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 세상에는 상반된 것들이 사방에 널려 있어서 반대말도 많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유독 중력만큼은 반대 개념이 없다는 말을 했었다. 일반적으로 중력이라고 하면 인력 즉 잡아당기는 힘만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오늘 시작하는 본문에서는 이러한 일반적인 생각을 깨부수는 얘기가 나온다. 바로 중력이 밀어내는 쪽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근거한 것인데, 이어지는 본문 내용을 통해 그 원리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알아보면 좋을 듯하다.

그(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중력은 밀어내는 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 옛날 뉴턴은 밀어내는 중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우리도 그런 힘을 겪은 적이 없지만, 이론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인슈타인의 장방정식에 의하면 별이나 행성처럼 질량이 뭉쳐 있는 천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잡아당기는 중력을 행사하지만, 어떤 특별한 상황에서는 중력이 물체를 밀어낼 수도 있다. - P81

‘밀어내는 중력을 도입하면 우주의 오랜 미스터리가 풀린다‘ - P81

아인슈타인의 우주는 팽창하는 우주를 허용하고 있으며, 수십 년 동안 축적된 관측 데이터는 이것이 사실임을 확실하게 입증했다. 그렇다면 140억 년 전에 대체 어떤 힘이 팽창을 유발했을까? - P81

미국의 물리학자 앨런 거스Alan Guth는 공간이 ‘우주 연료 cosmic fuel‘라는 특별한 물질로 가득 차 있고, 그안에 포함된 에너지가 별이나 행성처럼 특정 지역에 집중되지 않고 공간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다면, 중력이 밀어내는 쪽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계산에 의하면 지름이 10억 × 10억 × 10억분의 1미터밖에 안 되는 작디작은 영역에 특별한 형태의 에너지장이 형성되어 있고(이것을 인플라톤 inflaton이라 한다. 급속 팽창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오타가 아니다!), 이 에너지가 욕실의 수증기처럼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으면, 밀어내는 중력이 폭발적으로 작용하여 순식간에 현재의 관측 가능한 우주만큼 팽창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밀어내는 중력이 빅뱅을 일으켰다는 이야기다. - P82

본문에 언급된 ‘우주 연료(cosmic fuel)‘는 스칼라장(scalar field)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전기장이나 자기장은 공간의 모든 점에 벡터가 할당되지만(벡터의 길이와 방향이 해당 위치에서 장의 세기와 방향을 나타낸다), 스칼라장은 각 점에 하나의 값만 할당된다(이 값으로부터 장의 에너지와 압력이 결정된다). 거스의 원조 논문과 그 후에 발표된 후속 논문들은 우주론의 심각한 장애물이었던 자기홀극문제(monopole problem)와 지평선문제 (horizon problem), 그리고 편평성문제(flatness problem)를 일거에 해결했다. - P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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