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읽을 기회가 생겨 가볍게 읽으려고 시작한 독서인데 중간중간 은근 의미심장한 문장들, 뇌리를 스치는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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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이 시대의 역사에 대해 잘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한 번 전쟁을 치르며 깨달은 게 있다. 백성들의 지지를 받는 세력이라면 아무리 병력이 적어도 상상 이상의 힘을내며 오랫동안 성을 지킬 수 있다는 것.
나는 잘 모른다. 어차피 중요한 건 내말의 사실관계가 아니라 이걸 듣고 있는 여포의 심리 변화다. 무력에서 항우를 뛰어넘은 용맹한 군주가 되길 바라는 게 여포인 만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잠이나 자야지."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땐 한숨 푹 자면서 뇌를 회복시켜주는게 최고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는 국제 사회에서 평화와 번영을 보장할 유일한 방법은 상호 간에 이득이 되는, 호혜적 관계가 되는 것뿐이라는. 이 시대의 군웅들 간에서 역시 마찬가지일 거다. 무작정 믿어 달라며 설득하는 건 떼를쓰는 것밖에 안 된다. 서로를 신뢰해야 할 수밖에 없을 이득이 서로의 눈앞에 있다는 걸 보여주는게 최선이다. 그리고 거기에 약간의 퍼포먼스까지.
"사위지기자사 여위열기자용(士爲知己者死 母爲悅己者容)이라 하였다. 무슨 뜻인 줄 아느냐?" "사위가 자사...... 뭐요?" "사기에 나오는 말이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 바치고 여인은 자신을 기쁘게 하는 이를 위해 아름다움을 가꾼다는 말이지. 날 알아준 너를 위해 죽어줄 만큼의 의리는 없으나 널 위해 노력할 만큼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난 최선을 다할 작정이다."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자기도 모르게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한다고 하잖아. 그런 거지 뭘."
다시 또 이런 작전을 구상하라고 한다면 때려 죽인다고 해도 못 할 것 같다. 운이 좋았던 거지, 이번엔. 확실히 군중심리가 무섭긴 무서운 것같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상관없다. 살아남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전부 다 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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