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행성內行星들은 궤도를 재빨리 돈다. 수성이 영어로 머큐리Mercury인데 머큐리는 본래 로마 신화에서 신들의 심부름꾼인 메르쿠리우스 Mercurius를 뜻하니 잽싸게 도는 수성에게 딱 어울리는 이름이다. - P143
금성에서 지구, 화성으로 이어지면서 행성들은 차례대로 점점 더 느리게 돈다. 신들 중의 왕격인 유피테르Jupiter의 영어 이름인 주피터의 이름을 딴 목성이나 사투르누스 Saturnus의 이름을 딴 토성 같은 외행성外行星들은 그 이름에 걸맞게 아주 천천히 장중하게 움직인다. - P143
케플러의 세 번째 법칙, 즉 조화의 법칙은 다음과 같다.
제3법칙, 행성의 주기(행성이 궤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를 제곱한 것은 행성과 태양 사이의 평균 거리를 세제곱한 것에 비례한다. 즉 멀리 떨어져 있는 행성일수록 더 천천히 움직이되, 그 관계가 수학 공식 P^2=a^3을 정확하게 따른다. - P144
P는 행성의 공전 주기를 1년 단위로 표시한 것이고, a는 태양에서 행성까지의 평균 거리를 ‘천문단위‘로 잰 값이다. - P144
천문단위란 지구와 태양사이의 평균 거리를 1로 지정한 거리 측정의 단위로서 약 1억 4960만킬로미터이다. - P144
예를 들어 목성은 태양에서 5천문단위 떨어져 있다. 따라서 평균 거리의 세제곱은 5^3=5×5×5=125가 된다. 한편 제곱해서 125가 되는 수는 대략 11 정도면 그럭저럭 맞는다. (11의 제곱은 11×11=121이다) 그런데 목성이 태양을 한 바퀴 공전하는 데 정말 11년쯤 걸린다. 이런 식으로 케플러의 제3법칙을 나타내는 위의 공식은 다른 행성뿐 아니라 소행성과 혜성 들의 궤도 운동에 대해서도 모두 성립한다. - P144
행성이 태양에 가까워질수록 공전 운동 속도가 빨라지고 또 멀리 떨어질수록 속도가 느려진다. - P144
케플러는 행성 운동의 근본 원인이 자기력의 작용과 유사한 성격의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놀랍게도 중력 또는 만유인력의 개념을 예견했던 것이다. - P145
천체의 작동 기제를 논함에 있어 신이 생명을 부여한 신성한 유기 생물보다 태엽이나 추 같은 동인으로 작동하는 시계 장치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 - P145
시계의 운동이 시계추 단 하나에서 비롯되듯 천체들의 온갖 움직임의 거개가 극히 단순한 이 자기력 하나로 인하여 구현되는 것이다. - P145
케플러는 지구에 적용되는 측정 가능한 물리 법칙이 천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을 간파했던 것이다. - P146
케플러는 역사의 한 꼭짓점에 서서 "천문학은 물리학의 일부다."라고 단언했다. - P146
인류사에서 마지막으로 나타난 과학적 점성술사가 우리가 만난 최초의 천체물리학자였던 것이다. - P146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 나는 펜을 들어 책을 쓴다. 나의 책을 요즘 사람들이 읽든 아니면 후세인들만이 읽든, 나는 크게 상관하지 않으련다. 단 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 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신께서는 당신을 증거할 이를 만나기까지 6,000년을 기다리지 않으셨던가. - P146
케플러가 여기서 ‘소리들의 화음"이라 한 것은 행성마다 그 움직이는 속도에 따라 대응되는 음이 있다고 생각해서이다. 그는 행성들에 당시 유행했던 라틴 음계인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를 대응시켰다. - P146
행성 구들이 이루는 조화 속에서 지구의 음정은 파와 미였다. 케플러는 지구는 끊임없이 파와 미를 웅얼거리니 라틴어로 ‘파민famine‘, 즉 ‘굶주림‘을 연상케 한다면서 이 서글픈 단어 하나로 지구를 제대로 묘사할 수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기는 하다. - P147
구교도와 신교도 양편 모두 입으로는 성스러운 전쟁이라고 떠들어댔지만, 실은 영토와 권력에 주렸던 이들이 종교의 광신적 측면을 자신들의 목적에 이용했을 뿐이다. - P147
관점을 바꿔 봄으로써 우리는 세상의 작동 원리를 알 수 있다. - P148
달 표면에서 볼 수 있는 구덩이 모양의 지형들은 화산 폭발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 운석이 충돌하면서 파 놓은 구조물이다. - P149
달에서는 낮과 밤이 매우 길기 때문에 "달에는 추위와 더위가 양극으로 치달으며 일교차가 매우 크다. 따라서 달의 기후 조건은 대단히 난폭하다."라고 케플러는 달의 실제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했다. - P150
기하학적 질서의 배후에서 지적 생물의 존재를 가늠할 수 있다는 생각은 평생 동안 케플러의 정신세계를 지배한 중심 사상이었다. - P151
케플러는 "비록 오감으로 인지 가능한 세계에 전혀 존재할수 없는 것이라도, 우리에게는 그런 것을 상상할 수 있는 자유"가 반드시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P151
케플러가 스스로 지은 비문을 읽어 보자. "어제는 하늘을 재더니, 오늘 나는 어둠을 재고 있다. 나는 뜻을 하늘로 뻗쳤지만, 육신은 땅에 남는구나." - P152
오늘날 케플러의 묘비가 다시 세워진다면 그의 과학적 용기를 기리는 뜻에서 이런 문장을 새겨넣으면 어떨까. "그는 마음에 드는 환상보다 냉혹한 현실의 진리를 선택한 사람이었다." - P152
요하네스 케플러는 미래의 하늘에는 "천상의 바람을 잘 탈 수 있는 돛단배들이 날아다니고 우주 공간은 "우주의 광막함을 두려워하지 않는" 탐험가들로 그득할 것이라 했다. - P153
우주 탐사선이 광대한 우주를 가로질러 외계로 달려갈 때, 사람이고 기계고 가릴 것 없이 그들에게는 확고부동한 이정표가 하나 있다. 그것은 케플러가 밝혀낸 행성 운동에 관한 세 가지 법칙이다. 그의 평생에 걸친 수고로 그는 발견의 환회를 맛보았고 우리는 우주의 이정표를 얻었다. - P153
요하네스 케플러가 자신의 일생을 바쳐 추구한 목표는, 행성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천상 세계의 조화를 밝히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표는 그가 죽고 36년이 지난 후에 결국 결실을 맺게 된다. 그것은 아이작 뉴턴lsaac Newman의 연구를 통해서였다. - P153
뉴턴은 이미 젊은 시절부터 비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는 못 참아 했다. 예를 들어, 빛이 "물질인가, 아니면 현상인가?" 또는 "인력이 어떻게 진공을 가로질러 작용할 수 있는가?" 같은 문제를 가지고 고민했다. - P153
누군가 뉴턴에게 어떻게 그리 놀라운 발견들을 많이 할 수 있었느냐고 묻자, "그것들을 그냥 생각하면서 해냈습니다."라고 아무 참고도 되지 않을 답을 했다고 한다. - P156
다음은 뉴턴의 하인이 40대 중반의 뉴턴을 묘사한 글이다.
저는 그분이 오락이나 기분 전환을 목적으로 바람을 쏘이러 말을 타고 나간다던가, 산보를 한다던가, 아니면 볼링을 친다거나, 또는 이러저러한 운동 하나 하시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그분은 연구에 쓰지 않은 시간은 모두 내다 버린 시간이라고 생각하셨기에 그렇게 사셨습니다. 그분이 연구에 얼마나 열심이셨는지 방을 비우는 적이 거의 없었고, 있다면 오로지 학기 중 강의할 때뿐이었습니다. 그분의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은 얼마 없었고, 강의를 들어도 제대로 알아듣는 사람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이해하는 학생이 없으니 그분의 강의는 벽에다 대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 P156
뉴턴은 관성의 법칙을 발견했다. 움직이는 물체가 어떤 다른 것의 영향을 받아 가던 길을 벗어나지 않는 한 계속 그 방향을 따라 직선으로 움직이려고 하는 성질을 관성이라 한다. - P156
어떤 힘이 달을 계속해서 지구 쪽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에 달은 거의 원에 가까운 궤도를 따라 운동을 한다. 뉴턴은 이 힘을 중력, gravity 이라고 불렀고, 거리를 두고도 작용하는 힘, 즉 원격 작용이 가능한 힘이라 생각했다. 지구와 달은 직접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지구는 달을 항상 우리 쪽으로 잡아당긴다. - P157
뉴턴은 케플러의 세 번째 법칙을 이용해 인력의 세기를 수학적으로 추정했다. 지구가 사과를 잡아당겨 떨어뜨리는 바로 그 힘이 달이 원 궤도를 따라 운동하도록 지구가 달을 잡아당기는 힘이었다. 뿐만 아니라 뉴턴은 그 당시 발견된 목성의 달들이 목성의 주위를 궤도 운동하도록 만드는 힘도 바로 목성의 중력임을 밝혔다. - P157
1686년 에드먼드 핼리에게 보낸 한 편지에서 뉴턴은 자신이 발견한 중력 법칙에 대해서 이렇게 적고 있다. "나는 약 20년 전쯤에 행성 운동에 관한 케플러의 법칙에서부터 이 관계를 추론해 낼 수 있었다네." - P157
물체가 떨어지는 일은 태초부터 있었다. 달이 지구 둘레를 돈다는 사실은 까마득한 옛적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 현상이 같은 힘에 따라 일어난다는 엄청난 사실을 최초로 알아낸 사람이 뉴턴이었다. 뉴턴의 중력 법칙을 ‘만유인력의 법칙‘이라고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뉴턴의 중력 법칙은 우주 어디에서나 성립하는 범우주적 성격의 보편 법칙이기 때문이다. - P157
만유인력은 거리 역제곱의 법칙이다. 인력의 세기는 두 물체 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 P158
행성 운동에 관한 케플러의 세 가지 법칙은 모두 뉴턴의 중력 법칙에서 유도해 낼 수 있다. 케플러의 법칙은 경험 법칙으로서 튀코 브라해가 공들여 모은 관측 결과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한편 뉴턴의 중력법칙은 이론 법칙으로 비교적 간단한 수학적 공식으로 기술된다. - P158
뉴턴은《프린키피아 Principia》에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설명하기에 앞서, "나는 이제 세계의 기본 얼개를 선보이겠다." 라고 자랑스럽게 선언한다. - P158
케플러와 뉴턴은 인류 역사의 중대한 전환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 두 사람은 비교적 단순한 수학 법칙이 자연 전체에 두루 영향을 미치고, 지상에서 적용되는 법칙이 천상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며, 인간의 사고방식과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이 서로 공명共鳴함을 밝혔다. 그들은 관측 자료의 정확성을 인정하고 두려움 없이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들은 행성들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함으로써 인간이 코스모스를 대단히 깊은 수준까지 이해할 수 있다는 확고한 증거를 제시했다. 오늘날 세계화된 우리의 문명, 우리의 세계관 그리고 현대의 우주 탐험은 전적으로 그들의 예지에 힘입은 것이다. - P161
죽기 바로 전 뉴턴은 이렇게 썼다. "세상이 나를 어떤 눈으로 볼지 모른다. 그러나 내 눈에 비친 나는 어린아이와 같다. 나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더 매끈하게 닦인 조약돌이나 더 예쁜 조개껍데기를 찾아 주우며 놀지만 거대한 진리의 바다는 온전한 미지로 내 앞에 그대로 펼쳐져 있다." - P161
혜성의 꼬리는 태양에 뿜어져 나오는 양성자와 전자가 얼음 등으로 구성된 혜성의 핵에서 미세 고체 입자와 기체를 밀어내기 때문에 생긴다. - P162
천국과 지옥으로 가는 갈림길에는 똑같이 생긴 두 개의 문이 나란히 서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 P163
결국 얼마나 긴시간 척도로 변화를 보느냐에 따라 ‘평온과 고요의 지구‘가 ‘격동과 소란의 행성‘이 될 수도 있다. 인생 100년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건이라도 100만 년이라는 긴 세월에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64
다만 퉁구스카 사건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은 다음의 몇 가지뿐이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폭발이 있었고, 그 폭발이 지구 대기에 거대한 충격파를 발생시켰으며, 그결과 광대한 산림 지대가 초토로 변했다. 그렇지만 사건 현장에는 충돌 때문에 생긴 구덩이가 파이지 않았다. 이 모든 사실을 포괄해서 설명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가설은, ‘1908년에 혜성의 조각이 지구와 충돌했다.‘ 라는 것이다. - P168
행성과 행성 사이의 공간에도 많은 천체들이 떠돌아다닌다. 일부는 암석질의 작은 덩어리이고 또 어떤 것들은 철을 많이 함유하는 금속성 물질의 소형 천체이다. 이 외에도 얼음 성분의 덩어리들이 있는가 하면 유기물을 많이 함유한 것들도 있다. 이들은 티끌만 한 알갱이에서 시작하여 니카라과 또는 부탄의 영토만 한 것에 이르기까지 그 크기가 다양하다. 모양은 행성과 달리 지극히 불규칙적이다. 이 소형 천체들은 이따금씩 행성과 충돌하기도 한다. - P169
퉁구스카 대폭발 사건의 원인이된 물체도 아마 혜성이었을 것이다. 퉁구스카 사건은 지름 100미터, 무게 수백만 톤, 초속 30킬로미터의 속력으로 달리던 얼음 덩어리, 즉 혜성 조각이 지구와 충돌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지름이 100미터라면 미식축구 경기장 하나를 연상하면 되고, 초속 30킬로미터는 시속으로 거의 11만 킬로미터에 해당하는 엄청난 속력이다. - P169
혜성의 경우 감마선의 방출과 방사능 낙진이 없다 - P169
혜성 충돌로 일어나는 현상이 핵폭발과 유사하다 - P170
지구와 근접 천체의 충돌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철저하게 연구하지 않는다면, 현대 지구 문명이 엉뚱한 이유 때문에 핵전쟁에 휘말릴 수도 있다 - P170
혜성은 대부분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천문학에서 흔히 사용하는 ‘얼음‘ 이라는 표현은 순수하게 물로 된 얼음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물H2O, 메탄CH4, 암모니아NH3, 등의 혼합물이 결빙된 것을 총체적으로 얼음이라고 지칭한다. 이러한 얼음 물질에 미세한 암석 티끌들이 한데 엉겨 붙어서 혜성의 핵을 이룬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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