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전 연구가 왜 평범하거나 정상적인 현상들보다는 돌연변이 같은 것에 집중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면서 시작한다. 뭐 거창한 이유가 있을 것 같지만 결국 연구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말이다.

이런 걸 보면 분야를 막론하고 어떤 연구라는 것이 너무 막연한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구체적인 것에서부터 조금씩 막연한 부분들로 확장되어가는 게 커다란 흐름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는 마치 실개천이 모여 강물이 되고 강물들이 모여 바다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와도 유사해 보인다.

유전과 발생을 연구하는 이들은 하나의 돌연변이를 통해 야기된 큰 효과에 우선적으로 주목한다. 물론 검출과 분석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멘델 유전학 시대에 연구자들은 초파리의 퇴화된 날개와 정원 완두콩의 주름진 종피와 같이 쉽게 인식할 수 있는 형질들을 관찰 대상으로 삼았다. - P261

커다란 돌연변이는 해롭기 마련이다. 가령 자동차 엔진을 무작위적으로 빨리 변화시켜 보라. 작은 변화를 주었을 때보다 그 자동차가 제대로 굴러가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거대 돌연변이는 거의 언제나 생존율과 번식 능력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정신 분열증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인간 유전학의 많은 선도적 연구들이 의료 유전학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 P261

유전자 하나의 이상으로 인해 생기는 물리·심리적 질병이 무려 1,200가지도 넘는다고 알려졌다. 알파벳 순서로 보면 아르스코그스콧 증후군(Aarskog-Scott syndrom)에서 젤위거 증후군(zellweger syndrom)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런 질병들은 이른바 OGOD 원리를 따른다. 즉 하나의 유전자에 하나의 질병 (One Gene, One Disease)이다. - P262

OGOD 연구자들은 과학 학술지와 주요 언론에 보고된 이번 달의 질병이 무엇인지를 농담 삼아 물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그 예들은 색맹, 낭포성 섬유증, 혈우병, 헌팅턴 무도병, 과다 콜레스테롤증, 레시-니한 증후군(Lesch-Nyhans syndrom) 등으로 다양하다. - P262

사실 관계된 유전자들에 이상이 생겨 병리 현상이 생기는 경우는 허다하기 때문에 생의학자들은 "모든 질병은 유전적이다."라는 말을 싫어하지 않는다.(심지어 흡연도 다소나마 유전적이다.) - P262

연구자와 의사는 OGOD 원리 발견에 기뻐한다. 왜냐하면단일 유전자 변이는 진단을 단순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생화학적 신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신호는 잘못된 유전자의 전사 실패로 인해 생물 주기가 바뀐 일련의 분자 사건들의 어딘가에 존재하는 결함이다. 따라서 간단한 생화학 시험만으로도 종종 그 정체가 드러난다. 유전병이 이른바 만능 치료술로 통하는 유전자 치료법으로 치료될 수 있다는 희망도 없지는 않다. 정교하고 비침해적인 치료를 통해 생화학 결함을 치료하고 그 질병의 증상을 없애는 식의 치료법들이 현재 한창 연구되고 있다. - P262

하나의 유전자에서 생기는 돌연변이가 종종 한 형질의 의미 있는 변화를 초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으로부터 그 유전자가 그 잘못된 기관이나 과정을 결정한다는 결론은 도출되지 않는다. - P262

전체 기관들과 과정들 그리고 그 속의 세부 형질들은 일반적으로 몇 개의 유전자가 아니라 유전자의 집합이 규정한다. 그리고 그 유전자 집합은 염색체상에서 서로 다른 부위들을 점유하고 있다. 예컨대 아프리카 조상과 유럽 조상 간의 피부색 차이는 3~6개로 이뤄진 이런 ‘다인자(polygenes)‘가 결정한다고 여겨진다. - P263

효과가 크기 때문에 쉽게 감지되는 유능한 유전자들 말고도 변이의 작은 부분들에 기여하기 때문에 결국 발견되기 힘든 유전자들도 많이 있을 수 있다. - P263

다인자 중에서 어느 하나에 돌연변이가 생겨서 간혹 OGOD 효과와 같은 큰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균에서 아주 약간만 빗나간 경우도 생겨날 수 있다. 만성 우울증과 조울증과 같은 질병들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들의 정체가 다소 모호한 듯이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P263

환경의 미묘한 차이는 멘델 유전학의 고전적 패턴도 왜곡할수 있다. 두 사람이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한 사람에게만 특정 형질이 나타날 수 있다. 가령 일란성 쌍둥이 중 한 사람이 정신 분열증을 나타내면 나머지 한 사람도 같은 중세를 나타내야 할 텐데 실제로는 그런 경우가 50퍼센트 정도밖에 안 된다. 우리는 이런 경우를 흔히 "불완전 침투" 라고 부른다. 게다가 환경의 미묘한 차이는 또 다른 방식으로 표출된다. 예컨대 같은 정신 분열증 환자라고 하더라도 증상의 형태나 정도는 환경 차이로 인해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다. - P264

인간 본성의 유전적 기초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 아니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생물 조직의 세 가지 수준들을 함께 연결함으로써 표현될 수 있다. 그것을 위에서 아래로 열거하면, 최상위에는 문화의 보편자가 있고 그 아래 수준에는 사회적 행동의 후성 규칙들이 있으며 최하위 수준에는 행동 유전이 자리 잡고 있다. - P264

문화 보편자 목록에는 다음과 같이 무려 예순일곱 가지가 열거되어 있다. 나이 서열, 운동 경기, 신체 장식, 달력, 청결 훈련, 공동체 조직, 요리, 협동 노동, 우주론, 구애, 춤, 장식 예술, 점, 노동 분업, 해몽, 교육, 종말론, 윤리, 민속 식물학, 에티켓, 믿음 치료, 가족 잔치, 불 만들기, 민간 전승, 음식 금기, 장례 의식, 놀이, 몸짓, 선물 주기, 정치 체제, 인사, 머리 모양, 환대, 주택, 위생술, 근친상간 금기, 상속 규칙, 농담, 친족 집단, 친족 명명법, 언어, 법, 행운 미신, 마술, 결혼, 식사 시간, 약, 산파술, 처벌, 개인 이름, 인구 정책, 출산 후 양육, 임신에 대한 대우, 소유권, 초자연적 존재 달래기, 사춘기 관습, 종교 의식, 거주 규칙, 성적 규제, 영혼개념, 지위 분화, 외과 수술, 도구 제작, 거래, 방문, 날씨 통제, 그리고 직조. - P265

북극 동토대에서 남아메리카 대륙 끝인 티에라델푸에고 제도의 얼음 숲까지 - P267

문화의 인과학(因果學, etiology)이 유전자에서 뇌와 감각을 통해 학습과 사회 행동으로 우회하고 있다 - P268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은 세상을 특정한 방식으로 보게 만들고 특정 행동들을 상대적으로 더 잘 배우게 만드는 신경 형질들이다. 유전적으로 대물림되는 형질은 모방자, 즉 문화의 단위가 아니다. 오히려 특정한 종류의 기억 요소들을 고안해 내고 전달하는 성향이다. - P268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과 몇몇 심리학자들은 1972년 초에 발달 과정에서의 편향을 정확하게 정의했다. 그들은 그것을 "준비된 학습"이라고 불렀다. 그것은 동물과 인간이 선천적으로 어떤 행동들을 배우도록 준비되었지만 다른 행동들에 대해서는 준비되어 있지 않음(즉 피하는 성향을 가짐)을 뜻한다. - P269

준비된 학습이라고 보고된 많은 사례들은 후성 규칙들로 묶인다. 생물학에서는 해부 구조, 생리, 인지 그리고 행동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대물림되는 모든 규칙성을 통칭해서 후성 규칙이라고 부른다. 이 규칙들은 제대로 기능하는 유기체를 만들어 내는 발생과 분화의 알고리듬이다. - P269

또 다른 통찰은 사회적 행동의 준비된 학습이 다른 후성적인 것들과 마찬가지로 대체로 적응적 (adaptive)이라는 사실이다. 사회생물학에서 얻은 이 통찰에 따르면 진화적 적응도(fitness)는 유기체가 자신의 생존과 번식 기회를 높일 때 증가한다. 인간 행동의 후성 규칙들이 적응적이라는 점은 생물학의 결과만도 문화의 결과만도 아니다. 그 적응성은 그 둘의 복잡 미묘한 발현을 통해 나온다. - P269

인간의 사회적 행동의 후성 규칙들을 연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진화 원리로 무장한 후에 심리학적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 연구 주제에 집중하는 과학자들은 스스로를 진화심리학자(evolutionary psychologist)라 부른다. 진화심리학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사회 행동이 어떠한 생물학적 기초를 갖고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사회생물학과 인간 행동의 기초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심리학이 만나서 생겨난 잡종 분야인 셈이다. - P269

유전자 · 문화 공진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점점 늘어 가는 이 시점에서 단순성과 명료성을 위해, 그리고 이따금씩 벌어지는 이념 논쟁에 휘말릴 때 지적인 용기를 위해 우리는 진화심리학을 마땅히 인간사회생물학(human sociobiology)과 동일한 것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 P269

유전자와 문화의 연결은 감각 기관과 두뇌 프로그램 내에서 발견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들이 더 명백해지지 않고는 유전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에 관한 수학적 모형들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 P270

나는 후성 규칙들이 마치 감정과도 같이 두 단계에서 작동한다고 믿는다. 일차 후성 규칙들은 감각 기관에서 자극들을 거르고 암호화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하여 두뇌가 그 자극들을 지각하도록 하는 자동 과정들이다. 연속적인 전체 과정은 이전 경험에 의해 미약하게만 영향을 받는다. - P270

이차 후성 규칙은 많은 양의 정보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기능하는 규칙성이다. 이 규칙들은 지각, 기억, 감정의 파편들을 끌어들여 우리의 마음이 특정 모방자는 선택하되 다른 것들은 배척하게끔 만든다. 즉 편향된 선택을 하도록 만든다. - P270

이러한 두 종류의 규칙(일차 후성 규칙, 이차 후성 규칙) 들은 편의상 구분되었다. 실제로는 좀 더 복잡한 일차 규칙들이 보다 단순한 이차 규칙들로 점차 변화하기 때문에 중간 단계의 복잡함이 존재한다. - P270

모든 감각들에는 일차 후성 규칙들이 연결되어 있다. 그런 규칙들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들 중에는 연속적인 감각을 구분된 단위로 끊어 주는 속성이 있다. 예컨대, 태어날 때부터 망막원추와 시상의 측슬상 핵의 뉴런은 파장의 길이가 다른 빛을 네 가지 기본 색으로 분류한다. 이와 유사하게 아이와 어른의 청각 장치는 연속적인 음성을 음소들로 자동적으로 나눈다. 가령, "바"에서 "가"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일련의 음성들은 연속체로 들리지 않고 "바" 또는 "가"로만 들릴 뿐이다. "브"에서 "스"로의 이행에서도 이런 원리는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 P271

갓난아기는 의사소통을 위한 청각 반응 체계를 이미 내장하고 있어서 잡음과 음조를 선천적으로 구별할 수 있다. 태어난 지 넉 달이 지나면 아기는 화음을 좋아하고 불협화음을 들으면 듣기 싫은 듯한 표정을 짓는다. 또한 혀에 레몬주스를 한 방울 떨어뜨리면 화음을 듣고 있을 때와 똑같은 즐거움을 표시한다. - P271

큰 소리에 대한 갓난아기의 반응은 모로 반사(Moro reflex)이다. 아기의 뒤에서 소리 자극을 주면 처음에는 팔을 앞으로 내밀다가 마치 껴안으려고 하듯이 천천히 두 팔을 오므리며 울음을 터뜨리고 그런 후에 점차적으로 긴장을 푼다. 그런데 이 모로 반사는 4~6주 내에 반사 중에서 가장 복잡하기도 하고 죽을 때까지도 지속되는 놀람 반응 (startle response)으로 대체된다. - P271

기대하지 않은 큰 소음이 들리면 우리는 즉시 눈을 감고 입을 벌리며 머리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어깨와 팔은 처지고 무릎은 약간 구부러진다. 마치 한 방 맞을 것을 대비하는 자세처럼 보인다. - P271

맛에 대한 선호는 출생과 동시에 혹은 출생 직후에 시작된다. 갓난아기는 평범한 물보다는 달콤함 액체를 좋아하는데 자당, 과당, 유당, 포도당 순서로 그 선호도가 정해져 있다. 아기들은 시거나 짜거나 쓴 물질들은 모두 거부한다. 그리고 각각에 대해 서로 다른 얼굴 표정으로 반응하며 이런 반응은 평생을 간다. - P271

일차 후성 규칙들은 인간의 감각 체계를 대체로 시청각 정보를 처리하는 것으로 조정한다. 이것은 대체로 냄새와 맛에 의존하는 다수의 다른 동물 종과 비교할 때 볼 수 있는 큰 차이이다. - P272

시청각적 편향은 어휘의 편중에 잘 반영되어 있다. 예컨대, 영어, 일어에서 줄루 족의 언어, 테톤 라코타 어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언어들에는 감각 표현을 기술하는 모든 단어들 중 75퍼센트가 듣기 · 보기와 관련되어 있다. 나머지 단어들은 온도, 습도, 전기장에 대한 민감한 표현들과 냄새, 맛 그리고 감촉 등에 관한 것들이다. - P272

시청각적 편향도 영유아기에 사회적 유대를 만드는 일차 후성 규칙이다. 태어난 지 10분이 지나면 갓난아기는 포스터에 그려져 있는 비정상적인 얼굴 모양보다는 정상적인 것을 더 많이 보기 시작한다. 이틀이 지나면 그들은 잘 모르는 여성보다는 자기 어머니를 더 많이 쳐다본다. 게다가 다른 여성의 목소리에서 어머니의 목소리를 구분하는 데에도 이와 유사한 능력이 있음을 시사하는 실험 결과도 있다.
어머니의 경우에는 간단한 접촉만으로도 갓난아기의 울음과 독특한 향기를 구분할 수 있다. - P272

표정은 시각적인 비언어적 의사소통과 심리 발달을 한 방향으로 인도하는 이차 후성 규칙의 주요 영역이다. 인간이라는 종을 통틀어 고정된 의미를 가진 얼굴 표정은 몇 안 된다. - P272

얼굴 표정에서 입은 시각적 의사소통의 주요 장치이다. 특히 미소는 분명히 이차 후성 규칙의 영역에 속한다. 심리학자들과 인류학자들은 모든 문화에서 미소 짓는 표정이 프로그램된 발달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 P273

아기가 미소를 맨 처음으로 짓게 되는 때는 생후 두 달과 넉 달 사이이다. 아기의 미소는 돌보는 어른으로 하여금 아기에게 더 애착을 갖도록 만든다. - P273

미소 짓는 능력에 미치는 환경의 영향은 거의 없다. ...(중략)... 미소는 앞을 못 보는 아이들과 듣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도 제때에 나타나며 심지어 기형적인 몸으로 태어나 자신의 얼굴마저도 만질 수 없는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기형아에게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 P273

평생을 통해 미소는 일차적으로 친근함과 승인을 표현하는 신호로 사용된다. 그리고 이것을 넘어서 일반적으로는 즐거움을 표시하는 기능을 한다. - P273

각 문화는 각 상황에 어울리게 약간의 뉘앙스 차이를 보이며 미소의 의미를 만들어 간다. 예컨대 미소는 상황에 따라 빈정댐이나 가벼운 조롱의 의미를 담을 수도 있고 당황스러움을 감추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라도 미소의 메시지는 다양한 얼굴 표정들로 전달되는 수많은 메시지들 중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 P273

정신 활동의 최고 수준에서 복잡한 이차 후성 규칙들은 이른바 구상화(具象化, reification) 과정에서 따라 나온다. 여기서 구상화는 아이디어와 복잡한 현상을 친숙한 대상과 활동에 비유하여 좀 더 단순한 개념으로 압축하는 절차를 지칭한다. - P274

보르네오 섬의 두순 족(Dusun)은 집을 팔, 머리, 배, 다리 등과 같이 다양한 신체 부위로 구성된 하나의 "몸"으로 구상화한다. 그래서 특정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어야 집이 "서 있다."라고 믿고 언덕의 경사면에 집이 지어졌을 때에는 집이 "거꾸로 서 있다."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차원에서 그들은 집을 뚱뚱함/피골이 상접함, 젊음/늙어빠짐 등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집 내부의 구조물, 예컨대 방과 가구는 절기에 따른 의식, 마술적 믿음 그리고 사회적 믿음과 연관되어 있다. - P274

구상화는 세상에 질서를 창조하는 빠르고 쉬운 정신 알고리듬이다. 그런 것이 없다면 세상은 온통 지엽적이고 가변적이 되어 버릴 것이다. - P274

구상화의 사례들 중 하나는 양분 본성(兩分本性. dyadic instinct), 즉 사회적으로 중요한 것들을 양분하고자 하는 성향이다. 예컨대, 어딜 가나 사회는 사람들을 내부인/외부인, 어린이/어른, 친족/비친족, 기혼/미혼, 성스러운 행동/불경한 행동, 착함/악함 등으로 구별한다. - P274

사회는 각 구분의 경계를 금기와 의식으로 확고히 한다.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변화하려면 개시 의식, 혼인, 축복, 성직 수임식 그리고 여러 유형의 통과 의례를 요구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모든 문화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 P274

프랑스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évi-Strauss)를 필두로 한 구조주의 학파는 양분 본성이 선천적인 규칙들의 상호 작용의 지배를 받는다고 제안했다. 그들에 따르면 남자 대 여자, 족내혼 대 족외혼, 땅과 하늘 등과 같은 대립항은 반드시 충족되고 해결되어야 하는 마음속의 모순항이다. 그들은 종종 신화적 서사를 통해 이런 모순항들이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생명의 개념은 반드시 죽음의 개념을 필요로 하는데 이 죽음은 영생에 이르는 길로 기능하는 죽음에 대한 신화를 통해서 해결된다는 식이다. - P275

골수 구조주의자들은 양자 대립항이 문화를 통합된 전체로 조직할 때 필요한 복잡한 조합들로 한층 더 깊숙이 연결된다고 주장한다. - P275

유전도를 측정한다는 말이 특정 유전자를 찾아낸다는 뜻은 아니다. 게다가 유전도 측정은 유전자에서 후성 규칙으로 나아가는 복잡한 생리 발달 경로들에 대해 어떠한 힌트도 주지 않는다. - P276

인간 행동 연구에서 기대되는 가장 중요한 진보는 틀림없이 생물학과 사회과학 사이에 있는 첨단 영역에서 일어날 것이다. - P276

난독증(dyslexia)은 공간적 관계를 해석하는 능력에 손상이 생겨 발생하는 읽기 장애이다. - P276

성격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들도 발견되었다. 공격 행동을 촉발시키는 돌연변이는 비록 네덜란드의 한 가족에서만 알려진 것이기는 하지만 X 염색체에 위치해 있다. 이것은 분명하게 모노아민 산화 효소(monoamine oxidase)에 결함을 일으키는데 이 효소는 공격, 도피 반응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을 파괴하는데 쓰인다. 효소의 손상으로 인해 이 신경 전달 물질이 쌓이면 뇌는 약한 수준의 스트레스에도 폭력적으로 대응할 만큼 긴장하게 된다. - P2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