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아이 엠 - 모르고 살아온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셀프 인터뷰
미카엘 크로게루스.로만 채펠러 지음, 김세나 옮김 / 시공사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자! 질문 들어갑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누군가 나더러 당신은 누구냐고 묻는다. 어디서 태어났으며, 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무엇이었냐고, 지금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누구냐고 또 묻는다.

여권상의 당신의 국적은 어디며, 대통령이 된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또 뭐냐고 묻는다.

뭘 이렇게 자꾸 물어보는 거냐고 반박을 하려고 하지만 이미 질문은 1번부터 끝번까지

차례대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든 것이 철저하게 준비된 설문용지 같았다.

 



<I am>은 그렇게 나를 기다리고 있는 책이었다.

우선 이 책을 읽기 전에 손에 척척 감기는 잘 써지는 볼펜 하나를 준비하도록 한다.

그리고 책에서 뭔가를 캐내려는, 얻어내려는, 귀한 정보를 낚아채려는 마음도 비우자.

이 책은 독자를 궁금해한다.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하는 독자에게 이런 당부를 한다.

 



 

<I am>을 읽는 세 가지 규칙

 

1. 너무 오랫동안 생각하지 말고, 머릿속에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답을 선택할 것.

2. 정답이라는 것은 없다. 솔직하게 적을 것.

3. 나중에 대답을 정정하기 전까지만 그 대답은 유효하다.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책장을 넘겼다. <지난 해 노트>라는 코너가 나왔다.

 

「나를 행복하게 해 준 '올해의 책'은?」

「내가 즐겨 쓴 '올해의 문장'은?」

「나를 표현하는 '올해의 단어'는?」p.9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참 난감한 질문이었다. 나를 행복하게 해 준

책을 굳이 손꼽아서 말하라 해도 참 어려운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적었다.

적고 또 적으면서 생각에 잠겼다. 시작은 좋았다. 질문에 대한 답이 술술 나왔기 때문에!

하지만, 뒤로 갈수록 고도의 생각을 요하는 질문이 나오기 시작한다.

 

 

「기벽이나 노이로제 같은 것이 있는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견디지 못할 상황은 무엇일까?」

「장기기증 희망자 증명서가 있는가?」

「만약 자녀가 장애를 안고 태어날 것이 확실하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I am>을 읽으면서 미처 몰랐던 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잊고 살았던 아니, 잊으려고 노력했던 지난날의 풍경들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나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었다.

다소 충격을 받기도 했다.

나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바로 '나'인데, 그런 내가 진짜 '나'에 대하여

이토록 모르고 살았단 말인가? 라는 생각에 반성도 하게 되었다.

 



<I am>은 우리 자신에게 건네는 셀프 인터뷰를 하는 마음으로 읽으면 된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아주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된다.

이건 우스갯소리지만 너무 상세하고 솔직하게 적어놓았다가 누군가 이 책을 읽게 될 경우를

생각해서 본인만 알아볼 수 있는 특수 암호를 사용해서 적어놓으면 괜찮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아주 사적인 질문도 종종 등장하기 때문이다.

부디 이 책을 읽고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