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동굴까지 그들을 찾아올 자는 아무도 없으리라. 그곳에서 그들은 마치 어머니 배속의 난소 안에 들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미안해. 하지만 당신 알아야 할 게 있어. 이 지하실은 나하고만 상관있는 거야. 이건 내 일이고, 내가 갈 길이야. 아무도 끼어들어선 안 돼. 내 말 알아듣겠어?
답을 찾으려면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단다.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방식으로 생각해서는 결코 답을 찾아내지 못할 거야.
구원은 지진이라는 뜻하지 않은 모습으로 찾아왔다.
위험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 때로는 가장 안전하다
호감은 가지만 내가 모르는 사람을 위해 용기를 발휘하기보다는, 싫어도 내가 아는 사람을 위해 비겁자로 처신하는 게 더 나을 때가 가끔은 있는 법이지요.
개미들도 모든 것을 견디어 내지. 1945년 핵폭발이 있었을 때, 개미와 전갈만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네. 개미는 그것에조차 적응을 했던 거지.
곤충들은 우리처럼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지 않다네. 바깥 기온이 18도이면 곤충의 몸속도 18도이지. 날이 뜨거워지면 곤충의 피도 부글거리게 되는 거야. 곤충들은 그것을 참아 낼 수가 없지. 햇살이 뜨거워지기 시작하면 마냥개미들은 야영할 둥지를 파고 그 안에서 날씨가 서늘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짧은 겨울잠과도 같은 것이지. 겨울잠은 추위 때문에 꼼짝을 못 하는 것이고, 그것은 더위 때문에 꼼짝을 못 하는 것이 다르긴 하지만 말일세.
사람들은 저마다 대화의 상대방을, 치료비 안 받는 정신과 의사 정도로 생각하고 그를 이용하려고만 든다. 그래서 평행선처럼 서로 만나지 않는 독백들을 늘어놓을 뿐이다.
묻는 사람은 잠깐 바보가 되지만 묻지 않는 사람은 평생 바보가 된다
일개미들은 생식 능력을 갖지 못한 채 태어난다. 할 일이 많은 일개미들이 성적인 충동 때문에 한 눈을 파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생식 능력은 모두 생식만을 도맡아 하는 전문가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수개미와 암개미, 다시 말하면 개미 문명의 왕자와 공주만이 생식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생식 능력을 가진 개미들은 오로지 사랑을 위해서 태어나고 그것을 위한 특별한 신체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들은, 교미하기에 편리하게끔 여러가지 오묘한 기관들을 지니고 태어난다. 날개가 그렇고, 추상적인 감정을 주고받는 더듬이가 그러하며, 적외선을 감지하는 홑눈이 그렇다.
외부에서 침입해 온 자는 죽여 버려야 하는 것이다.
어째서 어떤 알은 수정이 되고, 어떤 알은 수정이 되지 않는 걸까? 아마 온도 탓일 게다. 20도 이하에서는 여왕의 저정낭(貯精囊)이 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왕은 수정이 안 된 알을 낳게 된다. 그러니까 수개미들은 추위의 산물인 셈이다. 죽음이 추위의 산물이듯이.
두 개의 뇌 사이에는 늘 갖가지 오해와 거짓이 생기게 마련이니라.
두 생각이 혼인을 하는 것이다. 이제는 관념을 부호로 만들고 해독할 필요가 없다. 관념들은 이미지, 음악, 감정, 향기와 같이 원래 그대로의 단순한 상태로 전달되는 것이다.
개미에게는 시간이 상대적이다. 날씨가 더울 때는 시간의 길이가 아주 짧다. 날씨가 추울 때는, 시간이 축축 늘어지고 무한히 길어져, 마침내는 동면을 하면서 그것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까지 된다.
시간에 대한 지각이 이렇게 탄력적인 까닭에, 개미는 사물의 속도를 지각하는 데서도 우리와 사뭇 다르다. 사물의 운동을 규정할 때, 곤충들은 단지 공간과 소요시간만을 고려하는 게 아니라, 제3의 요소인 온도를 덧붙인다.
텔레비전은 사람을 멍청하게 만드는 거야. 우리 머릿속에 갖가지 획일적인 심상을 심어 넣지. 온갖 방법으로 별별 얘기를 다 한단 말이지.
내버려 둬. 그거라도 보면서 위안을 찾아야지.
날 믿어줘. 난 끝까지 가야 돼. 난 미친 게 아냐.
나중에 다시 올라올 수 있으려면 더 아래로 자꾸자꾸 내려가야돼..... 수영장 같은 거지. 다시 올라올 수 있는 힘을 얻으려면 바닥을 디뎌야 하는 거야.
가장 어린 생명들은 언제나 따뜻하게 해주어야 한다. <알은 촉촉하고 따뜻하게, 고치는 보송보송하고 따뜻하게.> 이것이 훌륭한 2세를 만들기 위한 개미 세계의 오랜 비방이다.
모든 것이 변화하는 것이다. 신경 조직, 호흡기, 소화기, 감각 기관, 딱지......
조용히 하게, 한 생명이 태어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네.
일에는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다. 예컨대,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 일보다는 생명을 보전하는 일이 우선이다.
개미와 인간은 둘 다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종이며, 살아가는 방법을 혼자서 터득할 줄도 모르고 터득할 수도 없다.
어른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히 하나의 약점이다. 그러나 그 의존성이 또 다른 진화를 가져온다. 지식 추구가 그것이다. 어린 개체들에게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터에, 생존 능력을 지닌 성숙한 개체들이 곁에 있으니, 어린 개체들이 처음부터 성숙한 개체들에게서 지식을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개미들은 전혀 한 눈을 팔지 않고 일에 몰두해있다. 자기들이 보살피는 버섯 사이에 잡초 하나, 기생 곰팡이 하나라도 끼어들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느타리에는 미르미카신이 배어 있었다. 보통 희석시켜서 제초제로 사용하는 아주 강렬한 산(酸)이다.
모든 것은 접전을 벌이기 전에 결정이 나 있는 것이다. 위턱으로 공격을 하거나 개미산을 쏘는 것은, 이미 두 교전자가 인정하고 있는 승부의 상황을 확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교전을 벌이기 전에 이미 이기려고 마음을 먹은 자와 패배를 받아들이려는 자가 정해지기 마련이다. 전투란 그렇게 역할을 나누는 문제일 뿐이다. 각자 자기의 역할을 선택하고 나면, 승리를 결심한 자는 겨냥을 하지 않고 쏘아도 과녁의 한가운데를 명중시킬 수 있을 것이고, 패배를 생각한 자는 제 위턱을 아무리 휘둘러도 상대에게 상처조차 입히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해줄 수 있는 충고는 단 하나. 승리한다는 믿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법. 승리하는 것을 자기 몫으로 받아들인 자를 그 무엇이 당할 수 있으랴.
이건 어쩌다 맞닥뜨린 인생의 고비일 뿐 끝은 아니야. 그저 하나의 고비일 뿐이라네. 게다가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이 분명히 있다네.
사람은 언제나 한결같은 방식으로 생각을 한다. 세계를 언제나 똑같은 진부한 방식으로 파악하지. 그걸 사진 찍는 것에 비유하자면 언제나 광각 렌즈 하나만 가지고 사진을 찍는 것과 같지. 그것도 현실의 한 모습이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지. 그건 하나의 시각일 뿐이야. 다르게,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다!
적들이 지리를 훤히 아는 구역에서는 싸움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 작은 동굴까지 그들을 찾아올 자는 아무도 없으리라. 그곳에서 그들은 마치 어머니 배속의 난소 안에 들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동료에게 뭔가를 나누어 준다는 것은 얼마나 유쾌한 일인가!
존스턴 기관 : 더듬이의 흔들마디에 있는 감각기로서, 곤충이 정지하거나 운동할 경우에 몸의 여러 부위가 적절한 방향을 잡거나, 몸 전체가 중력에 대해 적절한 방향을 잡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것을 지배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공고히 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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