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는 결국 뭔가 변수를 만들어내야 한다.
"애초에 이런 수 싸움이라는 건 상대가 뭘 하려는지 알아도 거기에 대응할 돌이 없으면 말짱 꽝이잖아?"
"상황이 바뀌었으니 조건도 거기에 맞춰 달라지는 게 당연하잖습니까. 현존하는 최전방의 요새인 하내가 넘어갔으니 다음은 업으로 이어지는 길목의 크고작은 성들일 터. 군심의 동요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는데 지금의 값이 종전과 같다는 건 말이 안 되지요."
마음 같아선 육적의 뺨이라도 후려갈기고 싶지만 저수는 꾹 눌러 참았다. 지금 참아야 할 때다. 굴욕을 견디고, 위기를 넘겨 미래를 도모해야 할 순간이라는 것을 저수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리 하도록 하지."
보급선이 길어지는 만큼, 보급을 위해 움직이는 병력이 먹어야 할 것도 계산해야 하니까 그만큼 소모되는 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일 터. 좀 더 확실하고, 명확하게 체계를 정비하긴 해야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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