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1
고아라 지음 / 북폴리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고양이 키워줄 수 있어?"

  "자취방도 좁고 키워 본 적도 없고…."」

 

타지에서 대학교에 다니며 자취방에 사는 솔아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고양이 홍조.

고양이를 키워본 적도 없고 게다가 사는 집도 좁아서 영 키울 자신이 없었던 솔아와

새침한 얼굴을 내밀며 나타난 홍조의 동거가 그렇게 시작되었다.

 

<어서와 1> 이 책은 애니메이션 과를 졸업한 저자가 네이버 도전 만화에 재미삼아 올린 것이

계기가 되어 많은 이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아 네이버 베스트 만화로 승격.  

그렇게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초록색 과잠바를 입고 다니는 솔아의 일상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빗물에 살짝 흐려진 수채화 같은 느낌의 그림과 그 안의 20대 청춘을 고스란히 들려준다.

고양이 홍조는 솔아가 집을 비우면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미소년으로 변한다.

같은 건물에 사는 솔아의 주변 사람들은 솔아의 자취방에 남자친구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어라? 성별은 어떻게 알았어?"

  "딱 봐도 남자던데,"

  "오~ 전문가네"

  "잘 생겼드라."

  "잘 생기면 뭐해, 오줌도 잘 못가리는데."

  "오줌?"

  (중간생략)

  '솔아 남자친구는 독특한 사람인가보다.'」p.62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제스처가 대충 그려놓은 듯하면서도 정감이 가고 풋풋했다.

무엇보다 <어서와 1>의 전체적인 줄거리가 소녀들의 감성을 자극할 것 같다.

같이 사는 고양이가 혼자 있을 때면 사람으로 변한다니, 그것도 미소년으로 말이다.

한 번쯤 그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니 방에 누가 있다?"

  "뭐야, 가을에 왠 귀신타령"

  "아냐! 진짜 있었어. 혹시 모르니까 확인해봐, 도둑일지도 모르잖아."」





<어서와 1>의 15편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고 기억에 남는다.

밤새 TV를 보다가 늦게 일어난 솔아는 학교 개강일을 깜빡하고 만다.

부랴부랴 가방을 챙겨서 뛰쳐나가는 솔아의 뒷모습을 본 고양이 홍조는

어느샌가 파란 머리카락의 미소년으로 변해있다.

그리고 덩달아 문을 살며시 열고 나온다.

그렇게 솔아의 뒤꽁무니를 쫓아가는데…….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는 솔아의 모습을 보며 살포시 웃는 고양이 홍조의 모습!

솔아의 친구 '알아'는 홍조와 눈이 마주치고 솔아를 툭툭 치는데….

 

「"솔아야, 니 남자친구!"

  "나 남자친구 없어."

  "헤어졌어?"」p.154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이도 웃었다. 그리고 너무 즐거웠다.

풋풋한 소녀의 감성을 움직이는 고양이 홍조의 살인미소(?)와 명랑하게

학교생활을 즐기는 솔아와 친구들의 모습도 맑게 갠 하늘처럼 싱그러웠다.

딱딱한 컴퓨터 글씨체만 보다가 손 그림, 손 글씨를 곁들인 만화를 보면서

몸과 마음이 부드럽게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어서와 1>는 분홍빛 베일에 감춰진 고양이 홍조와 그의 주인 솔아의

유쾌 상쾌 통쾌한 이야기다.

즐거운 마음으로 솔아와 홍조의 일상을 엿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후속편 <어서와 2>도 얼른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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