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기본기와 인성이라 보며, 꾸준하고 끈질긴 노력, 감사와 존중의 마음, 겸손하고 성실한 태도를 강조해왔다.
담박하다.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한 상태를 말하는 단어입니다. 사전 속 이 하나의 단어 안에 제가 추구하는 삶이 다 담겨 있습니다. - P9
단순하고 심플하게, 욕심 버리고 마음 비우고, 오늘도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 P9
중국 속담에 사람은 이름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합니다. 인파출명저파비人怕出名猪怕肥. 저는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아야 하는지가 이 짧은 경구에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 P11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있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따지고 보면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잘살게 됐다고 여기면서 인간은 꼭 필요한 것을 넘어서서 불필요한 것을 너무도 많이 쌓아두고 살아온 듯합니다. 바탕만 잘 갖추고 있어도 사람 노릇을 잘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 P13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건강과 신념뿐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듭니다. - P13
"축구, 말도 못 하게 힘들어. 정말로, 그래도 할래?" - P14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개똥밭에서 구르든 불구덩이에 뛰어들든 자기 자식을 위해 끝없이 책임을 지고 사랑을 쏟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상의 그 무엇보다 무거운 윤리적 무게를 견뎌내야 겨우 아버지가 됩니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그렇게 아버지가 됩니다. - P15
"인생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 P17
나는 언제나 흥민이에게 짧게 핵심만 전달하려 한다. 미주알고주알 훈계하거나 훈수 두지 않는다. 프로에서 뛰는 햇수가 차츰 쌓이면서 점점 더 내가 길게 말할 필요가 없어졌다. 시즌 도중에 흥민이는 스스로 엄격하게 자기를 통제한다. 먹고 싶은 것도 놀고 싶은 것도 철저히 차단하고 오로지 축구 생각만 한다. 그런 이에게 이래라저래라 참견하는 건 부담감을 가중시키는 일이다. - P23
선수가 항상 최상의 컨디션에서 경기를 뛰는 것은 아니다. 최상에 가깝게 컨디션을 유지하고자 애쓸 뿐이다. 그래서 평소 실력과 기본기가 중요하다. 기본기가 좋은 사람은 평균 기량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 물론 몸을 다친 상태에서는 그것조차 쉽지 않다. 정신력으로 참고 견디긴 하지만, 그것도 한계치 안에서만 허용될 뿐이다. 신체가 따라주지 않는데 정신력만으로 경기를 계속할 수는 없다. - P25
운동경기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한계치를 알아야 최선의 것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그 최고치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26
부상 회복과 재활은 지루한 여정이다. 일단 긍정적인 마음을 품어야 한다. - P27
늘 듣던 말도 귀에 쏙 들어올 때가 있는 법이다. - P27
어릴 때부터 흥민이에게 ‘항상 우리 욕심 버리고 마음 비우고 살자‘고 말해왔다. 그래, 조급할 게 전혀 없다. - P27
"흥민아, 멀리 보고, 넘어진 김에 쉬어 가는 거야." - P27
선수는 간절히 뛰길 원하지만 자기 욕심대로 다 할 수는 없다. - P28
아무리 축구가 중요하다 해도 생명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 P29
정말 중요한 것은 표적지나 상장 같은 사물이 아니다. 핵심은 내가 최선을 다했고 그와 더불어 해야할 일을 행복하게 잘 마쳤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 일에 얼마나 성실히 임했는가.‘ 중요한 것은 본질이 무엇이냐를 아는 데 있다. - P30
나는 집 안에서도 잡동사니가 널브러져 있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꼭 있어야 할 것이 제자리에 있는 것이 우리 집의 풍경이다. 잡다한 것들로 채워지는 순간 선택할 것이 많아져 우왕좌왕 시간과 열정을 허투루 쓸 확률도 높아진다. - P31
소유한다는 것은 곧 그것에 소유당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착각한다. ‘내가 무엇을 소유한다‘라고 하지만 그 소유물에 쏟는 에너지를 생각하면 우리는 도리어 뭔가를 자꾸 잃고 있는 것이다. - P31
나는 교육이란 말에는 ‘가르치다‘를 넘어 ‘기르다‘란 뜻이 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축구를 가르치는 데서 끝날 게 아니라선수로, 사람으로 길러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때 내가 중시한 것은 축구에 임하는 태도와 자세였다. - P32
축구를 잘 습득하려면 운동능력 하나로는 어림없다. 운동능력이라는 재능을 뒷받침해줄 ‘성실한 태도와 ‘겸손한 자세‘ 가 겸비되어야 한다. - P32
축구장이라는 네모난 공간은 무법천지가 아니다. 그곳도 룰(법)의 지배를 받는다. 그 공간에 들어간 사람은 누구나 엄격한 법 아래에 서게 된다. 그래서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이해하는 게 최우선이다. - P32
내가 머문 그 자리에서 꽃을 피우길 바라는 마음처럼, 지금 있는 그자리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그다음이 존재한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삶, 성장하는 삶이. 우리는 어쩌면 매 순간 성장하기 위해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P32
나는 매 순간 전쟁을 치르듯 산다.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지뢰밭 길인지 되새기며 항상 조심스러운 마음을 갖고 산다. - P33
감사한 마음. 그래서 조심스러운 마음. 운칠기삼運七技三, 모든 것은 운이 좋아 이루어진 일이기에 삶 앞에서 겸손한 마음. 초심을 지키는 마음. 이 마음들이 나에겐 가장 중요하다. - P33
아무리 기술과 실력이 좋아도 자신의 감정을 잡지 못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없다. - P34
정해진 규칙 안에서 역량을 극대화할 줄 아는 것도 선수의 능력이다. - P34
축구장은 단순한 몸싸움의 장이 아니라 고도의 심리전이 전개되는 두뇌 싸움의 장이다. 먼저 내가 날 다스리지 않으면 상대를 이길 수 없다. 이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서 시작한다. - P35
"상대가 넘어지는 것을 보면, 그 상황이 아무리 공을 툭 차면 골문으로 들어갈 수 있는 좋은 찬스라 해도 공을 바깥으로 차내라. 사람부터 챙겨라. 너는 축구선수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사람이 먼저다." - P35
축구는 야생의 스포츠이고 인간의 원시성을 그대로 보존한 운동이다. 구기 종목 중 가장 야생적인 성격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 P35
나에게 스포츠맨십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바로 리스펙트respect다. 상대 선수에 대한 존중. 같이 뛰는 선수들에 대한 존경. - P36
치열한 경쟁 속에서 그것을 초월하는 존중과 존경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축구의 진짜 묘미이고, 축구가 아름다운 스포츠인 이유이다. 운동장 안에서 선수들 서로가 보호해주어야 한다. 본능적으로 반응하고 신속하게 판단하되, 마음을 다스리고 경쟁 속에서도 본질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저 공만 잘 찬다고 좋은 축구선수는 아니다. - P36
부상은 받아들여야 하고 맞서 싸워야 한다. 알아도 하기 어렵다. 안다고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정말 지루하고 고된 어려운 싸움이다. 어서 회복해야만 한다고 되뇌면서도 순간순간 밀려오는 엄청난 불안과 공포에 휩싸였을 것이다. 이 부상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닌 그를 둘러싼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관된 문제임을 깨닫고 포기하지 않아야만 해낼 수 있다. - P39
모든 경쟁은 결국 자기 자신을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에 달렸다. 나 자신을 극복하는 일은 다른 사람을 제압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값지고 훌륭하다. - P39
내가 운동장 위에서 뛰고 부딪치고 눈을 마주치며 공을 차는 많은 선수들을 존경하고 존중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들은 매순간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다. - P39
‘오늘도 홍민이가 부상 없이 행복한 경기를 마쳐야 할 텐데......‘ - P40
담담함이 나의 초심이고, 이것을 지키는 일이 내 삶의 근간이다. - P42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 P42
손흥민의 최고의 날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나는 ‘앞으로 다가올 날‘이라고 답하고 싶다. 항상 낮은 자세로, 항상 발전하는 그런 날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 P43
선수로서 축구장에서 자기 역량의 최대치를 뽑아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보다 행복한 일은 없다. - P43
사람 사는 게 이렇게 새옹지마다. 좋은 시절이라고 우쭐댈 필요도 없고 나쁜 상황이라고 지레 낙망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 P43
절망과 방황은 내 성정에 맞지 않았다. 다 쓸데없는 일이다. 그래, 살 궁리를 하자. - P45
내 삶이나 생활이나 관계, 모든 것이 지저분하고 복잡한 걸 싫어한다. 삶은 담박할수록 좋다. - P45
시간이 가면서 남들이 하는 소리에 잠깐이나마 마음을 빼앗겼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졌다. 날 때부터 프로선수였던 것도 아닌데, 프로로 좀 뛰었다고 그런 마음을 품다니 우스웠다. 일이 창피한 게 아니라 그걸 창피해했다는 것이 창피한 거였다. - P46
살아가는 길이 하나뿐인 것도 아닌데, 왜 당당하고 떳떳하지 못했나. 내가 삶에 교만하고 오만하다는 증거였다. 왕년에 뭘 했든 처자식 입을거리 먹을거리 챙기지 못하는 놈팡이가 될 바에야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했다. 낮은 자세로 삶을 대해야했다. 그러자 마음이 누그러졌다. 이 공사판 막노동은 삶을 성찰하고 현재의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개똥밭에서 구를 수도 있고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 수도 있다. 그게 가장이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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