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해지고 싶어!
에밀리 림 글, 닐 샤프 그림, 장미란 옮김 / 토토북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에밀리 림 글 / 닐 샤프 그림 / 장미란 옮김 / 토토북

장난감 만드는 할아버지 집 진열장에 토끼 인형이 있었어요.
다른 인형과 달리 토끼 인형은 너무 낡고 솜이 많이 빠져서 몸이 축 늘어지고 꼿꼿이 서 있기조차 힘들었지요.
뭔가 빠진 거 같은 허전함을 느끼던 토끼 인형은 어느 날 반지르르한 고급 비단 천으로 만들어진 할아버지 손녀의 예쁜 토끼 인형을 보고 자신도 그 토끼처럼 완벽해지고 싶단 생각에 자기 몸을 무엇으로 채울까 고민합니다.
할아버지가 휴가를 떠나 있는 동안 토끼는 화분의 흙을 채워 보기도 하고 블루베리를 잔뜩 먹어 보기도 하지만 푸르스름한 자국만 남았을 뿐, 모두 허사였어요.
문득 하늘을 바라본 토끼 인형은 하늘에 떠 있는 구름으로 자기 몸을 채우려 합니다.
토끼 인형의 허망된 생각을 걱정하던 곰과 캥거루, 공룡 인형은 토끼의 속을 무엇으로 채워줄까 생각하다가.. 곰 인형은 자신의 담요에 든 솜을, 캥거루 인형은 권투 장갑에 든 솜을 그리고 공룡 인형은 몸무게를 줄여 폭신한 솜을 마련했어요.
속을 꽉꽉 채우자 토끼 인형은 꼿꼿이 설 수 있게 되었고 온몸은 사랑이 가득한 솜을 두른 듯 더없이 따스했습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할아버지는 자신이 아끼는 장난감 인형들에게 뭔가 변화가 생겼다는 걸 알아차렸어요.
그리고 손녀에게 진열장의 인형들이 처음으로 만든 인형이고 그중에서도 토끼 인형은 가장 먼저 만들어서 정말 많이 아꼈던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사랑을 듬뿍 받아 태어났고 마법과 같은 우정의 힘으로 꽉 채워졌다는 걸 안 토끼인형은 이제 더 이상 허전하지 않습니다.
  
[완벽해지고 싶어]라는 책 제목을 보니 순간 '나도 그래~'하는 장난기 어린 맘이 먼저 일더군요.
평소때 이런저런 콤플렉스도 많고 그래서 완벽했으면 하는 욕심도 내보지만..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완벽한 사람'은 없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남 봄에 모든 걸 갖추고 가장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라 꼽히는 이들도 마음에 혹은 현실에 부족하고 갈망하는 부분이 꼭 있지 싶고요..

허전한 속을 채우기 위해 토끼 인형은 무리한 도전을 감행하기도 하고 허망된 일을 벌였다 되레 슬퍼하기도 하는데요..,
토끼의 허전한 마음은 반지르르한 겉모양으로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던거 같아요. 
토끼 인형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려는 곰, 캥거루, 공룡 인형의 따뜻한 배려와 나눔이 무척이나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마치 그림책 속 토끼인형이 된 양 말이지요.
나를 위해주고 격려해줄 수 있는 친구 그리고 오래된 것이라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주는 할아버지의 따뜻한 말 한마디..
좀 낡고 오래되고 부족한 것이 많을지라도 토끼 인형은 이제 다른 누구도 부러워하지않을 만큼 행복한 존재가 된 듯 합니다.
 
작가는 책의 마지막에서 토끼 인형을 아이들로 비유해 말합니다..
부족한 우리를 완전하게 채워 주는 것은 오로지 '사랑'이고,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면 그 누구보다 멋지고 아름다운 존재라고..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지금 모습 그대로 완벽하다는 것을 기억하라고요.

책을 읽고 규현이 태권도장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 "엄마 우리 뭐하고 놀까?" 유주가 물어 옵니다.다음 멘트는 분명 '놀이터에 가자'일거라^^  "집에 가서 인형 만들까?" 했더니 유주양 무슨 인형이냐, 뭘로 만드냐? 궁금해 말이 많네요.
인형이야기를 하며 걸으니 어서 집에 가자며 발걸음이 팔랑팔랑~ 날개가 달린 듯 했어요.


만들고 싶은 토끼를 우선 종이에 그리게 하고 모양 대로 다시 펠트천에 그린 다음 오려 놓았어요.
귀는 귀대로 몸통은 몸통대로 핀을 꽂아 놓고 유주에게 바느질 요령을 일러 주었더니 잘 할 수 있겠다 합니다.
바늘에 찔릴까 걱정되어, 가만 지켜보니 앞으로 뒤로 조심해 잘 넣긴 하는데 홈질했다 감침질했다 왔다리 갔다리~
"실이 엉켰다, 풀러줘라, 실이 끝났다. 다시 해줘라, 이상하다~"
토끼 귀가 유주와 제 사이를 왔다리 갔다리했어요.

규현이가 돌아와선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해 책에서 고르라 하니 공룡인형을 할거라고요.
유주처럼 종이에 공룡을 그리게 했는데 규현이 공룡은 약간의 성형과 다이어트가 필요했어요.^^
먼저 규현이가 앞다리 하나를 꽤매고 발톱과 얼굴, 뾰족한 이빨은 제가 돕고..
몸통은 규현이가 해볼 수 있겠다고.. 고부라져서 열심히 꿰매면서 바느질이 재밌다고 합니다.
유주는 하다가 넘기고 넘겼다가 되가져가고..
솜을 넣었다, 꿰맸다, 다른 것으로 놀았다 해가며 말로는 얼른 토끼가 완성되면 좋겠다고 합니다.

오후에 시작했다가 저녁을 먹고 다시 앉아서 한참~~
솜을 넣으면서 생각보다 많이 들어간다고 궁시렁거리면서도 공룡에게 많이 넣어주겠답니다.
창구멍 마무리는 제가 해주고.. 인형을 완성하기까지 한  세 시간 걸렸나봐요.
유주는 결국 완성된 토끼 인형을 보지 못한 채 잠들고 규현이는 완성해 공룡 인형이랑 잠을 잘거라더니 손에 쥐고는 공룡인형이랑 자니 좋다 했어요.
 


다음 날 아침, 아침을 먹으면서 유주는 토끼를 '기쁜이'라 이름짓고 규현이는 공룡 인형이 걷는 모습이 뒤뚱거린다고 '펭귄사우루스'라 하면 좋겠다 합니다.
그림책 속 할아버지가 처음 토끼 인형을 만들었을 때 아마 규현이와 유주 마음 같았을거라고 이야기했는데.. 이 인형들을 갖고놀 때 뿌듯함과 기쁨이 오래오래 남았으면 좋겠어요.

"돈으로 사는 것보다 나아, 내가 만들었으니까~" 영감님처럼 말하는 규현이^^
아마 눈 앞에 새 장난감이 있으면 말이 또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며칠째 '기쁜이'는 유주에게, 펭귄사우루스는 규현이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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