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노우민의 양손에 케이크와 빵, 음료를 잔뜩 들려보냈다. 받는 기쁨보다 나누는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은 해본 사람만이 안다.
"네, 네. 잘 찾아오셨습니다. 현재 겪고 계신 어려움은 식습관이랑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으로 개선하실 수 있습니다."
하긴, 단순히 신체적인 부분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자로서의 자신감과도 직결되니까. 나는 펜을 쥐며 입을 열었다. "우선 아보카도가 좋습니다."
"아보카도요? 몸에 좋은 건알고 있는데......." "네, 그렇습니다. 숲속의 버터라고도 부르죠. 불포화지방이 많아 심장과 혈관에 좋은데요, 튼튼한 심장과 원활한 혈액순환이 성기능에 도움을 줍니다. 실제로 고질적인 심장질환을 겪는 사람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기부전의 위험이 50% 이상 높습니다." "그렇군요."
"다음으로는 아몬드를 하루에 10알에서 많게는 20알 정도 챙겨드시면 좋습니다. 견과류가 몸에 좋은 것도 알고 계실 텐데요. 아연, 셀레늄, 비타민E가 풍부한 아몬드는 생식능력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성욕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딸기 철이죠? 딸기도 도움이 됩니다. 딸기에 비타민E와 엽산이 풍부한데요. 엽산이 남자의 정자 수와 연관이있다고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아연의 경우 정자의 운동량과 깊은 관계가 있고요." "둘 다 꼭 먹어야겠네요."
"그렇죠. 이 아연과 관련해서 말씀드리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굴입니다. 서양에서는 굉장히 고급음식인 굴이 한국에서는 저렴하잖아요? 근데 성생활에도 도움을 줍니다. 다만, 쉽게 상하는 음식이고 하니 생으로 드실 경우 반드시 신선한 것을 드세요. 요즘은 노로바이러스와 같은 문제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루꼴라도 좋습니다. 1세기부터 흥분제로 사용됐다는 말이 있을 만큼 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채소입니다. 미네랄과 항산화제가 풍부하여 기본적으로 몸에도 좋고,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을 주거든요."
"무화과랑 감귤도 도움이 됩니다. 지금까지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오메가3가 풍부한 식품들, 비타민과 엽산 그리고 아연 등이 포인트입니다." "네, 네.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기찬 씨의 경우 근본적으로 고쳐야 할 원인들이있는 듯합니다." "네? 근본적으로요? 어디가 안 좋은가요? 어떻게 아시죠?" "평소에 몇 시간이나 주무시나요?" "저요? 요즘은 좀 바빠서 짧으면 4시간, 길면 6시간 정도 자는 것 같습니다. "그게 굉장히 큰 원인입니다." 방기찬은 머쓱한지 괜히 뒷목을 어루만졌다.
"수면은 우리의 건강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지금 제가 말씀드린 음식들을 전부 다 챙겨 드시는 것보다 충분한 수면시간부터 확보하시는 게 우선입니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죠?" "스트레스 안 받는 사람이있나요." "그래도 그 스트레스를 확실하게 풀어주고, 편안한 마음을 갖는게 중요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죠.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사실 말씀을 드리면서도 어떻게 생각하실지 압니다. 세상에스트레스 없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스트레스라는 걸 받기싫다고 안 받을 수도 없고요. 하지만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건강이 확 달라집니다." "네, 네."
"조금 전에 말씀드린 수면도 큰 상관관계를 가집니다. 수면이 부족한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말이죠. 게다가 스트레스에 더 취약한 상태가 되기도 하고요. 가능한 푹 주무시고, 스트레스를 푸셔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너무 부담을 가지시면 더 그럴 수 있습니다." "예?" "내년에 아이도 계획하고 계시고 여러 가지로 조바심을 내시는 것 같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방기찬 씨는 그런 정도는 아닌 것 같지만, 발기부전 환자들 중 다수가 심인성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그 부분에 집중하고, 걱정하면 더 안 될 수가 있습니다." "네, 네. 좀 그런 것 같습니다. 부담도 있고요."
"잠 푹 주무시고, 적당한 운동 그리고 식사 챙기시면서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그럼 아무 이상도 없으실 겁니다." 방기찬이 활짝 웃었다. "그렇겠죠?" "그럼요. 금세 강한 남자로 거듭나실 수 있을 겁니다." "꼭 그래야죠! 정말 감사합니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부분들을 알려드리는 것뿐입니다."
기다림. 삶은 언제나 기다림의 연속이라고들 말한다. 어느 정도 공감한다. 하지만 살아가는 방식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이전의 나는 언제나 기회가 오면 잡으려고 기다렸다. 하지만 끝까지 오지 않았다. 아마 할아버지가 아니었으면 지금까지도 기다리고만 있었겠지. 원하는 게 있으면 움직여야한다.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질때까지 입을 벌리고 있어서는 안 된다. 직접 작대기를 들고 감나무를 쳐서 감을 떨어뜨려야 한다.
"피부에도 시간을 줘야 합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려서 현재 피부 안쪽을 지방이 채우고있어요. 그런데 이 지방이 갑자기 빠져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가죽이 남겠죠? 그게 늘어진 채로 남는 거예요. 한 번 그렇게 된 피부는 되돌리기 힘들어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천천히 빼시면 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살을 찌워오셨죠? 평생 쪘던 살, 그리고 2년동안 갑자기 붙은 살. 그럼 빼는 시간도 비슷하게 투자해야 되지 않을까요?"
"평생 관리는 해야죠. 근육량을 늘리면서 지방은 줄이고, 그렇게 천천히 살을 빼는 겁니다. 그럼 피부도 탄력을 유지한 채 줄어들 시간을 가질 수있겠죠. 현재 103㎏이라고 하셨죠? 한 달에 2kg씩만 빼면 2년에 48kg입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첫 3개월 정도까지는 살이 비교적 빨리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첫 달에 그렇죠. 그럼 첫달에만 4kg를 뺀다고 생각하고, 나머지는 2㎏씩, 2년 동안 50kg를 뺀다고 생각해요. 103kg에서 50kg 빼면 몇 ㎏이죠?" "53kg요." "그 정도면 충분히 목표에 다다르는 걸까요? "그렇죠.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죠."
"키가 164cm에 53kg이면 지극히 정상 체중이잖아요? 게다가 운동까지 하면서 관리하면 체지방량은 평균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2년이에요. 다이어트는 장기적으로 계획을 잡고 작은 목표를 하나씩 달성해가며 쭉 해야 합니다. 첫 달에 4kg, 매달 2kg씩이요."
"일단 운동이 필수입니다. 식단 조절은 당연한 거고요. 첫 달만 4kg, 한 달에 2㎏씩 빠지는 걸 유지하면 돼요. 중간에 좀 더 많이 빠지는 달도 있을 거고, 체중이 줄어들지 않을 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신경쓰지 마세요. 이건 최종 목표에 이르기까지 계단식으로 설명을 드린 것뿐입니다."
"거울을 보면 가장 정확하잖아요. 체중이 50kg든 80kg든 100㎏든, 스스로가 거울을 봤을 때 가장 보기 좋은 몸매가 돼야죠. 안그래요?" "맞아요." "같은 체중이더라도 골격이 어떤지에 따라, 타고난 체형, 그리고 근육량과 체지방량의 비율에 따라 몸매는 천차만별이에요."
"일단 커다란 계획은 이렇게 잡고 가시는 거예요. 장기적으로, 식이 조절을 하면서 운동을 병행하는 겁니다." "네, 알겠습니다."
"지금 진희 씨 같은 경우는 아직 젊기 때문에 천천히 다이어트를 하면 늘어지는 피부 없이 건강하고 예쁜 몸을 만들수 있습니다. 그러니 꾸준히 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운동은...... 어떤 걸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뛰어야겠죠?"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뛰고 그러면 오히려 안좋을 수 있어요. 특히 진희 씨의 경우 과체중이기 때문에 무릎 같은 곳에 무리가 갈 수도 있고요. 빠른 걷기로 충분합니다."
"빨리 걷기만 하면 되나요?" "당연히 아니죠." "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세요. 헬스요." "헬스요?" 나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말했다. "네, 다양한 운동들이 있지만 몸매를 만드는 데는 헬스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다른 운동들은 각자의 목적이 있어요. 공을 차든 던지듯 치든 아니면 특정한 방식으로 몸을 움직이든..... 운동의 목적이 분명하게 있죠. 헬스는 운동자체의 목적이 몸매를 만드는데 집중돼 있습니다. 단순히 몸매 만들기와 건강을 위해서라면 헬스를 하세요."
"그 사람들이 바보 같은 겁니다." "네?" "헬스장에 온 살이 찐 사람을 놀리는 사람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구직 센터에 간 사람을 비웃는 것과 같습니다. 목이 말라서 물을 사러 간 사람을 비웃는 것과 같고요.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지금의 몸은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요."
"지금 피 검사를 하시면 혈당 수치랑 요산 수치가 높게 나올 겁니다. 전부 무분별한 식습관 때문이죠."
"스스로를 아끼지 않으셨으니까 조금 혼나셔도 돼요." 오진희는 당황하면서도 피식 웃었다.
"이제 못 먹을 거 같다고 생각해서......." "그러시면 안 돼요. 마음을먹은 순간부터 시작을 해야 돼요. 지금도 솔직히 말씀해 보세요. 상담 마치고 나면 오늘 내일은 맛있는 거 드실 생각하셨죠? 1월 1일부터 진짜로 시작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아......."
"새해부터 시작이 아니에요.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을 해야 돼요. 시작이 반입니다. 담배를 끊든 술을 끊든 다이어트를 하든 뭘하든, 지금 이 순간부터 당장 시작해야 됩니다."
"바로 시작할게요. 정말 열심히 할게요." "잘 생각하셨어요. 그럼 지금부터 식단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운동은 꼭 값비싼 PT를받거나 하지 않아도 요즘은 얼마든지 익힐 수 있습니다. 아이튜브에도 수많은 운동 전문 아이튜버들이 있으니까요. 주 5일 이상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 50분 이상, 유산소 30분 이상 하신다고 생각하세요."
"식단은 아침, 저녁만 다이어트 식단으로 드시는 거로 하죠. 점심은 일반식으로 드시고요."
"일반식이라고 아무거나 다 드시라는 거 아니에요. 그냥 일반적으로 우리가 집에서 먹는 식단을 드시라는 거죠. 잡곡밥에 나물 반찬, 달걀이나 약간의 고기 그리고 가끔 국도 조금 먹고 그런 평범한 식단이요. 다이어트 식단도 너무 닭가슴살이랑 채소, 고구마 같은 것만 고집하실 필요가 없어요."
"탄수화물과 단백질, 그리고 지방의 비율을 맞춰서, 그램을 맞춰서 드시는 겁니다. 비율은 탄수화물 3에서 4, 단백질 4, 지방 3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당연히 같은 영양소라도 어떤 음식을 먹느냐의 차이도 있겠죠? 똑같은 탄수화물 50g이어도 잡곡으로 섭취하는지 밀가루로 섭취하는지는 천지 차이니까요." "네, 네." "그리고 하루 동안 섭취하는 총 칼로리를 계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운동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식단이 따라주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니 꼭 식단 철저하게 하셔야 돼요. 그리고 매주 토요일이나 일요일, 딱 한 끼는 치팅 데이를 만드세요." 오진희가 눈을 반짝였다 "알아요, 치팅 데이! 먹고 싶은 거 먹는 날!" "그렇긴 해요. 이날 한 끼만큼은 드시고 싶은 걸 드세요."
"피자, 치킨, 아무거나 상관없어요. 평생 안 먹을 거라면 괜찮겠지만, 너무 몰아붙이기만해도 계속 유지할 수가 없거든요. 어느 순간 무너져 버리면 아예 포기하게 되고요. 대신 드시고 싶은 걸 드시되, 이것도 제한해서 드셔야 합니다." "어떻게요?" "이때는 영양 성분까지 따지지는 않아도 칼로리를 제한하셔야 합니다. 700칼로리 정도면 충분할 것 같네요. 800칼로리를 먹을 수도 있겠죠. 대신 이때 많이 드시는 만큼 다른 끼니 때의 식사를 조금 줄이셔서 하루에 섭취하는 총 칼로리를 맞춰주시는 거예요."
"아하....... 치팅 데이도 그냥 막 먹는 건 아니구나......." "그렇죠. 이날 고삐가 풀려서 무분별하게 먹게 되면 지금까지 했던 게 수포가 된다는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내는 가게마다 가족들 끌어들이게? 다른 거 또 시작할때는 어떻게 하려고? 이제 끌어들일 사람도 없잖아." "그전에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들어야지. 그리고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믿는다기보다는 그만한 보상을 해줘서 계속 있게 만드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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