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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이의 사랑하는 울 아빠
오진희 지음, 신영식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짱뚱이의 가족은 엄마, 아빠, 그리고 언니, 짱뚱이, 진욱이, 5편에서 처음 등장한 짱뚱이의 쌍둥이 남동생 둘, 이렇게 부모님과 6남매랍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조금 많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 시절엔 대부분 그렇게 많았어요. 우리 집도 4남매였거든요. 어쩌다 가끔 한 둘 형제가 있는 집은 부럽기도 했답니다. 그런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학용품이나 그런 것도 좋은 것을 들고 다니고 옷도 잘 입고 다녔거든요. 어릴 때는 형제가 많은 것이 좋은 줄 몰랐는데 자라서는 형제가 많은 것이 의지가 되고 힘이 된다는 것을 철이 들고 알았어요.
짱뚱이의 쌍둥이 남동생이 태어나면서 짱뚱이는 찬반 신세가 된답니다. 딸만 셋 있는 집에 아들이란 이유와 아기라는 이유로 귀여워 하셨을지는 모르지만, 젖병을 거꾸로 든 짱뚱이는 아빠의 호통 소리를 듣고는 집을 나와 버스를 기다리다 울음을 터뜨리게 되죠.
아빠의 사랑을 쌍둥이 남동생들에게 빼았겼다고 생각한 짱뚱이에게 아빠에 대한 추억이 아주 많았다고 해요. 아빠에 대한 추억들은 어려운 일이나 슬픈 일을 만났을 때 마음을 덮어주는 따뜻한 솜이불이 되어 주기도 하고, "짱뚱이 우니? 대장, 어서 일어나야지"하고 귓속말로 용기를 북돋워 주기도 했답니다.
구두쇠 아빠와 알뜰한 엄마에 관한 이야기는 짱뚱이의 부모님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우리 부모님도 마찬가지가 아니었나 싶어요. 그 시절 대부분 가난했으니까요. 그 때는 몰랐지만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길러 보니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당신네들보다 자식들을 먼저 챙기는 그 마음을.
우리 집에도 돼지와 닭, 개을 길렀던 적이 있었어요. 닭 모이를 주다가 무릎을 다쳐 피가 난 기억이 있어요. 짱뚱이를 읽다보니 그 시절의 기억들이 스쳐지나 가네요.
짱뚱이의 아빠는 언제까지나 아빠로 남았지만, 내게는 아빠가 아닌 아버지로 남은 나의 아버지.
가족은 슬픈일과 기쁜일도 함께하고, 서로에게 힘과 용기가 되어 주는 존재라는 사실이 새삼 가슴에 다가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