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의 순간 판단의 기술
와다 히데키 지음, 오영훈 옮김 / 두리미디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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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이 그런 결정을 했을 리가 없는데…." , "왜 답이 뻔히 보이는데 저런 선택을…."

고위직 공무원의 비리와 갖은 수법을 이용한 검은돈의 횡령, 알면서도  

지르는 그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들은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많이 봤을 것이다.

작은 실수를 덮기 위해 거짓말이라는 이불을 포개고 또 포개어 결국은 거대한 산을

만들어버리는 크고 작은 기업들의 순간적인 판단 착오가 빚어낸 결과가

얼마나 참담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결정의 순간, 판단의 기술> 이 책의 저자는 심리학을 비즈니스에 접목시킨

비즈니스 심리 분야의 일본 최고 권위자이며, 지금까지 총 342권의 책을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주요저서로는 《요악의 기술》, 《1日 15分 활용의 기술》,《감정 정리의 기술》,

《하루 15분, 기적의 노트 공부법》등이 있다.

 

이 책은 심리학에 비즈니스를 접목시킨 저자의 말에 따라 사업가, 직장인, 또는 대기업의 간부와

부하직원으로서의 역할에 따른 판단력과 선택의 기준점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일명 '비즈니스닥터 북(Business doctor book)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싶다.

 

 

우리는 흔히 머리가 좋은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외모가 충줄하면 그에 따른 부수적인 요소들도 호감형으로 느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꼭 두뇌가 명석한 사람이 언제나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는 없는 법임에도 '머리가 좋으니까',

'그 사람은 똑똑하니까 믿어도 된다.'는 식의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이것도 우리가 은연중에 저지르는 판단의 실수 중의 하나다.

모든 일에 있어 사람이 개입된다는 것은 사람과 더불어 그의 심리상태도 같이

개입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고장이 나면 삑삑거리며 소리 내는 기계가 아니므로 자신의 실수를 알면서도

태연스럽게 감추고 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말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이야기하였는가'라는

   내용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평사원이 이야기했다 하더라도,

   좋은 제안이라면 채택하여 실행하는 것이다.」p.104

 

이것은 책에서 말하는 '속인주의'에 관한 하나의 예시다.

 

「속인주의란 '훌륭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으니까 틀림없어',

  '아마추어가 말 한 거니까 그건 틀린 말이야'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다.」p.100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려고 애쓰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쉽게 무너지는 사람도 많다.

 

<결정의 순간, 판단의 기술>을 대충 요약하면 이런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100퍼센트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은 없다. 때로는 선도 필요하고 악도 필요한 법!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립된 자세를 유지하되 어떠한 일을 진행하면서 편협된 사고방식을 가지지 말 것,

그리고 빠르게 변모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자신의 일을 진행할 것!

지금 당장은 귀에 쓴 말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마음에 깊숙이 스며드는 귀한

보배 같은 말이 될 것임을 기억하자는 것, 때로는 실패도 공부라는 점을 기억하면

섣부른 판단이 빚어낸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오지 않게 되리라고 책이 전하는 것 같다.

 

내가 <결정의 순간, 판단의 기술>을 읽기로 결정한 것이 결코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음을 느꼈다.

마음이 갈팡질팡하고 맡은 일에 대하여 속 시원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듯싶다.

명쾌한 정답을 알려주기 보다는 그에 도달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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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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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행위를 생존의 수단을 삼고 사는 사람이 있다.

그것이 법에 위반되는 행동임을 알면서도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여기는 사람들 말이다.

교묘한 속임수와 현란한 수법을 이용하는 소매치기를 업으로 삼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일단 탐색을 시작한다. 제법 가진 자와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자를 가려내는 것이다.

그렇게 목표물을 겨냥하고 바싹 따라붙는다.

 

<쓰리>의 저자인 나카무라 후미노리는 2002년 『총(銃)』으로 신초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으며

같은 작품으로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올랐다. 2003년 『차광』으로 다시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4년 노마 문예상을 수상했다. 최근작으로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가 있으며,

2010년에는 『쓰리』로 오엔 겐자부로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쓰리>는 소매치기를 업으로 삼는 남자, 니시무라의 삶을 보여준다.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수법으로 교묘하게 상대의 지갑을 꺼내는 남자의 섬세한 손놀림 또한 대단히 놀랍다.

그는 한 치의 실수도 없이 겨냥한 목표물을 물에서 고기 건져내듯, 잡아들인다.

 

 

긴장하는 손가락과 지갑의 접정을 견뎌내면서, 접어놓은 신문 틈새에

지갑을 끼우고 오른손으로 바꿔 들어 내 코트 안주머니에 넣었다.」p.9

 

 

책의 줄거리는 대충 이러하다.

투자사기 건으로 체포 영장이 떨어진 '이시카와'가 멀리 케냐까지 도망을 간 사이에

그는 이미 전산에 사망자로 분류되어버린다. 이시카와와 친분을 두고 지내던

니시무라는 그를 다시 만나게 되고 의문의 사건 하나를 맡게 된다.

 

 

「한마디로, 너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멍청한 짓은 하지 말라는 것,

잡히지 말라는 것, 그리고 고맙게 돈 받아 챙겨서 은밀히 내게 감사하면서

살라는 것, 이상이다.」p.65

 

편법으로 위장한 돈을 가로채는 것을 타당한 것이라 말하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소매치기를 일삼는 니시무라. 아니, 그는 닥치는 대로 빼앗고 또 가로챘다.

그런 그에게 잊지 못하는 여자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세상을 떠나버린 그녀에게 야속함을 느껴서일까.

 

「하지만 그녀는 내게 연락하지 않은 채, 스스로 죽었다.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남편이 발견했을 때는 대량의 약을 먹은 뒤였다.

(중간 생략) 그 사실을 알게 된 날 밤, 나는 거리로 나가 부자건

보통사람이건 가리지 않고 지갑을 훔쳤다.」p.127

 

세 가지 조건의 첫째 멍청한 짓은 하지 말 것, 둘째 잡히지 말 것, 셋째 고맙게 돈 받아 챙겨서

은밀히 내게 감사하면서 살 것을 강조했던 기자카.

개인적인 추측으로 책 제목이 '쓰리'였던 것은 어쩌면 이 세 가지 조건을 빌미로 그저 시키는 대로

목적달성을 했던 니시무라는 결국 기자카에게 죽임을 당하고 마는 최후의 결말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소매치기범의 눈에 비친 세상과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는 리얼리티했고 긴장감이 맴돌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내 마지막이 어떻게 되는가.

이런 식으로 살아온 인간의 마지막이 어떻게 되는가.

그걸 알고 싶어서."」p.121

 

그의 마지막 절규처럼 느껴지는 사는 이유가 왜 이리 비참하게 느껴질까.

행여나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범죄를 모방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현실에 적용 가능한 수법이라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당부하고 싶다.

소매치기를 업으로 삼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서 살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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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소리 땅의소리 - 어두움 덮인 인생길에서 듣는 하늘 이야기
김운용 지음 / 두란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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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삶이란 늘 그런 것이었다.

흐르는 냇물과 같고 하늘에 피어난 구름과 같은 것, 맑고 청아한 물과 같이 유하게 흘러가는 삶을

지향하며 살아왔다. 행복이 다가오고 슬픔이 다가올수록 나는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는

마음을 잡고 또 잡으며 나를 일으켜 세웠다. 살다 보면 언제나 그런 순간이 있다.

어제까지 맑았던 하늘이 오늘은 시커먼 먹구름이 잔뜩 끼어 도무지 하늘 너머를

바라볼 수 없는 그런 순간 말이다. 그것이 고난과 역경에 처한 나의 마음을

대신 보여주는 거라 생각했다. 믿고 의지할 대상이 나 자신이었음을 깨닫는 시간도 꽤 오래 걸렸다.

정작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고서…….

 

 

<하늘소리 땅의 소리> 이 책의 저자는 "나는 설교 때문에 삽니다!"라는 좌우명을 가지고

오늘을 살아가는 목사이며,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춤추는 인생, 말씀으로 회복되는 세상을

꿈꾸는 설교학자이다. 현재 장로회신학대학교 예배/설교학 교수(장석교회 석좌교수)로 있으며

대학교학처장, 서울 충신교회 협동목사와 한성 CBMC 지도목사로 있다.

 

 

믿음이 존재하는 곳에 믿음이 나타난다고 했던가. 그것은 믿음을 갈구하는 자의

소망의 일부인지도 모르겠다.

그 어느 것을 믿더라도 그를 향한 확고한 신념이 있다면 그 무엇이 두렵겠는가.

현재의 삶에 방향감을 잃고 헤매이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나는 무신론자는 아니지만, 특별히 마음에 두고 있는 종교가 없다.

현세에 존재하는 모든 종교의 가르침과 진리를 골고루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하늘소리 땅의 소리>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요셉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

요셉은 물질적인 이득에 눈이 먼 형들에 의해 노예로 팔렸다.

그리고 요셉을 산 상인은 다시 더 많은 돈을 받고 한 권력자의 집에 팔아버린다.

그렇게 요셉의 삶은 어둡고 비참한 수렁으로 계속 빠져든다.

10년이라는 세월을 감옥에 갇혀 지내온 요셉의 나이가 30세가 되던 해에 굳게 닫혀 있는 문에서

온화한 빛이 나오기 시작한다.

바로 하나님이 역사하시니 문이 열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도저히 해결될 것 같지 않은 일도 하나님 손에 놓이면

  길이 열린다. 우리 하나님은 전능하신 하나님이기 때문이다.」p.89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고난에 처하고 위기에 빠져든 사람은 쉽게 좌절하기 마련이다.

벗어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영원히 어두운 동굴 안에 갇혀버리고자

스스로 단정을 지어버리기 일쑤다.

가슴속에 소망과 믿음의 존재를 간직한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바로 요셉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그는 질병이라는 감옥에서 사랑의 하나님을 만났고, 과학자에서 믿음의 사람으로 바뀌었다.

  닫혀 버린 감옥에서의 시간이 요셉을 위대한 믿음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어두움 가운데서 하나님을 보게 되었다.」p.92

 

<하늘소리 땅의 소리>를 읽으면서 날카롭게 모난 마음을 깎아내는 과정을 거쳤다.

나에게도 하나님과 같은 존재를 가슴 속에 밝히어 번잡한 세상을 더욱 현명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내력을 키우고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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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1
고아라 지음 / 북폴리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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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키워줄 수 있어?"

  "자취방도 좁고 키워 본 적도 없고…."」

 

타지에서 대학교에 다니며 자취방에 사는 솔아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고양이 홍조.

고양이를 키워본 적도 없고 게다가 사는 집도 좁아서 영 키울 자신이 없었던 솔아와

새침한 얼굴을 내밀며 나타난 홍조의 동거가 그렇게 시작되었다.

 

<어서와 1> 이 책은 애니메이션 과를 졸업한 저자가 네이버 도전 만화에 재미삼아 올린 것이

계기가 되어 많은 이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아 네이버 베스트 만화로 승격.  

그렇게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초록색 과잠바를 입고 다니는 솔아의 일상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빗물에 살짝 흐려진 수채화 같은 느낌의 그림과 그 안의 20대 청춘을 고스란히 들려준다.

고양이 홍조는 솔아가 집을 비우면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미소년으로 변한다.

같은 건물에 사는 솔아의 주변 사람들은 솔아의 자취방에 남자친구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어라? 성별은 어떻게 알았어?"

  "딱 봐도 남자던데,"

  "오~ 전문가네"

  "잘 생겼드라."

  "잘 생기면 뭐해, 오줌도 잘 못가리는데."

  "오줌?"

  (중간생략)

  '솔아 남자친구는 독특한 사람인가보다.'」p.62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제스처가 대충 그려놓은 듯하면서도 정감이 가고 풋풋했다.

무엇보다 <어서와 1>의 전체적인 줄거리가 소녀들의 감성을 자극할 것 같다.

같이 사는 고양이가 혼자 있을 때면 사람으로 변한다니, 그것도 미소년으로 말이다.

한 번쯤 그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니 방에 누가 있다?"

  "뭐야, 가을에 왠 귀신타령"

  "아냐! 진짜 있었어. 혹시 모르니까 확인해봐, 도둑일지도 모르잖아."」





<어서와 1>의 15편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고 기억에 남는다.

밤새 TV를 보다가 늦게 일어난 솔아는 학교 개강일을 깜빡하고 만다.

부랴부랴 가방을 챙겨서 뛰쳐나가는 솔아의 뒷모습을 본 고양이 홍조는

어느샌가 파란 머리카락의 미소년으로 변해있다.

그리고 덩달아 문을 살며시 열고 나온다.

그렇게 솔아의 뒤꽁무니를 쫓아가는데…….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는 솔아의 모습을 보며 살포시 웃는 고양이 홍조의 모습!

솔아의 친구 '알아'는 홍조와 눈이 마주치고 솔아를 툭툭 치는데….

 

「"솔아야, 니 남자친구!"

  "나 남자친구 없어."

  "헤어졌어?"」p.154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이도 웃었다. 그리고 너무 즐거웠다.

풋풋한 소녀의 감성을 움직이는 고양이 홍조의 살인미소(?)와 명랑하게

학교생활을 즐기는 솔아와 친구들의 모습도 맑게 갠 하늘처럼 싱그러웠다.

딱딱한 컴퓨터 글씨체만 보다가 손 그림, 손 글씨를 곁들인 만화를 보면서

몸과 마음이 부드럽게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어서와 1>는 분홍빛 베일에 감춰진 고양이 홍조와 그의 주인 솔아의

유쾌 상쾌 통쾌한 이야기다.

즐거운 마음으로 솔아와 홍조의 일상을 엿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후속편 <어서와 2>도 얼른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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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아이 엠 - 모르고 살아온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셀프 인터뷰
미카엘 크로게루스.로만 채펠러 지음, 김세나 옮김 / 시공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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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질문 들어갑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누군가 나더러 당신은 누구냐고 묻는다. 어디서 태어났으며, 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무엇이었냐고, 지금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누구냐고 또 묻는다.

여권상의 당신의 국적은 어디며, 대통령이 된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또 뭐냐고 묻는다.

뭘 이렇게 자꾸 물어보는 거냐고 반박을 하려고 하지만 이미 질문은 1번부터 끝번까지

차례대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든 것이 철저하게 준비된 설문용지 같았다.

 



<I am>은 그렇게 나를 기다리고 있는 책이었다.

우선 이 책을 읽기 전에 손에 척척 감기는 잘 써지는 볼펜 하나를 준비하도록 한다.

그리고 책에서 뭔가를 캐내려는, 얻어내려는, 귀한 정보를 낚아채려는 마음도 비우자.

이 책은 독자를 궁금해한다.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하는 독자에게 이런 당부를 한다.

 



 

<I am>을 읽는 세 가지 규칙

 

1. 너무 오랫동안 생각하지 말고, 머릿속에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답을 선택할 것.

2. 정답이라는 것은 없다. 솔직하게 적을 것.

3. 나중에 대답을 정정하기 전까지만 그 대답은 유효하다.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책장을 넘겼다. <지난 해 노트>라는 코너가 나왔다.

 

「나를 행복하게 해 준 '올해의 책'은?」

「내가 즐겨 쓴 '올해의 문장'은?」

「나를 표현하는 '올해의 단어'는?」p.9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참 난감한 질문이었다. 나를 행복하게 해 준

책을 굳이 손꼽아서 말하라 해도 참 어려운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적었다.

적고 또 적으면서 생각에 잠겼다. 시작은 좋았다. 질문에 대한 답이 술술 나왔기 때문에!

하지만, 뒤로 갈수록 고도의 생각을 요하는 질문이 나오기 시작한다.

 

 

「기벽이나 노이로제 같은 것이 있는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견디지 못할 상황은 무엇일까?」

「장기기증 희망자 증명서가 있는가?」

「만약 자녀가 장애를 안고 태어날 것이 확실하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I am>을 읽으면서 미처 몰랐던 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잊고 살았던 아니, 잊으려고 노력했던 지난날의 풍경들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나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었다.

다소 충격을 받기도 했다.

나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바로 '나'인데, 그런 내가 진짜 '나'에 대하여

이토록 모르고 살았단 말인가? 라는 생각에 반성도 하게 되었다.

 



<I am>은 우리 자신에게 건네는 셀프 인터뷰를 하는 마음으로 읽으면 된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아주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된다.

이건 우스갯소리지만 너무 상세하고 솔직하게 적어놓았다가 누군가 이 책을 읽게 될 경우를

생각해서 본인만 알아볼 수 있는 특수 암호를 사용해서 적어놓으면 괜찮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아주 사적인 질문도 종종 등장하기 때문이다.

부디 이 책을 읽고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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