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는 화자와 할아버지 간의 긴 대화가 나온다. 이들의 대화 속에 담겨있는 과학관련 상식들을 익힐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모든 동물이 숨쉬기 좋았을 때는 땅이 붉은색이었는데, 숨쉬기 힘들게 되면서부터는 땅이 검은색으로 변했어. 예전에는 공기 속에 산소가 많았거든. 산소가 철분과 결합하면서 땅이 붉은색이었는데 이젠 산소가 없으니 땅이 검은색이 되었지. - P242

산소가 많으면 숨쉬기 좋고, 지치지 않고, 조금만 먹어도 무럭무럭 자란다 - P242

산소는 주로 바다에서 만들어져. - P242

중요한 것은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있단다. 바다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와 식물성 플랑크톤이 산소를 만드는 거야. 그런데 바다 환경이 나빠지면서 이들이 산소를 많이 만들지 못하는 거지. - P242

가장 큰 문제는 바다 온도가 올랐다는 거야. 온도가 오르면 물질대사가 활발해져. 그러면 산소가 더 많이 필요해. 네가 빨리 달리면 숨을 헐떡이는 이유가 뭐지? 산소를 더 많이 들이마시려는 거잖아. 그런데 더운 바다에는 산소가 조금밖에 녹지 못하거든. 바다 생물들도 산소가 있어야 숨을 쉴 텐데 산소가 적으니 살기 힘들지. - P243

바다 온도가 왜 올라갔어요?

그건 대기 온도가 높아졌기 때문이야. 세상이 더워지면 바다도 덩달아 뜨거워질 수밖에 없잖니. - P243

대기 온도는 또 왜 올랐어요?

다 화산 때문이란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트랩과 중국의 어메이산 트랩을 형성하는 거대한 화산이 터졌어. 이때 묻혀있던 석탄이 드러났고 이것들이 타면서 공기 중으로 이산화탄소가 나오게 된 거지. - P243

결국 화산이 터지면서 석탄에 갇혀 있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나오게 되었고,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가 더워지고 지구가 더워지니 바다도 더워지고, 바다가 더워지니 바다에 살면서 산소를 만들어내는 생명체들이 죽고, 그래서 산소가 조금 생기고, 그래서 땅은 검은색이 되고 우리는 숨쉬기 힘들어진 거군요. - P243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메탄도 공기 중에 엄청나게 많이 생겼어. - P244

메탄은 왜 생기죠?

‘흙에서 온 것은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지? 그걸 쉽게 말하면 모든 생명은 죽으면 썩는다는 거야.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 썩으면 결국 이산화탄소가 되는데 산소가 없거나 아주 적은 환경에서 썩으면 메탄이 된단다.

그런 곳이 있어요?

있지. 땅속 깊은 곳이나 바다 깊은 곳 말이야. - P244

바다 깊은 곳에서 생물이 썩어 만들어진 메탄은 메탄하이드레이트라는 구조 속에 갇혀서 바다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어. 그런데 화산 때문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고 공기와 바다가 데워지니까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떠올라서 공기 중으로 메탄을 내보내는 거야. 그런데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수십 배나 강력한 온실가스거든. 그러니 지구가 점점 더 더워지지. - P244

화산에서는 이산화황 같은 산성 가스들도 많이 나와. 공기 중에 있던 산성 가스가 구름을 만나서 비가 내리면 산성비가 되지. 원래 비는 생명의 원천이잖아. 그런데 산성비는 파괴의 무기야. 산성비는 토양을 산성화시키고 바닷물도 산성화시키지. 생명이 살 수 없게 되는거야. - P245

바닷물이 산성화되면 바다 생명들은 더 살기 힘들어지고 그렇게 되면 산소는 더 조금 만들어지겠네요. - P245

이산화황은 산성비만 만드는 게 아냐. 이산화황부터 시작된 화학반응은 오존층을 파괴하는 촉매작용을 하지. 오존층이 얇아지면 동물과 식물에게 도달하는 자외선이 많아져. 식물들이 광합성을 하기 어려워지지. 그러면 또 산소는 덜 생기고, 이산화탄소를 공기에서 제거하는 것도 어려워지지. - P245

나는 리스트로사우루스Lystrosaurus 다. ‘삽처럼 생긴 도마뱀‘이라는 뜻이다. 물론 도마뱀은 아니다. 디메트로돈과 같은 단궁류로 고생대 페름기 후기부터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전기까지 살았다. - P248

최고 포식자는 반드시 멸종한다. 또 최고 포식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생물량이 가장 많았던 생물은 반드시 멸종한다. 보통 두 가지를 겸하는 일은 없다. 먹이 피라미드의 가장 위를 담당하는 최고 포식자는 생물량이 적고, 생물량이 가장 많은 생물은 먹이 피라미드의 아래쪽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 P249

이제 내가 어떤 지위를 누리고 살지는 내가 결정한다. - P250

최대한 새로운 환경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 - P250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 P250

떠밀려 날아가는 게 아니라 자기 의지로 활공하는 것 - P251

나는야 3억 년 전 용파리, 메가네우라 Meganeura다. ‘크다‘라는 뜻의 ‘메가‘와 ‘신경‘이라는 뜻의 ‘네우라‘가 붙어 지어진 이름이다. 그러니까 ‘커다란 신경‘이라는 뜻이다. 내가 얼마나 크냐고? 날개길이가 무려 75센티미터다. 3억 년 후 나타나는 가장 큰 종족인 페탈루라 인젠티시마Petalura ingentissima의 날개 너비가 겨우 16센티미터에 불과한 걸 생각하면 내가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갈 거다. 커다란 갈매기나 매를 생각하면 된다. - P252

나는 누굴까? 이미 이야기했다. 용파리라고. 용팔이가 아니라 용파리다. 영어로는 드래곤플라이 dragonfly. 그렇다. 나는 3억 년 전 하늘을 누비던 고대 잠자리다. 잠자리는 3억 년 전부터 이미 비행의 천재였다. 빠르게 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지 비행, 후진 비행, 그리고 빠른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유연한 날개 구조와 비행을 제어하는 복잡한 근육 구조가 민첩성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 P253

양치식물은 관다발식물이다. 관다발식물이란 말 그대로 조직 속에 관이 다발로 있는 식물을 말한다. 목질화된 관을 통해서 물과 미네랄을 전달할 수 있다. 그 때문에 키가 더 커지고 다양한 환경에서 살 수 있다. - P254

석탄기에 드디어 진정한 나무가 등장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양치羊齒식물, 잎이 양의 이빨처럼 갈라진 모양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현대의 양치식물은 고사리처럼 대부분 키가 작지만 석탄기의 양치식물은 거대한 나무로 자랐다. 고사리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나무고사리라고도 부른다. - P254

석탄기라고 해서 모든 양치식물이 거대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페콥테리스Pecopteris처럼 작은 양치류는 숲의 하층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면서 숲의 생물 다양성 증가에 기여했다. - P256

양치식물은 털이 달린 커다란 잎이 있어서 무성한 초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으며 역시 포자를 통해 번식했다. - P256

석탄기의 가장 중요한 진화 중 하나는 메두사 Medullosa 같은 종자 양치식물이 등장한 것이다. 포자로 번식하는 친척들과 달리 종자 양치류는 씨앗을 생산해 번식 성공률을 높이고 건조한 환경에서도 서식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종자 양치류는 양치류와 종자식물 사이의 간격을 메워주었다. 종자식물 역시 관다발식물이다. - P256

용암 속의 마그네슘과 칼슘이 대기와 물속의 이산화탄소와 결합하면서 흙의 재료가 되었다. - P257

석탄기 초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00 피피엠까지 떨어졌다. 2000피피엠은 겨우 0.2퍼센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농도다. 산업혁명 이전의 이산화탄소 농도 200피피엠, 즉 0.02퍼센트와 비교하면 무려 10배나 높았던 것이다. 21세기에 지구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피피엠, 즉 0.04퍼센트가 되면서 거대한 열섬 현상이 나타난 것을 생각하면 석탄기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얼마나 높았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 P258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니 온도는 당연히 높았다. 전 지구가 초열대 기후 지대가 되었다. 매일 비가 쏟아졌다. 식물의 입장에서는 천국이었다. 온도 높아, 이산화탄소 농도 높아, 물도 많아! 광합성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 늪지뿐만 아니라 평원과 산에도 아름드리나무가 가득했다. 에메랄드빛 초록으로 뒤덮인 지구의 공기는 습했으며 세상은 생명으로 가득했다. - P258

광합성의 결과는 무엇인가? 첫 번째 결과는 화학에너지 생성이다. 태양에너지가 아무리 많아봤자 동물들은 사용하지 못한다. 태양에너지는 오로지 광합성을 하는 박테리아와 식물의 몫이다. 식물광합성이 늘어나자 태양에너지가 어마어마한 양의 화학에너지로 전환되어서 식물이 번성했고 그 덕분에 동물들이 활용할 에너지가 풍성해졌다. - P258

광합성의 두 번째 결과는 산소 기체 생성이다. 식물이 만들어놓은 화학에너지를 태워서 생활에너지ATP로 전환하는 데 꼭 필요한 게 산소다. 동물이 몇 분만 숨을 쉬지 못해도 죽는 이유가 바로 생활에너지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석탄기 숲은 산소를 엄청나게 많이 생산했다. 대기 중 산소 농도가 35퍼센트에 달했다. 이게 어느 정도냐고? 현대 대기의 산소 농도가 21퍼센트라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 P259

달려도 숨이 차지 않는다. 조금만 먹어도 에너지 효율이 좋아 무럭무럭 성장한다. 이런 시대에 내(메가네우라)가 등장했다. 천국이 따로 없다. 산소가 풍부한 공기는 거대한 동식물의 성장을 촉진한다. 게다가 산불도 자주 일어난다. 산소 농도가 높으니 마른 나무가 쉽게 불에 타기 때문이다. - P259

잦은 산불은 생태계를 젊게 유지하는 일등공신이다. 오래된 숲을 없애고 새로운 생명을 위한 길을 열어준다. 산불은 성장과 쇠퇴, 재생이라는 역동적인 리듬을 만들어 자연이 끊임없이 변화하게 만들어준다. - P259

양서류의 특징(송과공, 피부뼈)과 파충류의 특징 (턱근육, 단단한 알껍질) - P260

석탄기의 풍부한 식물은 초기 양서류, 곤충, 최초의 파충류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에게 먹이와 서식지를 제공했다. 높은 산소 농도 덕분에 거대한 크기로 성장할 수 있었다. - P260

우리는 어떻게 이토록 커졌을까? 숲 덕분이다. 숲이 만들어낸 엄청난 산소 농도는 우리 절지동물을 크게 만들었다. 곤충이나 다지류는 체내 산소공급을 거의 확산에 의존한다. 따라서 어느 정도 커지면 산소 공급이 안 되므로 성장의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산소 농도가 높아지자 산소 공급은 덩치를 키우는 데 한계가 되지 않았다. 외골격이 버틸 수 있는 최대 크기로 자랄 수 있었다. - P261

노목蘆木, 인목鱗木, 봉인목封印木처럼 포자로 번식하는 양치식물에 비해 씨앗으로 번식하는 종자식물은 광합성 효율이 떨어진다. - P263

해안선이 줄고 해수면이 낮아지면 해양생물에게는 재앙이 닥쳐온다. 바다가 넓은 것 같아 보여도 대부분의 해양생물은 깊이 200미터의 대륙붕에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사실 산소의 3분의 2는 바다에서 만들어진다. 숲이 아무리 많아봤자 그 넓은 바다에서 활동하는 시아노박테리아와 식물성 플랑크톤의 맹활약에는 미치지 못한다. - P264

이산화탄소 농도가 줄어드니 추워질수밖에! - P264

생태계는 순환을 통해 유지되는 것이다. 광합성을 통해 제거된 이산화탄소는 다른 방식으로 다시 돌려져야 한다. 하지만 석탄기의 늪과 숲은 그걸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다. - P264

이산화탄소는 나쁜 게 아니다. 모든 동물이 숨 쉴 때마다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이 이산화탄소가 식물로 들어가면 산소가 되어 나오고 온실 작용으로 기후를 유지하는 엄청난 역할도 한다. 그런데 우리 시대(석탄기) 숲은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기만 할 뿐 그걸 다시 세상으로 돌려놓지 못했다. 그 대신 땅 깊은 곳에 석탄으로 저장해 버렸다. - P265

석탄기의 울창한 나무들도 결국에는 죽는다. 죽으면 썩고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다시 대기로 돌아간다. 이런 과정을 제대로 거친다면 지구 대기는 안정화될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 P265

석탄기의 나무들은 죽은 뒤 늪에 빠졌다. 늪 바닥은 산소가 없는 환경이다. 산소를 좋아하는 호기성 미생물이 활동할 수 없는 곳이다. 부패를 위해서는 산소 없는 환경을 선호하는 혐기성 미생물이라도 필요했지만 아직 나무를 분해하는 미생물들이 활발하지 못한 때였다. 이제 막 나무가 생겼으니 그런 미생물이 많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 P265

늪지대에는 주기적인 홍수와 침하를 겪으면서 강과 다른 수역에서 쏠려 온 죽은 나무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홍수가 발생할 때마다 모래와 진흙이 추가되었다. 압력과 열을 받았다. 죽은 나무는 썩지 못하고 물리적, 화학적 반응을 했다. 이 과정에서 나무에서 수소와 산소 성분이 빠져나가고 탄소 성분만 남았다. 나무가 석탄이 된 것이다. - P265

석탄은 여러 등급으로 나뉜다. 비교적 낮은 열과 압력으로 형성된 갈탄은 원래 식물 구조를 일부 가지고 있으며 부드럽고 부서지기 쉽다. 현대에 싼값으로 거래되고 있다. - P266

압력과 온도가 높아지면 갈탄은 아역청탄과 역청탄을 거쳐 유연탄이 된다. 탄소 함량이 높고 더 단단하며 효율적으로 탄다. 현대에 산업용으로 사용된다. 더 높은 열과 압력으로 형성된 무연탄은 탄소 함량이 가장 높다. 가장 효율적으로 깨끗하게 타는 석탄이다. - P266

돌연변이는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자연은 그 가운데서 생존에 가장 적합한 생명체를 선택한다. - P267

보통 자신이 출현한 그 환경이 유지되는 게 생존에 가장 좋다. 그 환경에 적합해서 선택되었을 테니 말이다. - P267

석탄을 사용하려면 그 이전보다 훨씬 넓은 숲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금씩 더워질 것이다. 이 쉬운 일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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