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에서 원래는 주인공 서우진이 미래를 알고 모든 사업을 진행한다. 그러나 오늘 읽은 부분에선 미래에 성공하는 것으로 알고있던 게임이 출시 직전에 기자들과 베타테스터들로부터 혹평을 받게되자 주인공이 몹시 당황하면서 두려워 한다. 여태껏 이런 경우가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승승장구만 할 줄 알았던 주인공 서우진이 소설 속에서 처음으로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후의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졌다.

미래를 모른다는 것이 이토록 두려운 것일 줄은 몰랐다.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생각했다. 제발, 누군가 미래를 보고 와서 내게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원래 세상일이라는 것은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더 많은 법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좌절하고, 고뇌했다가,  극복함으로써 더 성장하게 되죠."
모하임의 말이 옳다. 지금까지의 내가 일을 너무 쉽게  풀어나가서 인지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에게 말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말을 내뱉은 뒤로, 확실히 마음 하나는 후련해진 게 느껴졌다.
"저도 참 바보 같았군요. 뭐하러 혼자서 끙끙거리고 있었을까요? 지금 와서 어쩔 수도 없는데 말이죠."

"필시 좋은 결과가 나올 겁니다. 제가 아는 미스터 서라면 중요한 것을 모두 잡았을 테니까요"
"중요한 것.....?" 내가 이해를 못 해서 눈만 깜빡이는동안 모하임이 대신 답을 공개한다.
"게임에는 재미가 전부라고 미스터 서가 몇 번이나 내게
말해줬지 않습니까."

재미. 게임을 즐기는 목적이자 모든 것.

던파가 가진 재미에만 충실했는가?
재미를 위해서 최선을 다한게 맞는가?
아니면 실패가 두려워 재미 외에 다른 것에 매달리지 않았는가?
나는 그 많은 물음에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된 답을 할 수 없었다.
멍청하게도 자잘한 나무들을 신경 쓰느라, 정작 게임의 본질인 재미라는 숲을 외면하고 있었으니까.

원래 일이라는 것은 한꺼번에 밀려올땐 답이 없어 보이다가도, 하나씩 차근차근 쳐내다 보면 어느새 줄어 있는 법이다.

걱정이라는 놈은 늘 도움이 안 된다.
가까이 해봤자 해결되는 건 하나도 없고, 더 증식해서 머리만 아프게 만드니까.

"재미. 그것에 걸림돌이 된다면 감성이고 뭐고 다 쳐내도 좋습니다."

"저는 안정적인 길을 쫓느라 제가 중요시했던 것을 못 보고 있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알고도 모른 척했을 수도 있고요."

이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

막연히 괜찮다고 말만 해주는 것보다,
지금처럼 근거와 세세한 수치까지 동원해서 알려주는 것이 몇 배는 더 설득력이 있는 법이다.

게이머들은 게임의 국적이나 소속, 사상 따위보다 원초적인 재미를 최우선으로 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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