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혹독한 선고는 테스에게 치명적이었다. 그녀는 그가 자기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클레어는 그녀를, 자기를 엄청나게 기만한 여자라고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이었다. - P78
그것이 그 문제에 관해 그녀가 말한 전부였다. 만약 테스가 교활한 여자여서 그 호젓한 길에서 한바탕 난리를 피우거나 기절하거나 미친 듯 울어 댔다면 엔젤이 아무리 지독하게 까다로운 성격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그녀에게 굴복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테스의 기분은 오랜 괴로움으로 지쳐 있었기 때문에 그가 하려는 대로 내버려 두었고, 그녀 자신이 그의 가장 좋은 옹호자였던 것이었다. - P79
그녀의 자존심 역시 굴복하고 말았는데, 어쩌면 이렇게 운명에 경솔하게 묵종해 버리는 것은 더버빌 가문 전체에 너무 뚜렷이 나타나는 징후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가 애원했다면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었을 여러 가닥의 심금은 건드려지지도 않았다. - P80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지 않고 세상은 온통 결함투성이로다!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피파의 노래>에 나오는 시구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고 세상은 완벽하도다.‘를 고친 것임 옮긴이) - P81
"엄마!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엄마는 그이한테 말하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하고 편지도 하셨지만, 전 그이한테 말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랬더니 그이는 멀리 떠나 버렸어요!" "아이고, 이 철없는 바보야....... 이 철없는 바보야!" - P87
"어째서 내가 낳은 자식들은 다른 집 애들보다 더 숙맥인지 모르겠다. 그런 일은 알아도 어쩔 수 없을 때까지 밝히지 말아야 한다는 걸 왜 몰라." - P89
부인은 처음에는 몹시 실망했으나 지금은 테스가 지난번에 불행을 당했을 때처럼 이 불행을 휴일에 비가 왔다거나 감자 농사를 망친 것쯤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어떤 잘못이나 실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잘못에 대한 징계가 아니라 그저 참고 견뎌야 할 우연한 변고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 P90
하지만 사건의 본질적인 특성상 그 자신의 예민한 감정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데 더 신경이 쓰였다. - P92
운명의 공격은 얼마나 갑작스럽게 일어나는지! 그리고 아버지마저 자기를 의심한다면 이웃과 친지들은 얼마나 더하겠는가! 아, 그녀는 집에 오래 머무를 수 없었다. - P93
그에게 이 모든 괴로움은 자신이 원칙을 저버린 것에 대한 결과였으므로 이런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 P98
그분들은 세상도 육체도 모를 뿐 아니라 당신들 마음속에 숨어 있는 악마도 모르고 있었다. 그것들은 그들과는 상관없는 모호하고 막연한 무언가일 뿐이었다. - P108
클레어 부인은 어머니의 육감으로 아들을 괴롭히고 있는 원인이라 여겨지는 문제를 짚어 냈던 것이다. - P109
게다가 이런 경우에 가까이 있는 사람은 결점이 훤히 드러나지만 멀어서 희미하게만 보이는 사람은 거리 때문에 오점도 우아한 장점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그는 테스의 한 가지 오점만을 너무 골똘히 생각하느라 그녀의 참모습을 볼 수 없었고, 흠 있는 사람이 완전한 사람보다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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