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부분에선 에디슨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있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난 그냥 단순하게 발명왕 에디슨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게 다는 아니었나보다.

"지난 수십 년간 GE는 그대로였죠. 위대한 창업주인 에디슨은 세상에 없던 엄청난 것들을 만들어냈지만 잭 웰치는 기업을 사냥하는 사냥꾼이었을뿐이죠. 잭 웰치 이후 20년 이제 우리에게 에디슨의 기업가정신과 실험정신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아요. 고개를 끄덕였다. 늙은 미국 신사의 입에선 통렬한 자기비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GE는 변해야 해요. 기술과 개발에 다시 힘을 쏟아야 한다는 거죠. 가전이라는 산업은 변화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어요. 그건 우리도 잘 알고 있지요."
"당신은 에디슨을 존경하는군요?" "당연하죠. 갑자기 그건 왜묻죠?" 난 여유로운 동작으로 커피잔을 입에 가져다 댔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에디슨은 태연하게 했던 일을 그분을 존경하는 당신은 거부하고 있으니까요." "뭐라?" "에디슨의 전구, 에디슨의 전기. 그것들은 모두 직원들과 남의 성과를 도용한 거였죠."
쾅. 그가 테이블을 내려쳤다. 그렇지 않아도 삐걱이던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그의 잔에서커피가 후두둑 튀었다. "진정하세요. 전 지금 에디슨의 도덕성을 폄훼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럼 뭔가요?" 콧수염을 꿈틀대며 그가 으르렁거렸다. "창업주인 그분은 남의 것을 받아들이고 심지어 빼앗는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기업의 세계엔 인정이나 도덕 따윈 필요 없다는 걸 온몸으로 보여준 사람이 에디슨입니다. 때문에 기업가로서의 그는 본받을 점이 많은 사람이죠."
"에디슨은 최고의 발명가가 아니었습니다. 그가 발명했다고 알려진 것들은 다 누군가가 먼저 개발해 놓은 것이었죠." 에디슨은 그 평가가 극과극으로 갈리는 인물 중 하나다. 혹자는 그의 발명과 사업수완을 높게 평가하지만 그렇지 않은 쪽에서 직원의 아이디어를 도용한 사기꾼이자 직류전기 보급을 위해 비인간적인 일까지도 일삼았던 최악의 기업인으로 깎아내린다. "그에 대한 평가는 지금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도움되는 것이면 그 무엇이건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인 사업수완만큼은 진짜라는 겁니다."
50이 넘은 사람의 고집은 웬만해서는 꺾이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