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 등장하는 드리모어라는 캐릭터는 쉽게 말해 악당의 우두머리 격인데, 이 드리모어는 철저하게 확률에 기반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캐릭터이다. 오늘 밑줄친 부분에서는 이 드리모어의 사고방식이 그동안 2차원의 세계에만 머물러 있다가 특정한 계기로 인해 3차원의 세계를 인식하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을 보면서 이미 3차원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우리 인간이 4차원을 인식하게 된다면 느낌이 어떨지 문득 궁금해졌다. 또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몇 달전에 힘들게 완독했던 칼 세이건의 책《코스모스》에서 접했던 내용들도 다시금 떠올려볼 수 있었다.

드리모어는 회전하던 원판을 보던 중, 돌연 눈을 크게 떴다. ‘원판이 돈다. 저 모습은... 사실상 구체(球體)아닌감...?‘ 미래의 확률과 길을 예측하는 원판, 스카이 디스크. 그게 회전하기 시작하자 구체로 변했다. 2차원의 평면 구조에서 3차원의 입체로 변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드리모어가 사용하던 확률 능력은 직선의 형태에 가까웠다. 타임라인은 언제나 [현재 ㅡ> 미래] 의 순서. 즉, 선의 모양에 가까웠다. 하지만 관측하는 방식을 원판에서 구체로 바꾼다면?

[기존의 x, y축에서 z축을 추가하는 게 가능하닷!]

깨달음을 얻는 드리모어는 새로운 영역을 보기 시작했다. 평면으로부터 3차원을 보자 신기한 정보가 들어온다.

‘각성자의 능력은 별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중략)... 천체의 움직임이 정리되고, 지구에 도착하자마자 소멸당할 뻔했던 일과 하늘의 빈 공간 등, 지금까지의 기억이 뇌리를 스친다. 그러면서 드리모어의 지식이 풍성해지고, 아까 읽었던 수호자의 능력을 깨닫게 된다. 왜 힘을 인지할 수 없었고, 관측이 불가능했던 건지에 대해서도.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었군.‘

2차원에 사는 존재는 3차원의 존재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 사과 위에 있는 개미가 사과의 형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나를 위에서 보고 있던 거였어.‘
결국, 완벽한 이해를 위해서는 구체를 초월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는, 모두 구체 위에 존재했던 거야...]

존재를 봉인하는 것보다는 좌표 이동이 훨씬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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