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이 브라질에서 고생하면서 힘든 일들을 겪다보니 생각과 가치관이 조금씩 바뀌면서 테스를 바라보는 시선도 예전과는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소설속 인물인 엔젤 뿐만 아니라 우리 한사람 한사람도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여건이 달라지고 변화되면 기존에 갖고있던 생각이나 가치관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조금 더 부연하자면 이 소설 속 인물은 고생을 통해 느꼈지만, 꼭 무슨 거창한 고생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사람이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경험들을 통해 얼마든지 생각이나 가치관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오늘 독서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뭐든 자꾸 경험해보라고 말하는게 괜히 하는 잔소리가 아니라 다 인생에 밑거름이 되고 피와 살이 되기에 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다보면 솔직히 새로운 경험을 하는게 말처럼 쉬운건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서 새로운 책을 읽어본다든지 영화를 본다든지 아니면 멀리 여행을 떠난다든지 하는 이런것들이 우리 삶에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오늘 독서처럼 진짜 어느책이건 간에 독서를 하면 내가 생각지도 못한 깨달음이나 통찰력을 얻게 되는 것 같아 참 기분이 좋다. 머리로만 알고 있던걸 가슴까지 끌어오는 느낌을 받아서 그런듯 하다.


그들 또한 달리 좋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에  미심쩍어하면서도 참견하지 않기로 했던 것이다. - P319

쉽게 자립할 수 있다는 선전에 현혹되어 엔젤처럼 그나라에 건너간 수많은 농업 노동자들은 병들거나 죽거나 쇠약해져 갔다. - P319

한 인간의 아름다움이나 추함은 그 사람의 성취뿐 아니라 의도와 욕구에 의해 결정된다. 한 인간의 진정한 내력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의도했느냐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테스의 경우는 어떠한가?
이런 관점에서 테스를 바라보게 되자 엔젤은 자신의 성급한 판단에 대한 후회로 괴로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를 영원히 거부할 것인가 아닌가? 그는 그녀를 영원히 거부하겠다고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 그렇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은 이제 마음속으로 그녀를 받아들인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 P321

그가 테스의 침묵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정말 많은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그가 일러 놓고도 잊어버렸던 당부를 그녀는 곧이곧대로 정확하게 지켰고, 그녀의 용감한 천성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권리도 주장하지 않았고, 그의 결정을 모든 면에서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는 사실 등을 말이다. - P322

신뢰는 신뢰를 낳는 법이다. - P323

이 낯선 사람은 엔젤보다 더 많은 나라에 체류해 보고 더 많은 민족을 접해 본 이른바 세계주의자였다. 이 세계주의자의 생각에는 그것처럼 사회 규준에서 벗어난 행위는 가정생활의 관점에서 보면 엄청나 보일지 몰라도 전 지구의 곡면에 비유할 때 골짜기나 산맥의 기복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 문제를 엔젤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그는 테스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느냐 하는 것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이냐에 비하면 중요하지 않고 엔젤이 그녀를 떠난 것은 잘못한 일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 P323

평범한 이름 이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그 도량 큰 낯선 사람이 해 준 우연한 말 몇 마디는 그의 죽음으로 더욱 숭고하게 느껴졌고, 철학자들의 논리 정연한 온갖 윤리학보다 엔젤의 마음에 더 깊이 와 닿았다.
그 길동무와 비교해 보니 자신의 편협함이 부끄러웠다.
자기가 그동안 모순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깨달음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 P324

그러나 언제까지나 냉소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냉소적인 태도를 버렸다. 냉소적인 말을 내뱉는 잘못을 하게된 것은 구체적인 사례는 무시하고 일반적인 원칙에만 사로잡혔기 때문이었다. - P326

남자는 자기가 사랑하거나 사랑했던 여자에게 가혹하게 굴 때가 있다. 그건 여자도 마찬가지다.  - P326

이렇듯 시간은 낭만을 가차없이 파괴하고 만다.  - P327

힘든 육체노동은 잡념을 없애주었다. - P340

테스는 가슴이 떨렸다. 그는 테스의 약한 부분을 건드리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꿰뚫어 보았던 것이다. 집에 돌아온 이래 그녀는 열정적인 애정을 동생들에게 쏟고 있었다. - P349

이렇게 밀려오고 밀려가는 변화의 리듬은 하늘 아래 있는  모든 것에 번갈아 일어나며 지속된다. - P353

자기 평생에 나쁜 일을 하려고 의도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녀는 영혼 저 밑바닥에서부터 단언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이런 가혹한 심판이 내려졌던 것이다. 자신의 죄가 무엇이건 그건 고의로 저지른 죄가 아니라 부주의에 의한 것이었는데, 왜 이렇게 오랫동안 벌을 받아야 하는가? - P367

자기 남편이 아니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육체적인 의미에서 이 남자만이 자기 남편이라는 생각이 점점 더 그녀를 무겁게 짓누르는 것 같았다. -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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