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안 해도 심심하지 않아!
수잔 콜린스 글, 마이크 레스터 그림, 노경실 옮김 / 두레아이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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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의 저자 수잔 콜린스의 첫 그림책!'이라 쓰여진 표지글을 보고 생존 서바이벌 게임을 아슬아슬하게 벌여가던 영화 속 제니퍼 로렌스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얼굴을 모르는 수잔 콜린스가 마치 제니퍼 로렌스처럼 느껴져 흥미가 생겼다.

수잔 콜린스는 여러가지 컴퓨터 게임 관련 물건과 전기를 이용하는 장난감들 속에 푹 빠진 아들, 그리고 아장아장 걷는 어린 딸을 보며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최고 흥행작 헝거게임의 저자도 유명 작가이기 전에 아이를 키우는 엄마구나 했다.

아이들의 게임 중독 문제는 동서양 모든 부모들의 고민이자 사회적인 문제임에 틀림없다.

 

요즘 워낙 빠르게 IT산업이 대중화되면서 스마트폰과 컴퓨터게임, 폭력성이 드러나는 영상물 등에 아이들이 쉽게 빠져든다.

핸드폰을 갖고 싶어하는 큰아이에게 핸드폰을 사줄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이유도 바로 그거에 취약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어른들도 손에서 핸드폰이 없으면 허전하다는데 하물며 조절력이 적은 아이들은 오죽할까..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찰리도 바로 게임에 중독된 아이다.

다른 놀이는 좋아하지 않고 오로지 악당들을 물리치는 컴퓨터 게임만 좋아한다.

그런데 어느날 정전이 되면서 게임을 할 수 없게 되자 찰리는 어쩔 줄 몰라 당황한다.

멈춘 게임처럼 찰리에겐 모든 게 정지된 듯,, 이내 공황상태에 빠진다.

건전지를 끼워 놀수 있는 장난감을 찾은 찰리는 강제로 동생의 장난감에서 건전지를 빼려다 동생을 울린다.

컴퓨터를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불안해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상황을 판단하지 않고 행동한다든지 자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화를 내는 찰리의 모습은 아이들의 컴퓨터 중독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느끼게 한다.

생각의자에 앉아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게된 찰리는 미안한 마음에 동생과의 놀이를 제안한다.

숨바꼭질하던 남매는 이불 속에 들어갔다가 이불나라를 만들고 마법사 놀이를 하다 용을 찾는 놀이며  전쟁놀이로 이어간다.

심심하다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신나게 놀며 하루를 보낸 찰리는 막상 저녁에 다시 전기가 들어 왔을 때 얼른 컴퓨터 게임을 했으면 하고 바랜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 이제껏 하지 않았던 생각이 떠오른다.

 

사실...

게임보다 동생이랑 노는 게 더 재미있기는 해.

내일도 동생이랑 같이 용들을 찾아야지! 마법사 놀이도 하고!' 

개구쟁이 찰리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처음 찰리가 게임에 빠져 있는 모습은 보기 불편했는데 동생을 데리고 신나게 놀이를 하고 또 게임 말고도 재밌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은 대견하고 다행스러웠다.

아마도 이 책을 보는 아이들에게나 부모들에게 따끔한 메시지이자 희망이 될 것이다.

 

컴퓨터에 빠져 있던 아이가 어떻게 하면 게임에서 벗어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려운 것이 아님을 찰리에게서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찰리가 당장은 컴퓨터 게임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지만 이전과는 다를 것이란걸 믿는다.  

컴퓨터나 장난감만을 놀잇감으로 아는 아이들에게 위험한 것은 다른 사람과 소통이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와 말하고 웃고 떠들고 놀이를 하며 어울리는 동안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에서 얻지 못하는 즐거움을 얻는다.

개구쟁이 찰리와 제인의 웃음이 그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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