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은 패망의 지름길이거늘...... 지금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인가."
"당장 먹을 밥 한 끼를 위해 얼굴도 이름도 모를 이의 병사가 되어 전장으로 나가는 이들이 곳곳에 깔린 것이 이 시대이질 않습니까."
솔직히 취한 건 맞다. 정신은 멀쩡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상태인 거지. 지금도 혀가 막 꼬부라지는 걸 억지로 버텨가며 말하는 거니까. 이런 상태에서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술주정으로 들릴 거다. 얘길 정리해야 한다.
"네가 헛소리를 할 위인은 아니니까. 그리고 난 한 번 믿으면 끝까지 믿는 주의라서. 어쨌든 외향현이라 했지?" 그렇게 말하며 여포가 군막 한 쪽에 세워 두었던 방천화극을 집어 들더니 그대로 군막을 나섰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나로선 그저..... "와......." 감탄하고 또 감탄할 뿐이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절대적으로 신뢰받는다는 게 이런 느낌이었구나. 괜히 막 가슴이 뜨거워진다. 이러고 있으니 저 양반이 이제는 진짜 우리 형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와 씨, 이 양반...... 갑자기 훅 들어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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