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신도 이해할 수없는 어떤 본능에 의해 다른 유럽인들이 정글에서 돌아오기 전에 청혼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다. - P651

이방인을 환영하는 것은 이 작은 백인주둔지에서 흔한 일이었다.  - P652

베랄은 플로리와의 대화에 별 재미를 느끼지못하고 빠져나가고 싶어 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플로리는 여태까지 대화를 하며 이렇게스스로가 성가신 사람이라고 느껴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이 너무 늙고 초라해 보였다. - P656

텐트 페깅 : 천막 말뚝빼기. 말을 타고 달리면서 긴 창으로 천막의 고정 말뚝을 빼는 인도의 기마술 - P657

플로리는 자신의 낙마가 말 타는 솜씨가 서툴렀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가서야 인정했다. 생각해 보면 그는 2주 전 아무런 위험도 없는 물소를 쫓아내 그녀로부터 바라지도 않았던 존경을 받았다. 운명이란 그럭저럭 참 공평한 것이다. - P673

그가 말을 할 때마다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갔다. 그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해도 그녀의 마음이 풀리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그녀는 설명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암흑 속에 그를 혼자 내버려 두고 냉대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할 뿐이었다. 여성들이 흔히 하는 행동이었다. - P687

그 글자는 <각하 Honourable>라는 경칭이었다!
각하! 장교 각하는 어디에 가도 드물었다.
인도 군대에서는 다이아몬드처럼, 버마에서는 도도새처럼 희귀했다. - P692

바깥의 시원한 공기가 플로리의 기분을 씻어 주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화낼 기운도 없었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에서 흔히 나타나는 끔찍한 자기 인식과 자기혐오를 느꼈을 뿐 아니라 그 일로 인해 결정적인 치명타를맞았다고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 P695

정의로운 신들은 우리가 유쾌하게 저지른 악(정말로 유쾌한!)에 대해 우리를 고문시킬 형틀을 만들고 있었다. 플로리는 회복가능성이 없을 만큼 고문을 당했다. 그것은 정당한 형벌이었다. - P696

슬픔이 너무 커서 이 엄청난 사건이 준 고통을 아직까지 완전히 느낄 수없었다. 깊은 상처가 그렇듯이 그는 오랫동안고통스러워할 것이다. - P696

「빠잇상 뻬라잇! 빠잇상 뻬 라잇!」그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빠잇상 뻬라잇(돈 좀 주세요!)>이라는 말이 계속 들려왔다. 그는 한 여자가 금화 나무 아래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마 홀라 메이였다. - P697

그러나 이 비참한 여자는 그를 혼자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녀는 말 안 듣는 개처럼 도로위까지 그를 졸졸 따라오면서, 그저 소리만치면 돈이 생길 줄 알고 <돈 주세요! 돈 주세요!>라고 외치고 있었다. - P701

묘한 일이었다. 그는 그녀가 협박 편지를 보냈던 며칠 전부터 그녀의 행동이 평소와 달리 이상하다는 생각이언뜻 떠올랐다. 그녀가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고는 추호도 생각해 보지 못한 고집스러운행동이었다 - 분명 누군가가 그녀를 부추기고 있는 것 같았다. - P704

엘리스는 누군가와 싸우게 될 때 늘 상대방에 대해 나쁜 소문 - 작은 이야기를 계속부풀려 결국 주체할 수 없는 큰 추문거리가 된다 - 을 꾸며 댄다. - P705

정글 생활이 너무 바빠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 플로리에겐 오히려 다행스러웠다. - P708

하지만 밤은 더욱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이 습관처럼그의 뇌리에 되살아나 그를 괴롭혔다. - P711

작위가 있는 사람들은 늘 그런 식이어서 존경받든가 아니면미움받든가 둘 중 하나였다. 만약 그들이 이런 사실을 인정한다면 매력적이면서도 소박한 것이라 여기고, 이것을 무시한다면 혐오스러울 정도의 속물이라 여기는 것이다. 어중간한 것은 없다. - P713

카우크타다에는 단 한 달만 머물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 지역의 하찮은 사히브들과 어울릴 의도가 애초부터없었던 것이다. 그는 이런 작은 버마 주둔지의 사회를 잘 알고 있었다. 잘난 체하고 말도많고 구역질 나는 별 볼일 없는 인간들, 그는이들을 경멸했다. - P715

그렇다고 여자들의 유혹에넘어가지 않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젊었고 거의 모든 여자들이 그에게 접근했기에 가끔유혹에 넘어간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곧 타락에 싫증을 느꼈다. 유혹의 위기가 다시찾아와도 그는 너무나 무감각하게 타락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 P721

물리적으로는 가까이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너무 멀리 있었다. 더 비참한 것은 베랄이 그들을 무시했다고 그에게 따지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짓이라고 두 사람 모두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 P722

악마는 정글에서조차 장난감을 찾는 법이다. - P725

그녀는 자신의 머리카락이 매력적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 P728

후끈 달아올랐던 엘리스는 갑자기 기가 죽었다. 그는 인생에서 두려움을 느껴 본 적이없었다. 그런데 베랄의 눈은 그로선 감당하기에 벅찼다. 베랄의 눈은 상대방을 나이아가라폭포 아래에 있는 것처럼 만들 수 있었다. 엘리스의 입에서 나오는 욕설이 잦아들었다. 목소리도 작아졌다. - P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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