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웨터야! 분홍토끼와 친구들
오드레이 푸시에 지음, 이주희 옮김 / 보림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나 갖기는 싫어도 남주기는 싫다?'
종종 또래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노는 걸 보면 이 말이 생각날 때가 있어요.
실컷 다른 것을 갖고 노는 중에도 다른 아이가 무언가에 관심을 보이면 냉큼 달려와 "내꺼야!" "내가 갖고 놀거야" 하고 빼앗는 것을보곤 하는데 "내 스웨터야"하는 분홍토끼를 보는 순간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비단 또래 아이들 뿐만이 아니죠.
두 살 터울인 저희집 아이들도 장난감 쟁탈전, 문구 쟁탈전을 종종 벌이곤 하거든요.

표지에서부터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던 분홍토끼..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니 옷이 너무 작고 따가워 입기 싫다며 엉엉 울고 있던 거에요.
그런데 작은 생쥐가 다가와선 스웨터가 멋지다며 한 번 입어보자 합니다.
살짝 눈물을 거두고 생쥐를 바라보는 분홍토끼의 표정은 그닥 싫지 않은 듯 하네요.
이제 생쥐 뿐만이 아니에요.
빨간 닭은 생쥐가 입고 있는 스웨터가 예쁜 원피스라며 갖고 싶었다 하고.. 곧이어 양과 말, 늑대, 삼총사 동물들이 찾아와 차례대로 스웨터를 입어 봅니다
그런데 분홍토끼의 스웨터는 입는 이에 따라 치마가 되고 모자가 되고 속바지가 되기도 하면서 친구들에겐 작지도 따갑지도 않은 좋은 옷이 된다지요.
덩치가 가장 큰 코끼리가 입었을 적엔 눈만 빼꼼 내민 모습에 친구들이 데굴데굴 배꼽을 잡고 웃음을 터뜨리구요.
울음을 그치고 친구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뿔리의 표정은 이제 점점 굳어가고 심통이 납니다.
그리곤 입기 싫다고 떼쓰던.. 이젠 다 늘어나 버린 바로 그 스웨터를 걸치고 당당히 돌아갑니다.  

자기가 입고 있을 적에는 작고 보기 싫고 따갑기만 하던 옷이라 투정을 부렸지만 다른 친구들이 입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분홍토끼의 생각은 달라집니다.
아무에게도 주고 싶지 않을 만큼 소중해진 옷.. 목이 다 늘어났을지언정 당당하게 "내 스웨터야" 하고 말할 수 있는 소중한 옷이 된거지요. 
분홍토끼가 금방 울었다 풀렸다 토라지는 것도 그렇고 입을 때마다 변신하는 옷의 쓰임새에 깔깔대고 웃는 친구들의 모습은 아이들과 다름이 없습니다.
마치 내 아이처럼 또 이웃 아이들처럼 한데 어울려 왁자지껄 이야기하고 웃는 분홍토끼와 친구들은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건가 봐요.
간결한 그림과 반복되는 상황, 그리고 분홍토끼와 친구들의 즐거운 웃음과 표정변화가 아마 분홍토끼 시리즈의 특징일텐데요..
위트도 넘치고 아이에 대한 이해도 떠올리고.. 이 책의 색채처럼 유쾌해요.
큭큭큭 하하하 호호호 히히히!! 하하! 너무 웃겨서 눈물까지 흘리며 웃던 동물친구들
하지만 화난 분홍토끼의 모습에 얼음이라도 된 듯 꼼짝 못하고 차려 자세로 서 있을 땐 절로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단순한 상황 설정이라 하더라도 이책에서는 여러 동물들의 표정 변화와 위트넘치는 반전 결말이 책읽기를 즐기게 합니다.   
페이지마다 두어 줄씩 글이 짧아 혼자 책읽기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도 좋은데요..
목소리를 살짝 바꿔 동화구연마냥 읽어주면 아이들이 재밌어 하고 또 혼자 읽으면서도 상황과 표정에 맞게 목소리를 연출해 보더군요.
그리고 열 마리 동물의 이름을 지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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