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요즘 한창 유행하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최신 기술들을 언제 습득하는 것이 좋느냐는 질문에, 각자가 실질적으로 필요할 때 학습하라고 말한다. 이는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잠시 언급했었지만 컴퓨터 같은 경우도 최신 컴퓨터가 나왔더라도 1~2년 지나면 금방 구형 컴퓨터가 되듯이, 새로운 기술이라는 것도 계속 진화해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장 필요하지 않은데 괜히 미리 배워봤자 그냥 옛날 지식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저자의 생각에 마음깊이 동의하는 게, 과거에 지금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책을 미리 샀다가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개정판이나 새롭게 표지가 바뀐 신판들이 출시되곤 하는 경험들을 몇 번 하다보니 기술과 책이라고 하는 분야는 좀 다를지라도 본질적인 메시지 자체는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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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어지는 글에서는 최신 기술같이 급속도로 변하는 것들과는 달리 마치 와인처럼 오랜 시간동안 묵혀졌을 때 그 가치가 올라가는 분야가 있다는 얘기를 하는데 저자는 이를 인문학Liber Arts이라고 말한다.
앞선 포스팅들을 하면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저자는 데이터에 관한 책을 쓰면서도 자신이 실무를 하거나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교육하며 느꼈던 것으로 단순히 기술적인 데이터 분석이나 코딩 등을 통한 인공지능 활용에 앞서 인문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식의 얘기들을 해왔었다.
지금 이 책의 거의 막바지에 와있는 시점에서 저자는 단순히 데이터 분석같은 기술적인 것보다는 그 이면에 있는 뭔가 좀 더 근본적인 것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최신 기술은 그 기술이 필요할 때 그때 필요한 내용을 학습하면 된다. 즉, 최신 기술에 직접 관련된 내용을 미리 배울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 P218
시간이 지나면서 쉽게 내용이 변하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오랜 세월을 두고 체계화되면서 지금 세상을 구성하는 데 근간이 된 기초 분야가 있다. 이 책을 처음부터 읽어 온 독자들은 이미 눈치 챘겠지만, 바로 이런 기초 분야가 인문학 Liber Arts이다. - P218
대한민국에서는 인문학 하면 영어, 철학, 문학(국어), 도덕, 정치 같은 비과학 분야로 수학, 코딩, 물리, 화학, 생물과 같은 과학 분야와 구별하여 사용하지만, 정확한 의미의 인문학은 비과학 분야와 과학 분야를 모두 포함한, 말 그대로 사람이 문명인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이 되는 학문(지식)을 말한다. 그래서 영어로 "리버럴 아트"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고등학교 때 배우는 예체능을 제외한 모든 과목 그리고 수능 때 시험 보는 과목들(국, 영, 수, 과탐, 사탐)이 모두 인문학에 해당한다. - P219
인문학이 사실상 기본이 되는 이유는 바로 새롭게 접하는 세상을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 P219
충분한 사유와 다양한 경험이 어우러져 배우는 인문학은 개인의 삶의 목적과 가치관을 찾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까지의 공부가 무척 중요하다. 시험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쌓기 위해서 말이다. - P219
인문학적 소양이 어느 정도 잘 쌓였다면, 그다음 필요한 것은 열린 사고와 호기심 정도이다. 열린 사고와 호기심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정말로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고, (좋아하는 것을) 잘 모를 때는 그냥 편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여기까지면 된다. - P219
이후에 어떤 최신 기술을 배우고 써먹을지는 각자의 관심 정도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그리고 정 궁금하면 그냥 사용해보면 된다. 여러분이 충분한 인문학적 소양을 배우고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면, 최신 기술은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 어떻게 시작하는지 모르겠다면,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조금만 검색해보면 된다. 그리고 습관처럼 사용하다 보면 버릇이 된다. 습관적으로 유튜브를 보고 SNS를 하듯, 습관적으로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기술을 배우게 된다. - P220
그래도 어렵다 싶으면 기다리면 된다. 지금 뜬다고 하는 최신 기술이 정말 중요하고 혁신적이라면 기다리면 된다. 머지않아 사용하기 쉬울 정도로 다가올 것이다. - P220
데이터 사이언스도, 생성형 인공지능도 흘러가는 세월이 바뀌면 함께 발전하는 최신 기술 중 하나이다. 그러니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데이터 사이언스 도구를 최신인 양 모두 습득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따라가지 못한다고 불안해야할 이유도 없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의사결정을 돕는 여러 최신 기술 중 하나일 뿐이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 또한 스쳐 가는 최신 기술일 뿐이다. 그리고 최신 기술은 지금 내가(혹은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일 뿐이다. - P220
도구의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그 도구를 사용하는 내가 어떤 목적으로 무엇을 하는 데 쓸 것이냐, 이다. 나에게 필요한 이유를 알고, 이를 위한 도구 선택을 잘하기 위해서는 앞서 얘기한 통찰과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 - P221
운동을 잘 하려면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꾸준한 연습과 경험이 필요하다. 악기 연주를 잘 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로 꾸준한 연습과 수많은 경험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 수학, 과학을 포함한 인문학적 소양 또한 마찬가지이다. 당장 유행하는 기술에 자신의 역량을 너무 쓰기보다 고등학교 때까지 배웠던 기초 지식을 되새김하며 열린 사고를 갖고서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 연습이 훨씬 더 중요하다. 필자는 이러한 사고방식과 연습을 ‘데이터를 읽는 습관‘이라고 부르고 싶다. 인문학적 소양이 충분히 쌓인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장 필요한 기술들을 익히는데, 그리 많은 역량이 필요하지 않다. - P221
인문학적 소양이 기본이다.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열린 사고가 거기에 화룡점정의 역할을 한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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