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조류가 번성하기 어렵다. 또 어떻게 해서 조류를 번성시킨다고 해도 유기물 속으로 고정된 탄소는 다시 연소해 이산화탄소 형태로 대기로 방출된다. - P43

지구 과학자와 공학자의 특징은 매뉴얼을 만든다는 것이다. - P43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달까지 빛이 가는데는 채 1.3초가 걸리지 않는다. 이렇게 가까운데도 20세기 말까지 달 근처에 가본 사람이 21명, 달에 발을 디딘 사람은 12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화성은 지구에 가장 가까이 있을 때도 빛이 가는 데 3분 2초가 걸린다. 무인 우주선을 보내는 데는 5개월 이상 걸리고 단순 왕복을 하는 데는 520일 이상 걸린다. 여기에 사람을 태운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더 큰 문제는 화성에 도착한 지구인이 지구로 돌아갈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 P46

화성의 대기압은 지구의 0.6퍼센트 수준이다. 200분의 1기압에 불과한 것이다. 대기 입자가 너무 적어서 풍력발전기의 바람개비를 돌릴 수 없다. - P47

지열에너지도 사용할 수 없다. 화성의 표면 온도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결국 남은 게 태양에너지다. - P48

다만 화성은 태양에서 너무 멀다. 화성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지구에 도달하는 에너지의 40퍼센트에 불과했다. 또 화성의 먼지는 며칠씩 햇빛을 가리기도 했다. - P48

화성에는 산화철이 널렸다. 산화철이 얼마나 많은지 지구에서 봐도 화성이 빨갛게 보일 정도다. 이건 지구인이 부르는 화성의 이름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동양 사람들은 화성을 ‘불 화火‘자와 ‘별 성星‘자로 표기했다. 불처럼 붉게 보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서양 사람들은 ‘마르스Mars‘라고 불렀다. 마르스는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전쟁의 신이다. 전쟁이라고 하면 불과 피가 생각나지 않는가? 둘 다 붉은색이다. - P49

화성에 도착한 지구인들은 가장 먼저 물을 확보하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 일단 눈에 보이는 액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 화성은 대기압이 낮아서 액체가 쉽게 증발하고 또 온도가 낮아서 액체가 쉽게 얼어버리기 때문이다. - P50

하지만 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화성의 극지방에 있는 극관은 커다란 물-이산화탄소로 된 얼음 덩어리다. 극관의 얼음 정도면 초기 화성 거주인들이 사용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극관의 얼음을 사용하려면 극관 근처에 기지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 P50

그런데 극관은 지구의 북극처럼 몇 달동안 해가 뜨지 않는 시기가 있다. 우리 로봇도 에너지가 있어야 활동한다. 그런데 극관처럼 해가 뜨지 않는 곳에서 어떻게 태양에너지를 생산하겠는가? - P51

답은 책상 위에 있는 게 아니다. 답은 현장에 있다. - P51

화성에는 계절에 따라 흐르는 소금물 개천이 있다. 화성의 낮은 대기압과 온도에도 불구하고 소금물 개천은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 마치 겨울에 염화칼슘을 뿌리면 도로에 쌓인 눈이 녹아 액체가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우리는 극관이 아닌 소금물 개천 근처에 기지를 건설했다. - P51

생각보다 화성의 토양에는 물이 많다. 화성 토양의 1세제곱미터당 35리터의 물이 있다. 화성 흙을 퍼서 열을 가한 다음 물을 분리하면 된다. 하지만 에너지가 많이 든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어는점 내림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물에 나트륨이나 마그네슘 같은 염류가 포함되면 어는점이 내려가기 때문에 액체 상태인 물을 얻을 수 있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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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등장하는 몬스펫들조차도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자하는 모습을 보면서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낀다.

다시 책을 보며 지식을 얻어야겠다. 무리를 다루려면 많은 전략과 계획이 필요해.

악당 영주가 영지를 관리하는 소설에는 음식으로 민심을 잡은 뒤, 지역 특산물을 팔기 시작했다.

‘요즘 날씨가 추워졌지. 몸을 따뜻하게 하는 걸 만드는 게 좋겠다.‘

이건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겁니다.

다들 현상 유지에만 관심이 있고 발전이 없으니, 사실상 시간이 지나서 유전병으로 죽게 되는 미래만이 존재했다. 그러나, 강한 개혁 정신을 가진 콩돌이 부족을 통합하면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훈제는 요리 시간이 길지만 향을 지속적으로 내뿜지. 게다가 난방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초밥은 다른 음식에 비해 빨리 만들 수 있어서 좋은 간식거리가 되었다.

추운 날씨에 먼 길을 오느라 지쳤다. 일단 쉬면서 원기를 회복할 때였다.

화평의 의미로 꿀을 선물했다.

이대로 놔두면 큰 일이 벌어질지도 몰라.

나폴리탄이나 매뉴얼 괴담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꽤 유명하다.

늙었다는 건 곧 살아남았다는 의미도 되겠지...

공포로 펫을 다스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

스스로 납득되지 않으면 따르지 않는다. 이런 문제 때문에 고지능 몬스펫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공포에 잠식되었으니, 큰 결심이 생기지 않는 이상 다시 이곳에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열에 내성이 있어도 내부에 가득차면 버틸 수 없어.

반에서 먼저 이겨야 반대표팀으로 나갈 수 있다.

"그래도 어려워야 이기는 재미가 있지."

일단 중요한 건 케렌시아에서 즐겁게 생활하는 것.

케렌시아는 순수한 동기로 행동해야 구역이 넓어지고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니까.

"역시 물리 엔진 부분에서는 기계보다는 생체 바이오 기술이 훨씬 낫군."
"어쩔 수 없지. 파리만한 로봇을 만드는 건 어렵지만, 파리 같은 생명체를 배양하는 건 쉬운 일이니까."

"10조 번이라... 성능을 과시하기 위한 숫자놀음이 아니길 빌겠소."

아이템은 게임 규칙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구매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곧 끝이 온다."

원하는 결과의 확률에 기생할 수 있게 해주는 힘.

"소형 핵탄두를 이용하면 광범위한 전파 방해 EMP탄 효과를 일으킬 수 있지. 운석은 궤도 중량 투하 무기로 충분히 구현할 수 있고."

"자만함이 치명적인 결과를 만들어냈군."

이쯤에서 꿀 보따리를 하나 푸는 게 적절했다.

기술을 너무 자주 보여주는 건 그닥 좋지 않다고 내 주인이 그랬소.

검법을 정확하게 수련하지 못하면 버려질지도.

"힘보다는 자세가 중요한 법이지."

"아직도 기술을 아끼고 있군. 아끼면 똥된다."

"써야 할 때 안 쓰고 묵히면 결국 썩는다는 의미지."

"분노는 공격 타점을 흐려지게 만들지. 오더를 듣고 움직이다가 스스로 하니까 실수가 많군."

"공격의 강함보다는, 타이밍이 중요한 거란다."

"방금 전의 대련을 떠올려보면서 스스로 깨닫는게 좋을 거야. 이런 부분은 스스로 뚫어야 의미가 있거든."

그들은 도대체 무엇에서부터 확률이 비롯되었는지 탐색하기 시작했다.

저들의 모든 활동은 결국 누군가를 적대하는 것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기존에 심어놨던 씨앗. 전부 말라죽은 줄 알았던 씨앗. 그것들이 동시에 싹을 틔운 것이었다.

인간은 어차피 싸우는 걸 반복하는 존재. 기회는 계속해서 나타나고, 확률은 발생하게 되어 있었다.

‘난이도는 어려워졌지만 그래서 재미있도다.‘

"힘보다 빈틈을 잡아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소이다. 하지만 그저 알았을 뿐이지, 이걸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소."

쓸데없는 동작을 줄이라

경지를 올리려면 기존에 만들었던 초식을 지우게 되는 바람에, 결국 수를 채울 수 없게 되는 정체 상태. 수련을 안 할 수도 없고, 현재에 머무르기에는 너무 자기만족 같은 현상.

"일단 일상적인 부분을 연마하는 게 좋을것 같다."

"다른 몬스펫들이 케렌시아에서 밥하고, 놀고, 열심히 생활하는 걸 일상이라고 부르지. 그런 걸 매일 반복하면, 너에게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걸 깨닫게 될지도 몰라."

가끔 아무것도 아닌 부분에서 깨달음을 얻는 건 무공서에도 자주 나오는 부분이니까.

연습하면 다 할 수 있다.

"너도 해봐. 이런 부분을 연습하면 깨달음이 올지도 몰라."

‘역시 세상은 넓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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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잠이 일찍 들어서 자다가 새벽에 눈이 떠졌다. 책읽다보면 잠이 다시 오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오늘 다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독서노트 기록을 보니 거의 한 달 만에 다시 읽는다. 힌 달 전 포스팅 내용을 잠깐 다시 보니 계몽사상이네 뭐네 하면서 다소 추상적인 얘기가 나왔던 관계로 잘 읽히지 않아 한동안 내려놨었던 것 같다. 근데, 최근 읽고 있는 다른 책들이 또 질리고 잘 안 읽히는 관계로 다시 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확실히 예전보다는 좀 수월하게 읽힌다. 한 달 전엔 이 책 본문에 나오는 한 문장 읽어내기가 그렇게 힘들더니 오늘은 또 안 그런 게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신기할 따름이다.

잡설이 과하게 길었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오늘은 이 책의 4장에 해당하는 자연과학에 대한 내용부터 시작한다. 맨 처음에 전자기 스펙트럼(?) 이라는 것에 대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지난 겨울에 칼 세이건의《코스모스》에서 이와 유사한 내용을 접했던 기억이 있어서 조금이나마 읽기가 수월할 듯하다. 어쩌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배경지식의 중요성이라는 게 이런 건지도 모르겠다.

과학에 완전히 무지했던 내가 《코스모스》를 꾸역꾸역 읽으면서 참 힘들기도 했지만, 그때의 힘듦이 지금 읽는 이 책 《통섭》의 독서를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해준다는 생각이 들자 문득 사자성어 하나가 생각났다. 그것은 바로 ‘고진감래苦盡甘來‘ 다. 물론 다들 아는 사자성어겠지만, 직역하자면 ‘괴로움이 다하고 달달함이 온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내 독서이력에 적용해서 말해보자면 《코스모스》를 읽을 때의 괴로움이 완독을 통해 끝나고 이《통섭》을 읽을 때는 상대적으로 과거보다 배경지식이 쌓였기에 달달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해서 이 책도 결코 쉽게 볼 책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달달하다는 표현은 그냥 예전보다 읽기가 좀 더 수월해졌다는 정도의 의미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또한 책의 내용 자체가 쉽다고 말하는 건 저자에 대한 예의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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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과학이라는 것을 저자가 정의한 내용을 만나볼 수 있었다. p.112에 밑줄친 내용인데, 읽으면서 광범위하고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과학에 대한 정의를 정말로 잘 정리한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작년 여름 경에 유시민 작가의《문과 남자의 과학공부》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 책에서 처음 알게 되어 익숙해진 용어인 ‘환원주의‘라는 것에 대해 나온다. 작년에는 그냥 막연하게 느낌만 알고 있었는데, 오늘 독서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이 용에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문득 앎에도 어떤 단계같은 게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자기 스펙트럼을 이해하게 된 과학자들은 동물의 시각 세계뿐만 아니라 그 너머의 시각 세계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은 모든 파장을 가시광선과 가청음(可聽音)으로 번역해 낼 수 있으며 다양한 에너지원으로부터 스펙트럼의 대부분을 생성해 낼 수 있다. - P101

과학자들은 전자기 스펙트럼을 조작함으로써 아래로는 아원자 입자의 자취를 자세히 볼 수 있게 되었고, 위로는 멀리 떨어진 은하에서 오는 초기 우주의 빛을 통해 별의 탄생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 P101

그들, 아니 우리는(과학 지식이 보편적으로 이용 가능해졌기에 우리라고 할 수 있다.) 37제곱의 크기로 물질을 시각화할 수 있다. 즉 가장 작다고 알려진 입자를 1로 볼 때 가장 큰 성단은 1 다음에 0을 37개 써넣은 정도의 크기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정도 범위 안에 있는 모든 물질을 시각화할 수 있다. - P101

인류의 위대한 업적은 인류가 질서 정연한 것으로 판명된 세계속에서 자신의 길을 아무런 도움 없이 개척해 왔다는 사실이다. - P102

인간 청각 범위는 20헤르츠에서 2만 헤르츠(초당 공기 압축 주기)이다. 박쥐는 이 범위의 상한선을 넘어서는 초음파 신호를 밤공기 속에 발사하고 돌아오는 반향(메아리)을 통해 나방 같은 곤충들의 위치를 알아낸다. 피식자들도 박쥐가 내는 동일한 주파수의 소리를 귀로 듣는다. - P102

우리는 찌릿한 피부 자극과 튀는 불꽃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전기를 감지하지만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의 전기 물고기들(전기뱀장어와 메기, 코끼리코물고기)은 그야말로 전기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그들은 굵은 신경 근육 조직을 유기체 전지로 변형시켜 몸 주위에 전기장을 만들도록 진화했다. - P102

전원은 신경 스위치로 통제된다. 즉 스위치가 켜질 때마다 전기 물고기들은 몸에 퍼져 있는 전기 수용로 전압을 감지할 수 있다. 가까이에 있는 물체에서 생긴 전기장의 변화는 수용기 주변으로 전기 그림자를 만드는데 이런 변화를 통해그들은 그 물체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운동을 측정한다. 이런 정보들을 연속적으로 받으면서 그 물고기들은 어두운 물속에서도 매우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헤엄쳐 다닌다. 게다가 이런 연속된 정보들을 통해 적을 피하기도 하고 먹이를 뒤쫓기도 한다. - P103

그들은 또한 암호화된 전기 신호를 사용해서 의사소통도 한다. 동물행동학자들도 전압기와 탐지기를 사용하면 인공 전기 물고기가 되어 이 의사소통에 동참할수 있다. - P103

만일 환경으로부터 어떤 신호를 포착하는 어떤 유기체 감지기를 상상할 수 있다면 그 감지기를 가진 종이 어딘가에는 존재한다 - P103

상이한 유전 형태의 차별적 생존과 번식으로 정의되는 자연선택은 필요에 따라서만 개체를 만든다. - P103

개체의 능력은 니치(niche, 원래의 뜻은 벽감. 어떤 종이 소비하는 자원들의 집합과 그 종이 점유하고 있는 서식지)에서 자신들의 적응도를 극대화하는 선까지만 진화한다. - P103

모든 종류의 나비, 박쥐, 물고기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를 포함한 영장류는 그들 나름의 독특한 니치를 갖고 있다. 이것은 각각의 종이 저마다 고유한 감각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세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선택은 과거 역사의 조건들과 그때그때 일어나는 사건들에 의해서만 인도된다. - P104

자연선택은 미래의 필요를 내다보지 못한다. - P104

인류가 진화의 투기장(鬪技場)에서 만난 세가지 조건 혹은 세 번의 행운이 과학 혁명을 만들었다. 첫 번째는 우리가 창조성과 끝없는 호기심을 가졌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우리가 우주의 본질적 속성들을 추상화하는 능력을 타고났다는 것이었다. ...(중략)... 세 번째는 물리학자인 유진 위그너 (Eugene Wigner)가 언젠가 말했듯이 수학이 자연과학에 놀랍도록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 P105

아직도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이 그 이유를 분명하게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수학 이론과 물리학 실험 자료의 대응은 신비로울 정도이다. 이런 의미에서 수학이 과학의 자연 언어라는 믿음은 지당해 보인다. - P105

"자연과학에서 수학의 엄청난 유용성은 신비에 가까운 어떤 것이며 합리적 설명이 잘 안 되는 영역이다. ‘자연법칙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자연스럽지 않지만 인간이 그런 법칙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더 부자연스럽다. 물리 법칙을 공식화하는 데 수학 언어가 너무나 적절하다는 이 기적 같은 사실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할 만한 수준도 못 된다는 의미에서 너무나 멋진 선물이다." - P105

물리 법칙들은 문화적 차이를 초월할 만큼 정밀한 게 사실이다. 그 법칙들은 수학적 공식으로 표현되는데 그런 공식들은 예컨대 중국이건 에티오피아건 상관없이 한결같다. 게다가 그것들은 남권주의냐 여권주의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만일 원자력을 사용하며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진보된 외계 문명인이 있다면 그들도 동일한 법칙들을 발견했을 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 물론 그들의 물리 법칙들을 우리 것들과 대응하도록 순차적인 번역을 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 P105

가장 정밀한 것들은 전자의 측정과 관련되어 있다. 전자 하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작다. 파동 에너지의 확률적 분포로 추상화되는 이 전자는 이동하는 물체를 3차원의 공간 속에서 인지하는 전통적인 틀로는 시각화되지 않는다. (물론 이런 현상은 양자물리학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전자가 1.6×10^19 쿨롱의 전하를 가지며 0.91×10^28 그램의 정지 질량을 가진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다. 이런 값들과 그 밖의 다른 입증 가능한 양들로부터 전류, 전자기 스펙트럼, 광전 효과 그리고 화학 결합의 속성들이 연역되어 나왔다. - P106

이런 기본적 현상들을 하나로 묶는 이론은 양자전기역학(quantum electrodynamics, Q. E. D.)이라고 불리며 그래프와 방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양자전기역학은 각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파동함수와 공간상의 이산적 입자 둘 다로 다룬다. - P106

양자전기역학에서 전자는 무작위적으로 광자를 방사하고 재흡수하는 것으로 그려지며 이때 광자는 전자기력을 운반하지만 질량은 없는 독특한 입자로 간주된다. - P106

전자의 한 속성인 자기 모멘트에 관한 이론과 실험은 물리 과학의 역사상 가장 정확한 일치를 보였다. 자기 모멘트는 전자와 자기장 간의 상호 작용 값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전자에 작용하는 자기 유도에 따라 갈라진 전자가 갖는 최대 토크(돌림힘)이다. 이때 알고 싶은 양은 자기 회전 비율, 즉 자기운동량을 각운동량으로 나눈 값이다. - P106

이론 물리학자들은 특수 상대성과 광자 방출과 재흡수로부터의 섭동 (양자전기역학으로부터 예측되는 이 두 현상은 고전 입자물리학으로 예측한 값들과 약간 다르다.)을 통합하는 계산을 통해 자기 회전 비율의 값을 예측했다. - P106

점점 더 작은 세계로 내려가 전자처럼 극미 존재자를 찾으려는 이런 시도는 서양의 자연과학을 추동해 온 힘이다. 이것은 일종의 본능이다. 인간은 기본 물질들을 찾는 것에 강박 관념을 갖고 있다. 우리는 그 물질들을 분리했다가 되붙이는 식의 작업을 끊임없이 한다. - P107

직접적인 시각 관찰은 궁극적인 것을 찾는 작업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 관찰은 현미경의 분해능을 점점 높이는 과정을 통해 이뤄졌다. 이 기술은 인간이 가진 제2의 기본적인 열망을 만족시킨다. 즉 모든 세상을 우리 자신의 눈으로 보는 것. - P107

과학에서는 브리지 카드 놀이에서처럼 남의 패를 한 번 흘낏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P108

원자 수준의 영상화는 3세기 동안의 기술 혁신을 통해 얻은 최종 산물이다. 최초의 현미경은 안톤 반 레벤후크(Anton van Leeuwenhoek)가 1600년대 후반에 만든 초보적인 광학 도구였다. 인간보다 100배 높은 분해능을 지닌 이 도구로 그는 박테리아를 비롯한 여러 대상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에게는 눈보다 100만 배나 더 높은 분해능을 가진 현미경이 있다. - P108

분해와 재결합을 향한 열정은 나노 기술의 발명을 이끌어 냈다. 나노 기술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분자들로 구성된 장치를 만드는 기술이다. - P108

ROM (읽기 전용 기억 장치) - P108

궁극적인 의미에서 우리의 두뇌와 감각체계는 인간의 유전자를 보존하고 배가시키는 생물학적 장치로서 진화했다. - P110

과학은 자료를 해석하는 이론을 개발함으로써 실험 도구를 통해 향상된 감각 경험을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 P110

과학에서는 그 어떤 것도 이론이 없이는 의미가 없다. 모든 지식을 맥락에 맞도록 그럴듯하게 엮어 냄으로써 세계를 재창조하는 일은 우리의 본성이다. - P110

"경합하는 여러 이론들이 있다면 돈을 내고 가장 마음에 드는 걸 고르면 된다." - P110

과학 이론은 반례들에 직면하면 폐기되도록 특별히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이왕 틀린 것이라면 빨리 폐기되면 될수록 좋다. "실수는 빨리 할수록 좋다."라는 격언은 과학적 실천에서도 하나의 규칙이다. - P111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PaulSamuelson)이 언젠가 말했듯이 이론은 거듭되는 장례식을 통해 진보한다. - P111

양자전기역학과 자연선택에 근거한 진화론은 중요한 현상들을 다루는 거대 이론들 중에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그 이론들이 다루는 존재들, 예컨대 전자, 광자, 유전자 등은 측정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론의 진술들은 혹독한 비판과 수많은 실험 그리고 경쟁 이론의 끈질긴 문제 제기 등을 통해 철저히 시험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과학이론의 지위를 차지하려면 그 정도의 시험을 견뎌 내야만 한다. - P111

최고의 이론은 오컴의 면도날을 통해 판가름 난다.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용어는 1320년대에 오컴의 윌리엄(William of Occam)이 처음 사용한 것인데, 그는 "전제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전제들을 사용하는 것은 헛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 P111

이론을 판가름하는 데 있어 검약성은 좋은 기준이다. 군살이 없고 시험에 통과한 이론만 있으면 하늘에서 태양의 길을 안내하는 포이보스(Phoebos, 아폴론 신의 다른 이름)나 북녘의 숲을 가꾸는 드라이아드(dryad, 그리스 신화의 숲의 요정)도 더 이상 필요 없다. 검약의 원리는 우리가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주기도 하지만 뉴에이지 (New Age)운동의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기도 한다. - P112

과학 이론도 상상력의 산물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정보에 입각한 상상력의 산물이다. 과학 이론은 이전에 짐작도 못했던 현상들의 존재를 예측하기 위해서 아무도 발을 들여 놓은 적이 없는 곳을 찾아간다. - P112

이론은 가설을 만들어 낸다. 가설은 탐구되지 않는 주제에 대한 훈련된 추측이다. 가장 좋은 이론은 가장 생산적인 가설을 생성해 낸다. 그리고 이 가설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대답할 수 있는 질문으로 명료하게 번역된다. 이론과 그것의 자손인 가설은 가용한 자료를 놓고 다른 이론. 가설과 경쟁을 한다. 이런 험난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는 다윈 진화론적인 의미의 승자로서 과학의 성전에 입성하게 되고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게 되며 더 놀라운 물리적 실재를 탐구하는 데 길잡이 역할을 한다. - P112

최대한으로 정확하게 말하자면 과학은 세상에 대한 지식을 모아서 그 지식을 시험 가능한 법칙과 원리로 응축하는 체계적이고 조직화된 탐구이다. - P112

과학과 사이비 과학을 구분하는 첫째 기준은 반복 가능성이다. 즉 다른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수행해도 같은 현상이 나와야 하고 그런 현상에 대한 해석이 새로운 분석과 실험을 통해 입증되거나 반증되어야 한다. - P112

둘째 기준은 경제성이다. 과학자들은 가장 많은 정보를 가장 적은 노력으로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가장 단순하면서도 미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정보를 추상화하고자 한다. 이것을 우아함의 추구라고 말할 수 있다. - P113

셋째 기준은 측정이다. 만일 어떤 것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척도에 따라 적절히 측정될 수 있다면 그에 대한 일반화는 명확해진다. - P113

넷째 기준은 발견 기법이다. 최고의 과학은 종종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방향으로 후속 발견들을 자극한다. 그리고 새로운 지식은 원래 원칙의 진위를 다시 시험해 보게끔 한다. - P113

마지막으로 과학과 사이비 과학을 가르는 다섯째 기준은 통섭이다. 즉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여러 설명들을 서로 연결하고 일치시킬 수 있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설명이 된다. - P113

천문학, 생의학 그리고 생리심리학은 이 모든 기준들을 만족시킨다. 하지만 불행히도 점성술, UFO학, 창조 과학, 크리스천 사이언스(미국의 종교가 에디 부인이 1866년에 창시한 신흥 종교로서 다양한 심리 요법을 통해 신자들을 늘리고 있다.)는 어떤 기준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 P113

진정한 자연과학은 이론과 증거로 꽉 맞물려 있으며 근대 문명의 기술적 진보에 근간이 되어 왔다는 점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이비 과학은 개인의 심리적 필요는 충족시킬 수 있으나 기술 발달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 P113

과학의 최전선에는 언제나 자연을 자연적 구성 성분으로 쪼개는 환원주의가 있다. - P113

과학에 대한 비판가들은 환원주의를 일종의 강박증이라고 여긴다. 즉 환원주의자들은 종착점까지 내려가야만 심리적 안정을 찾는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최근에 이것을 "환원적 과대망상증"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묘사는 기소당할 수도 있는 명백한 오진이다. 입증 가능한 발견들을 산출해 내는 실제 과학자들은 환원주의를 이와는 완전히 다르게 보기 때문이다. - P114

환원주의는 다른 방도로는 도저히 뚫고 들어갈 수 없는 복잡한 체계를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채용된 탐구 전략이다. 궁극적으로 과학자들을 흥분시키는 것은 복잡성이지 단순성이 아니다. 환원주의는 그 복잡성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환원주의 없이 복잡성을 추구하면 예술이 탄생하지만 환원주의로 무장하고 복잡성을 탐구하면 그것은 과학이 된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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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른 책들에 비하면 비교적 부담없이 가볍게 읽고 있는데, 개인적으론 본문에 나오는 내용보다도 중간중간 등장하는 의미심장한 문장들이 와닿게 느껴졌다. 뭐랄까,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해보게 만든다고나 할까...

놔두면 알아서 움직임이 없어진다.

이런 부분은 나도 맵토에게 배워야겠군.

인간은 언제 사라질지 몰라. 모두 끝이 정해져 있어.

오늘은 여러모로 다사다난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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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문에 나오는 사례에서는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한 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어찌보면 생각만 하기보다는 뭘하든 간에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본문을 읽다보면 저자가 속한 연구분야에서는 생각하는 것이 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듯하다. 명확한 목표없이 그냥 행동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열심히 한다는 인식을 심어줄수는 있어도 투입대비 성과가 비례하지 못할 위험을 늘 갖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저자는 실험을 하는 학생에게 무작정 움직이기보다는 실험의 의미와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적극 권한다.

독자인 나는 이 사례를 읽으면서 혹시 나도 저 사례에 나온 학생처럼 생각보다는 행동만을 앞세우고 살아온건 아닌지 잠시나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돌이켜보면 생각을 많이 하면 머리 속이 복잡해지기에 그냥 머리를 비우고 행동을 앞세웠던 적도 많았던 것 같다. 그게 단지 그냥 더 편해서 그렇게 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듯 생각을 하는 건 머리가 아프면 아팠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혹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써서 일하는 정신노동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쩌면 그것은 그들이 머리를 쥐어짜내서 아이디어를 낸다거나 하는 등의 경험을 해보지 않아서 겉으로 보여지는 것만 가지고 그냥 섣불리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 말은 그들의 육체노동의 강도가 빡세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그들의 육체노동 못지 않게 정신노동의 강도도 상당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잠시 얘기가 샜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어쨌든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은 일단 먼저 ‘생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올바른 방향성을 설정한 뒤에 이어서 열정적인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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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후반부에서는 학창시절 국어지문에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는 봤을 법한 용어인 ‘엔트로피‘ 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이 용어는 과학관련 분야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오늘 본문을 읽어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오늘 본문에서는 확률적인 가능성의 개념으로 많이 사용되어서 과학 쪽보다는 오히려 수학 분야의 개념처럼 느껴졌다.

이 엔트로피라는 개념에 대해 저자가 비교적 본문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어서 그 중요성을 읽으면서 체감할 수 있었고, 또한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저자가 든 예시들이 이 개념을 보다 더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실험을 중단하고 이제까지 얻은 실험 데이터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관련 문헌을 읽고 생각하고, 또 앞으로 어떤 실험을 해야 좋을지에 대해서 생각만 열심히 하라고 했다. - P506

하는 수 없이 생각을 계속했는데 열흘 정도 지나자 작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고 한다. 그때부터 실험에 관한 아이디어가 조금씩 나오는 것을 경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각 없이 실험만 하는 것보다 깊이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부담되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 P506

몸을 움직이는 일은 아니지만 생각을 하는 것은 부담이 되면서 힘이 든다. 특히 아무리 생각해도 별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고 시간만 흘러가면 더욱 힘들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계속 생각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 생각이 발전하고 한 단계 더 깊어지면서 예리해진다. 유대인이 강조하는 것처럼 몸만 쓰려고 할 게 아니라 부담이 되고 힘이 들더라도 머리를 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P507

열심히 생각하는 것이, 생각없이 실험만 하는 것보다 어렵기는 해도 시간을 훨씬 더 가치 있게 보내는 것 - P507

충분히 생각하고 하루를 시작하면 보람 있고 알찬 시간을 보내는 반면, 그렇지 않으면 남는 것 없이 바쁘게만 시간을 보내게 된다 - P507

식사를 하면서 머릿속에는 좋아하는 연인에 대한 생각을 배경처럼 띄워놓듯이 자신의 연구에 대한 생각도 다른 일을 하면서 배경에 띄워놓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 P509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들에게 생각의 위력과 즐거움을 반복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생각하기를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경쟁력을 더 높여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고 행복의 총량도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하는 것이다. 거기까지만 할 수 있다면 그다음에는 저절로 굴러간다. - P510

생각을 잘 못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면 아무리 생각을 해도 문제를 해결할 확률이 낮다. 그러나 먼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한 후 그것을 집중적으로 생각하면 해결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축구에서 공이 미드필드보다 골문 앞에서 왔다 갔다 할 때 골인될 확률이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 P514

나는 학생들에게 보통 실험을 종일 한다고 치면 4~5일은 실험을 계획하는 데 투자하고, 4~5일은 실험 결과의 의미를 생각하는 데 사용하도록 권유한다. - P518

연구활동에서 10퍼센트가 실험이라면 나머지 90퍼센트는 생각하거나 관련 논문을 읽으면서 보내야 한다. 이렇게 보내야 창의적인 연구를 할 수 있고 빠른 속도로 사고력과 창의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 P518

실험 결과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서 그 결과가 의미하는 바를 최대한 도출해 내는 것이 연구 능력이다. 이 능력이 발달하면 남들이 발표한 논문을 읽을 때도 직접 연구를 수행한 저자들보다 결과의 의미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 P519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은 누구나 관찰할 수 있지만, 뉴턴은 그 관찰 결과로부터 만유인력을 발견했다. 이처럼 실험 결과나 현상을 보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을 끄집어내는 능력은 사고훈련에 의해 끝없이 발달한다. - P519

자연현상이나 생명현상이 예외없이 자연법칙을 따르듯이 우리의 삶 역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법칙대로 흘러간다. 이러한 법칙을 올바로 이해하고 활용할 때 비로소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통제할 수 있다. 이 법칙 중의 하나가 바로 엔트로피 법칙이다. - P521

엔트로피 법칙은 수많은 천재들의 합작품으로 인류에게 남겨진 위대한 유산이다. 이 소중한 유산을 잘 활용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다. 이 법칙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유용성과 보편타당성 때문이다. 엔트로피 법칙은 시공을 초월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예외 없이 성립한다. - P522

엔트로피 법칙이란 모든 현상은 항상 전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다시 말해 우주의 모든 현상은 본질적으로 보다 더 무질서한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뜻한다. - P522

내가 어떤 생각을 할 때 생각의 흐름도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이 된다. 그리고 이 생각을 거꾸로 하는 것이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방향이다. 이와 같이 전체 엔트로피를 낮추기 위해서는 시간을 되돌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전체 엔트로피를 감소시킬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엔트로피를 ‘시간의 화살 time‘s arrow‘ 이라고도 한다. - P523

엔트로피의 물리적 의미는 ‘확률‘이다. 따라서 ‘전체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는 엔트로피 법칙은 ‘전체 확률은 항상 증가한다‘는 이야기와 같다. 즉, 확률이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의 변화는 가능하지만 그 반대로의 변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 P523

나중 상태의 확률에서 처음 상태의 확률을 뺀 값을 그 변화를 야기시키는 ‘구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값이 양 positive 이면 그 변화는 가능하지만 이 값이 음 negative 이면 그 변화는 불가능하다. - P523

엔트로피 법칙은 어떠한 현상이 일어나기 위한 필요조건이 된다. 한마디로 어떤 현상이 발생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엔트로피 법칙으로 주어진 현상이 발생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다음은 그 현상이 얼마나 빨리 일어나는지 알아야 한다. 이와 관련된 것이 ‘속도론kinetics의 법칙‘이다. - P523

속도론의 법칙은 ‘세상은 가장 확률이 높은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장벽이 높으면 그 경로의 진행 속도가 느리고, 장벽이 낮으면 그 경로의 진행 속도가 빠르다. 그런데 자연은 진행 속도가 빠른 경로를 택한다.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확률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속도론의 법칙은 주어진 현상이 일어날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 P524

가령 어떤 일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그 일이 구현될 확률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철광석으로부터 철을 만드는 것보다 엔진을 만들고 자동차를 만드는 일이 더 구현될 확률이 낮다. 이보다 더 구현될 확률이 낮은 것은 반도체를 만들고 휴대전화를 만들고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산업적으로 고도화되고 고부가가치를 가진 물건들을 개발한다는 것은 확률이 지극히 낮은 상태를 구현하는 것이다. - P524

첨단산업이나 고도로 발전된 사회일수록 구현될 확률이 낮고 엔트로피가 낮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낮은 확률 상태를 구현하는 일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참신하고 유용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 많은 돈을 버는 것,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 모두 낮은 확률 상태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전체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하지만 부분적인 엔트로피는 감소할수 있기 때문이다. - P525

그러나 엔트로피나 확률이 감소하는 것은 특별한 경우여서 부분적으로라도 감소하려면 힘과 같이 특별한 무언가가 반드시 작용해야만 한다. 결국 낮은 확률 상태를 구현하려면 적절한 노력에 의해 구현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을 구현되기 쉬운 상태가 되도록 확률을 올려야만 한다. - P525

어떠한 변화도 확률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변화를 통제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 P525

자연계에서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연계에 존재하는 중력이나 전기력과 같은 힘 Force 이다. - P525

이 우주의 모든 현상은 방향성이 있고 질서를 만들려는 힘에 의한 경향과 방향성 없이 임의의 방향으로 무질서해지려는 경향이 서로 통합적으로 작용해 균형을 이룬다. - P525

직육면체 주사위의 각 면이 나올 확률이 달라지는 이유는 무게중심의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넓은 면이 나올 때에는 무게중심이 낮아져 위치에너지가 작고, 좁은 면이 나올 때에는 무게중심이 높아져 위치에너지가 크다. 따라서 위치에너지가 클수록 그 면이 나올 확률이 낮아지고, 위치에너지가 작을수록 그 면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이로써 중력이라는 힘에 의해 작용하는 위치에너지가 달라지면 확률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526

위치에너지에 따라 확률 분포가 달라진다는 것이 엔트로피 법칙의 또 다른 개념이다. 이 개념 역시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어떠한 현상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지구 표면과 멀어질수록 압력이 낮아지고 공기는 희박해진다. 즉, 공기가 존재할 확률은 지구 표면으로부터 멀어질수록 낮아진다. 그 이유는 지구 표면과 멀어질수록 공기분자의 지구 중력에 대한 위치에너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 P526

예를 들어 물의 경우 기체 상태인 수증기와 액체 상태의 물의 같은 부피당 물 분자의 수를 비교하면 액체 상태에서 훨씬 더 많다. 이는 물 분자가 물로 존재할 확률이 기체로 존재할 확률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확률의 차이는 물 분자가 액체 상태로 있을 때와 기체 상태로 있을 때의 위치에너지 차이 때문에 생긴다. 이 위치에너지의 차이는 물 분자 사이의 전기력 때문에 생긴다. 따라서 세상의 모든 현상은 확률적인데, 이 확률을 결정하는 데에는 힘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P526

부분적인 엔트로피를 학술적인 용어로 ‘시스템system 엔트로피‘라고 한다. 시스템 엔트로피와 외부surrounding 엔트로피를 더한 것이 전체 엔트로피다. - P625

물 분자의 액체 상태와 기체 상태의 위치에너지 차이를 ‘기화열‘ 혹은 ‘엔탈피 enthalpy‘라고 한다. 엔탈피는 엔트로피와 더불어 물질계의 안정성과 변화의 방향, 그리고 화학 평형의 위치와 이동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 P626

지구 표면과의 거리에 따른 공기의 확률 분포나 물과 평형을 이루고 있는 수증기의 확률 분포는 볼츠만분포 Boltzmann distribution를 따른다. - P626

확률 혹은 엔트로피의 개념은 어떠한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유용하고 강력하다. - P527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등의 물음에 확률 개념을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바뀐다. ‘공부를 잘할 수 있는 확률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성공할 확률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선진국이 될 확률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위의 두 가지 물음에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확률 개념을 적용해 보면 훨씬 더 구체적이 된다. - P527

엔트로피 법칙은 우리가 원하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그 변화가 일어날 확률을 올리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도가 없음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따라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일어날 확률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인지 가려내서 보다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 P527

공부를 잘하려면 먼저 자신이 과연 공부를 열심히 할 구동력을 어느 정도 갖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구동력이 없다면 그것을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이를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는 것이다. 각 과목에 대해서도 왜 그 과목을 공부해야 하는지 명확한 이유를 찾아야 구동력이 생긴다. - P528

구동력을 갖고 있다면 충분한지, 부족하지는 않은지 조사해서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그 구동력을 늘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부에 대한 구동력을 늘리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반복해서 생각해서 그 당위성에 대한 내적 중요성을 증대시키면 된다. 또한 그 구동력이 수동적인지 능동적인지 조사해서 수동적이라면 능동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 P528

만약 구동력은 충분한데 공부를 실천하기 힘들다면 속도론적 장벽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실천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보다 더 실천하기 쉬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요컨대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실제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가려내어, 그것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문제해결에 가장 효율적이다. - P528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관련된 구동력과 확률을 바꾸는 방법을 알고 이를 실천할 수 있다면 앞으로의 인생을 얼마든지 자기 뜻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확률적 접근은 개인을 변화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어떤 제도를 도입할 때나 정책을 결정할 때, 그리고 다양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에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다. - P528

확률에 영향을 주는 요소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문제가 효과적으로 해결된다는 것이 엔트로피 법칙이 주는 시사점이다. - P529

세상은 확률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 예외 없이 성립하는 법칙이라면 확률을 바꾸는 근본 요소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현상의 경우 확률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중력이나 전기력과 같은 힘이다. 그렇다면 삶에서 확률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무엇일까? 삶에서 엔트로피 법칙을 활용하려면 먼저 이 요소를 가려내야 한다. - P530

생명체의 경우 확률을 바꾸는 근본 요소는 무엇인지 살펴보자. 먼저 생명활동을 생각해 보면 우리는 숨을 쉬고, 음식을 먹고 소화를 시킨다. 또한 우리 몸은 피를 만들어 순환시키면서 영양분과 산소를 몸 구석구석에 공급하고, 신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다른 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이처럼 생명체가 생명현상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낮은 확률, 즉 낮은 엔트로피를 구현하는 것이다. - P530

전체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하지만 생명체의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물론 부분적인 엔트로피라도 저절로 감소하기는 어려우므로 거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생명체의 행위나 행동의 확률에 영향을 주는 근본 요소를 알기 위해서는 이 특별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 - P530

죽은 상태가 살아 있는 상태보다 엔트로피가 더 증가한 상태이므로 인간은 결국 죽는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그러나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노력하고 삶을 지속하기 위해 애쓴다. 이를 위해 우리 몸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하려는 경향을 계속적으로 막아야 한다. 결국 환경으로부터 계속해서 음의 엔트로피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음식을 먹고 몸에서 대사하는 과정의 핵심은 결국 신체에 음의 엔트로피를 공급하는 것이다. - P531

우리는 매일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경향에 맞서서 엔트로피를 낮추면서 살고 있다. 이처럼 엔트로피가 낮아지는 현상을 음의 엔트로피라는 의미로 ‘네거티브 엔트로피 negative entropy‘라고 하는데, 이를 줄여서 ‘네겐트로피 negentropy‘라고 한다. - P531

생명현상은 스스로 엔트로피를 줄일 수 있는 특성이 있는데, 이는 엔트로피 법칙으로 볼 때 대단히 놀랍고 특별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양자역학을 정립한 물리학자 중 한 사람인 슈뢰딩거는 그의 책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생명은 네겐트로피를 먹고 사는 존재다"라고 말했다. - P531

무엇이 생명현상의 낮은 확률을 구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일까? 이 질문을 통해 생명체의 확률에 영향을 주는 근본 요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생명현상은 어떻게 스스로 엔트로피를 낮출 수 있을까? - P531

슈뢰딩거는 생명의 핵심인 네겐트로피를 가능하게 하려면 어떤 정보가 생명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코드code‘라고 불렀다. 그의 통찰은 정확했다. 후에 왓슨과 크릭이 슈레딩거의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 DNA 이중나선구조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 P531

즉, 슈뢰딩거가 이야기하는 코드는 이중나선구조를 갖고 있는 DNA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유전자 속에 들어 있는 유전 정보가 네겐트로피를 가능하게 했고 확률을 낮춘 것이다. - P532

식물은 태양에너지와 땅속의 양분을 흡수해 나뭇잎과 열매 등을 만드는데 나뭇잎과 열매는 극히 엔트로피가 낮은, 즉 확률적으로 절대 저절로 생길 수 없는 결과물이다. 이렇게 낮은 확률로 보이는 결과가 구현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유전정보 때문이다. 결국 정보가 확률을 바꾸는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가 공부를 해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정보를 저장하는 행위다. 그렇게 저장된 정보는 앞으로의 인생 경로에서 보다 낮은 확률을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 - P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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