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거의 2주만에 다시 읽는다. 여기 일일이 밑줄치진 않았지만 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는 공룡 생태계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이름이 생소한 에드몬토사우르스, 트로오돈, 안킬로사우르스, 드로마에오사우르스 등을 비롯해 과거 영화《쥬라기 공원》에서 비교적 자주 들어서 익숙한 트리케라톱스까지 다양한 공룡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이들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조금씩 담당하고 있어서 전반적인 공룡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우리 사람도 본질적으로는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의 거주단위라고 할 수 있는 가족 안에서도 각자가 맡은 역할이 있을 것이고, 학교나 직장 등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 속에서도 그 사회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아가기 위한 개개인만의 역할이 다들 있을 것이다.

문득 이런 말이 생각났다. 누구나 다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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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나오는 내용에서 정말 다양한 종류의 생명체들을 보면서 이 세상이라는 곳이 참 크고도 넓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었다.

각 종은 생태계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담당한다. - P204

지금은 끊임없이 돌아가는 삶의 수레바퀴 속에서 사냥하고 지키고 살아남아야 할 때다. - P205

인도 대륙의 중앙부에 자리잡고 있는 데칸고원 - P206

당시 화산 활동은 쌍각류 조개껍데기 화석에 반영되어 있다. 탄산염 동위원소 구성을 분석하면 당시 해양 온도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206

또 껍데기 화석에 축적된 수은 농도를 측정하면 화산의 규모를 알 수 있다. 화산은 유독성 금속인 수은이 자연에 유입되는 가장 거대한 통로다. - P206

멸종이란 생물량이 줄어드는 게 아니다. 생물 종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 P206

종의 다양성이 줄어든 생태계는 건강하지 못한 생태계다. 아픈 생태계다. 허약한 생태계, 비실비실한 생태계다. 한 방 얻어맞으면 끝날지도 모를 위태로운 상태다. - P208

나는 원초적인 힘과 생존의 상징이다. 매일 반복되는 교향곡의 마지막 소절은 사냥으로 절정에 달한다. 오늘은 왠지 모르게 트리케라톱스를 사냥하고 싶다. 쉬운 먹잇감이 많지만 오늘은 그래야 할 것 같다. 너무 오랫동안 트리케라톱스를 못 본척했다. 생태계의 지배자로서 위엄을 보여주어야 할 것 같은 뭔지 모를 집착이 생긴다. - P208

폭풍 전의 고요함은 아름다움과 망각의 시간이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변할 세상이 오기 전의 찰나의 평화다. - P208

왠지 오늘은 결판을 내야 할 것 같은 이상한 감정이 솟는다. 그렇다면 나는 오늘 목숨을 걸어야 한다. - P209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이겼다. 지구의 지배자 티라노사우르스 렉스니까. 지배자는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세상 모든 공룡이 내 승리 장면을 오래 기억하도록 나는 트리스타를 짓밟고 오랫동안 포효한다. - P209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아르코사우루스 Archosaurus라고 부른다. ‘지배하는 파충류‘라는 뜻이다. 고생대 페름기에 등장해 중생대 트라이아스기까지 존재한 동물 그룹을 일컫는 말 - P216

옛날 일을 현대의 시각에서 보면 헷갈릴 수 있다. 너무 괘념치 마시라. - P217

우리는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늪과 숲을 지배한다. - P218

인간들은 중생대라고 하면 쥐라기와 백악기만 기억한다. 초등학교 없이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있을 수 없다. 트라이아스기는 중생대의 초등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트라이아스기는 삼첩기三疊紀라고도 한다. 지층이 3개로 뚜렷이 구분되기 때문이다. - P218

고생대 페름기 말에 형성된 초대륙 판게아 - P218

환경에 굴하지 않고 극복하는 것, 끝내 버텨내는 것이다. - P219

어디에나 ‘루저‘들은 있는 법. 그들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배신을 시작한다. - P220

적은 체중은 에너지를 절약하게 해준다. - P222

반칙을 쓰면 벌칙을 받아야 하지만 생태계에 공정한 규칙 따위는 없다. - P222

역시 아무거나 잘 먹는 게 최고다. - P225

이산화탄소는 지구 대기를 가열하고 이산화황은 산성비를 만든다. - P229

모든 생명은 온도에 민감하다. 온난화는 생태계를 교란하고 서식지를 변화시킨다. - P229

바닷물의 온도가 오르면서 용존산소량이 줄어든다. 바다에서 숨을 쉴 수가 없다. - P229

원래 최고 포식자는 대멸종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되는 법. - P229

진화와 변화는 필연적이며 변화만이 유일한 살 길 - P230

지배적인 조건에 잘 적응한 생물이 챔피언이다. 모든 시대에는 새로운 챔피언이 등장한다. - P231

나는 공룡의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부러워하고 질투했다. 질투가 질투에 머물렀다는 게 우리가 몰락하는 원인이다.
질투는 나의 힘이 되어야 했다. 그들과 나는 같은 환경에 살지 않았던가. - P231

물론 역사라는 수레바퀴를 끊임없이 돌려야 할 것이다. - P231

신경배돌기란 생물의 척추뼈 일부가 길게 자라고 그 위를 살이 얇게 덮어 마치 돛과 같은 구조가 된 것이다. 태고의 양서류와 파충류에는 신경배돌기가 있는 동물이 많았다. - P232

스피노사우루스는 ‘척추 도마뱀‘이라는 뜻으로 영화 <쥬라기 월드>에서 티라노사우루스를 짓밟아 공룡 팬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준 거대한 공룡이다. 엄청나게 커다란 신경배돌기가 있긴 하지만 시대가 다르다.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아프리카에 살았다. - P233

오우라노사우루스는 ‘용감한 도마뱀‘이라는 뜻이다. 60센티미터가 훌쩍 넘을 정도로 높은 신경배돌기가 척추에서 미추까지 늘어서 있었다. 하지만 오우라노사우루스는 중생대 백악기 전기 아프리카에 살았던 공룡이다. - P233

디크라이오사우루스는 ‘두 갈래로 나뉜 도마뱀‘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목 긴 공룡이다. 목뒤 척추뼈에서 위로 솟아오른 신경배돌기가 두 갈래로 갈라진 Y자 형태로 생겼다. 하지만 쥐라기 후기 아프리카에 살았다. - P233

디메트로돈 ...(중략)...이름의 뜻은 ‘두 가지 di 크기 metro 의 이빨 don‘. 그래서 한자로는 이치룡異齒龍이라고 한다. - P233

공룡은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말에나 등장한다. - P234

단궁單弓이란 구멍이 하나 있다는 뜻이다. 무슨 구멍일까? 두개골 뒷부분에 양쪽으로 난 측두창이라고 하는 구멍을 말한다. 여기에 구멍이 없으면 무궁류다. 거북이가 그렇다. 구멍이 2개 있으면 이궁류다. 익룡과 공룡이 여기에 속한다. 공룡이 여기에 속하니 새도 여기에 속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뿐만 아니라 악어, 뱀, 도마뱀도 이궁류다. 거북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파충류와 조류가 이궁류인 셈이다. - P234

대부분의 단궁류는 트라이아스기 대멸종기, 즉 네 번째 대멸종 때 몰살되었지만 살아남은 것들은 나중에 포유류로 진화한다. - P235

이궁류와 단궁류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바로 이빨의 종류다. 공룡 같은 이궁류는 이빨이 다 똑같이 생겼다. 모양이 한 가지다. 그런데 단궁류는 이빨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다. 여러 가지 이빨이 있다. - P235

사람은 무궁류, 단궁류, 이궁류 중 어디에 속할까? 자기 치아를 보면 답이 나온다. 사람의 치아는 여러 가지 모양이다.
그렇다. 인간은 단궁류다. - P235

축축한 날씨는 풍요를 말해준다. - P235

무수한 생물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각자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 P235

페름기는 이첩기二疊紀라고도 한다. 고생대 이첩기 다음 시기가 중생대 삼첩기라고 해서 숫자가 시대 순서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의 페름이라는 도시에서 발견된 이 시대 지층이 2개로 되어 있어서 그렇게 불릴 뿐이다. - P236

은행나무는 활엽수가 아니라 침엽수다. 은행잎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바늘이 모여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P237

에리옵스Eryops는 ‘잡아 늘린 얼굴‘이라는 뜻이다. 마치 코와 입을 잡아서 앞쪽으로 쭉 늘린 것처럼 두개골의 대부분이 눈보다 앞에 있다. 에리옵스는 물에서 성공적으로 육지로 진출한 동물이다. - P238

아프리카 남부에 살고 있는 파레이아사우루스Pareiasaurus는 ‘뺨 도마뱀‘이라는 뜻인데 넓적한 두개골의 뺨 부분에 두드러지게 돋아난 돌기와 가시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페름기 초식 파충류의 대표선수다. - P239

오스트레일리아를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발견되는 테랍시다Therapsida는 매우 특이한 파충류다. 다른 파충류와 달리 다리를 몸 밑으로 뻗어서 몸을 땅에 끌지 않고 다리로만 움직일 수 있다. - P239

‘테랍시다‘라는 이름 자체가 ‘포유류 같은 파충류‘라는 뜻이다. 현대의 오리너구리와 가시두더지 같은 단공류, 캥거루와 코알라 같은 유대류, 그리고 생쥐와 인간 같은 태반류의 조상에 해당한다. - P240

조연 없이 주연이 있을 수 없다 - P240

그래도 주연이 제일 중요하다. - P240

할아버지의 할머니의 엄마의 아빠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때부터 전해온 세상과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은 너무나 다르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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