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식물을 구성하는 세포에 관한 얘기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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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새롭게 느껴지는 것들이 많은 관계로 진도가 빨리 나가지는 않지만 독자인 내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인 것 같다. 또한 우주 생물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인간의 성질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있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또한 천문학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었다. 본문을 보면 다양한 이유들이 나오는데, 이를 독자인 나만의 문장으로 정리해보자면 옛날 사람들은 지금처럼 데이터가 많지 않은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 중 하나로 하늘에 있는 별과 태양과 달의 움직임을 보면서 미래를 예측했던 것 같다. 그리하여 농사나 사냥 등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고자 애썼던 것 같다.

솔직히 이 부분을 읽기 전에는 천문학의 필요성에 대해 그닥 체감하지 못하고 살았었는데, 오늘 읽은 부분을 통해 천문학의 유용성에 대해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당장 우리의 실생활에서 날씨 정보같은 것들도 결국에는 천문학에 기반하여 제공되는 측면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과학을 알면 알수록 앎의 지경이 넓혀진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것과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얼마 전에 읽었던《최재천의 공부》라는 책에서 저자는 지식의 영토가 넓어진다는 멋드러진 표현을 사용했던 기억도 문득 떠올랐다. 지식의 영토가 점점 넓어질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해져서 보다 창의적인 생각들도 더 많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살아 있는 세포는 은하와 별의 세계만큼 복잡하고 정교한 체계를 이룬다. 세포라는 이름의 이 지극히 정교한 기구는 40억 년의 긴 세월을 거치면서 힘들게 걸어온 진화의 결정結晶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에 있는 영양분들은 세포라는 장치를 통해 그 모습과 성격이 계속해서 바뀐다. 오늘의 백혈구 세포가 엊그제 먹은 시금치나물이라는 이야기이다. - P88

세포 안에는 아주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물들이 미로같이 늘어져 있는데, 이것들이 세포 형태를 유지하고 한 물질을 다른 물질로 변화시키고 에너지를 저장하며 자기 복제를 준비하는 등 생명 현상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 P88

세포안에 있는 분자 덩어리들은 거의 대부분 단백질이다. 왕성하게 활동중인 것들이 있는가 하면 대기 중인 것들도 있다. 가장 중요한 단백질은 세포 안에서 화학 반응을 조절하는 효소이다. 효소는 공장의 조립라인에서 일하는 숙련 노동자와 같아서 자신의 맡은 바 기능을 분자 수준에서 수행한다. - P89

효소가 공장의 주어진 기능 전체를 이끌어 가는 주체는 아니다. 그 주체는 핵산이다. 효소들은 그저 핵산이라는 감독관이 보내는 지침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심지어 자기 자신을 만들어 내는 작업도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야 가능하다. 핵산은 세포의 핵에 자리한다. 핵은 세포 왕국에서 함부로 출입할 수 없는 구중궁궐과 같은 곳이다. - P89

세포의 핵 속을 들여다보자. 거기에서 우리는 국수 공장의 폭발 현장과 유사한 풍경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수많은 코일과 가닥이 서로 얽히고 설켜 있는데, 그것들이 DNA와 RNA라는 이름의 두 가지 핵산이다. - P89

DNA는 무엇을 해야 할지 업무 수행의 구체적 단계를 알고 있으며, 그 내용을 기술하는 코드를 갖고 이에 따라 지침을 하달한다. RNA는 DNA가 하달하는 지침들을 받아서 세포의 여기저기로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 P89

이들은 40억 년에 걸친 진화의 정수로서 세포가 또는 나무가, 혹은 인간이 생명 현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활동의 모든 정보를 자기안에 담고 있다. 인간의 언어로 기술한다면 인간 DNA의 총 정보는 두꺼운책 100권에 해당한다. 한술 더 떠서 DNA는 자신을 복제하는 데 필요한 정보도 모두 갖고 있다. 복제는 아주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복제 과정에서 차이가 생기는 경우는 비록 미소한 차이라도 지극히 드물다. - P89

DNA는 ‘나선‘ 층계처럼 이중 나선의 구조를 한다. 하나의 나선 가닥을 따라 늘어서 있는 뉴클레오티드의 배열 순서가 생명의 음악을 기술하는 악보인 셈이다. - P90

DNA 중합체 효소 DNA polymerase 라고 불리는 특수 기능의 효소가 이중 나선의 해체가 진행되는 동안 복제가 거의 완벽하게 되도록 돕고 확인한다. - P90

DNA는 완벽한 자기 복제를 통해 유전 형질을 보존하고 전달하는 일을 한다. 이와 더불어 핵의 DNA는 전달자 messenger RNA라고 불리는또 다른 핵산을 합성하여 세포의 신진대사 활동을 관장한다. 전달자 RNA는 핵 밖으로 이동한 후 정확한 시간과 장소에서 특정 효소의 생성을 조절한다. 결과적으로 효소가 하나 생성되고, 이 효소는 세포 내 화학 반응의 특정 단계를 관리한다. - P90

인간의 DNA는 10억 개의 뉴클레오티드로 연결된 두 개의 나선이 이루는 매우 긴 사다리처럼 생겼다. 다시 말해 DNA 분자는 가로대를 10억 개나 가진 긴 사다리이다. - P90

유용한 핵산을 조합하는 방법의 수는 우주에 존재하는 전자와 양성자의 수를 전부 합한 것보다 훨씬 더 많다. 그 결과로 나타날 가능한 인간 개체의 총수는 지금까지 살았던 사람들의 수를 훨씬 능가한다. 핵산의 가능한 조합들 중에서 지금까지 지상에 살았던 그 어떤 인간을 통해서도 구현되지 않은 조합들이 아직 무수히 많이 남아 있다니! 우리는 여기에서 인간이라는 종이 가진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지금까지 지상에 살았던 그 어떤 인간보다 뛰어난 인간을 설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91

진화는 돌연변이와 자연 선택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DNA 중합체 효소가 복제 과정에서 실수를 범하면 돌연변이가 생긴다. 그러나 중합체 효소가 실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태양에서부터 오는 방사능입자나 자외선 광자도 돌연변이의 요인이 된다. 또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높은 에너지의 우주선 입자나 주위 환경의 화학 물질 때문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뉴클레오티드를 변화시키거나 핵산의 끈을 꼬거나 묶는다. - P92

돌연변이율이 너무 높으면 40억년 동안 공들여 쌓아 온 진화 유산의 탑이 송두리째 무너진다. 반대로 너무 낮으면 미래의 환경 변화에 적응할 새로운 종이 모자란다. 생물의 진화는 돌연변이와 자연 선택 사이의 정확한 균형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균형이 이루어질 때 새로운 환경에 놀랄 만큼 잘 적응하는 생물들이 탄생한다. - P92

DNA의 뉴클레오티드 하나가 바뀌면 그 DNA가 지정하는 단백질의 아미노산 하나에 변화가 초래된다. - P92

유럽 사람들의 적혈구는 대체로 등글다. 그런데 아프리카 사람들 중에는 적혈구가 초승달이나 낫처럼 생긴 사람들이 있다. 낫 모양의 적혈구는 산소를 둥근 것보다 덜 운반하므로 빈혈증을 유전시킨다. 그렇지만 말라리아에는 강한 저항력을 제공한다. 두말할 나위 없이 말라리아에 걸려 죽는 것보다 빈혈증과 함께 살아가는 게 낫다. 이렇게 두드러진 차이가 뉴클레오티드 하나에서 유발되는 것이다. - P92

인간 세포 하나에 들어 있는 뉴클레오티드의 총수는 대략 100억 개나 된다. 어마어마한 수인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100억 개 중의 단 하나가 그렇게 큰 차이를 낳는다는 사실이다. - P92

인간은 겉보기에 나무와 뚜렷하게 다르다. 의심할 여지없이 인간은 나무와는 다른 양식으로 세상을 인지認知한다. 그러나 생명 현상의 핵심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분자 수준에서 나무와 인간은 근본적으로 같은 화학 반응을 통하여 생명 활동을 영위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P93

한 세대의 유전 형질을 다음 세대로 전하기 위하여 핵산을 사용하는 점은 나무나 사람이나 마찬가지고 세포 내의 화학 반응을 조절하는 효소로서 단백질을 이용하는 점도 같다. 더욱 중요한 점은 핵산 정보를 단백질 정보로 바꾸는 데 나무와 사람이 동일한 설계도를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이 점에 있어서 지상의 모든 생물들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 - P93

유전기호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생물에서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미토콘드리아에서 DNA 정보가 단백질 정보로 전사되는 경우, 동일 세포의 핵에 있는 유전자가 사용하는 것과 다른 지침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은 진화의 긴 역사에서 미토콘드리아와 핵의 유전 기호가 따로따로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미토콘드리아가 한때 독립적으로 생활하다가 수십억 년 전에 있었던 공생 과정에서 세포 내로 유입된 것이라는 뜻이다. - P93

‘원핵세포 발생에서부터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있기까지 진화가 과연 무엇을 했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한 가지 답을 우리는 바로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즉 다세포 생물의 번성기를 맞이하기 위하여 진화는 공생의 묘책을 준비했던 것이다. - P93

생명 현상이 보여 주는 분자 수준에서의 동질성으로부터 우리는 지상의 모든 생물이 단 하나의 기원에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 나무, 사람, 아귀, 심지어 변형균과 짚신벌레 같은 지구의 모든 생물이 과거로 올라가면 단 하나의 조상으로 수렴한다는 결론이다. - P93

바일슈타인Beilsrein은 독일에서 출간된 28권의 화학 총서로서 그 책에는 화학자들이 알고 있는 유기 분자들이 모두 실려 있다. - P95

원시 지구에 있었을 가장 흔한 종류의 기체들을 모아 놓고 거기에 화합 결합을 깰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를 공급하니까 생물의 기본 재료가 될 수 있는 물질들이 만들어졌다. - P95

자외선 복사든 전기 방전이든 그 어떤 형태의 에너지라도 좋았다. 그러나 우리의 용기 안에는 생명 음악의 음표만 떠돌았지, 거기에서 생명의 음악 그 자체는 들을 수 없었다. 분자수준의 재료들을 정해진 순서에 따라 결합해야만 생명의 음악이 가능해진다. 분명히 생명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과 핵산을 구성하는 뉴클레오티드 이상의 그 무엇이었던 것이다. - P95

지금까지 알려진 생물 중에서 가장 작다는 바이로이드viroid만 하더라도, 1만 개 정도의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바이로이드는 바이러스보다 작은 RNA 병원체로서 작물에 몇 가지의 병을 유발하는데 자기보다 더 단순한 유기체가 아니라 오히려 더 복잡한 것에서 진화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그렇게 진화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 P96

바이로이드는 단백질 막을 가지는 바이러스와는 달리 핵산으로만 구성돼 있다. 그것은 단지 선형 혹은 구형의 구조를 가진 한가닥의 RNA이다. 바이로이드는 시종일관 꾸준히 노력하는 기생체이기 때문에, 그렇게 작은 존재이지만 여전히 크게 번성할 수 있는 것이다.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바이로이드들은 자기보다 훨씬 크고 잘 작동하는 세포 안에 있는 분자 수준의 공장을 점령해서, 세포 대신 바이로이드를 만드는 공장으로 그 공장의 기능을 바꿔 버린다. - P96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생물들 중에서 가장 작다고 알려진 것으로, 늑막 폐렴균pleuropneumonia-like organisms, PPLO과 유사한 극히 작은 생물 ‘야수‘들이 있다. 그것들은 대략 5000만 개의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생명 현상에 필요한 많은 일들을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이러한 생물들은 물론 바이러스나 바이로이드보다 훨씬 더 복잡한 구조를 하고 있다. - P96

지구라는 비교적 제한된 환경이 갖고 있는 동질성과 생명 현상을 지배하는 분자생물학의 유일성에도 불구하고 지구에 사는 생물들은 엄청난 다양성을 자랑한다. 지구라는 행성 하나에서의 상황이 이러할진대. 하물며 태양계를 벗어난 세계의 종과 형태에 따른 다양성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외계 가축과 채소는 우리에게 익숙한 지구의 그것들과는 근본에서부터 큰 차이를 드러낼 것이다. - P97

주어진 환경 조건에 대한 최상의 해결책은 늘 하나밖에 없을 터이므로, 모종의 수렴성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가시광선 파장 대역의 빛을 이용해 사물을 보는 존재들은 두 방향에서 시야를 확보해야 거리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눈도 두 개일 것이다. 그러나 진화의 긴 역사에서 볼 수 있었던 무작위성의 위력을 감안한다면 외계 생물들은 그 됨됨이로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을 줄 것임에 틀림이 없다. - P98

지구의 특정 생물이 고유의 모습을 갖게 된 데에는 저마다그 나름의 사연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사연에는 재현되기 힘든 수많은 단계들이 숨어 있을 것이다. - P98

목성 대기의 주성분은 수소, 헬륨, 메탄, 수증기, 암모니아 등이다. 이러한 분자들은 목성을 비롯한 거대 기체 행성들에서 공통적으로 볼수 있는 기체 성분이다. - P98

지구형 행성에서는 고체 표면이 있기 때문에 대기권의 바닥이 뚜렷하게 정해진다. 그러나 거대 기체 행성의 대기권은 바닥이 없는 ‘심연‘이다. 구름 덩어리들이 떠도는 수직으로 무한히 이어진 고밀도의 가스층인 것이다. 이러한 대기권에서는 우리가 실험실에서 본 것과 비슷한 각종 유기 분자들이 천국에서부터 떨어졌다는 만나같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고 있을 것이다. - P99

거대 행성의 생물이 극복해야 할 그들 나름의 고충이 따로 있다. 대기는 격렬하게 난류 운동을 하고 대기권 아래쪽 깊숙한 곳은 매우 뜨겁기 때문에, 거대 행성의 생물은 아래쪽으로 끌려 내려가 바짝 튀겨지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 P99

거대 행성이라는 조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중의 한 가지는 튀겨지기 전에 재빨리 번식하여 후손의 일부가 상승기류를 타고 대기권의 서늘한 상층부로 이동해 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생물들의 덩치가 아주 작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생물들을 우리는 ‘추 sinker‘ 라고 부른다. - P99

그러나 ‘찌floater‘ 같은 생물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종의 커다란 수소 풍선 같은 생물 말이다. 그들은 헬륨과 헬륨보다 무거운 기체는 자신의 몸 밖으로 내보내고 몸안은 가장 가볍고 뜨거운 수소 기체로만 채운다. 그리고 섭취한 먹이에서 얻은 에너지를 이용하여 기구 내부를 따뜻하게 유지함으로써 부력을 얻는다. - P99

‘찌‘들은 원래부터 있는 유기 물질을 섭취하거나 지구의 식물들처럼 햇빛과 공기로부터 자신이 필요로 하는 유기 물질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찌‘라는 이름의 기구는 어느 정도까지는 크면 클수록 효율적일 것이다. - P102

생물학은 물리학보다 역사학에 더 가깝다. 현재를 이해하려면 과거를 잘 알아야 하고, 그것도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알아야만 한다. 역사학에 예견론豫見論이 없는 것처럼 생물학에도 확립된 예견론이 없다. 이유는 양쪽 모두 같다. 연구 대상들이 너무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물학과 역사학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타자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 P103

우리는 이제껏 지구라는 작은 세상이 들려주는 생명의 음악만 들어 왔다. 이것은 우주를 가득 채운 생명들이 연주하는 푸가의 한 성부만을 들어 온 셈이다. 자 이제 저 웅장한 우주 생명의 푸가의 남은 성부들에 귀를 기울여 보자. - P103

온갖 현상들에서 두세 가지의 일반 원리를 먼저 찾아내고, 모든 물체들의 성질과 그들의 상호 작용이 앞에서 찾아낸 원리들에서 어떻게 비롯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을 향한 위대한 이해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 - 아이작 뉴턴, 「광학」 - P106

자연의 현상은 다채롭기 이루 말할 수 없고, 하늘은 숨겨진 보물로 가득하다. - P106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해 보면 알아낼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이 가능하고, 과학이 밝혀낸 지식을 이용하여 우리는 우리의 삶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 P107

인간은 세상을 파악할 줄 아는 지혜를 갖고 있다. 애초부터 인간은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의 배후를 의식하며 살아왔다. 인류가 사냥을 하고 불을 피울 수 있었던 것도 무언가를 생각해 보고 알아냈기 때문이다. - P107

별들 중에는 해보다 조금 먼저 뜨거나 조금 늦게 지는 것들이 있는데 이러한 별들은 계절에 따라 출몰 시각과 위치가 변한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별의 출몰 현상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수 년에 걸쳐 그것을 기록으로 남긴다면 그 사람은 계절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 P108

오늘이 1년 중 언제쯤인지도 매일 아침 해가 지평선 어디에서 뜨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하늘에는 달력의 역할을 훌륭하게 하는 표지들이 걸려 있는 셈이다. 조금만 꼼꼼하고 천문 현상을 관측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별, 해, 달이 천구상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하나하나 기록하여 하늘에 걸려 있는 달력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P109

인류의 조상은 계절의 흐름을 알아낼 수 있는 기구나 장치들을 만들어 세웠다. 뉴멕시코 주의 차코 협곡 Chaco Canyon에는 11세기에 만들어진 지붕 없는 거대한 의식용 키바 kiva, 즉 사원이 있다. - P109

아나사지 족은 키바의 높은 곳에 스물여덟 개의 벽감壁龕 을 만들어서 달이 별자리들 사이를 움직여 다시 제자리에 돌아오는 데 걸리는 일수를 나타내고자 한 듯하다. 그들은 태양과 달과 별의 천체 운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주의 깊게 관찰했다. 이와 비슷한 개념의 기구들을 우리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 영국의 스톤헨지 유적, 이집트의 아부 심벨, 멕시코의 치첸 이차, 북아메리카의 대평원 같은 곳들에서 만나 볼 수 있다. - P109

왜 세상 사람들은 이처럼 천문학을 배우려 했을까? 영양과 사슴과 들소는 철에 따라 이동하므로 한 지역에서 잡을 수 있는 사냥감은 계절에 따라 늘고 줄기를 반복한다. 과일과 견과류는 익는 때가 따로 있으니 계절을 알아야 제대로 익은 것을 제때에 따먹을 수 있다. 농업기술의 발명 이후 작물을 때에 맞춰 심고 거둬들여야 할 필요가 생겼으며, 또 멀리 떨어져 사는 유목민들은 미리 정해 둔 때에 서로 만나 연중행사를 치러야 했다. 그러므로 하늘의 달력을 읽을 줄 아느냐에 따라 목숨이 좌우되기도 했다. - P110

새 달이 되면 초승달이 다시 나타나고 개기 일식 뒤에 태양이 다시 나타나며 밤사이 모습을 감춰 걱정스럽던 태양이 아침이면 다시 나타나는 현상 등은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항시 눈여겨 관찰한 자연의 충직한 순환이었다. 이러한 순환 현상을 통해서 우리 조상들은 죽음 너머의 또 다른 삶을 짐작했으며, 저 높은 하늘을 영생불사永生不死의 암시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 P111

세대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조상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 왔다. 해와 달과 별의 위치와 그들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알면 알수록 사냥을 언제 나가야 하는지, 씨앗은 어느 날쯤 뿌리고 익은 곡식은 언제쯤 거둬야 할지, 그리고 부족 구성원은 언제 모두 불러 모아야 할지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측정의 정확도가 향상됨에 따라 기록을 보존하는 일이 점점 중요시되었다. 그러므로 천문학은 관측과 수학과 문자의 발달에 크게 이바지했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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