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을 구하지 않은 말에는 간단히 끄덕임 정도로 공감해 주거나 동의만 해주는 것이 괜한 불화를 만들지 않는 방법일 때가 많다. 끝없이 마음만 앞선 공감은 외려 무지하고 퇴보된 공감에 가깝다. - P117
시간의 깊이와 감정의 깊이는 어느 정도 비례하기 마련이다. - P118
혼자여야만 하는 삶은 외로움을 초래하지만, 혼자라도 괜찮은 삶은 나를 다채롭게 만든다. - P119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홀로 즐길 수 있는 일말의 즐거움이라면 여행이나 소비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다. - P119
내 삶의 범위에 속하는 주변을 섭섭하지 않을 만큼 풍요롭게 만들고, 나 자신의 업에서도 게으르지 않다는 평가를 스스로 내릴 수 있다면, 그 어떤 실수나 비난에도 기죽지 않고 당당할 수 있다. - P120
자신의 업에 대한 만족감은 삶에 대한 일종의 훈장이고,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긍지를 올려준다. - P120
불필요한 생각을 끄고 잠들 수 있다는 것은 삶에 아주 이로운 능력이다. 그게 당장 가능하지 않더라도 그런 삶으로 나를 계속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 P120
사랑은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상황에서 주고받아야 한다. - P123
부탁은 거절당할 용기를 지닌 채로 해야 하고, - P123
나의 오만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 마련이다. - P127
자신이 짊어진 멍에를 벗기 위하여 남을 멍들게 하는 말들이 자유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럴 때는 혼자 만족하며 그런 말을 꺼내지 말라. - P127
스스로의 기준만 앞세워 당신의 노력을 평가하는 이가 있다면 멀리해도 된다. - P127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사사로운 만족을 위해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 - P128
‘사람은 살아가는 것이자 천천히 죽어가는 것이다‘ - P135
씨앗은 싹을 틔우기 위한 존재이자 부서지기 위한 존재이다. - P136
삶은 ‘무엇이 아니라 무엇‘처럼 이분법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자, 무엇을 위한, 무엇이거나‘ 같은 말들로 설명된다. - P136
긍정과 부정, 양쪽 개념이 동시에 존재하며 각자의 개화기 동안 삶을 지배하는 것이다. - P136
당신의 그 괴로움, 영원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그 잘남 또한 영원함 하나 없을 것이다. - P137
갓 태어난 아기는 어미나 아비 없이는 삶을 지속할 수 없다. 고로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무기로 보호받는다. 그래서 은연중에 점점 더 귀여운 외양으로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 P140
모든 생물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발전하고 진화해 왔다.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가 없었다면 삶은 치열하지 않았을 것이며, 치열하지 않았다면 발전과 진화 역시 이룩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죽을 수도 있다는 전제가마냥 부정적이기만 한 것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려 술한 긍정적 기회라고 생각한다. - P141
내가 무너질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전제가 아름다울 수도 성장할 수도 있다는 긍정의 기반이라고 생각한다. - P141
우리는 모두 무너질 수 있고 실패할 수 있다. 꼬꾸라질 수 있고 허덕일 수 있다. 그 때문에 나는 더더욱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진화할 것이며, 그 진화는 내 삶의 충분한 양분이 될 것이다. 그 양분으로 꾸준히 성장한 나는 또 누군가를 지탱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 P141
때로는 삶의 부정적인 면이 긍정적인 면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 P143
무너지고 있는 모든 것은 새롭게 무언가를 세우기 위한 퇴비가 되며, 그 위에 세워진 것들은 새로 탄생할 것들을 위한 그늘이 된다. - P143
삶이 나를 잉태한 이후로 줄곧 위태로움의 연속인 덕에, 나는 늘 성장하고 나아간다. 고로 정도는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삶은 ‘한없이 부정적일 수도 한없이 긍정적일 수도 있다‘는 동등한 전제하에 흘러간다. - P143
우리가 겪는 부정적인 요소가 긍정의 꽃을 피울 작고 소중한 씨앗이기를 바라며. 무너지고 기어다니는 일 또한 곧새로이 구축되고 높은 곳으로 비행하리라는 복선이기를 바라며. - P143
어쩌면 세상엔 합쳐지고 불어나기만 하는 것은 없지 않을까, 세상이 가진 에너지의 총량을 서로 나누며 누군가는 축적하고 누군가는 시들어감을 반복하는 것 아닐까, - P146
기억은 사건과 감정이 합쳐진 것이 아니라 따로 분리된 형태라서, 사건은 잊어도 그 감정은 살아남는 법이다. 또한 감정은 희미해졌어도 사건은 기억나는 법이다. - P147
우리의 생은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서 그 어떤 것을 나누는 과정이다. 하지만 그 나눔은 완전히 분리되는 차가운 독립이 아니라 절대적인 총량을 잃지 않는 다정함에 가깝다. - P147
생각해 보면 믿음, 소망, 사랑, 관계, 인연, 업과 시련과 행복까지 삶의 수식은 전부 나눗셈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을까. 아름다운 것들은 덧셈이나 곱셈으로만 그 총량을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도 결코 줄어들지 않는 법이니까. - P148
세상은 둥그니까 느리게 걷다 보면 언젠가 먼저 간 사람들을 앞설 날이 올 거라는 믿음, 그 믿음 하나면 못 할 것이 없더라. - P151
이륙과 착륙을 반복하는 감정의 난기류 속에서 난 또 내일의 비행을 시작해야겠지. - P155
무언가를 할 때 여유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물과 얼음의 분자 구조만큼이나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여유가 없을 때는 불투명해 보이기만 했던 미래가, 여유가 생김으로써 투명해지기도 한다. - P159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을 떨쳐내자 마음의 더러움이 씻겨 나가 외려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 P159
쉼은 한 걸음만 내디뎌도 미끄러질 것처럼 얼어 있던 내 삶을 녹여주고, 조금은 질척이더라도 밟고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 P159
쉬는 것도 일이라는 말은 여유의 중요성을 정확하게 나타낸다. - P160
여유가 없을수록 여유를 만들어야 한다. 나의 하루를, 나아가 한 달을, 더 나아가 1년을, 그리고 삶 전체를 얼어붙게 만드는 지긋지긋한 반복과 그 과정에서 겪는 경직을 깨부숴야 한다. 더 맑은 생각과 인생의 오르막길을 위해서는, 열을 내며 달리는 행동보다 쉼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깨부술 수 있는 쇄빙선이 필요한 것이다. - P160
놓을 수 있다. 잠시 열중하던 것을 멈출 수 있다. 잠시 쉰다고 해서 결코 내가 쌓아온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 - P160
내 인생이 즐겁지 않으면 나보다 잘난 이의 인생을 가지고노닥거리며 씹는 게 사람의 본성이다. - P163
열등감은 대체로 가지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다. 그러니 당신이 이유 없이 비난당한다는 것은 곧 당신이 누군가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있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이의 입에서 당신의 험담이 들려온다면, 잘 살고 있나 보다 안도하고 그대로 나아가셔라. - P163
이겨냈기에 또 다른 시련이 닥쳐온 것이다. 버텨냈기에 다른 고민을 맞이할 수있는 것이다. 무너졌다면 결코 오지 않았을 것들이다. 계속되는 그 걱정과 고민, 잘되고 있는 것이다. - P164
값어치 없는 돌멩이를 두고 잃어버릴까, 누가 훔쳐 가진 않을까 전전긍긍하지 않는 것처럼 집착과 애착은 소중함에서비롯된다. 삶에 대한 애착에서 비롯된 원초적인 질문, ‘내가잘 살고 있는가‘를 끝없이 고찰하고 있다면 그건 곧 현재의삶이 소중하다는 증거다. 잘 살고 있는지 끝없는 의심이 들기에, 오히려 잘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P164
목적지가 있으면 방향에 맞게만 쭉 가면 되는 거야. 그러다 보면 이정표가 나온단다 - P167
많은 단어가 ‘그렇지 않은 것들‘ 때문에 태어난다. 행복이 아닌 것들 덕에 행복이 보이고, 끝내 사랑하지 못하는 대상들때문에 사랑을 알게 된다. 다정과는 거리가 먼 것들 덕에 어떤 것이 다정이었음을 깨닫고, 짙은 먹구름에서 흩뿌려진 눈물이 비 갠 뒤의 평온을 뜻하는 무지개가 된다. - P173
아무리 허물어도 결코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 P178
외로움이란 곁에 무언가 둔다고 해서 해결되는 감정이 아니다. - P182
외로움은 혼자일 때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혼자가 아님에도 필연적으로 솟아나는 감정이다. - P182
누군가와 함께 할수록 오히려 외로움이 샘솟기도 하고 군중 속에서 더 쉽게 느껴진다. - P182
외로움이란 동질감으로도 회복할 수 없고 소속감으로도 채워질 수 없는, 인간 본연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감정임을. 그러니 당신과 내가 외로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건 이토록 분명하고 당연한 것임을. 그저 외로움을 자연스럽게 즐길 거리로 여기고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 P183
존재만으로도 그 존재 가치를 다할 수 있는 이름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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