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는 탄소가 풍부하다. 탄소는 대단히 복잡한 분자들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각종 생명 현상에서 매우 유익한 역할을 담당한다. - P262
물이야말로 유기화학이 작동할 수 있는 이상적 용매 체계를 제공하는 분자이다. 게다가 물은 상당히 넓은 온도 범위에 걸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 - P262
때때로 나는 이런 의문을 품고는 한다. 탄소와 물을 좋아하는 것은 내가 주로 이 두 물질로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이 탄소와 물을 기초 물질로 하는 생물인 것은 생명이 처음 태어날 즈음 지구에 탄소와 물이 가장 흔했기 때문은 아닐까?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는, 예를 들어 화성에서는 생명이 물과 탄소가 아닌 다른 물질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 P262
따지고 보면 나 칼 세이건은 물, 칼슘 그리고 각종 유기 분자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도 나와 거의 동일한 분자들로 구성된 집합체이면서, 단지 나와 이름만 다를뿐이다. - P262
나는 우주가 분자들로 구성된 하나의 기계를 인간과 같이 복잡 미묘한 존재로 진화하게끔 허용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고양된다. - P263
생명의 본질은 우리를 만들고 있는 원자들이나 단순한 분자들에 있는 게 아니라 이 물질들이 결합되는 방식에 있다. - P263
탄소는 석탄의 형태로 있을 때 어느 정도의 값이 나간다. - P263
플루오르화수소산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분자들에는 치명적으로 해롭지만, 예를 들어 석랍石蠟 parafin wax과 같은 다른 유기 분자들한테는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 P264
우주에는 암모니아가 아주 흔하기 때문 - P265
암모니아는 지구나 화성보다 훨씬 추운 곳에서만 액체로 존재한다. 물이 금성에서 기체인 것처럼 암모니아는 지구상에서는 대개의 경우 기체 상태로 존재한다. - P265
유기화학의 실험 결과는 영상 및 미생물학 실험 결과와 마찬가지로 크라이세와 유토피아 지역의 미세 입자들 속에는 1970년대 말경에 생명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일관되게 보여 주고 있다. - P265
화성의 표면적은 지구의 육지 넓이와 거의 같다. 철저하게 답사하려면 분명히 몇 세기 동안 꼬박 이 일에만 매달려야 할 것이다. - P269
만약 화성에 생명이 있다면 화성을 그대로 놔둬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런 경우라면 비록 화성 생물이 미생물에 불과할지라도 화성은 화성 생물에게 맡겨 둬야 한다. 이웃 행성에 존재하는 독립적 생물계는 가치 평가를 초월하는 귀중한 자산이다. 그런 생명의 보존은, 내 생각이지만, 화성의 다른 용도에 우선돼야 한다. - P269
분명히 아름다운 세계이기는 해도 화성은 편협한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구인에게는 주로 낮은 함량의 산소, 액체 상태에 있는 물의 결여 그리고 많은 양의 자외선 복사 등이 해결해야 할 큰 문제들이다. (저온이라는 악조건은 연중 내내 운영되는 지구의 남극과학기지가 입증하듯이 극복하기 힘든 장애는 아니다.) 이 모든 문제들은 공기를 더 많이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 P270
대기압이 높아지면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게 된다. 또 산소가 많아지면 지구인도 화성 대기를 직접 호흡할 수 있을지 모르고, 자연스럽게 오존이 형성되어 태양의 자외선 복사로부터 화성의 표면을 보호하게 될 것이다. - P270
구불구불한 운하들, 계단처럼 겹겹이 쌓인 극지 지형, 그 밖의 다른 증거들이 화성의 대기 밀도가 한때 높았음을 시사한다. 이 기체들이 화성에서 모조리 탈출했을 것 같지는 않다. 화성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중 일부는 지표면의 암석과 화학적으로 결합했고 또 일부는 지표면 아래 얼음 안에 갇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현재 극관의 얼음 덩어리 속에 모여 있을 것이다. - P270
극관을 증발시키려면 열을 가해야 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극관에 검은색 가루를 뿌려서 태양 광선의 흡수를 조장할 수도 있다. - P270
조니 애플시드 Johnny Appleseed : 미국의 과수 개척자, 후세 사람들을 위해 미국 각지를 다니면서 사과씨를 뿌리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사과씨와 묘목을 나눠주었다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 P271
이러한 작업을 일반적으로 지구화地球化, terraforming 라고 부른다. 외계행성의 환경을 인간이 살기에 적합하도록 바꾸는 것이다. - P271
수천 년 동안 인간은 온실 효과와 반사도의 변화를 통해서 지구의 기온을 약 1도정도 교란시켰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속도로 화석 연료를 소비하고 산림과 초지를 파괴한다면, 불과 한두 세기 안에 지구의 기온은 1도 이상 더 변할 것이다. 이런 지구의 환경 변화와 함께 다른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할 때 화성이 적정 수준으로 지구화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아마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불과할 것이다. - P272
로웰과 월리스 모두 화성에서 인간이 거주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물 부족을 들었다. 운하 연결망이 구성된다면 물 부족 문제가 해결될 것이고 화성에서의 인간 거주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 P272
로웰이 화성과의 평생에 걸친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스키아파렐리 같은 사람들도 운하 비슷한 것들을 관측한 적이 있다. 스키아파렐리는 그것을 가냘픈 홈이라는 뜻으로 "카날리"라고 불렀다. 하지만 로웰은 그것을 행성을 대규모로 개조하고 있는 지적 생명의 흔적으로 해석했다. - P272
인간은 감정이 연루되면 스스로를 기만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웃 행성에 지성을 갖춘 존재가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보다 더 인간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은 없지 않겠는가? - P272
목성의 대적반. ...(중략)... 목성 대기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기상 현상이다. 길이 4만킬로미터에 너비 1만 1000킬로미터에 이른다. 대적반은 회오리치는 바람의 기둥으로서 주변 구름들 사이를 뚫고 솟아오르는 식의 운동을 한다. 1884년 로버트 후크가 처음 발견했으며, 그 후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가 그 존재를 다시 확인했다. - P274
대적반 내부의 물질은 지구 시간으로 엿새에 한바퀴씩 회전한다. - P274
목성에서 이 정도 크기의 거대 구조물은 오직 대적반 하나뿐이다. - P274
예나 지금이나 새로운 진리의 아버지인 시간은 우리 조상들이 알지 못했던 많은 사실을 우리에게 밝혀 주었던 것처럼 현재 우리가 알고자 갈구하나 알지 못하는 것을 우리 후손에게 드러내 보일 것이다. - P276
현대는 인류가 우주의 바다를 항해하기 시작한 시대이다. - P276
목성 주변에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매우 위험한 고에너지의 하전 입자들이 두껍게 둘러싸고 있다. - P278
보이저 2호는 1977년 8월 20일에 우주의 바다에 진수되었다. - P279
천왕성을 지나 해왕성을 뒤로하면 보이저는 태양계를 떠나게 되는 것이다. 그 후에는 별들 사이의 광막한 바다를 영원히 떠돌아다녀야 할 새로운 운명이 보이저 우주선을 기다리고 있다. - P279
끊임없이 지속되는 탐험과 발견이야말로 인류사를 특징지은 인간의 가장 뚜렷한 속성 - P279
15, 16세기에는 스페인에서 아조레스 Azores 제도까지 항해하는 데 며칠이 걸렸다. 지금은 이시간에 지구와 달 사이에 놓인 우주의 해협을 훌쩍 건너뛸 수 있다. 또한 당시에는 대서양을 횡단하여 이른바 아메리카 신대륙에 도착하는데 몇 개월씩이나 필요했다. 오늘날에는 이 시간이면 태양계의 내해를 가로질러 화성이나 금성에 사뿐히 내려앉을 수 있다. 그렇다면 화성과 금성이야말로 현대판 신대륙으로서 우리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는 외로운 섬인 셈이다. - P280
17, 18세기에는 네덜란드에서 중국까지 가는데 1년 내지 2년의 세월이 필요했지만, 오늘날 보이저는 이 시간에 지구에서 목성까지 갈 수 있다. - P280
시간과 거리를 다른 비유로 가늠해 보자. 수정란이 나팔관을 지나 자궁에 착상할 시간이면 지구를 떠난 아폴로 11호는 달까지 갈 수 있다. 수정란이 자궁에서 성장하여 아기로 태어날 즈음 바이킹 우주선은 화성에 도착한다. 인간의 평균 수명은 보이저 우주선이 명왕성 궤도를 벗어나 위험을 무릅쓰고 태양계 바깥으로 나설 때까지 걸릴 시간보다 길다. - P280
과거의 여행 비용이 오늘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좀 더 비쌌다고는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국민총생산GNP 대비로 1퍼센트에도 채 못 미치는 미미한 수준임에는 변함이 없다. - P280
인공지능을 탑재한 현대 우주선들의 행성 탐사는 행성들의 유인 탐사를 알리는 선구자이며 선두주자이다. 인류의 탐사는 늘 이렇게 진척돼 왔다. - P280
렘브란트, 베르메르Vermeer, 프란스 할스 Frans Hals 같은 걸출한 화가들과 현미경을 발명한 레벤후크 Leeuwenhock, 국제법의 창시자 그로티우스 Grotius, 빛의 굴절 법칙을 발견한 스넬 snellius - P284
아인슈타인이 존경해 마지않았던 위대한 유대인 철학자 스피노자 Spinoza - P284
수학사에서 한 획을 그은 데카르트Descartes - P284
페인Paine, 해밀턴Hamilton, 애덤스 Adams, 프랭클린 Franklin, 제퍼슨 Jefferson과 같이 철학적 성향의 혁명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친 정치학자 존 로크 John Locke - P284
스파이글라스 spyglass : 다단계로 접히는 휴대용 망원경으로, 주로 바닷길에 나간 선장이 들고 다니는 것이다. - P284
새로운 발견이 과학의 연구, 성과, 성장의 동기가 된다 - P285
"편히 살려면 남의 눈에 띄지 말아야 한다." - P286
기술의 진보는 지식 추구의 자유가 전제돼야 비로소 가능하다 - P286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탐험의 정신과 낯선 사회와의 잦은 접촉은 자기만족의 타성을 송두리째 흔들어 사상가들로 하여금 사회 전반에 걸쳐 유효한 통념들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동인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수천 년 동안 의심없이 받아들여졌던 주장들조차 근본적인 오류가 있음이 지적되고 과감하게 수정됐다. - P287
네덜란드는 인구 대비로 본 저명 천문학자의 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많다. 헤라르트 페터 콰이퍼Gerard Peter Kuiper도 그중의 한 명으로,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전적으로 행성만 연구하는 세계 유일의 천체물리학자였다. - P287
"전 세계가 나의 고향이며, 과학이 바로 나의 종교이다." - P288
스넬의 굴절 현상 연구, 레벤후크의 현미경 발명 그리고 하위헌스의 빛의 파동설 등 당시 과학 연구의 중심 주제가 모두 빛과 연관된 것들이었다. 이러한 연구들은 서로 연계되어 이루어졌고 학자들은 연구 영역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 P289
뉴턴은 그림자의 경계가 선명한 것을 근거로 빛은 작은 입자들의 흐름과 같다고 주장하고, 또한 붉은색 빛이 보라색 빛에 비해 그 입자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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