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있었던 땅콩회항 사건과 관련된 내용이 잠깐 나오는데, 가격이 워낙에 비싸서 일반인들은 타기 어려운 일등석의 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뭔가 미심쩍어서 관에 질문을 하여야 하는 경우 절대 관할 구역의 관청으로 가는 게 아니다. 혹시라도 그것이 불법이나 탈법으로 해석될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는 것이라면 담당공무원에게, ‘날 잡아잡수‘라고 하는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관할 구역이 아닌 곳에 가서 물어보아라.

많은 돈은 때때로 그 소유자를 자신이 신이 된 듯한 착각  속으로 밀어넣는것 같다.

소송에서도 그렇지만 공무원하고의 다툼에서 인용된 판례는 부분만 보아서는 안 되고 전체를 다 읽어 보고 이해가 되어야 한다.

손님에게 비닐봉지 같은 쓰레기를 잠시라도 보관도록 하여서는 안 되는 거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항공사 수익의 30~40%는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에서 채워지기 때문이다. 일등석 손님 한 명 태우는것보다 이코노미 손님을 열 배 태우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항공 비지니스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일등석 승객은 지극히 한정적이다. 좌석 수도 이코노미석은 수백 개가 되지만 일등석은 10개 내외에 불과하다. 그래서 어떤 항공사는 다른 항공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일등석 손님에게 안마 서비스도 제공하고 어떤 항공사는 샤워장도 갖추고 좌석이 아닌 침대를 설치하기도 한다. 또 어떤 항공사는 일등석을 아예 없애고 비지니스석을 더 좋게 더 많이 만들어 운행하기도 한다.

승무원들은 팀으로 움직이는데 탑언니가 깐깐할수록 서비스의 질은 올라가며 탑언니가 대충 하는 성격이면 서비스질은 낮아진다. 즉 탑언니가 후배들에게, 당신들이 사용하는 표현을 빌어 말한다면, 갑질을 하면 할수록 손님에 대한 서비스질이 보장된다.

승무원의 서비스 교육을 당신이 총괄하는 부사장이라고 하자. 일등석 손님으로 하여금 마카다미아 봉지를 직접 까서 먹게 하고 그 봉지를 승무원이 가져갈 때까지 보관하게 한다면 그게 제대로 된 서비스일까?

경쟁이 가장 치열한 노선의 일등석에서 이런 절차를 무시한 채 마카다미아 봉지를, 하물며 항공사 서비스 담당 부사장에게 그대로 전하였다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나에게도 이렇게 하는데 다른 손님에게는 오죽하겠냐하는 생각이 저절로 나지 않았을까? 분통이 터질 것이고 당연히 그 직원을 호되게 야단칠 수밖에 없다(여기까지는 갑질이 전혀 아니다. 다른 승객들이 있는데도 고함을 질렀다면 그게 갑질이고 회항을 시킨 것도 갑질이다).

또 반대로, 엄청난 연봉을 받고 있지만 개인생활은 거의 하지 못하는 채 일에 매달려야 하는 사람이 시간당 50만 원을 지불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자 탑승한 비행기에서 마카다미아 봉지 쓰레기를 구겨 넣을 구석을 찾아야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내가 묻는다. 당신은 라면 끓일 줄 아는가?
라면봉지에 쓰인 지침은 여러 명이 수백 번을 실험하여 얻은 결론이다. 그것조차 제대로 안보고 대강 끓인다면 그게 당신이 이 세상에서 일하는 얼빠진 태도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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