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첫 거래 때는 상품을 소량만 주문해 소비자의 반응을 살핀다. 그러나 생산업체 입장에서 그 정도의 소량생산은 인건비도 안 나오니 달가울 리 없다.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온 힘을 다해 상품을 찾고 만들고 파는데 집중했다. 그만큼 절박했다. 사실 다른 방법이 없기도 했다. 그저 죽을 힘을 다해 좋은 상품을 찾아 다녔고, 간절한 마음으로 고객사를 설득했다.

돌이켜보니 창업하고 나서 더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 직장에서도 죽을힘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사표를 내며 ‘내게 아직 열정이라는 게 남아 있을까‘ 고민했지만 그건 기우였다. 물론 20대의 거침없는 열정과는 다를 것이다.
것이다. 자식과 가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강박감,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는 절박감, 여기서 실패하면 끝이라는 그런 생각들이 내 앞에 놓인 일에 초집중하게 만들었다.

참 신기한 것은 집중하면 할수록, 그리고 간절할수록 더 크고 대단한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이다. 더 간절한 쪽으로 에너지가 모이는 게 세상의 이치인가 싶다.

누군가 열정이 뭐냐고 묻는다면, 내게 열정이란 간절함이었고 더는 물러날 곳이 없는 이의 초집중 같은 것이었노라고 답하고 싶다.

열정이 없어 고민인가? 그건 열정이 다 소진되어서가 아니다. 열정에는 만기도, 유효기간도 없다. 간절하기만 하다면.
정말이다. 그때 내게는 정말 다른 길이 없었다.

지하철을 탈 때도 앞 사람 머리핀 하나 허투루 보지 않았다. 다음 신상품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늘 촉각을 세웠기 때문이다.

아성(亞成). 이 이름은 어머니가 지어주신 것이다. 직역하면 ‘아시아에서 성공하라‘는 뜻이지만 뒤늦게 창업한 아들이 성공하길 바라는 어머니의 기원과 염려가 담겨 있어 내겐 더욱 각별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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