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통제하거나 통제되거나 - 소셜 시대를 살아가는 10가지 생존법칙
더글러스 러시코프 지음, 김상현 옮김 / 민음사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소셜 미디어가 기존 매체와 다른 점은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발신할 수 있어서 쌍방향 의견 교환이 가능하다는 점일 것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처음 새로운 매체가 나올 때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장이 열리리라 기대를 했으나 결국 주도자, 권력자는 따로 있게 된다. 글자가 만들어졌을 때, 활자가 나왔을 때도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널리 전파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일부 사람들의 글만 인쇄되고 퍼졌고, TV, 신문, 라디오 등의 매체도 일부가 힘을 갖고 좌지우지하며 치우친 주장을 전개하게 되었다. 소셜 네트워크는 과연 지금까지와는 다를까?
자고 일어나면 업데이트되고 새롭게 쏟아져나오는 디지털 기기에 뒤쳐질까 염려하고 따라잡기 급급해하기 전에 디지털 기기와 소셜 미디어의 성격을 먼저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
총을 사용한 살인사건이 있을 때 총이 사람을 죽인 게 아니라 사람이 총을 이용해서 사람을 죽인 것이기는 하지만 총은 생명체를 죽이기에 적합한 - 여기서는 '편향성'이라고 표현한다- 도구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는 어떤 편향성을 갖고 있는지 이해하지 않고 무작정 소유하고 사용하려 들다가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 수 없다.
저자는 디지털과 소셜 미디어의 편향성에 농락당하지 않기 위해 10가지 항목에 주의할 것을 제안한다.
- 첫 번째 주의사항은 삑삑대며 24시간 우리를 불러대는 디지털 기기에 끌려다니지 말 것. 항시 접속 상태로 매여있지 말라는 경고. 이럴 걸 읽으며 그래, 왜들 매여 사는 거야, 비웃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도 종일 접속 상태인 나를 볼 때... 스마트폰까지 있으면 어찌될까 스스로도 걱정스럽다. 지금은 집중해서 해야할 일이 있으면 노트북 없이 카페 구석에 처박혀서 해결하는 등의 방법을 쓰는데, 스마트폰이 있으면 그마저도 못 해내지 않을까 못 미덥다.
- 가상세계에서 살지 말고 현실을 볼 것.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이 순간을 찍어서 트위터에 올리고 트친들과의 대화에만 몰두하는 현상을 경계한다.
- 0과 1로만 이루어지는 디지털은 우리에게 늘 양자택일을 요구한다. 무심코 0이냐 1이냐, 흑이냐 백이냐에 말려들어 양분하고 선택하는 데 급급하지 말라. 중간도 있으며 잡음과 있는 것이 세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 복잡한 의문에 대해 원하는 답만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내용을 웹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일단 답을 찾은 후엔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없다고 느끼겠지만 그 답은 맥락을 상실한 것이기 십상이다.
- 온라인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나갈 것. 인터넷에서의 익명성이란 사실상 낯선 도시에서의 익명성과 비교해도 훨씬 보안성이 떨어진다. 현재 내가 어느 사이트에서 뭐라고 했는지 언젠가 들통라리라고 생각하고, 오프라인에서보다 더 신중하게 한마디 한마디를 입력할 필요가 있다. 기꺼이 책임일 마음이 없는 말이라면 애초에 디지털 영역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
- 인터넷 친구를 이용하려 들지 말 것. 어쩌면 현실 세계에서도 잊기 쉬운 조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개인 레벨에서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한데, 인터넷 기업들은 어떤 사이트에 사람이 좀 모여들면 그걸 상업적으로 이용해보려고 애를 쓰고, 그렇게 되면 소셜 커뮤니티는 붕괴를 향하게 된다는 거다. 아이러브 스쿨도 그래서?
- 열 가지 다 다루지는 못했는데, 어쨌든. 10개 조언 중 마지막은 스스로 프로그래밍 할 수 있어야 프로그래밍 당하지 않는다!
남들이 만들어 주는 대로만 기뻐하며 받아 쓰다가는 그들 또는 기계가 원하는 대로 처분될 수 있다, 인데 요건 솔직히 내 문제가 아니란 얍실한 생각이 든다. 자라나는 아이들한테 가르쳐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해도 난 이미 다 자랐고 (남들 보기엔 덜 자란 것 같겠지만) 내가 교육 전문가도 아니니 이걸 가르쳐라, 저걸 가르쳐라 할 것도 아니고...
제목을 보면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프로그램 당하지 말고 프로그램 하라'가 아닐까 싶지만 어려우니까.... ^^;; 일단 이전의 아홉가지 주의사항만이라도 염두에 두고 인터넷을 사용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