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이 정도로 징징거리면 고추 떨어지지."
어릴 적 내가 울거나, 울려고 하면 할머니가 했던 말이었다.
왠지 모르게 힘이 났고, 더 열심히 일했다.

내가 가게의 얼굴인데 당연히 깔끔해 보여야지.

"다이어트하시면 후식이나 야식으로 드시는 건 피해주세요."
"그래요? 100% 과일즙 아니에요? 그리고 칼로리 낮던데."
"그렇죠. 하지만 다이어트를 가장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야식은 피하는 게 좋겠죠? 그리고 과당이라는게 있고, 즙이나 주스로 마시면 혈당이 좀 빠르게 오릅니다. 그러니 아침에 혈당이 떨어졌을 때, 그때 먹는 게 제일 좋아요. 아니면 식간이나요."
"그렇구나아."

"요거트에 드셔도 좋고, 탄산수에 타서 드셔도 괜찮을 거예요. 팩 뒤쪽이나 박스에 영양성분표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실 칼로리가 워낙 낮아서 식후에 드셔도 크게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최선의 경우를 말씀드리는 거예요."

"자두가 다이어트랑 피부에 좋다고 하던데, 또 어디에 좋죠?"
"영양성분표 보시면 아시겠지만 비타민C도 많고, 비타민E가 노화방지에도 도움을 줍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항산화 성분들이 있고요. 식이섬유도 풍부한 데다가 항암 효과, 뇌 건강에도 도움을 줘요.
제철 자두로 내린 즙이라 맛도 좋으실 겁니다."
"먹어보고 괜찮으면 또 사러 올게요. 많이 파세요."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이제 시작이었는데, 이 일이 너무 좋았다.
지갑도 두둑해지고 마음도 따뜻하고 푹신하며 부드러운데다가 달달한 무언가로 가득차는 듯했다.

사장이라는 소리가 참 듣기좋다. 비록 직원 하나 없이 나 혼자 일하는 작은 가게이지만, 사장이라는 말이 좋다. 아마 당분간은 이 호칭이 질릴 일은 없을 듯하다.

생각보다 할 일이 많고 바빴다. 하지만 조금도 귀찮거나 성가시지 않았다.

"처음에는 끊을 생각이 없었는데, 자네가 말한 대로 끼니때마다 마늘 챙겨 먹고 그랬거든? 밥에도 서리태 꼭꼭 넣어서 하고. 고기 대신 고등어랑 갈치 같은 거 좀 먹고.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영지 달인거, 그거 마시니까 진짜 어지럼증이 싹 가시는 거야. 오긴 왔는데, 그냥 견딜만하더라고?"

"마음만 받겠습니다."
"예끼, 이 사람아. 젊은 사람이라서 뭘 모르는구먼."
"예?"
"감사의 표시는 맨입으로하는 게 아니야. 말만 해서 뭐해? 진짜 고마우면 뭐라도 줘야지."

"에잉.... 나보다 고집 센 놈은 처음 보네. 돈을 준대도 난리여."
"법대로 살아야죠. 켕기는게 있으면 마음 편하게 장사 못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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