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책 제목만 놓고 봤을 때는 고양이와 관련된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 예상이 많이 빗나갔음을 깨달았다. 고양이를 버리는 얘기는 저자가 아버지와의 에피소드를 끄집어 내기 위해 혹은 이후에 전개해 나갈 이야기들을 위해 사용한 매개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부제인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라는 말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해가 되었다. 저자는 아버지가 살던 당시의 시대 상황을 설명하면서 아버지가 가지고 있었을 법한 생각이나 감정들을 저자의 시각으로 추론해가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예를 들어, 당시의 전쟁상황을 통해 아버지가 가졌을 전우들에 대한 미안함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야구 이야기나 영화이야기 등 여러 에피소드들이 나오는데 어쨌든 모두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들이다. 또한 마지막 부분에는 고양이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통해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오는게 더 어렵다는 교훈적인 메시지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아버지와의 관계속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를 바란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의 말미에 빗방울이야기가 나오는데 빗방울 하나하나가 다 의미가 있다는 저자의 말이 생각난다. 나에겐 이 말이 독자 한사람 한사람의 인생 혹은 관계에도 다 각자의 의미가 있으니 가치있게 생각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비록 바쁘디 바쁜 삶을 살고 있을지라도 아버지와의 관계 혹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보람찬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