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자신이 아니라 청중을 주인공으로 만들려고 애썼지만, 청중과 교감하기보다 오히려 나를 청중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초보자는 비판보다 칭찬을 구하고 경청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전문가들은 정반대다. 전문가는 격려보다 개선 방법에 대한 제안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러분이 행동하게 만드는 상황은 여러분이 바라는 만큼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다. 여러분은 희망과 현실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방법을 터득하고 싶어진다.
조언은 하나같이 동등한 가치를 지니지 않으며, 이는 조언을 많이 구할수록 여과기 성능도 훨씬 중요해진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비판을 받고 마음이 상하는 게 잘못은 아니다. 그것은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징표다. 마음이 상한다는 사실이 나약하거나 방어적이라는 징표는 아니다. 자존심이 학습을 방해하지 않는 한 말이다.
스펀지가 되는 비결은 어떤 정보를 흡수하고 어떤 정보를 걸러낼지 판단하는 역량이다. 어느 코치의 조언을 신뢰할지의 문제다.
신뢰를 세 구성요소인 아낌, 신용, 친밀로 나눠보자.
여러분을 아끼는 사람이 아니라면 여러분이 그 사람의 반응에 신경 쓸 이유가 없다.
특정 과업을 판단할 자격이 없거나 여러분의 잠재력을 알 만큼 가까운 사람이 아니라면 그 사람의 견해는 무시하고 그들이 틀렸음을 증명하면 된다.
여러분을 아끼고 해당 분야와 여러분의 기량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여러분 자신을 개선할 정보를 제시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의 건설적인 비판을 모조리 수용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런 조언으로부터 배우기 위해서 반드시 그 조언에 동의할 필요도 없다. 다만 무엇이 그들의 그런 반응을 불러일으켰는지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다음 번에는 어떻게 하면 다른 반응을 이끌어낼지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공을 독차지 하는 욕심쟁이 농구선수를 뜻하는) 볼 호그(ball hog)
많은 이들이 건설적 비판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이유는 과잉 반응을 하고 제대로 잘못을 수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어느 시점에 해면은 진화 경로에서 벗어나 갈라져나갔다. 우리는 해면의 후손이 아니다. 그러나 해면은 여전히 인간에 대한 훌륭한 조상 역할을 멈추지 않았다.
해면에 대해 폭넓게 알아보면서 나는 해면에게 흡수하는 역량보다 훨씬 더 놀라운 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기뻤다. 바로 창조하는 역량이다. 해면은 단순히 독소를 배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항암, 항균, 항바이러스, 항염 작용을 지닌 생화학 물질을 생산해 생명을 보호하고 증진한다.
카리브해 지역의 해면에서 추출한 물질은 HIV, 포진, 백혈병 치료에 돌파구를 제공했다. 일본 해면에서 추출한 물질은 화학요법 약품 개발에 쓰여 말기 유방암 환자들의 세포분열을 막아 생명을 연장해왔다. 남극 해면에서 추출한 펩티드는 말라리아 치료에 전도유망한 물질로 여겨지고 있다.
스펀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주도적 역량만 갖추면 된다는 뜻은 아니다. 친화적 역량이 있어야 한다. 제대로 스펀지가 되려면 우리를 성장하게 해주는 영양분을 빨아들이는 데서 그치면 안 된다. 영양분을 배출해 다른 이들도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
모든 것에는 빈틈이 있다. 그 빈틈으로 빛이 들어온다.
나가야(長屋, 목재로 지은 작은 단층 연립주택 또는 다세대주택)
타협의 여지가 없는 건축가가 되려면 타협해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깨달았다.
그는 어떤 부분에서 자제력을 발휘하려면 다른 부분에서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최고를 지향해야 할 때와 그만하면 만족해야 할 때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자제력을 발휘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자신의 철학을 희생할 의향이 없었기 때문이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게 숨은 잠재력을 실현하는 비결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결함을 감내하는 태도는 초보자에게만 필요한 태도는 아니다. 전문가가 되고 계속 실력을 연마하기 위한 과정의 일환이다. 성장할수록 어떤 결함이 수용 가능한지 잘 알게 된다.
완벽주의는 흠잡을 구석이 없고 싶은 욕구다. 결함 제로가 목표다. 잘못도 결함도 실패도 없어야 한다.
실제 세상은 훨씬 모호하다. 예측 가능한 것들, 시험이라는 내 힘으로 통제가능한 보호막을 떠나면 ‘정답‘을 찾으려는 욕구는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자기 분야에서 장인의 반열에 오르는 사람들은 처음에 학교 성적이 뛰어나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무결점 결과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완벽주의자들은 세 가지를 잘못한다. 첫째, 중요하지 않은 세부사항에 집착한다. 사소한 문제의 올바른 해결책을 찾느라 분주해서 꼭 해결해야 할 문제를 찾아내는 자제력이 없다. 나무를 보느라 숲을 보지 못한다.
둘째, 실패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과 어려운 과제를 회피한다. 따라서 새로운 기량을 개발하려 노력하지 않고 이미 자신이 지닌 협소한 기량의 묶음만 정교하게 다듬으려 한다.
셋째, 실수하면 자신을 비하하고 그러면 실수에서 배우기가 어려워진다. 실수를 점검하는 목적은 과거의 자신에게 창피를 주려는 게 아니라 미래의 자신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완벽주의의 나선
새로운 시도를 한다 > 실수를 한다 > 다시는 안 한다 > 편안하게 느끼는 영역이 축소된다
이 패턴이 반복되다가 나중에는 ‘새로운 시도는 아예 하지 말자‘ 라는 생각이 들고 ‘이제 꼼짝 못하게 됐다‘ 는 결론에 이른다.
완벽주의가 약품이라면 흔한 부작용에 대한 경고문을 붙여야 한다. ‘주의 : 성장 부진을 야기할 수 있음.‘
완벽주의는 우리를 점점 좁아지는 시야에 가두고 실수를 회피하게 만든다. 넓은 문제를 보지 못하게 가로막고 점점 협소해지는 기량을 갈고닦는 데만 집착하게 만든다.
장족의 발전을 하려면 완벽함은 신기루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적절한 불완전함을 감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불완전함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냄으로써 스스로 장인이 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입증했다.
와비사비는 불완전함에 내재하는 아름다움을 기리는 기법이다. 일부러 불완전함을 창조하는 게 아니라 결함은 필연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태도다. 그리고 결함이 있어도 숭고해지는 데 장애가 되지 않음을 인정하는 태도다.
안도가 불완전함을 편안하게 느끼는 성향은 권투 링에서 더욱 공고해졌다. 흠잡을 데 없는 경기같은 것은 없다. 상대방에게 맞게 되어 있다. 이기고 싶다면 사소한 데 목숨 걸지 말고, 약점으로부터 숨지 말고, 난관을 피하지 말아야 했다. 자책할 필요가 없었다. 그의 경쟁자들이 수없이 타격을 가할 테니까. 얼굴과 머리를 보호하고 싶으면 몸이 노출되도록 놔두고 몇 대 맞아야 했다.
"권투에서는 내가 가진 기량을 십분 발휘하고 결국 경기에서 이기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새로운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똑같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반드시 미지의 영역으로 한 발 더 내디뎌야 한다."
완벽함이 아니라 ‘기꺼이 받아들일 만한 정도‘를 추구한다.
"콘크리트가 버터처럼 보일 때까지 다듬기를 바랐다."
콘크리트라는 재료는 여전히 불완전해 보이지만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질 정도가 되면 받아들일 만해진다.
와비사비는 품성 기량이다. 불가능한 이상에서 도달 가능한 표준으로 관심을 전환하는 자제력을 부여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표준을 조정한다.
파이크(pike, 허리를 구부리고 다리를 뻗는 자세)
완벽주의자는 생각이 막힐 위험도 크다. (중략) 체조선수와 다이빙선수는 이를 트위스티(twisties)라고 일컫는데, 뇌가 자동으로 주도하곤 하던 익숙한 동작을 몸이 갑자기 못하게 되는 현상이다. 스포츠 종목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현상이기도 하다. 트램폴린에서는 동작 상실 증후군, 골프와 야구에서는 입스(yips)라고 한다.
한 예비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정신적 작동이 중지되는 현상은 완벽주의자들 사이에서 훨씬 흔하게 나타난다. 압박감과 불안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동주행기능을 꺼버리고 근육의 기억을 왜곡하는데 훨씬 취약하기 때문이다.
성장의 원동력은 완벽 추구가 아니라 스스로 세운 높은 기준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많이 있다.
최선을 다하기는 완벽주의를 바로 잡지 못한다. 목표가 너무 애매해서 노력을 기울이고 추진력을 가늠하기 어렵다. 목표가 뭔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고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완벽주의를 타파하는 이상적인 방법은 난관을 제시하는 정밀한 목표를 추구하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행동에 집중하게 해주고 언제 그만하면 충분한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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