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 나왔던 방어기제와 관련된 내용이 이어진다. 어제는 ‘투사‘ 에 대해서만 살펴봤는데 오늘은 ‘건강염려증‘, ‘통제‘ 같은 개념도 나온다.

뒤이어서는 방어기제와 관련하여 좀 더 세부적인 내용들이 나오는데 그냥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어서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읽어보면서 나 자신 혹은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평소 행동패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방어기제가 어떤 것은 미성숙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신경증적인 것도 있고, 일부는 성숙한 것도 있음을 보면서 미성숙하거나 신경증적인 방어기제를 성숙한 방어기제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분노를 표출하면 일시적인 화풀이는 되지만 결국 쌓여서 더 커지고 우울증이나 알코올 중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건강 염려증‘이 되기도 하는데, 여기저기 몸이 아파 자기를 환자라고 여김으로써 불쾌한 상황을 회피하게 됩니다.

‘통제‘는 자기 주변의 대상을 엄격하게 관리해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투사‘ ‘건강 염려증‘ ‘통제‘로는 불편한 상황을 잠시 회피할 수 있을지언정 결국 더 힘들어집니다. 더 예민해지고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됩니다.

불쾌한 상황을 평온하게 만드는 성숙한 방어기제를 가져보면 어떨까요.

트라우마나 심각한 스트레스가 자신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을 그대로 둔다면 우울증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은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마음을 힘들게 하는 요인을 처리하는 방법을 지니고 있는데 이것을 ‘방어기제 Defense mechanism‘ 라고 합니다.

방어기제는 누구나 지니고 있지만 성격이나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되며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기애적 방어기제 narcissistic defenses , 미성숙한 방어기제 immature defenses , 신경증적 방어기제 neurotic defenses , 성숙한 방어기제 mature defenses 입니다.

방어기제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막내딸 안나 프로이트 Anna Freud 가 프로이트의 업적을 정리하고 구체화하여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외부의 수많은 감정적 상처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지 정리한 이론입니다.

마음의 평정을 깨트리는 사건들이 내적 혹은 외적으로 발생할 때, 발생한 불안감은 자신을 위협하게 되며, 이때 불안을 처리하고 마음의 평정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방어기제는 감정적 상처로부터 마음의 평정심을 지키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마음의 방어 작용을 말한다.

베일런트는 방어기제를 ‘성숙도‘에 따라 4단계로 분류하고, 단계가 올라갈수록 더욱 성숙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것이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에 이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밝혔습니다.

1. 자기애적 방어기제

부정 denial : 현실에서의 고통을 인식하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것.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한다.

왜곡 distortion : 자신의 내부적인 욕망에 의해 현실을 고쳐서 행동하는 것이다.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한다.

투사 projection : 자신의 결점, 받아들여질 수 없는 행동에 대한 책임 등을 타인에게 돌린다.

2. 미성숙한 방어기제

행동화 acting out : 무의식적인 소망이나 충동이 감정을 동반해 의식에 떠오르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한다. 그렇지만 왜 화가 나는지, 왜 폭력을 사용하는지 잘 설명하지 못한다.

예) 음식점에서 음식을 늦게 가져오는 종업원에게 자신을 무시한다고 화를 낸다.

차단 blocking : 일시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억제하는 것. 억제하는 동안 긴장은 증가한다.

예) 남편과 어제 말다툼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남편을 보면 화가 많이 난다.

건강염려증 hypochondriasis : 현재 상황을 회피하거나 관심받기 위해 자신의 병을 과장하거나 강조한다.

예) 암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관심을 가져주면 증상이 줄어든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정상이다.

내재화 introjection : 대상을 비판없이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다.

예) 사이비 종교 교주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그대로 수용하는 것

수동-공격적 행동 passive aggressive behavior :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격성이나 불만을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제대로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예) 아들에게 공부를 하라고 야단을 쳤더니 공부는 안하고 스마트폰만 하고 있는 것

퇴행 regression : 현재의 발달 단계보다 이전의 발달 단계로 후퇴함으로, 현재의 위치나 성숙도를 후퇴하여, 두려움과 고통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예) 동생이 태어난 아이가 어린 아기처럼 되는 것.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동생이 빼앗는다고 관심을 되찾으려는 행동을 한다.

신체화 somatization : 우울, 불안 등의 정신적인 문제가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예) 전신에 통증이 있는데 검사상 뼈나 근육에는 이상이 없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아프다.

3. 신경증적 방어기제

통제 controlling : 자신의 불안감을 줄이고 내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주변에 있는 대상이나 사건을 과도하게 조정하고 이용한다.

전치 displacement : 적대감, 폭력 등 공격적인 정서와 행동을 힘이 없어 위협이 되지 않는 사람이나 사물에게 표출한다.

외부화 externalization : 개인 자신의 욕구나 기분, 태도, 사고를 외부세계나 외부대상에 있는 것으로 지각한다.

예) 내가 기분이 우울하니 길 가는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우울하게 보인다.

억제 inhibition : 의식적으로 욕구나 생각 또는 감정을 억눌러버리는 것. 억압과는 달리 의식적이라는 차이가 있다.

예) 나를 무시한 사람 때문에 화가 나지만 참는다.

지식화 intellectualization : 경험하고 싶지 않은 강한 감정을 분리시킨다. 위험한 감정과 충동을 실행에 옮기지 않고 지적 활동에 묶어두려는 노력이다.

예)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를 때려주고 싶은 충동을 전쟁 게임으로 해소한다.

고립 isolation : 바람직하지만 성과가 없을 것 같은 정서적 낭비를 억제하기 위한 방어기제이다. 상실, 실망 등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기대와 노력을 포기함으로 방패를 만드는 것과 같다. 박탈된 상태에서 성장해왔거나 오랜 기간 좌절을 겪은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합리화 rationalization : 자신의 문제행동에 대해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어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내용으로 재해석한다. 위의 부정과 혼합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해리 dissociation : 의식에서 갈등을 분리시켜 감정을 의식하지 못하게 한다.

예) 폭행을 당한 사람이 그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고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한다.

반동형성 reaction formation : 받아들일수 없는 충동, 감정, 생각이 의식의 반대 방향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불안을 막기 위해 흔히 사용한다.

예) 시어머니를 아주 싫어하는 며느리가 수시로 어머니의 안부를 묻기위해 전화하고 목소리를 들어야 안심을 하는 것.

억압 repression : 현실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충동이나 욕망을 의식의 세계로 나오지 못하게 무의식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억압되어 있던 것들은 꿈이나 농담, 말실수로 종종 나타나게 된다. 죄책감, 수치심, 자존심이 상하는 경험일수록 억압을 사용하게 된다.

예)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것

4. 성숙한 방어기제

이타주의 altruism : 타인을 돕는 일로 대신해서 만족감을 얻는 것. 자신이 욕구를 직접 충족하는 대신 다른 사람이 충족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예) 자신이 어린 시절에 고생하면서 자랐는데 고아원에 자원봉사를 하면서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것.

예측 anticipation : 미래에 있을 불편함이나 갈등을 미리 내다보고 현실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무엇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지 아는 능력이다.

예) 부모님의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이 부모님과 같은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미리 건강검진을 하고 관리를 받는 것.

금욕주의 ascenticism :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욕망의 충족과 쾌락을 없애고 금욕을 통해 만족을 얻는 태도

예) 술로 인해서 사고를 많이 일으킨 사람이 금주를 유지하면서 술을 마시고 싶을 때마다 명상을 하는 것.

유머 humor : 불쾌하고 기분 나쁘거나 화가 나더라도 불쾌감이나 무안을 주지 않고 농담으로 웃으면서 넘어가는 태도이다.

예) 배우자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말을 들어서 화가 나더라도 표현하지 않고 웃으면서 넘어가는 것.

승화 sublimation : 사회적으로 용인되거나 바람직한 목적을 추구하여 무의식적인 욕망을 충족하는 행동이다.

예) 모든 여성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생각이 있는 사람이 아름다운 여성용 옷을 디자인해서 많이 파는 것

억제 suppression : 의식 차원에서 느껴지는 충동과 갈등을 축소하거나 조절하는 것.

예) 자신도 모르게 죽고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이 운동을 하면서 생각을 조절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

베일런트가 이야기한 건강한 노화를 예견하는 일곱가지 주요한 행복의 조건들 가운데 성숙한 방어기제, 교육, 안정된 결혼 생활, 금연, 금주, 운동, 알맞은 체중이 예민한 분들에게는 더 중요합니다.

예민한 분들은 자기애적이나 미성숙한 신경증적 방어기제를 자신도 모르게 사용해서 대인관계나 가족관계의 문제가 일어나고 다시 예민해지는 악순환을 겪게 되기 쉽습니다.

베일런트에 의하면 50대 이후 사람의 삶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47세 무렵까지 만들어 놓은 인간관계라고 했습니다.

우리에게 일어났던 과거의 불행한 일들은 우리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며, 현재의 노력을 통해서 미래를 바꾸어 나갈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방어기제를 자주 쓰고 있는지 잘 생각해봅시다.

예민한 분들은 자신의 주변을 통제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통제‘하고 자신의 문제를 직면하지 않고 남 탓을 하면서 ‘합리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안할 때마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화를 내기도 하는 ‘전치‘를 하고 불안한 이유를 잘 생각하지 못하고 ‘억압‘하는 일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혼자 지내기 쉽고 자신의 문제를 ‘고립‘시켜 누구나 다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안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숙한 방어기제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모든 것을 자신이 다 조절할 수 없고 각자 스스로 하도록 자율성을 주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문제를 바라보고 바꾸고 변화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화‘가 나는 것이 다른 사람의 탓보다는 자신의 문제에서 생기는 것이 아닌가 내면을 바라보면서 직접적으로 부딪치지 않는 여유와 유머를 가져야 합니다.

혼자 지내기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예민성을 승화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예민성을 관리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실천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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