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로치'감독의 2002년작 '달콤한 열여섯'을 보았습니다.

 

제가 영화를 취미생활로 한지는 제법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비디오 테이프 하나 빌리는데 2000원 정도 할때 부터였으니깐 거의 20년 가까이 되었다고 봐야겠네요. 그 사이에 대여료가 500원 300원 할때도 있었구요, 어느 곳에선 구작이지만 100원에 대여하는 곳이 있을때도 있었죠. 영화보기를 취미로 하는 분들에겐 어찌보면 그때가 참 좋은 시절이였던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은 인터넷에 100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다운을 받을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모니터 앞에서 영화를 고르는 맛하고, 이 가게 저 가게를 돌면서, 좋은영화 보고 싶은 영화들을 고르는 맛하고는 차이가 많은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쓰잘떼기 없는 옛날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요, 혼자만 알고있는 약점이랄까요,아니면제 마음속 비밀 같은걸 고백한다고 해야할까요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웬만한 보통사람들 이상은 영화를 보았다고 자부를 하고, 웬만큼 유명한 감독의 영화들은 찾아서 보는 편이지만, 단 한편의 영화도 보지않은 훌륭한 감독들의 작품들이 있다는 겁니다.

 

바로 대표적으로 '켄 로치'입니다. 제 치부를 드러낸것처럼 일단 조금 부끄럽네요. 왜 이감독의 영화는 한편도 보지 않았을까요. 이유는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확실한건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았다는 겁니다. 아마 선택에 기로에서 다른 영화를 고르고, 그러다 보니 계속 밀리게되고 그게 마음속에서 거부감으로 자리잡고.... 뭐 그런 과정때문이였던것 같습니다. 아니면 한편정도 보다가 기호에 맞지않을때나, 영화에대한 내공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내공을 뛰어넘는 작품들을 보고 겁을 먹고 외면해버린 경우들도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좀 소심하죠..^^

 

이와 같은 경우의 감독들, 언뜻 떠오르는게 '켄 로치'감독 이외에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감독,'에릭 로메르'감독 등이 있습니다. 제가 기억한다는건 항상 마음속에 두고 있다는거겠죠. 물론 찾아보면 훨씬 더 많을것 같습니다.

 

어찌됐건 일단 고해성사를 한것 같아 마음이 조금은 후련하구요, 고백한김에 한편씩 찾아가면서 봐야 되겠습니다.

 

영화의 내용으로 들어가자면,

 

조금있으면 16세가 되는 주인공은 '객관적'으로 불량청소년입니다. 욕도 잘하구요, 사고도 잘치고 학교는 가질 않습니다. 어머니는 감방에 있구요, 누나는 어린조카와 어렵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연히 훔치게 된 마약을 조금씩 파는 재미를 느낀 소년은 더 큰 '어른들'의 마약조직에 연결이 되게 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이 난건 어릴때 제가 했던 잘못들입니다. 물론 전 이 소년처럼 범죄혹은 범죄에 가까운 과격한 잘못들을 하진 않았지만, 남의 물건도 훔쳐봤고(이건 범죈가요..), 거짓말도 해봤고, 남에게 상처주는 말들도 해봤고, 상처주는 행동들도 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별로 신경쓰지않았던 잘못들이 중년이 된 지금은 마음속의 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때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부끄럽구요, 후회스럽습니다. 저 소년의 비행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잘못들일수도 있지만 제 마음속은 후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집니다. 이게 벌이겠죠...

 

전 사실 관대한 성격이 아닙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티비에서 청소년들의 범죄를 보면 화가 치밀어 올라 욕부터 하는 그런 '나쁜' 어른입니다. 하지만 저의 어릴적 잘못들과 그에 따른 후회들을 생각하다보면 그 아이들이 애처롭게 여겨질때도 있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조금씩 더 관대해지고 있습니다만, 어떨때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고 어떤경우엔 욕을하고 저도 갈피를 못잡겠습니다. 그러니까 '죄와 벌'에 관한 문제에 해답을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떤 잘못이나 나쁜일을 했을때는 처벌을 받는게 맞다는 생각합니다만 그 처벌 특히 가혹한처벌 이라는게 아직 '인격'형성이 안된 어린친구들에겐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반대로 한번의 처벌로 '인격형성'이 될 수 있는 친구들도 분명히 있을거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또 반대로 몇번의 교육과 처벌로도 '인간'이 안되는 '쓰레기'들도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 또 이야기가 산으로 가네요. 뭐 제가 이렇쿵 저러쿵해도 그리고 어떤 똑똑한 분이 방법을 제시해도 정답은 없는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다 다르니까요. 그리고 가장 크고 가혹한 처벌은 저처럼 마음속으로 후회하는 것인듯 합니다.

 

이 영화속에 주인공은 상당히 불쌍하더군요. 사회적으로 버려진 상태인 소년이 어찌 '인격형성'이 되겠습니까. 단지 엄마의 사랑과 관심만이 이 소년에겐 전부인데. 감독이 하고픈 말이 바로 '사랑과 관심'인듯 합니다. '사랑과 관심'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들 중엔 '쓰레기'들은 없겠죠.. 없기를..

 

p.s) 저만의 비밀과 치부를 너무 많이 말씀드린것 같아 조금 부끄럽네요.. 뭐 여하튼 비밀은 없는게 제일 좋은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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